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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죽음 1
진중권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난 미술에 무지하다. 미술뿐이 아니라 음악이나 건축 등 소위 문화적인 것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봐도 모르니까 공연장에 안가게 되고, 안가니까 더 모른다. 그런 내게 한줄기 빛이 드리워졌다. 지금 난 구스타브 클림트의 그림세계를 다룬 <클림트, 황금빛 유혹>을 읽고 있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그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화가의 해설서 몇권을 추가주문했다. 그 바람에 교보에 적립되어있던 사이버머니를 몽땅 쓰긴 했지만, 미술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내가 갑자기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다 진중권 덕분이다. 강준만과 더불어 나에게 영향을 미친 양대산맥 중 하나인 진중권, 그가 얼마 전에 출간한 <앙겔루수 노부스>와 6년 전에 낸 <춤추는 죽음>을 읽으면서 미술이란 게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특히나 신화와 어우러진 서양미술은 너무너무 흥미로웠다. 그 책들을 읽으면서 난 도상학-그림에 나오는 소도구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학문-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깨우치게 되었고,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양(+)의 피드백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 알고 보니까 재미있고, 재미있으니 또 보게 되고.
그런 것과 더불어 <춤추는 죽음>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유려한 문장 외에도 책을 쓰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조정래도 아리랑을 쓰기 위해 중국, 러시아, 몽골에 수없이 갔다는데, 그런 노력이 있어야 대작이 나오는 법이다. 10만원을 줘도 아깝지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질에 따라 책값을 정해주는 기관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