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치>라는 책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클린턴 부부가 차를 몰고 길을 가다가 주유소에 들렀는데, 거기서 힐러리의 고교시절
남자친구를 만났다. 클린턴이 말했다.
"당신이 저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지금은 주유소 직원의 마누라가 되어 있을걸"
힐러리의 답변이다. "아니, 그랬으면 저 사람이 대통령이겠지"]
이 얘기가 널리 퍼진 걸 보면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임창렬 경기지사의 부인 주혜란씨를 '경기도 힐러리'라고 부르듯이 말이다.
그런 그녀가 뉴욕 시장인 줄리아나를 꺾고 상원의원이 되었고, 대선후보로도 거론되는 걸
보면, 배후의 역할에 싫증을 느끼고 전면에 나서기로 한 모양이다.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나온다면 그건 힐러리일 거라고 누가 그랬다나. 참고로 말하면 힐러리는 부통령 직을 매우
우습게 봤는지,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난 남의 나라 장례식에나 참가하는 것엔 관심이 없거든요"
그러니, 그녀의 야망은 상원의원은 아닐 것이다.
힐러리의 외모에 대해 생각해 보자. 난 사실 힐러리가 매력적인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힐러리와 예일법대 동기인 마이클 메드비드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데이트 상대로는 생각지 않을 여자였어요. 살도 좀 쪘고, 외모도...허허,
다 아시지 않습니까. 아무리 엄청난 상상력을 동원한다 해도 절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죠. 힐러리는 그저 우리의 좋은 친구일 뿐이었습니다"
이 친구 말고 다른 동창들도 힐러리와 자고 싶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 걸 보면, 나만 그녀를
매력적으로 생각하는가보다. <비치>의 저자는 한술 더 떠서, 힐러리를 이렇게 표현한다.
"애를 몇이나 낳은 것같은 펑퍼짐한 엉덩이에, 튼실한 근육질의 다리하며, 오늘 아이 하나
낳고 내일 당장 옥수수 포대를 나를 수 있을 것만 같은 건장한 어깨..."
이렇게까지? 영부인이 그정도면 이쁜 편 아닌가 싶은데...
그런데....클린턴은 달랐다. 빌은 힐러리를 처음 본 순간, "그 여신 같은 모습에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면서 '말문이 막혀 버렸다'는 표현까지 동원하고 있다. 웰즐리
대학-여자대학으로 최고 명문-시절 '냉장고 언니'로 알려진 힐러리도 빌에게 녹아내려,
힐러리는 빌과 같이 졸업하기 위해 1년을 쉬었다. 둘이 서로 반했는데 왜 빌은 바람을
폈을까? 힐러이야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클린턴은 참 잘생겼다. 정치인의 뒤에는 여자들이
많이 꼬인다는데, 클린턴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거다. 수많은 스캔들을 일으킨 것은
그의 잘못이지만, 미국 정치판이 워낙 그런 곳이고, 그 유혹을 이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년간 클린턴의 정부였던 제니퍼 플라워즈를 비롯한 숱한 여자들과의
스캔들을 힐러리는 잘 참아냈고, 인터뷰에서 이렇게 멋진 말을 하기도 했다.
"기자 너는 어떻게 살아왔나요.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고, 투쟁하고, 미친 시절을 통과하기
마련이죠. 그래요. 우리에게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 자리에
함께 있습니다. 내 남편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많은 난관을 헤쳐나갈 겁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이 나라 국민을 위해...열심히 뛰어다닐 것입니다"
하여간, 인물은 인물이다.
하여간, 제니퍼 플라워즈의 폭로는 정말이지 너무 노골적이다. "빌의 가랑이 사이에 붙어
있는 물건 자체는 그리 훌륭한 것은 못되었지만, 이를 그녀를 만족시키고야 말겠다는 열정으로
만회해 왔다...." 그녀의 폭로엔 이런 말도 들어있다. 제니퍼가 클린턴에게 힐러리가 동성애자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하자, 빌은 관심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힐러리는 아마 나보다 더
많은 여자들을 먹었을 거야"
제니퍼는 이런 얘기들을 여러 잡지에 팔아먹으면서 돈을 챙겼는데, 그래서 폴라 존스같은
이상한 애들까지 그와의 스캔들을 폭로하면서 한몫 벌려고 했다. 우리나라의 배우 J모는
언제쯤 전두환에게 당했던 고난의 나날을 책으로 쓸까?
저자는 말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나쁜 책인 것은, "사흘 동안의 불륜의 사람은
진정한 것이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수십년 동안 지속된 착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은
허구라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라고. "사랑이란 축적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양이
질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질보다는 양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증조부 등도 "닥쳐 온 위기와 지속적으로 타협하며 살아왔다는 느낌을 갖는다"고 말한다.
참을만 하니까 그런 건지, 아니면 정치적 야망 때문인지 힐러리는 클린턴의 온갖 바람을
참아 냈고, 그래서 지금까지 멋진 커플로 우리 마음 속에 남아 있다. 부부의 앞날에 정답은
없지만, 이들 부부는 온갖 풍파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부부의 좋은 예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