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언어 - 삶과 죽음, 예측불허의 몸과 마음을 함께하다
크리스티 왓슨 지음, 김혜림 옮김 / 니케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모두가 『돌봄의 언어』가 되어야 

 

이 책은?

 

이 책 『돌봄의 언어』는 <삶과 죽음, 예측불허의 몸과 마음을 함께하다>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데, 간호사로서 근무하면서 겪은 삶과 죽음, 돌봄에 관한 고백이다.

 

저자는 크리스티 왓슨 (Christie Watson), <영국의 간호사이자 작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소속 간호사로 20여 년간 일했다. 현재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서 의학보건인문학을 가르치며, 영국왕립간호협회 홍보대사로서 간호사 교육과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저자는 소설가로서도 유명한데, 2011년에 발표한 그의 첫 번째 소설 『멀리 떠난 작은 새Tiny Sunbirds Far Away』로 영국 문학 최고의 권위로 손꼽히는 코스타 문학상을 받았고, 이어 발표한 『여성, 여왕 아닌 왕이 되는 곳Where Women Are Kings』은 1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저자가 간호사로 20년을 일해오면서 겪은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이 책은 잘 읽힌다.

생명과 죽음이 마주하는 곳인 병원에서 저자가 보고 겪은 이야기는 모두가 한편의 인생 드라마요, 인생 교과서가 된다, 이 책이 잘 읽히는 이유가 단지 드라마틱한 일화들이 많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인생에 대한 통찰 때문이다.

 

첫 장을 읽어보자,

저자는 응급소생 전문가다. (35쪽)

출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병원 문에 들어서면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 병원 모습이 하나 하나 그려진다. 병원 접수처를 지나, 선물 가게를 지나서 승강기, 또 환자수송 구역이 있고, 약국을 지나 저자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데, 응급 호출기가 번쩍이며 알람 메시지가 뜬다. 호출이다.

 

그렇게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호출을 받고 계단을 두세 칸씩 뛰어내려가, 병원 중심부를 통과해서 병원 식당에 도착한다.

거기 의자에 방금 의식을 되찾은 여자가 앉아있다.

“여기 환자가 가슴 통증이 있다고 하네요.” 동료 간호사의 말이다. (38쪽)

 

그렇게 시작한 이 책은 저자가 간호사가 되어 처음 근무할 때부터, 간호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했던 날까지의 기록으로 가득 채워진다.

 

저자는 서서히 환자와 더불어 익숙해져 간다. 그러면서 간호가 무엇인지, 간호사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경험으로 배워간다.

 

3년간 간호학교를 다녔지만, 간호사가 되는 공부는 자격증을 딴 뒤 병원에서 근무하는 첫날 비로소 시작되었다. (157쪽)

 

‘우리의 지식은 경험으로 시작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칸트의 말이 저자의 간호사 경력에 딱 맞는 말이다. (226쪽)

 

그런 경험을 통해, 간호사들의 역할과 돌봄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내는 간호사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엄마와 아기가 물리적 거리에 상관없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 간호사와 환자도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는 갑작스런 깨달음이 나를 간호사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120쪽)

 

친절, 친절의 언어에 대하여

 

특별히 저자는 간호사의 언어로 친절함을 꼽는다.

해서 친절에 관한 통찰은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좋은 간호사의 자질은 타고난 친절이다. (125쪽)

 

친절은 고통과 통증까지도 줄일 수 있다. (132쪽)

 

친절은 들리지도 않는 사람도 들을 수 있고,

보이지 않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언어다. - 마크 트웨인 (57쪽)

 

간호사는 심장의 언어를 사용한다. 환자를 '마음이 상한 사람들'로 이해하고 묘사한다. 가장 훌륭한 간호사는 머리가 아닌 마음(심장)에서 나온다. (201쪽)

 

친절, 공감, 연민, 그리고 환자의 품위를 지켜주려는 마음이 좋은 간호사를 만든다. (211쪽)

 

누구에게나 낯선 이의 친절에 기대야만 할 때가 분명히 온다. (288쪽)

 

친절은 전염성이 있다. (292쪽)

 

생각을 키우는 말들

 

간호사로 20년을 지내면서, 저자가 느낀 인생, 이런 발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단 간호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글 읽으면 우리의 생각을 다시 생각해보며, 가다듬게 된다.

 

사실 신규 간호사 시절에는 화학, 생물학, 물리학, 약학, 해부학만이 간호학의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철학, 심리학, 예술, 윤리와 정치가 간호학의 실체임을 깨닫게 되었다. (27쪽)

 

행복은 원래 복잡한 거예요. (60쪽)

 

환자와 의료진이라고 다를 바 없어요. 우리는 모두 아플 수 있고, 누구나 언젠가는 아파요. (73쪽)

 

무엇이든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고 슾프다. (134쪽)

 

모든 것은 작은 디테일이고, 작은 디테일이 큰 차이를 만든다. (153쪽)

 

삶이란 지속하는 것뿐 아니라 그 자체를 능가하고자 하는 과정이다.

그저 유지하려고만 한다면, 산다는 건 죽지 않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 시몬 드 보부아르 (223쪽)

 

사회의 진정한 척도는 가장 연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찾을 수 있다. - 마하트마 간디. (287쪽)

 

이런 일화도 있다.

 

찰스 디킨스는 어떤 만찬에서 그의 작품 <크리스마스 캐럴>을 낭독함으로써, 파산 직전이었던 런던의 한 어린이 병원을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30쪽)

 

물라학자 뉴턴도 미숙아로 태어나 사람들은 그가 몇 시간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176쪽)

 

라스베가스의 카지노에서는 도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가 다른 곳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데, 놀랍게도 생존율은 75%에 달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가설중에 이런 것도 있다.

게임중 속임수를 적발하기 위해 사람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쓰러지는 사람을 신속하게 발견하고 흉부 압박을, 필요하면 전기충격까지 그 자리에서 즉시 시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 (324쪽)

 

영국에서도, 아이를 강아지라 부른다.

 

“불쌍한 강아지....., 집에 데려가고 싶어요”(181쪽)

 

동물병원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사람들을 위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아이를 보고 한 말이다. 특수간호영아실에 있는 아이를 보고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아이를 귀엽게 부르면서 강아지라 하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경우는 아닌가보다. 영국도 그런 것을 보니.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일단 간호사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그 다음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가족이 있다거나, 혹은 그런 순간에 있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 삶과 죽음이 무엇이고 또한 사람은 왜 고통받는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봄의 언어』라는 제목 때문에 저자가 ‘위로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에 대하여 말할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그녀 자체가 돌봄의 언어였다.

입으로 말하는 그것보다도, 그 일 자체가, 그 사람 자체가 돌봄의 언어였던 것이다.

 

수술이나 약물, 기술도 필요없었다. 그러나 뭔가가 필요했다. 간호사가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녀의 손을 다시 잡으니(.......) 우리 둘이 똑같은 체온이 되었다. (54쪽)

 

그렇게 우리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 돌봄의 언어, 친절한 언어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서로는 체온을 나누며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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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우주과학 콘서트 - 우주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과학 이야기 ㅣ 10월의 하늘 시리즈 8
권홍진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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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읽어야 하는 『십 대를 위한 우주과학 콘서트』

 

이 책은?

 

이 책 『십 대를 위한 우주과학 콘서트』는 <우주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과학 이야기>이다.

 

저자는 권홍진, 황지혜, 전영범, 이경훈, 김기상 저 외 2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다음과 같이 7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6개는 우주 관련 글이고, 다섯 번째 글인 ‘현재는 과거의 열쇠’는 지구과학을 다루고 있다.

 

01 권홍진 달콤한 별빛에 반하다

02 황지혜 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03 전영범 천문대의 시간

04 이경훈 은하수는 어디로 갔을까?

05 김기상 현재는 과거의 열쇠

06 최준영 대항해 시대에서 대우주 시대로

07 우성수 〈마션〉으로 풀어보는 창의적 사고

 

이 책으로 우주 관련 기본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몇가지 중요한 사항 정리해본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 (14쪽)

 

약 1억 5천만 Km = 1AU(Astronomical Unit)

 

걸어서 간다면? 약 4,300년이 걸린다.

차를 타고 시속 100Km로 간다면? 약 170년 걸린다.

빛의 속도로 가면? 약 500초 걸린다.

(빛은 1초에 약 30만 km를 간다.)

 

별의 탄생

 

별의 탄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간 물질 (37쪽)과 성운을 알아야 한다.

 

성운

 

수소가스와 헬륨, 먼지 등이 모여 구름처럼 보이는 것을 성운이라 한다. (28쪽)‘

 

성운의 대부분은 수소와 헬륨이 차지한다.

 

성운은 주로 수소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우리는 전혀 그 성운을 볼 수 없어야 하는데,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운 안에 있는 먼지들이 별빛들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37쪽)

 

별의 탄생은? -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런 성운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있다. (29쪽)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성운 안의 가스와 먼지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밀도가 높은 곳이 만들어진다.

성운 안의 기체와 먼지의 밀도가 높아지면 모여있는 가스와 먼지의 충돌에 의해 온도가 올라간다.

이때 기체와 먼지의 밀도가 높아지는 곳에서는 중력이 작용한다.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우주의 기체와 먼지 사이에도 작용한다.

이렇게 물질이 서로 끌어당기면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물질의 양이 많아져 중력이 강해지면 또 다른 주변의 물질들을 계속 끌어당기게 된다.

물질들이 서로 중력으로 끌어당기다 보면 점점 크고 동그란 형태를 띠게 된다.

무게가 별을 만들만큼 충분히 커지면 안에 있는 물질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낸다.

이 에너지는 빛으로 바뀌어 주변으로 발산된다.

이 초기 상태를 원시별(protostar)이라 한다. (42쪽)

 

원시별은 주변의 물질들을 계속해서 끌어당기며 성장한다.

 

우주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이유는?

 

적외선을 관측하는 망원경은 주로 우주로 쏘아올려 사용하는데, 적외선은 대기의 수증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에 수증기가 없는 우주에서 관측하는 것이다. (49쪽)

 

지상에서는 우주에서 오는 모든 빛이 대기를 통과해야만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시광과 전파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기가 흡수해버리기에 지상의 망원경은 가시광을 보는 광학망원경과 전파를 보는 전파망원경만 사용할 수 있다.

광학망원경은 지상에서 약간의 적외선 영역을 볼 수 있고,

전파망원경은 보다 짧은 약간의 영역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구를 멋어나 우주로 나가면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기에 감마선부터 전파까지 빛의 모든 파장 영역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주망원경을 우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69쪽)

 

이에는 허셜우주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이 유명하다.

 

 

밤하늘에 별을 보기 위해서 ? “불을 끄고 별을 켜자”

 

빛공해라는 것을 처음 접한다. 밤에 인공조명이 너무 많아 밤하늘의 별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위한 법을 만들었는데, 2013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만들어졌고, 2020년 5월 27일부터 빛공해방지법 시행령이 시행되었다.

이 법에 의하면, 연직면에 비치는 가로등 등 인공조명의 밝기가 10룩스를 넘으면 빛공해로 간주된다. (82쪽)

 

국제적으로도 국제밤하늘협회가 생겼는데, 빛공해에서 벗어나 어두운 밤하늘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91쪽)

 

빛공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빛공해 또한 인류가 당장 줄여야 할 공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 설치하는 가로등은 빛이 위로 향하지 않는 평면 렌즈형으로 설치한다.

기존의 가로등에는 갓을 씌우도록 한다. (98쪽)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별에서 온 우리들

 

우리 몸은 물이 66%, 단백질 16%, 지방 13%, 그리고 무기염류와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들을 이루고 있는 원소를 보면 산소, 탄소, 수소, 질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은 수소를 제외하고 모두 별에서 온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32쪽)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H)는 모두 빅뱅때 만들어졌다. 그 이후에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31쪽)

 

박명이란 구체적으로?

 

박명(薄明)이란 말을 들어보긴 했는데, 그거 사전적인 의미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박명이란 일출 전 혹은 일몰 후에 빛이 남아있는 상태를 말한다. (87쪽)

이에는 시민박명, 항해박명, 천문박명이 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필진, 다양하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우주 관련 과학자들이 전해주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우선 재미있다는 점, 말해둔다.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 그 너머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의 노고로 이제 하늘이 단순한 하늘이 아니라, 우주의 시작점으로서의 하늘이고, 그 곳을 통해 또한 인간이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 십대들에게 큰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성인들도 하늘을 보면서 다가올 미래, 화성을 비롯한 행성으로의 여행, 이주도 상상해보는 것도, 이 책으로 가능하다.

 

’우리는 우주의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60쪽)는 게 한국천문연구원의 미션이라는데, 그 미션은 우리 개개인도 한번 해볼만한 하지 않은가?

 

우리가 매일 보는 저 하늘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즐거움을, 이 책으로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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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조성환 옮김 / 파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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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이 책은?

 

이 책 『도연명의 유산』은 저자인 장웨이가 만송포서원에서 도연명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장웨이, <한국 독자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작가이지만,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로, 소설, 시, 평론. 시평 등 다방면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원래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도연명 평전’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내용은 평전은 아니고, 도연명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를 뽑아서 살펴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도연명이 거니는 숲에서 그저 자유롭게 그의 시구를 들으며, 그의 배경 설명 또는 시 구절 중 키워드를 통해 그의 생각(때로는 저자의 생각)과 그의 시대를 읽어가는 기분으로 읽으면 될 것이다.

 

읽어가면서 아쉬운 점이 자꾸만 나타나는데, 그건 저자가 본격적으로 말하기 전에 역자나 편집자가 도연명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해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책날개와 ‘옮긴이의 글’에 소개된 부분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해서 책을 읽다가 도연명의 생애에 대한 사전지식이 딸려, 글 소화하기에 힘겨운 부분이 많았다는 점, 밝혀둔다.

 

역자가 밝힌 이책의 독법(讀法)

 

<이 책은 모두 7강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자가 뽑은 키워드는 무려 127개 항목에 달한다. 번득이는 작가의 영감, 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하여 다양하고도 신선한 도연명 독법(讀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키워드는 하나의 잣대로 꿰어진 것이 아니기에 독자들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더라도 무방하다.>(11쪽)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도연명 평전이 아니기에, 의와 같은 독법이 가능하다.

그러니 키워드를 먼저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저자가 그 키워드를 가지고 도연명의 어떤 부분을 드러내 보이는지를 감안하면서 읽으면, 도연명을 훨씬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역자는 그 많은 키워드 중에서 ‘정글의 법칙’과 ‘버티기’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고 한다. (11쪽)

 

그런데 실상 ‘정글의 법칙’은 도연명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필자- 이 책의 저자 장웨이 - 는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를 무시무시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로 간주한다. 적자생존의 환경에서 살아남자면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버터내야 한다. 이러한 키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도 적용된다. (12쪽)

 

역자의 말이다. 여기서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라는 말 중 하나를 ‘정신적으로’라고 바꾸는 게 옳을 듯하다. 어쨌든 역자는 이 책에서 키워드 둘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데, 그 키워드 둘은 도연명을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 될 것이다.

 

위진의 정글에서

 

연표를 찾아보니, 도연명(陶淵明, 365년 ~ 427년)은 중국 동진 후기에서 남조 송대 초기까지 살았던 전원시인(田園詩人)으로 나온다.

 

동진은 어떤 나라인가? 그 시대는?  

 

위진 남북조 시대(魏晉南北朝時代, 220년 ~ 589년)는 중국의 역사에서 위진 시대와 남북조 시대를 통틀어 일컫는 단어이다.

위진 시대(魏晉時代, 220년 ~ 420년)는 삼국 시대의 위나라로부터 서진을 거쳐 동진에 이르기까지의 약 2백년 간의 시기이다.

남북조 시대(南北朝時代, 420년 ~ 589년)는 한족이 세운 남조와 한족을 장강 이남으로 밀어낸 유목민족이 세운 북조가 대립하다가 수나라에 의해 통일될 때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그러니 도연명은 위진시대에서도 서진이 망한 후에 세워진 동진이란 나라에서 태어나, 위진시대의 마지막을 지켜본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시기에 살았으니, 그가 살던 세상은 당연히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시대였고, 저자는 이를 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글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라 이름한 것이다.

 

그런 정글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 도연명을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역자가 거론한 또 하나의 키워드, ‘버티기’가 여기에 해당이 된다.

 

도연명은 바로 온갖 고통과 가난의 궁지와 위험 지대 속에서 ‘버티는’ 사람이었다.

 

이 때 릴케의 명언이 등장한다. 저자가 발견하여 제시한 릴케의 잠언이다.

 

사실 말할 수 있는 승리란 없으며, 버팀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 (97쪽)

 

도연명은 굶어 죽을 수 있었고 곤궁하여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사상과 신념, 정신은 도리어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시종 ‘버티는’ 영혼이었다. (98쪽)

 

심지어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는 그의 삶을 그는 버텨냈다.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고? 설마?

그래서 우리는 도연명의 삶, 생활을 조금 더 깊숙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상이 높은 관리로 나간 적이 있고, 그 자신도 여러번 관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불우한 고난을 온통 겪고 괴롭힘을 극도로 인내하며 살아나갔다. (38쪽)

 

그는 몇 번 관직에 들어갔다가 매번 사직했으며, 최후에는 상부에서 몇 번 불렀으나 대답하지 않고 곧장 전원에 머물렀다. (45쪽)

 

사료에 기록된 도연명은 대부분 고독하고 곤궁한 시간을 보냈다. 부인은 일찍 죽었고 몇 명의 아이를 양육했다. 부유한 친구들은 많지 않았고 때로는 갈 곳조차 없었다. 집이 불탄 뒤 온 가족이 배 위에서 살지 않을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언제나 제철에 맞는 옷도 입지 못했고 밥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61쪽)

 

이런 상황을 시로 읊은 것도 있다.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한 운명을 만나

밥 소쿠리와 표주박은 자주 비고

거친 베옷을 겨울에도 입었다. (나의 제문, 自祭文) (61쪽)

 

이러한 상황을 버텨서 살아남은 사람이 도연명이다.

그래서 도연명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정글의 법칙’과 ‘버티기’를 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몸부림 속에서 빛나는 시

 

일부 사람은 떠나고 도피하는 가운데 더욱이 내면 세계의 몸부림과 반항이 심해졌다. 그 과정에서 얻은 정신적 성과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러한 사상과 예술이다. (33쪽)

 

그런데, 도연명의 실제는?

 

또한 그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면, 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겹의 덮개를 걷어내야 한다.

 

원래 그는 단순한 반항자가 아니었고, 고궁수절(固窮守節)하지도 않았다. 그는 결코 사회에서 도덕적인 우세를 차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재주가 세상에서 으뜸가는 시인도 아니었다. (439쪽)

 

그래서 흔히 도연명을 ‘은사(隱士)’라 부르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도연명은 ‘은거’하기 전에 지위도 없고 명성도 없었으며, ‘은거’한 뒤에도 상당히 곤궁했다. 따라서 통상적인 의미의 ‘은사’라고 볼 수는 없다. 그를 은사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후대 사람들이 그의 시명(詩名)에 의거하여 붙인 것이다.(62쪽)

 

후세에 그를 은사라 부를 정도로 그의 시는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그의 시가 재평가 받기 시작하여 그의 명성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책을 다 읽으니, 이 말이 다시 떠오른다.

 

필자- 이 책의 저자 장웨이 - 는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를 무시무시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로 간주한다. 적자생존의 환경에서 살아남자면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버터내야 한다. 이러한 키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도 적용된다. (12쪽)

 

그를 분석하는 키워드는 지금도 적용된다.

저자가 도연명을 알기 위하여 뽑아낸 키워드, 각각의 개념들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아니,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

 

세상은 지금도 ‘정글의 법칙’이 횡행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래서 그런 시대를 ‘버텨낸’ 시인 도연명은 지금도 훌륭한 역사적 스승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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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
이창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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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이 책은?

 

이 책 『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은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심리학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책이다.

 

저자는 이창일,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철학박사를, 서울불교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동아시아 자연학과 인간학의 미래적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저자의 수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수치’라는 감정을 파고 들어, 여러 갈래의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수치라는 감정을 그야말로 샅샅이 파헤쳐 놓았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분석 도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심리학, 각종 종교의 경전, 뇌과학, 신화, 언어학, 어원학, 동양 경전, 각종 문학작품, 등

그야말로 인문학의 성찬이 벌어지고 있다.

 

해서 이 책은 먼저, 수치를 분석하려는 저자의 노력 덕분에 수치라는 말이 여러 방면으로 역사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수치와 관련된 인간의 각종 감정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으니,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교감과 공감의 차이는?

 

뇌의 언어로 보면, 교감은 내가 타인의 감정을 거울뉴런으로만 느끼는 것이다. 반면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느낄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재생해 이 재생된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감은 공감을 위해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이전 단계다. (46쪽)

 

이런 분석을 위시로 하여 저자는 우리 사람들이 가져야 할 감정의 교류를 분석해 놓고 있다.

 

수치와 부끄러움

 

수치와 부끄러움은 우리에게 낯붉힘을 일으키는 감정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수치는 ‘부정적인 의미’ 맥락을 가진 것이고 부끄러움은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의미 맥락에서 사용된다 (6쪽)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수치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알게 된다. 지식적 차원에서 수치를 알아보는 것이다.

수치라는 감정을 샅샅이 훑어나간 저자 덕분이다,

 

다음으로는 이 책을 정신 수양을 위한 교재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실천적 차원에서 읽어보는 것이다.

수치에 관한 각종 명언들, 격언들, 잠언들을 읽어가면서 내 마음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

 

신화 시대의 수치

 

신화는 과학의 사실성과는 또 다른 차원의 사실성을 가진 설명방식이며 통찰의 세계다. 신화에는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나, 과학이 접근하기 어려워서 괄호 속에 넣어 놓은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있다. 신화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까닭은 이러한 설명과 해답에 인간의 자기 이해 방식이 배어들어 있기 때문이다. 신화는 과녁을 돌려 인간에 대한 진실한 내용을 좀 더 원초적인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원초적이기 때문에 더 간단하고 쉬우며, 인간을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라서 그 은유적인 설명방식이 재미나다. 그러니 신화적인 설명을 포기할 수 없다. (112쪽)

 

신화는 인간 자신이 동물과 자연에 속하는 것에 대한 수치를 불복종의 결과로 제시했다. 초자연적인 본성을 어긴 죄는 인간 안에 깊은 죄의식을 심었다. 동물에게는 죄의식이 없고 수치도 없다. 자연상태를 혐오하는 인간만이 그것을 수치로 여기고 죄의식을 갖는다. (359쪽)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

 

인간은 프로메테우스에게서 불을 선물받았지만 여전히 서로 싸우며 불화 속에 살았다. 이를 보다 못한 제우스는 인간에게 다시 두 가지를 나눠준다. 염치(명예)와 정의였다. (256쪽)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에서 해당되는 부분을 찾아보았다.

 

인간에게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은 아직 없었는데, 전쟁의 기술은 이 기술의 일부니까, 그래서 인간은 함께 모여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자신을 구하려 했으나 함께 모일 때마다 인간은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이 없어 서로 불의한 일을 했고. 그래서 인간은 도로 흩어졌고 다시 도륙되기 시작했소. 그러자 제우스는 우리 인간 족속들이 완전히 멸종하지나 않을까 두려워 헤르메스를 인간에게 보내 염치와 정의를 가져다주게 했는데, 공동체를 구성하고 우애를 맺는데 이것들이 원칙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소.

(천병희 역, 『프로타고라스』 323b,c, 『플라톤 전집』 III, 222쪽)

 

그 다음,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대목이니 인용해 본다.

 

헤르메스는 인간에게 어떤 방식으로 염치와 정의를 나눠주어야 하는지 제우스에게 물었소.

모든 인간에게 나눠주라고 제우스가 말했소. ‘모든 인간이 나눠 갖게 하라. 다른 기술들처럼 정의와 염치가 소수의 것이 되면 국가가 생길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염치와 정의를 나눠 가질 수 없는 자는 공동체의 역병으로 간주하여 죽여 없애야 한다고 내 이름으로 법으로 정하라.’ (위의 책, 223쪽)

 

이러한 신화적 인식은 이후 철학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스 윤리학』에서 수치의 의미를 탐구했다. 여기에는 수치의 두 얼굴이 나타난다. (256쪽)

 

맹자, 유자입정(儒子入井)의 논증

 

어린아이가 천진하게 우물 쪽으로 기어 가다가 그 곳에 빠지려 하는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순간에 그것을 본 사람은 당장에 몸을 날려 아이를 구하려고 한다. 이는 머릿속으로 이로움을 계산한 뒤에 한 행동이 아니다. (236쪽)

 

맹자는 이런 상황을 예로 들면서, 수오지심을 논한다.

그런 수오지심은 결국 정의와 연결이 되는데,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끄러움과 미워함, 곧 수치와 혐오는 의로움과 연결된다.

우선 혐오는 생리적인 차원에서, 생존을 위해 썩거나 더러운 음식, 똥오줌, 고름, 침, 땀, 피 등의 오물을 더러워하고 그것을 가릴 줄 아는 고유한 능력이다.

이 생리적 차원의 능력은 심리적 차원으로 옮겨져 가서, 싫고 꺼리는 마음을 드러내는 혐오의 감정이 되었다, 이어 윤리의 차원에서 더러운 언행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가차없이 그것을 미워하는 공분으로까지 전용되었다. (238쪽)

 

수치와 혐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감정이며, 둘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239쪽)

 

맹자의 생각은 계속된다.

 

『맹자』 <진심, 상>에 나오는 말이다. 

 

인간이라면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다.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할 수 있다면, 부끄러워 할 일이 없을 것이다.

人不可以無恥라! 無恥之恥면 無恥矣.

 

또 이 말도 기억해두자.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맹자는 말하는데, 그 중 두 번째 즐거움 기억해 두자.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는 것, 그게 두 번째 즐거움이다.

 

다시,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가지지 못한 자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들이라고 부끄러움의 상황을 모르겠는가? 알지만 그것이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모르는 것이다. 왜 부끄러움은 우리 몫인가? 그것은 당신이 온전한 사람이기 때문이고, 사이코패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46쪽)

 

해서 우리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쓴 목적도, 이 시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많이 나타났기에, 그들에 부끄러움을 알려주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부끄러움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다.

해서 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에, 부끄러움은 부끄러움을 아는 자의 몫일뿐이다.

 참된 인간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럽지 않도록 삶의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다. (243쪽) 

아, 이런 때에는 플라톤이 말한 제우스의 법이 자꾸만 떠오른다.

<염치와 정의를 나눠 가질 수 없는 자는 공동체의 역병으로 간주하여 죽여 없애야 한다고 내 이름으로 법으로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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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
윤혜진 지음 / 인간사랑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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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세를 바꾸게 하는 책 - 『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

 

이 책은?

 

이 책 『아랍에미리트로 떠난 간호사』는 현직 간호사의 도전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윤혜진, <1992년생으로 현재 아부다비에 위치한 병원의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이다. 치열한 자기계발을 통해 CCRN, NCLEX를 취득했고 ‘간호사의 공부방’이라는 간호, 의학지식 관련 블로그도 운영 중이다. 20대 초반부터 여러 도전을 시도하고 수많은 고난을 이겨낸 이후 도전과 실행력이 답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현재 블로그를 통해 간호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생각, 아랍에미리트 간호사 생활을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인생 이야기는 누구의 것이든 흥미롭다.

그게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이 책이 바로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현직 간호사의 도전기다.

 

우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 병원.

그 안에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행정직 진원들이 일하면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중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직종은 단연 간호사다.

 

그런데 우리는 간호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환자의 아픔을 고통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돌보아주는 간호사, 그들이 얼마나 애를 쓰고 또한 노력하는지,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1992년생, 현직 간호사다.

근무처는? 한국이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멀고 먼 나라다.

 

그녀가 그곳에 가기까지, 또한 그곳에서 지내는 이야기가 진솔한 목소리로 이 책에 담겨있다.

 

몇 가지 추려서 적어본다.

 

일단, 이런 이야기 들어보자.

어떻게 해서 그곳에 가게 되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지 않은가?

우리나라 간호사의 수준이 높다는 것, 그래서 해외에서도 환영받는다 한다.

역사적으로 독일에 간 간호사의 이야기는 이미 전설이 되었고, 또한 미국에서도 우리나라 간호사는 환영받는다는 것,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면 아랍에미리트는?

저자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자.

 

먼저 저자가 그곳 아랍에미리트 병원으로 가게 된 경위부터 알아보자.

일의 시작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저자가 그곳에 가는 데에는 몇 가지 단계 ‘일단’을 거쳤다.

흥미로운 부분이라, 옮겨본다.

 

'망설일 게 뭐 있나, 일단 해보는 거지.'라고 매일 다짐했다. '일단 나와보면 뭐라도 일어나겠지. 일단 공부해보면 뭐라도 얻겠지. 일단 시도해보면 결국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시작'의 두려움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20쪽)

 

첫 번째 '일단' 영어 공부,

두 번째 '일단' 가고 싶은 나라를 결정,

세 번째 '일단' 학사 취득.

네 번째 '일단' 두바이 간호사 면허 시험,

다섯 번째 '일단' 지원하려는 병원에 이력서 보내기.

 

‘일단(一旦)’이란 말이 재밌지 않은가?

 

일단이란 말은 저자에게 이렇게 쓰인다.

 

일단 시작하고 보자. 일단 저지르고 보자, 일단 비행기 타고 보자.

일단 말하고 보자. 일단 부딪히고 보자.

 

그렇게 ‘일단’을 거치면 신기하게 ‘일단’은 다음 단계의 문을 열어주는 계기로 작동한다.

그러니 기어 일단에서 2단으로 그리고, 다시 3단계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위의 다섯 가지 ‘일단’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다 이루어졌다.

영어?

내 생각을 영어로 바로 말하는 수준, 외국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기, 억울한 순간에 명확하게 영어로 해명하기, 그 정도면 뭘 더 바라나? (187쪽)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이상하게도 영어가 술술 나왔다. 토플 점수와 아이엘츠 점수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공부 과정이 재있어졌다. (203쪽)

 

가고 싶은 나라로는? 갔다. 지금 아부다비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학사 취득? 했다. BSN (Bachelor of Sciense in Nursing) 학사 학위 땄다. (22쪽)

두바이 간호사 면허는? 면허 땄다. DHA 간호사 자격 땄다.(23쪽)

 

망설이지 않고 일단 시작한 일은 모두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 까지, 노력을 얼마나 했을까, 그게 이 책 안에 담겨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시기를!

 

 

그중에서 기억해 둘만한 일들이 많다. 훌륭한 선생이 되기 부족함이 없기에 옮겨 놓는다.

 

실수에 관하여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아니 실수한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저자는 실수에 대하여 대응하는 자세가 한국에서와 아부다비에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에서 실수는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거리가 된다. 그래서 두렵고 숨겨야할 것이고, 더해서 남에게라도 책임을 돌려야만 하는 것이 실수다,

그런데 아부다비 병원에서 한 실수는 그렇지 않았다.

 

넌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기에도 모자랄 귀중한 시간에 너의 실수를 가지고 놀리는 사람들 때문에 괴로워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거야. (83쪽)

 

오히려 우리는 실수를 해야 돼. 그래야 성장해. 실수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훨씬 나아. (83쪽)

 

같이 일하는 외국인 간호사들이 해준 말이다.

 

모르는 것,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에 대하여

 

모르는 게 어때? 우리 모두는 모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잖아. (145쪽)

 

같이 일하는 외국인 간호사가 한 말이다. 그 다음 말이, 압권이다.

 

다 알면 얼마나 지루하겠니?

 

그렇다. 모든 걸 다 알면 삶이 점점 지루해진다. 더 이상 궁금한 게 없고 배우고 싶은 욕구는 점점 사라진다. (148쪽)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세상에서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왜 두렵냐고 말하는 그 간호사는, 정말 세상일을 잘 아는 사람이다.

 

정말 그렇다. 모르는 게 없으면, 더 배울 게 없다는 말이고, 그럼 호기심이 없어진 세상에서, 내일은 무엇하고 살아가나? 그저 해바라기만 하며 살아가나?

그런 대신에 지루할 틈이 없는 인생, 살아야 재미있지 않을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노력과 끈기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일단’ 시작을 해야 한다. (58쪽)

 

"좋아하는 것 하나를 얻으려면 싫어하는 것 하나를 해야 해!" (189쪽)

 

그토록 간절하게 원해서 얻은 직업이 평범해지지 않으려면 계속 새로움을 갈망해야 한다. 변화를 추구하고 현재에 머물러 안주하려는 자신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196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일단 간호직에 근무하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

많은 도움과 도전이 될 것이다.

 

더해서 중견 사원 교육용으로도 적합하다.

특히 한국의 기업문화에서 적당히 안주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꼰대’가 되어가는 단계에 있는 중견 사원들에게 안성맞춤의 교재가 될 것이다.

 

또한 인생에 있어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특히 이 말은 굵게 새겨 명심해두면 좋을 것이다.

 

“그토록 간절하게 원해서 얻은 직업이 평범해지지 않으려면 계속 새로움을 갈망해야 한다. ”

 

그리고 덧붙여 이런 말도. 새겨보자.

 

“인간에게 최악의 질병은 바로 망설임이다.”

 

현직 간호사가 해 주는 말이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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