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에 통 관심을 끊고 산다. 하기사, 경기도 안하는데 무슨 관심을 갖겠는가.  그런데 어제 오후, 항의전화를 한통 받았다. 이상훈 사태가 지금 심각한데, 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느냔다. 그래서 그랬다. 알아보고 글로 남기겠다고.

사태의 전말은 이랬다. 이순철이 엘지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기타를 들고 밴드 활동을 하던 이상훈에게 전지훈련 중에는 기타를 가져가지 말라고 했고, 이상훈은 그에 반발, 팀을 떠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첫번째 의문. 아니 왜 하필 이순철을 감독시켰냐? 꼭 엘지 출신이어야 엘지를 지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순철은 도무지 카리스마가 없다. 선수 시절 그가 얼마나 얍삽한 야구를 했는지 야구에 약간만 관심이 있어도 알 것이다. 어디서 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찬엽이나 한대화, 하다못해 김상훈 같은 사람도 있는데 왜 이순철이람? 어제 같이 술을 마신 엘지 팬들도 이순철이 온 것에 대해 "엘지의 해태화"라며 반발하던데...

두번째 의문. 이상훈은 언제부터 기타를 쳤을까? 그의 연주실력은 모르지만, 선수가 다른 취미를 갖는 게 나쁠 건 없다. 기타가 어릴 적부터 "모범생이 아닌 애들이 가지고 노는 것"이라며 세뇌가 되어 있어서 그렇지, 기타는 좋은 취미다. 밴드활동? 더더욱 멋지다. 전지훈련을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상훈 정도면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할텐데 그걸 금지시키는 것은 반발할 만하다.

이순철은 젊은 감독이다. 신문에 난 걸 보니 이제 겨우 마흔하나, 하지만 그의 감각은 젊은 나이를 초월해 구닥다리의 경지에 다다른 것 같다. 엘지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선수의 취미생활을 막는 것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야구할 땐 야구를 해도, 사생활은 존중하자. 머리를 기르든, 팬티를 안갈아입든, 야구를 잘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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