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더의 전쟁 견문록 - 상 - 이라크 학살전
이성주 지음 / 이가서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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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딴지일보에 연재되던 펜더님의 글을 연방 감탄을 하며 읽었던 게 기억에 남아, 책이 나온 걸 알자마자 망설임 없이 주문을 했다. 딱딱해지기 쉬운 군사 얘기를 너무도 재미있게 풀어냈는데, 자신이 아는 바를 쉽고도 유머스럽게 표현해 내는 건 정말이지 대단한 재주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우선 놀라고, 언론들이 숨겨왔던 가증스러운 사실들에 또 놀라고, 책 맨 뒤에 수록된 참고문헌의 목록들에 압도되는 책이 바로 <펜더의 전쟁 견문록>이다.

걸프전 때 미국은 핵폐기물을 이용한 열화우라늄탄을 무지하게 썼는데, 그 결과가 정말이지 놀랍다.

[1991년 당시 미군애들 전사자가 140명이었다...12년이 지난 지금, 그 중 1만명이 죽었고, 참전군인 중 40퍼센트가 각종 질병과 암,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더구나 2세라고 태어난 애들이 다 기형이 아니면 소아암, 백혈병에 걸렸다...조지타운대학 교수인 두라코빅 박사가 발표한 내용이다. '내가...걸프전에 나갔던 참전용사 얘네들 조사해 봤거덩? 근데 이것들 뼈랑 신체조직에서 우라늄이 졸라 검출된 거야...죽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라니까(하권, 16-17쪽)]

미군이 이럴진대 이라크 사람들이 어떻겠는가.

[전쟁이 끝난 후 4년 동안 바스라의 160가구를 뽑아서 조사를 했는데, 이 중 20가구에서 기형아가 출산되었다. 이 20가구의 공통점은 참전군인들의 집이라는 거였다...바스라 지역의 소아암 발생률이 전쟁 전에 비해서 3배 이상 증가했고...가임여성들이 전쟁 전보다 다운증후군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을 출산하는 비율이 4배나 더 높아졌다...]

'2001년 9월 11일 빈 라덴이란 선지자가 악의 화신 미국을 향해 통쾌한 일격을 날렸다'는 표현이나, '미국 역사상 최초의 본토 공습으로 기록될 9.11 테러를 보면서 정말 속이 다 시원했었다'는 저자의 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 갈수록 깡패국가가 되어가는 미국의 행보가 우려스러운 건 사실이다. 전세계 군사비의 절반 이상을 집행하는 나라, 억지로 전쟁을 일으켜 웬만한 국가의 예산에 해당할 수백억불을 아무렇지도 않게 탕진하는 나라, 대량살상무기를 빌미로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그 자신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는 나라인 미국, 그들을 말릴 자는 과연 누구일까. 그들을 말리려면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외계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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