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때마다 그림을 그려 연구실 벽에다 붙이곤 했습니다. 벽이 그림으로 뒤덮혀 더이상 붙일 곳이 없으면 전시회를 여는거야, 라는 깜찍한 생각을 하기도 했지요. 다행히 학과장이 되면서 회의 때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위가 높아지니 딴짓을 하는 게 어렵더군요.
어지럽게 물건들이 널려 있는 연구실을 웬 바람이 불었는지 청소를 했습니다. 청소하다가 문득 벽을 봤고, 제가 그린 그림들에 취해 버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올릴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화소가 낮은 제 폰카로 사진을 찍었고, 지인에게 포토메일로 보내 제가 올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고마운 지인 덕분에 제 그림들 중 일부를 여기 올립니다.
1. 화이트보드 매직
작년에 무슨 워크숍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시간이 워낙 많이 남아 그림을 여러 장 그렸지요. 그 중 하나입니다.

2. 게토레이
이것 역시 그때 그린 그림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게토레이보다 포카리 스웨트를, 포카리보단 칠성 사이다를 좋아합니다. 그때 그릴 게 없어서 갖은 음료수는 다 그렸던 것 같습니다. 이것도 아마 남이 다 먹고 남은 캔을 그린 거겠죠.

3. 열쇠 꾸러미
제가 갖고 다니는 열쇠 꾸러미입니다. 한때는 열쇠가 겁나게 많이 달렸었는데, 그러니까 바지 주머니에 구멍이 나더군요. 그래서 많이 줄였습니다만, 그래도 많네요...

4. 과일쥬스
전 과일쥬스 못먹어요. 과일을 못먹어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오렌지쥬스, 포도쥬스 같은 거 하나도 못먹었어요. 이것 역시 작년 4월의 워크숍 때 다른 사람이 먹고 남은 껍데기를 그린 겁니다. 섬세한 터치와 명암표현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5. 모자
작년 5월 5일날 조카 둘을 데리고 어디 놀러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조카가 쓰고 있는 모자를 그렸습니다. 이 모자는 미국 프로야구 보스톤 레드삭스의 모자입니다.

자, 그러면 투표를 하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계속 열심히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하면 좋겠는가에 대한 것이죠^^
문제. 제 그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