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하루종일 술만 마셨습니다. 아직도 술이 덜 깼습니다. 죄송합니다. 분위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매너님이 땡스 투에 대해 워낙 잘 설명해 주셔서,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더 할 얘기가 없습니다. 솔직히 별 지식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얘기 하겠습니다.
우리는 알라딘 폐인들입니다. 없으면 못견딥니다. 그거, 솔직히 인정합시다. 우리가 폐인이 되도록 알라딘을 좋아하는 건, 알라딘 기능이 뛰어나게 좋아서가 아닙니다. 제가 사용하는 인터넷 중 알라딘은 버그가 많은 사이트에 속합니다. 글 쓰다가 날린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몇 번 그러고 난 다음부터는 한글에서 문서 작성 하고 있습니다. 매일 한시간씩 점검시간을 갖는데도 에러가 많이 납니다. 뉴스레터 만들 때, 조금 쓰고 저장하고, 이런 식으로 만듭니다.
그래도 우리, 알라딘 좋아합니다. 저, 다른 곳에서 책 산 적 한번도 없습니다. 다른 애들이 그래 스물넷에서 책 산다면 전 그러지 말라고, 알라딘이 빠르고 싸다고 선전합니다. 진주님 말마따나 저희는 알라딘 준 직원입니다.
저희가 알라딘을 좋아하는 거, 그게 다 서재 주인장 분들을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자기 이름 거론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전 물만두님 좋아합니다. 새벽별님도, 진주님도 물론 좋아합니다. 살다살다 이렇게 좋은 분들만 모여있는 곳은 처음 봤습니다. 인터넷으로 싸움질만 하던 싸움닭이 여기서 1년 반 뒹구는 동안 씨암닭 되었습니다. 이젠 오프라인에서도 화 잘 안냅니다.
알라딘 서재 주인이란 거, 제게는 자부심입니다. 최근 뜨고 있는 싸이세계, 겁나게 무시합니다. 어떤 이는 그래서 저희보고 ‘귀족클럽같다’고 합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산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희 정말 잘났지 않습니까? 책을 읽는 사람이라 역시 다르다고 스스로 흡족해 하곤 했습니다.
자기 돈 들여서 일년내내 이벤트 합니다. 오즈마님 돈을 안주는 집주인에게 같이 분노하고, 보림이 100점 맞았다고 같이 좋아해 줍니다. 변태 천지인 인터넷 사이트가 한두군데가 아니건만, 집주소랑 전화번호 마음놓고 가르쳐줍니다. 이런 곳을 찾는 게 어디 쉽습니까? 그래서 저 알라딘 못떠납니다. 떠난다고 해봤자 대안도 없습니다. 가끔씩 교봉 블로그를 둘러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1년 반을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서재 문을 닫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정은 있을 것이지만, 그러시면 안됩니다. 남는 사람들, 상처 받습니다. 땡스 투 때문에 떠나신 분들, 정말 그러시면 안됩니다. 우리가 땡스 투 때문에 서재질 한 것도 아닌데, 왜 그것 때문에 떠납니까. 알라딘은 우리에게 교류의 장을 만들어 줬을 뿐, 그들이 서재질의 주체는 아닙니다. 서재질을 하는 이유가 우리들간에 맺어진 정 때문인 것처럼, 떠나는 이유도 저희들 때문이어야 합니다. 저희들이 단체로 왕따를 시켰거나, 단체로 마약을 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모든 서재인들이 변태화된 게 아니라면 제발 떠나지 맙시다.
문닫고 나가는 거, 겁나게 쉽습니다. 오프라인에서야 우리나라가 싫다고 떠날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하루에도 열댓번 서재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상처가 더 적은 건 아닙니다. 저 진주님과 한번도 만난 적 없습니다. 그래도 진주님 몸 편찮으시다고 할 때, 겁나게 속상했습니다. 이번에 진주님이 서재 문을 닫는다고 하니까 그때랑 비교할 수 없이 속상합니다.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던 이 공간에 늘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니 그럴 수는 없습니다. 가끔씩 사건이 터지고, 기분이 나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서재 문을 닫기 전에 우리 생각도 해주시면 안되는 건가요? 아무리 그래도, 이곳이 오프라인과는 비교할 수 없이 따뜻하고 좋은 곳이지 않나요? 이 좋은 곳을 박차고 가시려는 곳은 도대체 어디인가요?
알라딘 측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알라딘 측의 설명이 미흡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시대를 살아온 우리에게 검열이란 단어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알라딘 측의 선의는 인정해 줍시다. 그분들 역시 우리 서재인들 좋아합니다. 더 즐겁게 서재질을 할 수 있도록 늘 애쓰고 계십니다. 지난번에 만든 투표기능도 얼마나 잘 쓰고 있습니까. 이번에 문제가 된 땡스 투 역시, 우리에게 혜택을 조금이라도 주고자-물론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길 바랐겠지만-만든 거 아닌가요? 저도 책을 살 때 습관적으로 땡스 투 누릅니다. 그거 누르면서 남에게 베푼다는 생각으로 뿌듯해 합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제게 땡스 투 많이 눌러 주셨습니다. 저 그 덕분에 책 한권 샀습니다. 전 땡스 투가 정이 넘치는 이곳의 분위기를 가장 잘 구현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땡스 투 때문에 한바탕 파란이 일어난 것은 정말 유감스럽습니다.
어제오늘, 우울해 죽겠다는 페이퍼, 많이 올라옵니다. 인생이 길어 보이지만 사실은 짧습니다. 즐겁게만 보내기에도 충분히 짧은 시간입니다. 이제 그만 슬퍼합시다. 이곳이 아니면 제가 이렇게 좋은 사이트를 어디서 또 찾겠습니까. 이번 일이 알라딘을 더 살기좋은 곳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애쓰자고요. 진주님, 새벽별님, 제발 돌아오십시오. 물만두님도 화 푸시구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