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가판대에 놓인 스포츠신문들은 하나같이 부부교환-스와핑-을 하다 적발된 사람들의 기사를 1면 톱으로 다루고 있었다. 스와핑이란 말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벌어졌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스와핑 사이트가 인터넷에 버젓이 개설되고, 회원수가 6천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더더욱 놀랍다.

난 스와핑을 해본 적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그럴 마음은 없지만, 스와핑이란 게 꼭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개인의 행복추구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고, 그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지 않는가? 강압에 의해 이루어진 게 아닌 바에야,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쾌락을 즐기든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혹자는 '미풍양속'이나 '사회윤리'를 들먹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성업중인 러브호텔과 날이 갈수록 팽창하는 매매춘 산업을 보건데 별 설득력이 없는 듯하다. 스와핑의 장점은 부부간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고, 남녀 공히 쾌락을 즐길 기회가 보장된다는 거다. 오랜 세월, 우리네 가정을 유지해 온 건 전적으로 여자들의 인내에 기인했다. 선비의 나라라는 조선만 해도 한다하는 양반들은 첩들을 여럿 거느렸고, 나라를 돌봐야 할 왕은 왕비 외에도 수십, 수백의 후궁을 뒀다. 남편이 첩들에게 한눈을 파는 사이, 우리 여인들이 겪어야 할 마음고생은 얼마나 컸을까. 그 전통은 아직까지도 이어져, 여자의 바람은 용납 못할
사건이지만, 남자의 바람은 그럴 수도 있는 실수로 치부된다. 여자들이 고객인 호스트바는 단속의 대상이 되지만, 남자들은 원하면 언제 어느때고 단란주점과 룸살롱, 터키탕, 안마시술소, 청량리 등지에서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안을 수가 있다. '남자들은 성욕이 강해서'라는 강변을 하지만, 그건 여성의 욕망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우리 사회 분위기 탓이지 여성에게 성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들이라고 남자들처럼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가 왜 없겠는가?

남자들이 이미 시들해진 부인의 몸 대신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육체를 비밀스럽게 즐겨온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면, 부부의 동의를 얻으며, 여성에게도 쾌락의 기회를 제공하는  스와핑은 훨씬 더 진보적이다. 혹자는 '가정의 해체'를 논하지만, 이미 세계 최고의 이혼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 책임을 스와핑에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스와핑을 한 사람의 말에 의하면 "실제 부부들이 원해 모였고 부부금슬도 좋아졌다"고 하지 않는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난 스와핑을 찬성하지 않는다. 내 말은 스와핑을 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남성만을 위한 성매매 산업을 단속하자는 말이다. 호스트바에 대한 단속처럼 스와핑에 대한 단속 역시 여성의 즐길 권리를 박탈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편향된 시각이 담겨 있다는 거다.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 아주머니를 불러 난리 부르스를  추는 게 스와핑과 도대체 뭐가 틀린가? 남자들 몇몇이 단란주점에 몰려가 20을 갓 넘긴 여자의 속살을 더듬는 게 스와핑보다 덜 나쁜 이유가 뭔가? 스와핑과는 달리 그 행위에는 부부간의 동의도 없지 않는가. 결론은 이거다. 좀 공평해졌으면 좋겠다는 것. 스와핑이 나쁘다면, 매매춘도 금지하자. 남자에게 즐길 권리가 있다면, 여성에게도 좀 나눠주자. 여성들의 인내를 전제로 한 '사회의 기강'은 이제 그만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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