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인문학의 숲

 

숲을 거닌다는 기분으로이 책을 읽는다.

분명 예전에 본 것들이 분명한데숲속에서 보니 또 새롭다.

또 처음으로 만나는 것도 있다.

 

인문학을 새롭게 만나게 되는 책이다.

 

먼저 인문학이란 말의 유래알아보자.

 

후마니타스는 기원전 55년 로마의 키케로가 정의한 개념이다그로부터 약 1,400년이 지난 14세기에 이탈리아 인문주의자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가 스튜디아 후마니타스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의 문명 지형도를 바꿔놓은 인문주의의 화두는 바로 인간이었다. (4)

 

저자는 바로 그런 인문학의 숲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고전의 나무들과 명저의 꽃들을 이 책을 통해 어렵지 않은 문체로 소개해 현대인의 감성을 풍부히 가꿔줄 수 있는 교양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려 한다(5)모두 33편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공자의 논어부터윤동주의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까지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며인문학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을 통해그간 읽어왔던 책들을 다시 한번 새롭게 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기쁜 일이다.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을 어디에서 착안했는가?

 

그간 토인비가 주창한 역사의 원동력이 도전과 응전이라는 말을 들었는데그 내용만 알았지 그 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가는 알지 못하였다토인비의 명저 역사의 연구를 읽지 않는 탓이다이 책에서 그것을 알게 된다책을 읽는 기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토인비는 괴테의 희곡이자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인 파우스트(Faust)에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 발전의 원리를 발견했다. ‘진리’ 탐구에 매진하려는 파우스트 박사의 의지를 꺾으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전과 이에 대응하는 파우스트의 응전을 그려낸 파우스트의 천상의 서곡」 편에서 토인비는 역사 해석의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114)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학생시절 그리스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그리스어로 시를 즐겨 썼다고 한다독일 문학에도 밝았던 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으며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전에 대한 파우스트 박사의 응전을 발견하는 순간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연속으로 규정했다토인비의 명저 역사의 연구는 문학과 역사학 간의 통섭이 맺은 결실이었다. (221)

 

어린 왕자그 의미를 찾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여러별을 거쳐 지구에 도착한다그런데 궁금한 게 있었다그가 만나는 많은 별들의 거주인들그 중에 우리가 새겨볼 사람은 누구일까?

언뜻 보면 모두가 의미없는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인데그중에서 의미있는 일을 찾아볼 수 있다면?

  어린 왕자의 맑게 빛나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다섯 번째 별에 살고 있는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 아닐까그는 자신의 유익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편리와 안정을 위해서도 다른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다또다시 라인홀드 니부어의 가치론에 비추어 본다면 가로등 켜는 사람은 어떤 일을 궁극적 가치로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197)

 

저자가 말하는 라인홀드 니부어의 가치론은 이런 내용이다.

 

미국의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부어는 그의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 사회에서 가치를 도구적 가치와 궁극적 가치로 구분한다.

도구적 가치는 돈권력명예지식 등을 말한다.

궁극적 가치는 사랑나눔상생공동의 행복과 같은 것이다.

그는 도구적 가치는 궁극적 가치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5)

 

호메로스를 텍스트로 만든 사람은?

 

그간 호메로스를 공부하면서 호메로스의 서사가 어떻게 문자로 기록이 되었는지 궁금했었다그런데 이 책에서 비로소 그 사람을 찾았다알렉산드리아의 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os). 반갑다.

 

기원전 2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Aristarchos)가 각 지역에서 떠도는 수많은 문자 텍스트를 모아 하나의 교정본 텍스트를 만들었다아리스타르코스가 양피지에 필사한 이 통합본 텍스트는 그로부터 약 1,600년이 지난 서기 1488년에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에 힙입어 오늘날과 같은 책의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만약 호메로스를 실존인물로 인정한다면 그는 서양 최초의 문학작품을 지은 시인이 된다이야기를 문자로 기록하지 않은 음유시인이라 할지라도 그의 이야기는 서사시의 근원으로서 손색이 없다그리스와 트로이를 중심으로 에게 해를 거쳐 소아시아 지역에 이르는 고대문명의 찬란함과 장엄함이 영화 <트로이>의 스펙터클처럼 생생히 펼쳐진다. (227)

 

그런데 시오노 나나미의 책에서 이런 글도 읽었다는 것비교할 겸 기록해둔다

 

당시 교과서는 오늘날 세계 문학사의 걸작으로 인정받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였다이를 능가하는 교과서는 없었다소년들은 영웅 아킬레우스나 지장 오디세우스가 된 기분으로 낭독하고 암송했을 것이다. (그리스인 이야기, 1시오노 나나미, 66)

 

구전으로 전해지던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양피지에 필사하는 방법으로 정본화한 사람도 페이시스트라토스였다.아테네 학교에서 그것을 사용하게 되면서 교사들이 한결 편해졌다더 나아가 세계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 작품들을 읽는 후대 사람들까지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작업한 원본을 그리스어로 읽거나 여러 나라의 언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위의 책, 93)

 

페이시스트라토스는 고대 아테네의 참주(B.C. 600?~B.C. 527)를 말한다.

 

다시이 책은?

 

이 책에서 한 문장기억하고 새겨두고 싶다.

 

통섭의 책읽기를 젊은이들도 독서문화로 본받는 것은 어떨까?

특히 대학생들은 전공분야에만 갇혀있지 말고 비전공 분야의 양서들도 폭넓게 읽으면서 서로 다른 학문들 사이의 접점을 찾아보자다양한 학문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통섭의 책읽기를 대학생의 독서 문화로 받아들여 보자. (220)

 

나는 독서의 모습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섭의 책읽기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새겨본다.

 

그런 독서를 한다면인문학의 그윽한 숲속을 거닐며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길을 걸어가는 기쁨과 책을 읽는 즐거움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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