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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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

 

이 책 흥미로운 사실이 가득하다.

하지만 흥미로만 읽기에는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역사적인 사실로 읽기에는 지나치게 ‘추정, 추측’이 많다. 예컨대 이런 기록들이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희대의 악처였을까?>

 

왜냐하면 도박에 중독된 모차르트가 가정 경제 문제에 아내가 일절 관여하지 못하게 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119쪽)

 

나는 당시 모차르트가 아내에게 모종의 죄책감을 가질 만한 일이 있었기에 위에 언급한 편지에 지나치다 싶은 표현을 남발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 (121쪽)

 

물론 그 공연 당시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확증이 없고 모차르트 스스로 아내 콘스탄체 이외의 여성 관계를 분명하게 언급한 적이 없으므로 이는 순전히 나의 억측에 가까운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둔다. (122쪽)

 

저자가 그런 추정, 추측으로 기록한다고 해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모두 무시하기 어렵다는 데, 역사 기록의 아이러니가 있다.

원래 역사 기록은 보는 사람 입장에 따라, 기록하는 사람 입장에 따라 다르게 기록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해석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의 기록 일단 역사의 한 단면으로 알고 읽어도 될 것이다.

 

나폴레옹 한 사람을 위해 무려 3,000명이...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하여 다시 유배를 간 곳은 영국령 세인트 헬레나 섬이었는데, 그를 위해 동원된 인원이 무려 3,000명이었다.

우리는 들어 알고 있다. 백제가 망할 때에 낙화암에서 떨어져 죽은 궁녀의 수가 역시 3,000명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숫자가 가공의 수라는 것.

 

그러나 나폴레옹의 경우는 사실이다.

 

3,000명에 달하는 많은 호위병과 시종, 의사, 측근을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데려간 나폴레옹은 그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장면을 빠짐없이 글로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50쪽)

 

프랑스에서 왕비 한 번, 영국에서 또 왕비 한 번

 

이런 말을 들으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한 사람이 두 나라 왕비였다니, 아, 그렇다면 그 왕비가 결혼한 왕이 프랑스와 영국의 왕을 겸했나 보다고. 예전에는 그런 일이 흔했으니까. 그러나, 그건 아니다.

이 사람은 프랑스 왕과 결혼했으니 프랑스 왕비였고 그 후 프랑스 왕과 이혼하고 영국 왕과 결혼했으니, 두 나라의 왕비를 각각 한 번씩 지낸 것이다. (281쪽)

 

<영국 - 프랑스 백년 전쟁의 불씨가 된 여인, 알리에노르 다키텐 왕비 이야기>

 

다키텐은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부인, 즉 프랑스 왕비였다. 그러나 그녀는 왕과 이혼한다.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왕녀의 친권은 루이 7세에게 갔지만 왕비는 결혼 지참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었다. 당시 교황청이 두 사람 사이의 결혼을 무효로 하여 이혼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그 후 다키텐은 영국의 헨리왕자와 결혼하여 이번에는 영국의 왕비가 된다.

 

영국 왕자 헨리와 결혼한 뒤 다키텐은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러 명의 왕자에게 프랑스에 있는 광대한 영토를 상속했다. 흥미롭게도 훗날 영국과 프랑스 왕국이 무려 1세기라는 긴 세월에 걸쳐 영토를 둘러싼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그 발단이 모두 다키텐의 이혼 및 재혼과 관련된 영토 상속이 빌미가 된 것이다. (283쪽)

 

그렇게 시작된 영국 왕비 생활은 순탄하지 않아, 왕과 별거하면서 프랑스로 돌아가 살면서 왕자들을 부추겨 반란을 일으키도록 한다.

 

그는 자신과 친밀한 왕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아버지인 헨리 2세를 증오하게 만들어 모반을 일으키도록 부추겼다. (284쪽)

 

이런 사실을 알고, 영국과 프랑스 역사를 읽으면, 역사는 그야말로 흥미 만점의 이야기라는 것,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의문, 일리가 있다.

 

<고흐의 귀를 자른 ‘진범’은 누구일까?>

 

고흐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귀를 잘라냈다고 하는데,,,,,,

 

아무리 고흐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해도 마취도 하지 않은 채 자기 힘과 의지로 그렇게 귀를 무참히 잘라내는 게 과연 가능했을까? (135쪽)

 

이런 의문 들게 된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희대의 악처였을까?>

 

모차르트는 도박을 무척 좋아했고 심지어 “음악보다 도박을 더 사랑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모차르트가 용의주도하게 자신의 도박에 관한 기록을 모두 말소하여 오늘날까지 제대로 남아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119쪽)

 

그러면 의문이 생긴다. 모든 기록이 말소되었다면, 저자는 이런 주장을 어디에 근거를 두고 하고 있는지?

마리 앙투아네트의 인생 요약 (171쪽)

 

오스트리아에서 프랑스 왕가로 시집와 왕자와 공주의 어머니가 되었으나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 하나 없이 외로웠던 여인, 타국에서 온 몸이다 보니 자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도 거의 없었고, 오랫동안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끝에 민중 혁명의 희생양이 되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여인, 앙투아네트. (171쪽)

 

명언으로 기록해 두고 싶은 말들

 

단점은 하나의 매력이 될 수 있는데도 모두 감추려고만 한다. 단점을 지혜롭게 활용하면 된다. - 코코 샤넬 (145쪽)

 

스무 살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에서는 당신의 가치가 묻어나온다.- 코코 샤넬 (149쪽)

 

불행한 처지가 되면 사람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 마리 앙투아네트. (173쪽)

 

다시, 이 책은? - 역사적 사건, 해석하기

 

저자는 이 책을 기록한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책을 통해 단지 재미만이 아니라 작게나마 역사에 대한 혜안과 통찰을 얻기를 바란다. (7쪽)

 

그런 혜안과 통찰을 얻기 위해, 이런 기록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해석이 가능할지 생각해 보자.

 

<앙투아네트 왕비를 향한 페르센 백작의 은밀하고 독한 사랑>

 

1792년 2월 13일 늦은 밤, 페르센은 국왕 부부가 감금되어 있는 튀일리 궁에 침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감시의 눈을 피해 작은 방에서 은밀히 앙투아네트와 다시 만났다.

다음날 아침까지 페르센은 궁을 떠나지 않고 거기서 밤을 보냈다. 그는 일기에 다음과 같이 썼다.

“그날 밤 나는 그 궁에 머물렀다.”

이 간결한 한 문장이 많은 사람의 상상력을 발동시켰고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36쪽)

 

이런 기록 한 줄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이 자기들의 생각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로, 혹은 가십거리로 만들어 써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으면, 역사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역사적 흥밋거리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기록이라 할 것이다.

 

그 밖에 다른 해석도 있는데....(35쪽)

일설에 따르면 ....(120쪽)

스탈린의 죽음을 둘러싼 몇 명 유력자의 증언이 제멋대로 엇갈려 있어서...(290쪽)

 

이런 전제를 가지고 이 책을 읽었는데, 역사는 의외로 흥미로운 사실로 가득하다는 것, 해서 역사에서 의미를 챙겨 보면서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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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인공지능 수업
김진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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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인공지능 수업

 

인공지능은 예전에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먼나라의 이야기였다. 아니 먼나라도 아니고 별나라에서나 있음직한 별세계의 이야기였다. 한데 지금은 바로 옆에 와있는 현실 세계의 이야기가 되었다. 해서 이젠 인공지능을 모르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런 책, 반갑다. 잘 새겨 읽어야 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탄생부터 시작하여 현재의 상황과 더 나아가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까지 고루 다루고 있다.

 

먼저 이 책을 통하여 인공지능을 간단히 요약해보자.

 

먼저 그 개념이 궁금하다. 인공지능, 인공지능 하는데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지?

흔히 인공지능 하면 이세돌과 대국한 알파고를 떠올리는데, 그런 종류의 인공지능만 인공지능인가,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그다음 인공지능은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가? 그 역사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인공지능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분명 그 시초가 있고 발전과정이 있을 것인데, 그것이 알고 싶었다.

 

그 다음에,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도 궁금하다.

인공지능은 우리 실생활에 깊숙하게 파고 들어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인공지능에 의해 작동되는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설령 그것이 인공지능인지 아닌지를 모른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에, 그것들의 정체를 더 알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의 원리는 무엇일까? 인공지능은 어떻게 해서 인공지능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인공지능은 ‘학습 기능을 갖춘 컴퓨터’이기에 그 학습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과연 앞으로 인공지능은 어떻게 발전할까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발전해온 속도를 보면, 앞으로는 그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인데, 그러한 미래 전망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니 말이다.

 

인공지능이란?

 

인공지능의 개념은 이제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다양하게 정의를 해야 하는데, 표로 살펴보자.

 

 
 

인공지능은 어떻게 출현했나?

 

이런 말로 인공지능의 출현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관심을 받게 되고, 컴퓨터 기술과 더불어 기계 기술 또한 발전하면서 옛날 신화에서만 접하던 인공 인간들이 인공지능과 연결된 로봇 연구로 나타났다. (34쪽)

 

그러니 인공지능에 관한 ‘생각’은 신화시대부터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들이 점차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서 현재의 인공지능으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특징, 몇 가지 짚어본다.

 

인공지능 기술은 다른 기술과 접목해 그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성능을 한 단계 높여주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43쪽)

 

지능화 사회의 상징이 되었다.

지능화 사회는 사회 전반의 환경이 인간을 중심으로 해서 똑똑해지고 지능화되어 삶이 편리하고 윤택해지는 사회(56쪽)를 말하는데, 인공지능은 그러한 지능화 사회를 상징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시스템을 이용해 삶의 수준을 높이고,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많이 개발되어 삶을 편히 살 수 있게 해준다. (......) 그래도 인공지능의 목적은 개인의 편리한 삶을 위해 좀더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면서 많은 사람이 윤택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59쪽)

 

현재 활용되는 인공지능 종류 (59-64쪽)

 

자연어 처리, AI 스피커, 자율 주행,

물체 인식, 이메일 스팸 처리, 개인 맞춤형 추천, 스마트 교통 통제

 

위의 사항중 자율주행 차량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나머지는 일단 경험해 본 것들이라 인공지능이 우리 옆에 와 있다는 말이 실감이 된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우리 사람이 인공지능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이다.

우리가 인공지능에 비하며 아무래도 능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그래도 이런 말은 우리 인간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이니 다행이다.

 

사람의 두뇌는 매우 다양한 문제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과 차이가 크다. 하나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여러 문제를 해결하게 하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문제 특성이 다양해질수록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어려운 점이 많아진다. 인공지능의 생각 능력 또는 추론이 과연 사람 수준까지 도달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언젠가는 충분히 가능할 거라는 의견과 사람의 생각 능력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해서 이를 개발하기는 불가능할 거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71쪽)

 

이 책에서 하나를 꼽으라하면?

 

part 5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법>을 꼽을 것이다.

우리가 활용하는 인공지능, 이제 겉의 모습만 보고 활용하는 단계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움직이게 하는, 그 속에서 인공지능을 인공지능이게 만드는 그 원리, 작동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이 파트에서 그걸 잘 살펴볼 수 있다.

 

규칙기반 시스템의 원리와 활용분야

진화와 유전자의 알고리즘

센서퓨전의 개념과 활용분야

컴퓨터 비전의 원리와 응용분야

로봇과 자율주행

AI 반도체의 원리와 종류

인공생명과 인공지능의 차이점

 

다시, 이 책은?

 

인공지능은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러니 이런 말 새겨두어야 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기술을 받아 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미래의 인공지능은 지금보다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테고, 점차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우리와 같이 생활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인공지능을 우리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이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67쪽)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 특히 과학쪽에 관심을 끊지 않고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고,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뭐 책 몇 권 읽는다고 되겠느냐만, 그래도 애를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책 제목은 『나의 첫 인공지능 수업』이지만, 처음 받는 수업은 분명 아니다. 그래도 책 제목도 내용도 은근히 친화적이라,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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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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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숲

 

숲을 거닌다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는다.

분명 예전에 본 것들이 분명한데, 숲속에서 보니 또 새롭다.

또 처음으로 만나는 것도 있다.

 

인문학을 새롭게 만나게 되는 책이다.

 

먼저 인문학이란 말의 유래, 알아보자.

 

후마니타스는 기원전 55년 로마의 키케로가 정의한 개념이다. 그로부터 약 1,400년이 지난 14세기에 이탈리아 인문주의자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가 스튜디아 후마니타스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의 문명 지형도를 바꿔놓은 인문주의의 화두는 바로 인간이었다. (4쪽)

 

저자는 바로 그런 인문학의 숲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고전의 나무들과 명저의 꽃들을 이 책을 통해 어렵지 않은 문체로 소개해 현대인의 감성을 풍부히 가꿔줄 수 있는 교양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려 한다(5쪽)며, 모두 33편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공자의 『논어』부터, 윤동주의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까지,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인문학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을 통해, 그간 읽어왔던 책들을 다시 한번 새롭게 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기쁜 일이다.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을 어디에서 착안했는가?

 

그간 토인비가 주창한 역사의 원동력이 ‘도전과 응전’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내용만 알았지 그 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가는 알지 못하였다. 토인비의 명저 『역사의 연구』를 읽지 않는 탓이다. 이 책에서 그것을 알게 된다. 책을 읽는 기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토인비는 괴테의 희곡이자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인 『파우스트(Faust)』에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 발전의 원리를 발견했다. ‘진리’ 탐구에 매진하려는 파우스트 박사의 의지를 꺾으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전’과 이에 대응하는 파우스트의 ‘응전’을 그려낸 『파우스트』의 「천상의 서곡」 편에서 토인비는 역사 해석의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114쪽)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학생시절 ‘그리스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그리스어로 시를 즐겨 썼다고 한다. 독일 문학에도 밝았던 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으며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전에 대한 파우스트 박사의 응전을 발견하는 순간,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연속”으로 규정했다. 토인비의 명저 『역사의 연구』는 문학과 역사학 간의 ‘통섭’이 맺은 결실이었다. (221쪽)

 

『어린 왕자』, 그 의미를 찾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여러별을 거쳐 지구에 도착한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었다. 그가 만나는 많은 별들의 거주인들, 그 중에 우리가 새겨볼 사람은 누구일까?

언뜻 보면 모두가 의미없는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그중에서 의미있는 일을 찾아볼 수 있다면?

  어린 왕자의 맑게 빛나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다섯 번째 별에 살고 있는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 아닐까? 그는 자신의 유익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편리와 안정을 위해서도 다른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다. 또다시 라인홀드 니부어의 가치론에 비추어 본다면 가로등 켜는 사람은 어떤 일을 궁극적 가치로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197쪽)

 

저자가 말하는 라인홀드 니부어의 가치론은 이런 내용이다.

 

미국의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부어는 그의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 사회』에서 가치를 도구적 가치와 궁극적 가치로 구분한다.

도구적 가치는 돈, 권력, 명예, 지식 등을 말한다.

궁극적 가치는 사랑, 나눔, 상생, 공동의 행복과 같은 것이다.

그는 도구적 가치는 궁극적 가치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5쪽)

 

호메로스를 텍스트로 만든 사람은?

 

그간 호메로스를 공부하면서 호메로스의 서사가 어떻게 문자로 기록이 되었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비로소 그 사람을 찾았다. 알렉산드리아의 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os). 반갑다.

 

기원전 2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os)가 각 지역에서 떠도는 수많은 문자 텍스트를 모아 하나의 교정본 텍스트를 만들었다. 아리스타르코스가 양피지에 필사한 이 통합본 텍스트는 그로부터 약 1,600년이 지난 서기 1488년에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에 힙입어 오늘날과 같은 책의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만약 호메로스를 실존인물로 인정한다면 그는 서양 최초의 문학작품을 지은 시인이 된다. 이야기를 문자로 기록하지 않은 음유시인이라 할지라도 그의 이야기는 서사시의 근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리스와 트로이를 중심으로 에게 해를 거쳐 소아시아 지역에 이르는 고대문명의 찬란함과 장엄함이 영화 <트로이>의 스펙터클처럼 생생히 펼쳐진다. (227쪽)

 

그런데 시오노 나나미의 책에서 이런 글도 읽었다는 것, 비교할 겸 기록해둔다

 

당시 교과서는 오늘날 세계 문학사의 걸작으로 인정받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였다. 이를 능가하는 교과서는 없었다. 소년들은 영웅 아킬레우스나 지장 오디세우스가 된 기분으로 낭독하고 암송했을 것이다. (『그리스인 이야기』, 1권, 시오노 나나미, 66쪽)

 

구전으로 전해지던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양피지에 필사하는 방법으로 ‘정본화’한 사람도 페이시스트라토스였다.아테네 학교에서 그것을 사용하게 되면서 교사들이 한결 편해졌다. 더 나아가 세계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 작품들을 읽는 후대 사람들까지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작업한 원본을 그리스어로 읽거나 여러 나라의 언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위의 책, 93쪽)

 

페이시스트라토스는 고대 아테네의 참주(B.C. 600?~B.C. 527)를 말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한 문장, 기억하고 새겨두고 싶다.

 

‘통섭’의 책읽기를 젊은이들도 독서문화로 본받는 것은 어떨까?

특히 대학생들은 전공분야에만 갇혀있지 말고 비전공 분야의 양서들도 폭넓게 읽으면서 서로 다른 학문들 사이의 접점을 찾아보자. 다양한 학문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통섭’의 책읽기를 대학생의 독서 문화로 받아들여 보자. (220쪽)

 

나는 독서의 모습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섭의 책읽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새겨본다.

 

그런 독서를 한다면, 인문학의 그윽한 숲속을 거닐며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길‘을 걸어가는 기쁨과 책을 읽는 즐거움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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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강상규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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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기 전에 한번 승용차에 타보는 것은 어떨까?

차 운전석에 앉아, 차 안에 설치된 거울을 살펴보도록 하자

거울이 모두 몇 개인가?

 

우선 운전석 앞 상단에 설치된 백미러가 있고, 또 밖에는 사이드 미러가 있다.

왜 거울이 여러 개가 필요할까?

 

3차원의 세계인 입체적인 공간을 2차원의 평면 거울 하나에 완벽하게 담아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기에 여러 개의 거울이 필요한 것이다. (19쪽)

 

저자는 왜 이런 말로 다중거울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다중거울’이란 용어를 사용해서 역사를 보는 관점을 이야기한다.

 

다중거울을 활용한다는 것은 항상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를 보고 세계를 보는 것이 좋다는 정도의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21쪽)

 

이런 저자의 충언, 감사한 일이다.

 

독자 여러분도 각각의 시각이 갖는 장단점을 이해한 후에 역사를 보는 하나의 정형화된 시각을 고집하는 것보다 역사를 보는 다중거울을 구비하고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활용하는 안목을 갖는다면, 역사가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서 한층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5쪽)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근대 동아시아를 ‘다중거울’과 ‘추체험’을 통해 동아시아 근대사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비판적이고 균형감 있게 음미한다. (8쪽)

 

저자의 시대구분

 

19세기 후반 : 아편전쟁에서 청일전쟁 직전까지,

20세기 전반 : 청일전쟁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 종결까지,

20세기 후반 : 일본의 패전에서 냉전의 종언까지,

21세기 초반 : 탈냉전에서 현재까지.

 이를 정리한 도표,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어 옮겨놓는다.

 


 

19세기 후반 : 아편전쟁에서 청일전쟁 직전까지,  

 

동아시아의 19세기는 문명사적 전환기로서 외래의 문명기준에 따라 고유의 문명기준이 뒤집히는 ‘문명기준의 역전’의 시기였다.(167쪽)

 

아편전쟁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인식 차이

 

아편전쟁은 의외로 중국 정부에 위기감을 주지 못했다. 아편전쟁은 영국에는 국가 차원의 전쟁이었으나 중국은 아편전쟁을 지방 차원의 사건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편전쟁에서 매우 강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아편전쟁은 서양 국가들의 침략성과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본성을 서양에 대한 일본의 전통적인 관념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오랑캐를 배척한다는 양이론이 일본 열도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해 들어갔다. (99쪽)

 

그럼 조선은 어땠을까?

 

매년 수차례에 걸쳐 중국을 다녀오는 연행사절을 통해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난 등 중국의 내우외환의 상황에 대해 보고 받던 조선 조정으로서는 중화질서가 동요하는 것을 그저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며 집안 단속에 박차를 가할뿐이었다. (131쪽)

 

당시 상황에 대한 조선의 인식

 

조선은 당시 상황을 서양 오랑캐라는 새로운 위협적 요소의 증가라는 양적 차원의 변화로만 해석하려 했다. 그럼으로써 조선이 속해있는 동아시아 질서 자체가 근저에서부터 질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예측하고 대응하지 못했다. (134쪽)

 

20세기 전반 : 청일전쟁에서 아시아·태평양전쟁 종결까지,  

 

이 시기는 극단의 시기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인류가 과학기술 혁명 등에 힘입어 전에 없는 풍요로움을 구가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전쟁 등을 비롯한 광기와 학살, 혁명과 파괴와 같은 상처로 얼룩진 시대였다. (167쪽)

 

동아시아의 20세기는 ‘근대 따라잡기’의 세기라고 할 수 있다.(167쪽)

 

서양의 제국주의와 일본의 제국주의가 다른 점은? (229, 280쪽)

 

서양의 제국주의는 유럽의 기독교 문명권 국가들이 다른 비기독교 문명권 국가들을 무력으로 제압하면서 진행되었다.

일본의 제국주의는 동일한 문명적 기반을 갖는 국가들에 이른바 ‘근린 제국주의’, 즉 가까운 이웃 제국주의를 펼쳐나갔다.

그래서 이런 행태를 보였다.

현실적으로 식민지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식민지와 제국 일본의 차이를 강조하는 문명과 야만의 논리를 적용했으며,

식민지로부터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때에는 ‘동양 평화론’, ‘동문동종론’을 비롯하여 아시아 지역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등 제국 일본의 내지와 외지의 ‘일체성’을 강조하였다.

 

20세기 후반 : 일본의 패전에서 냉전의 종언까지,  

 

동아시아에는 견고한 ‘전후체제’가 모습을 드러나게 된다. (295,388쪽)

첫째, 한반도의 적대적 분단체제,

둘째, 평화헌법과 미일 안보체제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경제우선주의,

셋째, 중국의 양안관계로 상징되는 두 개의 중국 체제

 

냉전이 종식되었으나 동아시아에는 국가간 분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20세기 불행했던 역사에 관한 진지한 대화나 성찰,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자기 중심적인 편의적 해석이 무성한 만큼 적대감과 두려움, 상호 불신이 뿌리깊게 존재하고 있다. (365쪽)

 

그래서 다음과 같은 사항도 그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에는 왜 집단안보기구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373쪽)

 

전후 유럽에서는 NATO를 중심으로 한 서방의 다자간 안보체제가 형성되었는데, 동아시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태국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과 각각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 중심의 양자 동맹체제가 형성되어 있을뿐, 다자안보체제는 형성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감 때문이다.

 

해서 동아시아 각국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이 국가의 비전을 설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태도는 여전히 문제가 되면 갈등의 소재로 남아있게 된다.

 

21세기 초반 : 탈냉전에서 현재까지.

 

911 사태로 시작한 21세기는 어디로 가게 되며, 동아시아는 어떤 현실과 직면하게 될까? 

동아시아는 미국의 테러전쟁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약하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통제하에 있으며 테러의 위협을 세계에서 가장 덜 느끼는 지역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변수가 나타났다 북한의 북핵문제이다. (384쪽)

 

※ 이 책에서 아주 유용한 부분 소개한다.

바로 <NOTE> 라는 항목이다.

 

저자가 본문에 기술한 내용 외에, 중요하고 또한 흥미있는 주제들에 대하여 상세하게 적어둔 것들인데, 본문을 이해하는 데는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에 관한 귀한 자료라 생각되는 부분이니, 책을 읽고 별도로 다시 한번 정리하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동아시아를 무대로 하여 벌어지는 역사를 통시성과 공시성을 겸하여 함께 살펴보는, 고급 역사서라 할 수 있다.

또한 동아시아도 단순히 그 지역만 살피는 게 아니라, 전 세계를 전제로 하고 동아시아를 살펴보고 있기에 동아시아가 세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조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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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보이는 명화 ㅣ 인문학이 뭐래? 2
햇살과나무꾼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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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보이는 명화 [인문학이 뭐래? 2]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1권, <책을 펴내면서>)

 

유홍준은 그 말을 그저 조선 시대 한 문인이 한 말이라고 했는데, 유영만은 그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고 있다.

 

정조때의 문장가인 유한준이 당대의 서화 수장가였던 김광국의 화첩 <석농화원>에 부친 발문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원문은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로 해석된다. 즉 원문에서는 ‘알면 사랑하게 되고’였지만 이를 유홍준이 ‘사랑하면 알게 되고’로 바꾼 것이다.

(『공부는 망치다』, 유영만, 11쪽)

 

어쨌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책이다.

 

『알면 보이는 명화』, 그림을 알게 해주고, 해서 그림을 제대로 보게 해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경우,

 

<모나리자>를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리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평면의 캔버스 위에 물체의 멀고 가까움을 담아내는 방법은 오랫동안 화가들이 고민하던 문제였다. 오랜 탐구의 결과 화가들은 멀리 있는 물건은 작게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법칙을 그림에 적용해 캔버스에 공간감과 깊이감을 불어넣었다. 이게 바로 미술에서 혁명과도 같은 발견이라고 일컬어지는 '원근법'이다. 그런데 다빈치가 새롭게 발견한 사실, 곧 멀리 있는 물체는 작게 보일뿐 아니라 윤곽이나 색채가 흐릿해 보인다는 사실은 원근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놀라운 지식이었다.

다빈치는 이 발견을 풍경화에 적용해 보았다. 멀리 있는 물체를 그릴 때 윤곽선을 선명하게 드러내지 않고 옅은 물감을 몇 번이고 덧칠해 형태가 뿌옇게 흐려지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그림의 깊이가 훨씬 생생하게 드러났다. 거기에다 풍경이 마치 뿌연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표현되어, 그 속으로 들어가면 어딘가 신비로운 세계가 나타날 것 같은 여운을 남겼다. (9-10쪽)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다빈치는 그 기법을 초상화에 적용하기로 한다.

바로 이것이 다빈치가 개발한 ‘스푸마토’ 기법이다.

윤곽선이나 경계선이 드러나지 않도록 색조를 아주 섬세하고 부드럽게 변화시켜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는 기법이 스푸마토 기법이다. 이렇게 하면 윤곽선이 연기 속으로 사라지듯 뿌옇게 흐려져 보는 사람에게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12쪽)

이런 기법을 썼다는 것을 알고, 이제 <모나리자>를 다시 보면 과연 어떻게 보일지?

 

모네와 칸딘스키, 서로 통한다.

 

모네로 대표되는 인상파의 그림 특징은 이렇다.

모네가 그린 <인상, 해돋이>를 살펴보자.

 


 

동이 틀 무렵 항구 위로 아침 해가 떠오르는 풍경을 그린 이 그림은 어디를 보고 그린 것인지 항구의 모습도 정확하지 않았다. 노를 젓는 사람은 사람 같다는 인상만 주었을 뿐 눈, 코, 입도 보이지 않고 형태 또한 뚜렷하지 않았다. (42쪽)

 

당시 화가들은 역사 속에 나오는 영웅 이야기나 신화처럼 교훈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즐겨 그렸는데, 인상파 화가들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주제로 다루었다. 그렇다 보니 이런 그림은 품위가 없고 집 안에 걸어두고 볼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은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기 위해 세부 묘사를 줄이고, 윤곽선을 무시하고 강렬한 원색을 붓에 찍어 빠르고 대담하게 색칠했다. (47쪽)

 

그렇게 시작된 인상파를 따라가다 보니, 뜻밖에도 칸딘스키를 만나게 된다.

 

<건초 더미 연작>

 

1896년 모스크바에서 프랑스 인상주의 전시화가 열렸다.

칸딘스키는 그 전시회에서 모네의 그림 하나를 보고 몹시 당황했다.

 

그가 당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칸딘스키는 그림을 보고 그것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아보지 못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그림은 아무리 봐도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안내 책자를 보고 제목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것이 건초더미인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그림은 칸딘스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도 모르고 본 그림이었는데, 색채가 어찌나 강렬했던지 화면 구석구석까지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였다. (176쪽)

 

그렇게 모네의 그림은 뒷날 칸딘스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큰 감동을 주었고, 칸딘스키가 추상 미술의 세계로 나아가는데 용기를 주었다. (180쪽)

 

자, 이제 직접 살펴볼 차례다.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 연작 중 하나를 보고 칸딘스키의 작품도 같이 감상해보자.

칸딘스키가 모네의 작품을 보고 무엇을 그린 것인지 몰랐던 것처럼, 우리도 칸딘스키의 작품을 보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모를 것이다. 그러니 그 작품에서 색채와 형태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추상화의 경지로 들어가보자.

 


 

 

칸딘스키는 색과 선, 면 만으로도 음악처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 인상파 화가들의 기법을 차용해서

 

위에서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은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기 위해 세부 묘사를 줄이고”라는 말을 인용한 바 있는데, 이 책의 서술 방법이 그렇다.

 

화가들을 다루면서 그들의 생애 전반을 다루지 않고, 마치 순간의 인상을 포착해서 그림을 그렸던 인상파처럼, 가장 중요한 시점의 일을 골라서 보여주고 있다.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린 것,

렘브란트는 <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가 중위에게 시민 사수대의 출발 명령을 내리다>를 그린 것을,

고흐는 고갱과 같이 지내던 시절을,

세잔은 볼라르라는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던 이야기를,

이밖에도 많은 화가들의 반짝이는 장면, 장면을 잘 묘사해 놓고 있다.

 

우리 화가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특기할 사항 하나는, 우리 화가들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신사임당, 정선, 김홍도, 장승업, 이중섭, 박수근.

 

우리 화가들이 그린 산수화에 대하여 이런 정리, 간단하게라도 해두고 싶다.

 

조선 초기까지는 우리 자연의 실제 모습을 그리는 전통이 없었다. 중국의 산수화를 그대로 모방한 관념 산수화가 유행했다.

 

조선 후기가 되어, 우리 산수의 아름다움을 그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렇게 해서 진경산수화가 탄생한다.

특히 김홍도는 치밀한 묘사와 대담한 구도로 우리 자연을 그려 진경산수화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67쪽)

 

조선 말기가 되자, 진경산수화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러한 흐름을 이끌던 사람이 김정희였다. 그는 진경산수화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면서 그 밑에 숨은 뜻을 표현하는 일에 소홀하다고 비판했다. (67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내용이 위인전이 아니라는 것, 말해둔다.

 

어린이용이라면, 내가 잘 못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먼저 어린이로 등장한다. 어린이인 주인공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성공한다는 줄거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은 전혀 그런 게 아니다.

다 큰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그의 생애 중 가장 특별한 것 한 두 가지를 선별하여 깊게 파고들어 보여준다. ‘순간 포착’이라고 할까. 그건 위에 인상파 기법이라고 말해 둔 바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단순히 지식을 얻는데 머물지 말고, 세계를 바라보는 더 넓고 깊은 시선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하는데, 그말 백번 맞는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세계와 그림을 바라보는 넓고 깊은 시선 얻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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