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걸이로밖에 못쓴다"느니, "절대 사지마라"는 주위 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헬스피아에서 한달에 6만원을 주고 러닝머신을 렌트한 건 작년 6월, 난 그간 거의 빼먹지 않고 러닝머신을 뛰었다. 하루 3킬로 정도니 그리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러닝머신을 빌린지 7개월이 되도록 아직까지 초심을 잃지 않은 건 스스로도 탄복할 만하다. 얼마 전 몸살이 나서 사흘간 밥을 거의 못먹은 것까지 겹쳐져서, 난 살이 조금 빠졌다. 주위에서 얼굴이 반쪽이라느니, 배가 들어갔다느니 하는 말들을 내게 해서, 혹시나 싶어 사우나에 갔다. 실로 오랜만에 체중계에 올라서서 체중을 확인하고 환호성을 질렀는데, 그게 너무도 자랑스러워 그날 술자리에서 이랬다.
"저 살 빠졌거든요? 오늘 재보니 7x킬로에요. 이제 전 옛날의 제가 아니라구요"
사람들은 무척이나 놀란 듯했다. 지도교수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아니 빠진 게 그정도면, 전에는 도대체 몇킬로였던 거야?"
하프 코스를 별 무리없이 뛰었던 3년전만 해도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사가 귀찮아진 그 다음해에는 "하프코스라도 뛰자"는 걸로 바뀌었고, 작년에는 10킬로만 몇번 뛰었다. 하프마라톤을 뛰던 50대 두명이 갑자기 숨졌다는 어제 뉴스를 들으면서, 난 "10킬로도 충분한 것이여"라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풀코스를 몇차례 성공한 후 철인3종경기에까지 나갔던 내 친구는 무릎부상으로 마라톤을 은퇴했고, 지금도 무릎이 그다지 좋지 않단다. 지나친 운동은 건강에 오히려 마이너스다. 난 그저 3킬로만 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