어제 하루종일 아팠다. 오죽했으면 내가 몇년만에 처음으로 병원에를 다 갔을까. 주사를 두대나 맞고 집에 왔지만, 난 계속 아팠고, 열에 들떠 신음했다. 문병을 온 친구 덕분인지 밤 8시쯤, 극적으로 열이 내렸다. 난 몰랐다. 세상이 이처럼 아름다운 곳임을.
오늘 아침, 문자메시지가 왔다. "오늘 약속, 기억하시지요? 혹시 까먹었을까봐" 그제서야 난 오늘 약속을 생각해 냈다. 그래, 오늘 약속이 있었지... 이들과 만나면 언제나 즐겁지만, 즐거운 이상으로 많은 술을 마시는데...
아픈 게 다 낫지 않은데다, 어젠 하루종일 굶었고 오늘 점심도 쥐꼬리만큼 먹은 상태에서 술을 마신다면 어떻게 될까? 무엇보다도 어머님이 날 가만 두려하지 않을게다. 어머니가 때리려 하면, 이렇게 말해야지. "나 환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