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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사람들
M. 스콧 펙 지음, 윤종석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아는 사람 중 참으로 나쁜 사람이 하나 있다. 강자에 약하고 약자는 짓밟고, 나처럼 조금 덜 약한 사람은 괴롭힌다. 내가 보기에 절대악에 가까운 그 사람의 행태를 알라딘 마이페이퍼에 써 놨더니, '갈대님'이 이런 답글을 달아 주셨다. '그런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아주 정확하게 잡아낸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읽게 된 이유였다.
스캇 펙은 말한다. '악'은 질병으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뭔가를 개선하려면 그것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야만 치료 방법도 생각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악'에 대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방치한다면 악은 절대로 고쳐지지 않을 것이며, 악으로 인해 우리는 끊임없이 고통받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악한 사람은 사실 도처에 있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도 그 중 하나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전생에 내가 이순신이고 쟤는 도요토미였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체념하고 만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단다. 그에게 다가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하란다. '당신, 큰 병에 걸리셨군요. 얼마나 괴로우시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치료될 수 있어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물론 그 악이 치료에 응하기는 힘들겠지만, 진실된 사랑을 보여 준다면 틀림없이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말은 이렇게 해도 내가 아는 그 악에게 그런 말을 하자니 갑자기 심난해진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국의 행위와 밀라이 마을에서 일어난 양민학살 사건을 '악'으로 규정하며 집단 내에서 악이 작동되는 방식에 대해 기술한 대목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며, 미신으로만 생각되는 '축사'(우리나라 같으면 퇴마사?)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보이는 스캇 펙의 포용력에 머리가 수그러진다. 난 이 책을 200페이지쯤 읽다가 분실하고 말았는데, 처음에는 속상하다가도 그 책을 습득한 사람이 악에 대해 깨우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 풀렸다. 악과 맞서 싸우는 스캇 펙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책을 추천해주신 '갈대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