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디너 대부분을 난 모른다.
그분들 서재에서 글을 읽었으니 하나하나의 생각은 알 수 있겠지만,
얼굴을 모르니 우연히 마주쳐도 모르고 지나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사람들간의 친교는 무척 취약한지라
누군가가 서재를 닫고 잠적하면 관계가 단절돼 버린다.
꼭 서재를 닫지 않더라도 일이 바빠 서재를 등한시하면
서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까맣게 모르게 된다.
이런 느슨한 관계인지라 서로간의 경조사를 챙기지 않아도 쇠고랑을 차지 않으며,
어려울 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안한다고 해서 경찰이 출동하는 법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라딘이 아름다운 건,
중전님의 글이 한겨레에 실렸을 때 우루르 달려가서 축하를 해주기 때문이다.

멋진 시가 곁들여진 다락방님의 아름다운 글에 와장창 추천을 날려 주기 때문이다.

주말에 저랑 놀아 주세요,라는 주드님의 데이트 신청을 앞다투어 받아주기 때문이다(뭐 이건 주드님의 미모 덕분이기도 하지만^^).

우리보다 조금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신 물만두님을 진심으로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추모 책 나오면 베스트셀러 만들어 봅시다!).
9월 9일 서재활동을 시작한 뒤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초보 알라디너 소이진 님을
다들 따뜻이 맞아주기 때문이다 (웃는 모습이 해맑아서 그럴지도..).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다면,
내가 몸이 좀 아팠다는 말에 놀라서
따뜻한 책 한권으로 위로를 대신해 준 LAYLA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알라딘은 여느 인터넷 공간과는 다르며,
그 다름을 만들어 가는 건 바로 이분들의 따스함이다.
근 십년을 이 공간에서 버텨온 비결도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곳에서 글을 쓰리라 마음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