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지음, 이창식.공경희 옮김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27세 때 <캐리>를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스티븐 킹, 전에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를 읽었으니 나로서는 이 책이 그의 두번째 책이다. 자자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스티븐 킹은 내가 그리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가 배송료를 면제받기 위해서거나 한권만 시키기 미안해서였던 것 같다. 올해처럼 책 한권만 시켜도 배송료가 무료였다면 아마 안골랐지 않았을까? 난 왜 스티븐 킹을 싫어하는 걸까? 어릴 적에 스티븐 킹이 쓴 책으로 맞은 기억이 있던가?

이 책에는 '라마즈 호흡'과 '파멸의 시나리오'가 담겨 있는데, 난 '라마즈 호흡'을 먼저 읽었다. 의사가 가르쳐준 칙칙폭폭 호흡을 머리가 잘린 상태에서도 계속 수행함으로써 아이를 구한 산모 얘기인데, 이걸 읽고 나서 난 다른 한편을 읽을까 말까를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파멸의 시나리오'는 초반의 지루한 부분을 빼면 제법 재미있어, 다행이었다. 그 소년이 왜 그렇게 살인마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는 안가지만, 나치에 복무한 사람들을 끝까지 찾아다니면서 역사의 심판을 내리는 이스라엘 애들이 부럽기 그지 없었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기득권 세력을 점하고, 반성은커녕 민족지 운운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강변하는 우리의 현실은 정말이지 가슴 아프다.

스티븐 킹을 싫어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본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책은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믿는 내 가치관이 그를 싫어하는 이유인 듯 싶다. 내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안읽는 이유도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그러니까 내 생각은 스티븐 킹이나 조앤 롤랭의 책들은 책으로 읽기보다는 영화로 보는 게 더 적합하다는 것인데, 사실 난 영화로 만들어진 '해리 포터' 시리즈 두편을 아주 재미있게 봤고, 스티븐 킹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쇼생크 탈출' 역시 감명깊게 봤다. 영화에서 구현된 스펙터클을 책이 전하는 건 한계가 있는 바, 이번에 내가 재미없게 읽은 '라마즈 호흡'이나 그래도 괜찮았던 '파멸의 시나리오'도 영화로 봤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분들의 서평을 보니, 다들 재미있게 읽었단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 되어야 한다는 내 가치관이 킬링타임용 책들을 폄하하고, 그런 책들이 주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건 아닐런지, 반성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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