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여니의 소설이 인터넷에서 인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직접 본 바로는 특별한 독창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모티콘을 마구 쏟아내며 아이들 장난처럼 쓴 인터넷 소설이 특례입학 이유라면 다시한번 재고해 봐야하지 않을까? (김미선, 20. 대학생)"
"신세대 트렌드만을 쫓는 귀여니 소설에서 문학성이나 작가정신을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뼈를 깎는 듯한 창작 노력을 하는 기존 작가들이 이번 일에 자괴감을 느낄까 걱정이다(이선영, 29. 학원강사)
<그놈은 멋있었다>를 비롯해 몇권의 소설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귀여니(본명은 이윤세란다), 그가 성대에 특례입학한 것에 대해 여론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나 그의 소설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20대 이상에서는 지지율이 훨씬 더 낮아진다. 난 그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꼭 애를 낳아봐야 출산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아는 것은 아니듯(진중권의 표현에서 베꼈다) 책을 다 읽어야 그 책이 후지다는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에 있는 귀여니의 책을 떠들어 보다보니, 한숨이 나왔다. 인터넷 채팅을 책으로 옮겨놓은 듯한 책. "이런 책이...베스트셀러라니"
철없던 시절, 나 역시 그보다 더한 책을 낸 적이 있지만, 그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두고두고 부끄러울 뻔했다. 그건 나의 수준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자 우리 독서시장의 수치로 남았을 테니까. 다행히도 내 책은 망했고, 팔린 것의 대부분은 내가 산 거다. 마찬가지로 귀여니의 책이 문제인 것은 그게 책으로 나왔다는 게 아니라, 그게 중고생들이 탐독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데 있다. 내 책처럼 몇백권 팔리다 말았다면, 사람들이 그렇게 그녀를 악의 화신으로 보지 않았을 텐데.
그 명성을 이용해 대학까지 특례입학하자, 더더욱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소설은 우리 애도 쓰겠는데, 그런 실력으로 어떻게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담? 실력으로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나, 점수가 모자라 못들어간 사람이나 화가 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난 이번 일에 사람들이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명인이 대학의 홍보 차원에서 특례입학하는 것은 벌써 오래된 일이다. SES의 멤버는 고대에 갔고, 강타는 중앙대에 갔다. 일일이 기억을 못하겠지만 다른 연예인들도 다 버젓이 대학에 갔다. SES가 음악성이 있는가? 아니다. 귀여니의 소설이 문학이 아니듯, SES의 노래도 음악이 아닌 것이다. 대학에서 귀여니를 특례입학 시킨 것은 그가 인터넷 소설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수준이야 어떻든 귀여니의 명성이 학교의 성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했을 테니까.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 노래를 못하는 가수들도 그 명성을 발판으로 줄줄이 대학에 가는 와중에, 귀여니에 대해서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문학에 대한 지나친 엄숙주의 탓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모름지기 책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생각.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 역시 책은 이러이러한 게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저러저러한 책도 필요한 법이다. 귀여니의 책을 읽고 "너무 감동했다"고 울먹이는 수많은 애들이 있는 한, 귀여니는 무죄다.
* 난 그것보다는 김진명이 세명대학교 교수로 간 게 더더욱 웃긴다.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것 말고는 어떠한 문학성도 담보할 수 없는 그가 특례입학을 한 것도 아니고 교수로 가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의 밑에서 또 얼마나 반일주의자들이 쏟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