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10억'을 넣고 검색을 해봤다.
무려 24권의 책이 나온다. 그 중에는 리영희 님이 쓴 <10억인과의 대화>같이 돈과 관련없는 책도 가끔씩 있지만, 대부분은 돈과 관련된 얘기들이다.

-프랜차이즈로 10억 벌기
-10억을 만든 사람들의 돈 IQ.EQ
-월급쟁이의 10억 꿈 아파트로 키운다
-부동산으로 10억 만들기
-나의 꿈 10억 만들기
-커피 한잔의 명상으로 10억을 만든 사람들
-마케팅으로 연봉 10억에 도전한다
-땀으로 이룬 연봉 10억
-주식투자의 기본을 알면 10억이 보인다
-연봉 10억 톱 보험 설계사들의 성공 영업 이야기

대충 이런 식이다. 내가 어릴적만 해도 1억원이면 최고로 부자였다. 은행에만 넣어 둬도 20%가 넘는 금리 덕분에 한달에 20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1억 가지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1억도 없다). 금리가 4%도 안되니 한달 이자라봤자 30만원이 고작이다. 그래서 요즘은 10억은 벌어야 노후생활이 된다. 그 정도면 한달에 300만원 정도 이자가 나오니, 원금을 안까먹고도 살 수 있지 않는가.

요즘 나오는 책들이 전부다 '10억'을 달고 나오는 건 그런 이유리라. 10억을 벌면 그다음부턴 인생이 편한 거야 다들 알지만, 문제는 10억을 어떻게 버느냐는 거다. 그것도 누구나 안다. 강남에 아파트를 사면 된다. 전매권 양도를 제한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만 해도 한달에 1억 이상 오른 아파트 1만채 중 98%가 강남이었으니, 강남에 아파트 한채만 사놓고 버티면 몇억 버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럼 아파트는 어떻게 사? 그야...모르지.

연봉 3천만원, 빛이 1억 있는 사람이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올라간 것처럼 웬만한 연봉을 가지고는 1억 모으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부동산이 아니고서는 큰돈을 벌 방법은 극히 드물다. 처세나 돈버는 법을 설파한 책을 워낙 싫어하는지라 위에 열거된 책 중 어느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어 무슨 말이 씌여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장담하건데 저 책들을 보고 10억을 벌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문이다. 기요사키라는 사람이 쓴 <부자아빠> 시리즈가 선풍을 일으켰지만, 그 책을 보고 부자가 됐다는 사람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그런 책들은 "나 이렇게 돈벌었다=나 잘났다"는 얘기가 씌여 있을테고, 사람들은 그 책들을 읽는  순간에만 "아,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거야"라는 대리만족을 할 뿐, 다 읽고 나면 남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나의 오래된 편견이다. 그런 책을 사는 것보다는 로또가 훨씬 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에, 요즘도 난 매주 4천원어치씩 로또를 산다. 사고 나면 돈 쓸 궁리를 하던 초창기와는 달리, 지금은 굉장히 기계적으로 복권을 사는데, 매주마다 꼬박꼬박 당첨자가 나오는 걸 보면 언젠가는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로또가 되려면 착하게 살면서 덕을 베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복권을 사야 한다!!! 가자, 로또 판매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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