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 편지 왔습니다, 조선에서!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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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이 책은?

 

이 책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은 조선 시대 우리 조상들이 쓴 편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박영서. < 다시, 이 책은? > 참조.  

 

이 책의 내용은?

 

우리말 ‘시시콜콜하다’는 뜻이 두 가지인데, 다음과 같다.

1. 형용사 -  마음씨나 하는 짓이 좀스럽고 인색하다.

2. 형용사 - 자질구레한 것까지 낱낱이 따지거나 다루는 데가 있다.

 

그런 의미를 지닌 ‘시시콜콜한 편지’라는 제목을 붙인 이 책, 당연히 시시콜콜한 사연들이 들어있다. 그런 편지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시시콜콜하다고만 할 수 없다. 아니 그들에게는 시시콜콜할지 모르겠지만 후세에 읽어보는 우리로서는 결코 그게 아니다.

 

자식을 향한, 부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들을 당사자들은 시시콜콜하게 여길지 몰라도, 읽는 우리에게는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이런 글을 과연 시시콜콜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요즘 나랏일 하느라 죽겠습니다.

고을 수령이 되어서 좋아했는데, 부임하고 보니 제가 맡은 동네는

입에 풀칠할 거리는 적은데 일은 많아서 최악이에요.

세금 납부와 군인 모집은 당연하고, 봉수대 점검하랴,

뱃사공 색출하랴, 노젓는 군인들 만들랴, 조세 보내랴,

불시에 진상품 점검이나 군대 시찰이 내려오니

잠깐이라도 깜박했다간 위에서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조선 후기의 관료, 이주정(1750-1818)이 보낸 편지다. (151쪽)

 

정말 시시콜콜하다. 그러나 그게 바로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이다.

군인 모집은 어땠을까? 봉수대도 점검했구나, 뱃사공은 또 어디로 갔기에?

 

그런 역사 자료로 이 편지 훌륭한 가치가 있다. 우리 역사를 더 자세하게 알기 위해선 이런 편지, 더 시시콜콜해야 한다.

 

편지는 사연을 싣고

 

그런 편지들 참으로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아버지가 아들에게, 삼촌이 조카에게, 등등.

 

저자는 그런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저자가 요약한 편지의 내용, 그 타이틀로 먼저 음미해보자.

 

-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 다 사랑하니까 하는 소리야

- 우리가 남이가!

- 기축이 이놈아 내 돈 내놔라

- 나랏일 하기 더럽게 힘드네!

- 우쭈쭈, 내 새끼들

- 사랑한다는 말은 다 거짓이었나요?

- 죽지 못한 아비는 눈물을 씻고 쓴다

- 오늘도 평화로운 우리 집구석.

 

각 장의 타이틀인데, 이것만 읽어도 무슨 사연들이 오갔을지 감이 오지 않는가?

 

조상들의 ‘감정 표현법’을 배운다.

 

우리 조상들은 상대방을 향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다스렸을까?

저자는 조선 시대 편지들을 소개하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감정들을 현대식으로 재가공하여 보여준다.

 

미암 유희춘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가 있다. 그 편지 내용이 어떤지, 그 내용을 그의 부인이 보낸 답장을 읽어보면서 유추해보자.

 

당신, 편지에 뭐 “날 위해 여색(女色)을 참았다”라면서

엄청 생색내더라?

아니, 군자(君子)가 행실 거지를 다스리는 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어떻게 아녀자를 위해 그랬다고 할 수 있겠어?

당신이 똑바로 배웠다면 당연히 욕심이 나지 않을 텐데,

뭘 했다고 내가 은혜 갚기를 바라?

고작 3, 4개월 동안 홀아비 노릇 좀 했다고

온갖 고결한 척하면서 생색을 낸다면 결코 담담하거나 무심한 사람이 아니지.

오히려 잡생각이 있다는 방증 아니겠어?

그런다고 내가 “아이고, 잘하셨습니다”라고 할 줄 알았어? 어이구

당신 곁에 친구도 있고 부하직원들도 있어서,

당신이 행실을 곧게 한다면 자연스레 소문이 날 텐데, 굳이 편지까지 보낼 건 또 뭐래.

아무래도 당신은 겉으로 성인군자인 척은 다 하면서,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병폐가 있어. 당신이 그러니까 괜히 의심되는걸?

당신은 몇 달 동안 홀아비 노릇 했다고 글자마다 생색을 냈지만,

솔직히 나이 60에 홀아비 노릇 하면 오히려 건강에 득이 되는 거지,

나한테 득 될 건 하나도 없어. 뭐 당신은 높은 자리에 있는

공무원이니 수개월 동안의 홀아비 노릇이 쉬운 일이 아니란 건 모르지 않지만.

그리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하던 홀아비 노릇, 생색이나 내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 1570년, 아내가, 『미암일기』 [漢] (58쪽)

 

이 편지를 읽고, 이 글을 읽고 웃음짓지 않을 독자는 없을 것이다.

부부간에 오고간 내용이 떠오르니, 그 정겨움이 미소를 유발하는 까닭이다.

 

저자는 이 답장 편지를 쓰게 한 유희춘의 편지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전해준다.

<유희춘은 ‘서울에서 관직 생활을 하며 외간 여자들을 가까이하지 않았으니 나 좀 괜찮은 듯’하며 은근한 자랑을 담아 편지를 보냅니다.>

 

그렇다면, 두 부부 사이는 어땠을까?

좋다, 나쁘다, 로 나눈다면, ‘좋다’에 모두 O 표를 던질 것이다.

물론 이 편지는 저자가 과감하게 현대어로 재가공한 것이기 때문에 조선 시대의 표현 그대로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 속에 들어있을 감정은 잘 드러냈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편지글이 소개된 이 책 여기저기서 우리 조상들은 그렇게 살았구나, 하는 끄덕임이 일어난다.

 

조상들의 지혜를 배운다.

 

이 책에서, 그 어느 하나라도 버릴 것이 없다.

아들 꾸짖는 방법도 나오고, 아내와 정을 나누는 은근한 방법도 나온다.

살림살이 지혜도, 나라일 하는 것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배울 수 있다.

 

또한 편지깨나 쓰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독서하는 얘기도 나온다.

초록을 만든다. 초록 한 권을 만들었다. (65쪽) 이런 식으로, 진지하게 시시콜콜하게 편지 쓰고 있다.

이런 얘기 하려면 한이 없다. 그래서 줄인다.

 

이런 최신식 말을 조선 편지글에서 배운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령부득의 단어들을 많이 만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문장의 앞 뒤를 살펴보면 대충 무슨 말인가 짐작이 가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대충때려잡기’로는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최신식 말이 등장한다.

 

오랜 세월 ‘곰신’으로 지낸 아내 신창 맹씨는 이 편지를 소중히 간직했던 갓 같습니다. (52쪽)

곰신?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말 중 하나로써, 고무신을 줄여 이르는 말이다.

군대 간 남자 친구나 애인을 기다리는 여자들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결혼 풀코스는 현대의 ‘스드메’ 준비만큼이나 비용과 시간이 상당했습니다.> (55쪽)

 

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몰라도 ‘스드메’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사전을 찾아보니,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줄여 이르는 말>이라 나온다.

 

힙스터 (hipster) (67쪽)는 또 무엇?

<1940년대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서, 유행 같은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이르는 말. ⇒규범 표기는 미확정이다.>

 

참,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변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어디 그뿐인가? 저자 소개부터 그렇다.

저자는 박영서, <어릴 때부터 절에서 자라 뭣도 모르고 출가(出家)하여 승려가 되기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속세에는 참 재미있는 것들이 많더군요. 먹고살기 위한 소박한 삶을 살면서, 동시에 그 모든 재미있는 것들을 소소하게 파고드는 ‘덕질’을 이어갔습니다. ‘덕질’을 밑천으로 삼아 <딴지일보>에 역사, 사회, 정치, 문화, 종교 등 조잡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덕질’에 밑천이 바닥나자 나이 서른에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부에 입학했습니다. 열 살이나 차이가 나는 동기들 덕분에 또 다른 재미를 느끼는 중입니다. 역사, 철학, 종교, 문학. 어떠한 장르든 제가 찾은 ‘재미있는 것’을 ‘모두가 재미있어 하는 것’으로 바꿔놓는 것이 제 관심사입니다. 그렇게 쭉, ‘지속 가능한 덕질’을 이어가고 싶을 따름입니다. >

 

저자 소개에 자꾸만 덕질, 덕질 하길래 무슨 말인가 알아보았다.

‘덕질’이 무엇인지?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을 말한다.

 

아, 그게 덕질이구나! 책 쓰는 사람이면 다 하는 일이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고 비교하고들 하는데, 그게 바로 덕질이구나.

 

나는 또 하나 배운다. 이 책 참으로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그래서 저자의 지속가능한 덕질, 계속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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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관소의 외계행성 이야기
지식보관소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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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관소의 외계행성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지식보관소의 외계행성 이야기』는 우주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만드는, 지식 체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지식보관소, <21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우주와 물리학과 관련된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주인공 디덜러스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자리매김한다.

 

스티븐 디덜러스

기초반

클롱고우스 우드 학교

샐린스 마을

칼데이 군

아일랜드

유럽

세계

우주 

(『젊은 예술가의 초상』, 민음사, 25쪽)

 

그가 생각한 그의 자리, 그는 우주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생각한 우주는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어디까지가 그의 우주였을까?

태양계, 은하계? 또 다른 어떤 곳?

그가 만일 ‘외계 행성’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우주’라는 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계 행성에 관한 이야기는 과학계에서 금기사항이었다.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건 공상과학소설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9쪽)

그러니 영화나 공상 과학 소설에서만, 외계행성이 등장하곤 했다.

 

우리가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외계 행성은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 <인터스텔라>의 밀러 행성인데, 그런 외계행성은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영화 속의 상상에 불과한 것인가?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사람들의 우주관이 바뀐 것이다. 외계 행성의 발견으로.

1995년 미셀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 연구팀이 천재적인 아이디어로 세계 최초로 외계행성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11쪽)

그들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노벨상도 인정할 정도니, 이제 외계행성의 존재는 확실해진 것이다.

 

외계 행성이란 무엇인가?

 

우주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안드로메다은하’라는 다른 은하도 존재한다. 이렇게 태양계를 벗어난, 다른 항성계에 존재하는 행성을 외계 행성이라 말한다. (26쪽)

 

외계행성은 외계항성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외계 항성을 일정한 주기로 하여 공전하고 있는 게 외계행성이다.

 

외계 행성은 어떤 게 있을까?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외계항성과 그것을 공전하고 있는 외계행성은 다음과 같다.

 

페가수스 51 / 페가수스 자리 51b

게자리 55 / 게자리 55b

HD 209458 / HD 209458 b

HR 5183 / HR 5183b

백조자리 16 / 백조자리 16 B/ 백조자리 16 Bb 외

 

외계 행성 이름을 붙이는 법 :

 

위에 소개된 외계항성과 외계행성의 이름을 들으면서, 뭔가 감을 잡았을 것이다.

외계행성의 이름은 중심별의 이름 바로 뒤에, 발견된 순서에 따라 영어 소문자로 알파벳 b부터 차례대로 붙이는데, 이때 a는 사용하지 않고 b부터 쓴다,(112쪽)

이 알파벳 순서는 발견된 순서일뿐 모항성까지의 거리와는 무관하다.(112쪽)

다만 HD 10180은 모항성에 가까운 순서대로 번호를 붙였다 (114쪽)

 

어떻게 발견했을까, 방법은?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 중 중요한 것으로 시선속도법과 통과관측법이 있다.

 

시선속도법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빛의 스펙트럼은 파장이 짧아질수록 자색(보라색)에 가까워지고 길어질수록 적색(빨간색)에 가까워진다. 이것을 ‘도플러 효과’라고 부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은하들은 계속 멀어지고 있고, 우리가 관측하기엔 멀리 떨어진 은하들이 모두 적색인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적색편이’라고 부른다.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 연구팀은 페가수스 51이라는 별에서 이런 스펙트럼의 변화를 찾아낸 것이다.(33쪽)

 

이렇게 기본적으로 외계행성의 영향으로 모항성이 흔들리는 현상을 통해서 외계행성의 존재를밝혀내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통과관측법이 있다.

외계행성이 외계항성을 도는 동안, 외계행성과 외계항성이 일직선상에 놓이게 될 때 모항성의 별빛이 어두워질 수 있다. 낮에 태양이 달에 의해 가려지는 월식 같은 일이 외계행성의 경우에도 일어나는 것이다. 즉 외계행성이 통과하는 동안 항성의 밝기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하여 외계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통과관측법이다.(57,81쪽)

 

이렇게 해서 외계행성은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외계행성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어,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이용되었다. 본래는 2012년에 임무가 종료되어야 할 케플러 우주망언경은 2018년까지 지속되고, 그 뒤로 2018년에 발사된 테스 망원경이 임무를 지속하고 있다. (172쪽)

또한 과학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를 위한 하벡스라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173쪽)

 

다시, 이 책은? - 외계행성 발견의 의의

 

외계행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발견한 외계 행성에 실제 생명체가 살 수 있는가를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마치 태양계에 있는 화성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인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외계 행성에 대기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성분이 있는지, 산소나 물, 이산화탄소, 질소 같은 화합물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 단순히 태양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태양계 외에도 수많은 외계가 있다는 것, 외계행성의 발견으로 더 확실하게 되었다.

이제 그런 존재로 인해, 우리의 우주인식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후손들은, 지금 우리가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외계 행성들,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 <인터스텔라>의 밀러 행성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한 외계행성의 존재를 알았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주’를 달리 생각하게 된다. 안드로메다은하 같은 것들이 더 있다는 것, 그게 우리 위 하늘에 있다니, 이 책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덕분에 우주관, 세계관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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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튀기는 인문학
곽경훈 지음 / 그여자가웃는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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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튀기는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침 튀기는 인문학』은 인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인문학이 왜 필요한지를 증명하고 있는, 가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곽경훈, [모험과 여행을 동경해서 종군기자, 인류학자, 연극배우,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현실과 타협해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독서광답게 의사학(medical history)에 관심이 컸는데 군복무 후에 임상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응급의학을 전문 분야로 선택했다. 그러고도 글쓰기에 대한 꿈만은 포기할 수 없어서 〈의사가 뭐라고〉와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라는 두 편의 의학 에세이, 그리고 아동용 소설 〈의사 노빈손과 위기일발 응급의료센터〉를 적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침 튀기는 인문학』은 <기존 집필 분야에서 벗어나 침이란 주제로 역사, 의학, 신화, 전설, 민담을 약간의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엮은 책>이라는 소개글처럼, 저자의 인문학적 성찰이 빛나는 글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저자는 이야기꾼이다.

역사에서, 의학에서, 신화에서 그리고 전설과 민담에서 이야기거리를 꺼집어내, 잘 조제하여 내놓는다.

 

각 이야기의 성분을 분석해 보자.

 

이집트인들이 마셨던 음료 맥주에 들어갔던 인간의 침, - 역사

광견병, 황열병, - 의학

도쿄 지하철 테러에 사용되었던 사린가스, - 의학

침과 피(좀비와 드라큘라), - 민담과 전설

재증걸루와 개로왕 이야기에서 따온 침 뱉기, - 역사

볼거리와 MMR 백신, - 의학사

파블로브의 개 실험, - 역사와 의학

HIV 바이러스와 에이즈, - 의학

신화 속 침으로 태어난 인물, - 신화 (북유럽 신화)

루 게릭병, - 의학, 스포츠

클레오파트라와 코브라 침, - 역사, 의학

인플루엔자와 비말 감염, - 의학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와 물린 자국의 법적 증거 능력, - 범죄학, 의학

마르코 폴로가 경험한 동방의 나라의 침 뱉기 예절 - 역사

 

침으로만, 침으로는

 

이 책 제목이 『침 튀기는 인문학』인만큼 침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저자가 의사이니 당연히 침과 병이 연결되는 것이 소재가 된다.

먼저 이런 것 짚고 가자. 침으로만 전염되는 병이 있고, 침으로는 전염되지 않는 병이 있다. 광견병과 에이즈 얘기다.

그중 먼저 침으로만 전염이 되는 광견병 바이러스는 침으로만 감염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새로운 개체로 건너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감염된 개체가 감염되지 않은 개체를 무는 것이다. (25쪽)

 

에이즈는 혈액을 통해 전염되고 침이나 소변으로는 전염될 가능성이 희박해서 성행위와 같은 아주 밀접한 접촉이 아니라면 결코 위험하지 않다. (158쪽)

 

클레오파트라의 죽음

 

이 책에는 13개의 이야기 꼭지가 있는데, 그중 압권은 아무래도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을 얘기하는 꼭지가 아닌가 한다.

 

클레오파트라는 독으로 죽었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독사를 이용해서, 물려 독에 죽었다고 한다. (214-215쪽)

그러면 어떤 뱀의 독을 이용했을까?

 

독이 있는 뱀은 두 가지이다. 코브라와 살무사.

그런데 그것들에 물린 증상은 각각 다르다.

코브라는 상대의 근육 깊이 독을 주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의 성분이 주로 신경독과 심장근육에 손상을 주는 물질이다. 물린 부위의 극소 증상은 심하지 않아 무섭게 부어오르거나 조직이 급속히 괴사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신경가스 같은 독가스를 흡입했을 때처럼 호흡 근육이 마비되거나 갑작스레 일어난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반면 살무사는 다르다.

살무사는 상대방의 근육 깊숙이 독을 주입할 수 있어서 독의 성분이 주로 조직 괴사와 혈액 응고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이다. 물린 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괴사도 급속히 진행되며 형액 응고 장애로 뇌출혈이나 심각한 복부 장기 출혈을 일으켜 사망하게 된다.

 

살무사의 독으로 죽는다면, 독에 물린 자리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괴사가 급속히 진행되어 시커멓게 변하고 혈액 응고 장애와 복부 장기 출혈로 바닥에 피를 잔뜩 토했을 것이다. 반면 코브라 독에 죽는다면, 깊은 잠에 빠지듯 차분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클레오파트라가 선택할만한 죽음은 어떤 것일까? 코브라, 살무사?

만일 당신이 클레오파트라라면, 어떤 독으로 죽을 것인가?

 

집단면역 (119, 120, 124쪽)

이 책으로 집단 면역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전염병이 유행하려면, 많은 수의 ‘면역 없는 사람’이 필요하다.

특정 집단에서 ‘면역 있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면 전염병은 유행하기 어렵다. 설사 한 두 사람이 걸려도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면역력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커서 유행을 오래 이어갈 ‘연결고리’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 면역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집단 전체가 지니는 면역으로 실질적으로 전염병의 유행을 좌우한다.

 

다시. 이 책은?

 

또한 드라큘라와 좀비를 비교하는 꼭지도 아주 흥미있는 내용이다.

상상속의 존재, 오직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드라큘라와 좀비는 각각 피와 침으로 구별된다.

피를 빨아먹는 드라큘라는 사악하지만 이성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반면 좀비는 외모부터 다르다.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뇌는 전혀 작동되지 않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피와 침의 차이는 그렇게 명확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침,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침이 없다면 사람은 살지 못한다. 그 정도로 침의 역할이 대단하다.

 

먼저 침은 섭취한 음식물을 씹을 때 치아의 마모를 막아주는 윤활 작용을 한다.

물리적으로는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고, 화학적으로는 아밀라아 제 같은 소화 효소의 작용으로 기본적인 소화를 돕는다.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유해 미생물의 번식도 막아준다.

이런 기능을 감당하려면, 항상 입안이 촉촉해야 해서, 침이 끊임없이 만들어져야 한다.(196쪽)

 

이런 침, 보통 사람은 하루에 1,5 리터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침은 하루 내내 만들어지고 자연스레 삼키곤 한다.

 

이렇게 우리 몸을 지탱하고 어느새 삼켜지는 침, 그 침이 대단하지 않은가?

이 책으로 침을 제대로 알게 되니, 그동안 무심했던 침에 대해 새롭게 대하게 된다.

 

입술에 침 한번 바르지 않고 하는 얘긴데, 이 책, 침을 소재로 한, 인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의미와 재미, 그리고 흥미를 가득 담은, 인문학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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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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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이 책은?

 

이 책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는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배우는 ‘맛있는 문장’ 쓰는 47가지 규칙>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하루키의 글쓰는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나카무라 구니오.

저자는 <하루키 자신보다 하루키를 더 잘 아는 하루키스트>로 이름난 사람인데, 이 책에서 하루키의 글쓰기 비법을 연구하여,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의 작가. 많은 사람이 그의 책을 기다리는, 해서 신작이 나오면 몇 만부(?)가 하룻만에 팔리는 대단한 작가다.

워낙 다작인데다 작품 하나 하나가 전부 문제작인지라,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은 바가 있다. 그의 책만이 아니라, 그에 관한 책도 몇 권 읽었다. 그를 제대로 이해하고 읽기 위해서다.

 

이 책도 하루키의 글에 관한 책이다.

그의 책을 분석하여, ‘하루키의 글쓰는 법’을 분석해 놓은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물과 테마 혹은 주제

 

수많은 책을 펴내고, 글을 쓰고 있는 하루키. 그의 글에서 일관된 테마를 찾아볼 수 있다면, 그의 글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형편에서 그의 책을 모조리 섭렵하고, 분석할 수는 없는 일, 따라서 이런 책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하루키 전문가인만큼, 하루키 글의 테마와 인물들의 성격을 여러모로 살펴 보여주고 있다.

 

하루키의 초기 3부작,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통해 형성된 ‘나’를 온전히 깨닫는 서사에 가깝다. (19쪽)

 

하루키 소설의 주제는 ‘상실과 상처’ (48쪽)

 

하루키는 ‘상실된 과거’가 ‘현재’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관심을 가진다. (48쪽)

 

하루키 소설의 여정을 통해 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49쪽)  

 

‘갑작스러운 실종’이나 ‘상실감’이 중요한 테마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81쪽)

 

이 작품 역시 등장인물들은 고립되어 있다.(105쪽)

 

인물들은 ‘고독’ 속에 갇혀 있고 기본적으로 외따로 존재한다.(125쪽)

 

하루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을 노래하는 음유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196쪽)

 

그의 글은? 그는 어떻게 쓰는가?

 

알고 싶었다. 그의 책과 글을 읽으면서, 과연 어떻게 글을 쓰고 있는지 그 줄기를 잡아보고 싶었다. 이런 나의 바람을 아는 듯, 이 책은 여러 각도로 그의 글을 분석하여, 그의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청자’가 없는 것처럼 쓰다가 바로 다음 문장에서 청자에게 말을 건네듯 문장을 적는다.(31쪽)

 

제목, 낯선 단어들의 연결로 인한 기묘한 불협화음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40쪽)

 

“음악이든 소설이든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리듬이다. 자연스럽고 기분 좋은, 그리고 확실한 리듬이 없다면 사람들은 문장을 계속 읽어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리듬의 중요성을 음악에서 배웠다.” (153쪽)

 

다시, 이 책은? - 편집자의 수고가 돋보인다.

 

한 가지. 책을 읽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라는 작품을 소개하는 글에서, 갑자기 “언젠가 왕십리에서 야식집을 하는 친구는 내게”(98쪽)라는 대목을 만났다.

이게 무슨 말? 일본에서 왕십리라는 곳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의문은 제 1장 <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에서 33가지의 작법을 소개하는 사이 사이에 하루키의 작품을 소개 해설하는 글에서도 계속되었다.

그런 게 보이자, 앞에서도 그랬다는 생각이 들어, 되돌아가 보니, 한국인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상황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35, 59, 78, 104, 167쪽 등등.

 

2020년 대한민국 기준, 빅맥 가격은 (78쪽)

한국에선 상실의 시대로도 잘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은...한국에선 처음 번역된 하루키의 작품이다. (104쪽)

 

이 책에는 하루키의 작품 17개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글속에 우리나라 냄새가 나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책을 다 읽고나서, <에디터의 픽>이란 글에서 비로소 그게 편집자의 글인 줄 알게 되었다.

“여기에 보너스로 한국 식당에서 마련한 하루키 대표 작품 서평.....”(275쪽)

 

하루키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가 쓴 글 외에 편집자가 새로운 글을 첨가하여, 하루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게 애를 썼다는 것. 알아주시기를.

 

여기에 다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저자는 하루키의 기법을 자세하게 작품별로 소개하고 있으니, 이 책으로 하루키의 작품 이해도, 글쓰는 방법도 이해할 수 있는 일석 이, 삼조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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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ㅣ 탐 그래픽노블 1
쥘리에트 일레르 지음, 세실 도르모 그림, 김희진 옮김, 김홍기 감수 / 탐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이 책은? - 데자뷰, 바지냐 원피스냐?

 

이 책을 읽으니, 얼마 전에 우리나라 국회에서 일어난 생난리 한편이 떠오른다.

먼저 아래 그림을 살펴보자.

1972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프랑스의 정치가 미셸 알리오마리는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국회 출입을 저지당한다. 그래서 외친다.

"내 바지가 그렇게 거슬린다면 지체없이 벗어던지겠다."

 

그럼 다음 사건을 떠올려보자. 2020년 대한만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류호정, 원피스>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두 검색어를 집어넣고 검색기를 돌려보면, 우리나라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 대한민국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원피스를 입고 등원했다고 생난리가 일어났다.

여성 국회의원이 바지를 입은 것도 아니고 여성용 원피스를 입고 등원했는데, 웬 난리?

 

그렇다, 그건 분명히 철학이다. 옷에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에 잘못된 철학이 그 의미 해석을 잘못 한 것이다.

1972년 프랑스 국회에서 여성 정치인이 바지를 입었다고 생난리를 친 일이 일어난지 무려 50년이 지난 현재, 우리 모습이, 얼마나 철학이 빈곤한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유시민, 백바지>

역시 빈곤한 철학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샘플이다.

 

이 책은?

 

이 책 『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는 패션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그 역사 속에서 철학이 어떻게 작동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패션의 역사와 다양한 철학적 담론을 그래픽노블로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의식주,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3대 요소중 하나인 의(衣), 옷 입고 사는 문제가 문제가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물론 인류가 이 땅에 살면서부터였을 것이다.

기독교의 성경에 따르면,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는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리는 형태의 옷을 해 입었고, 그들을 불쌍히 여긴 조물주가 그들을 위해 짐승을 잡아 그 가죽으로 옷을 해 입혔다 한다.

 

그렇게 옷을 입기 시작한 인류에게 패션이란 의식이 생긴 건, 14 세기 유럽에서였다. (10쪽)

 

그전까지는 남성, 여성으로 나뉘어 일사분란하게 한 가지로 통일되어 있었다.

그렇게 패션이란 게 등장한데는, 사회적인 관계가, 시대정신이 변했다는 것을 나타난다.(11쪽)

 

그렇게 등장한 패션, 패션은 그후부터 각종 사회 현상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 시작한다. 패션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많은 심리학, 철학, 사회학적 고찰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먼저 신분에 따라 옷을 다르게 입으려는 패션 경향은 왜 생기는 것일까?

 

상류층은 하류층과 무언가 다른 스타일의 패션을 추구한다.

즉, 패션은 상류층에서 시작하여 하류층으로 퍼지게 된다. 이는 하류층과의 간격을 유지하려는 상류층의 의도와 동시에 하류층의 신분상승 욕망을 반영하는 현상이 된다.

그래서 상류층이 패션이 하류층에 퍼졌다고 생각이 되면, 다시 상류층은 새로운 스타일의 패션으로 저만치 벗어나려 하고, 다시 하류층은 그를 따라 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모방과 구별의 심리로 설명할 수 있다.(43쪽)

 

또한 왜 사람들은 유명인의 패션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런 현상은 욕망의 삼각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르네 지라르는 ‘무언가를 욕망하는 것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이라 한다. (46쪽)

 

    

      

 

또한 옷은 개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특히 여성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려는 의지를 표현하며, 개인의 존재감을 증폭시키는 옷을 선호한다.

그래서 옷은 다른 이의 관심을 끄는 수단이자 다른 사람을 매혹시키는 힘이 되기도 한다.(67쪽) 저자는 이런 사례로 마릴린 몬로가 케네디 대통령의 생일 파티에서 입고 노래 불렀던 드레스를 예로 든다.

 

패션의 역사에서 알아두어야 할 것들

 

서양의 경우, 예전의 남성 복장을 보면 한껏 멋을 부려 치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화려함이 사라졌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남성이 치마 입기를 포기한 데는, 심리학자 존 칼 플루겔에 의하면, 18세기 말에 남자들이 가방, 보석, 하이힐과 같은 패션을 포기함으로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를 ‘남성성의 포기’라고 한다. (62쪽)

 

더 말하자면, 남성들은 신체를 드러내는 욕망과 몸치장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욕망을 억압하고 관람자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즉, 화려한 옷을 버린 신사들은 이제 실용적인 것으로 관심사를 돌린다. 남자들은 노출 충동과 표현 욕구가 억압되자 그 심리적 부담을 여성에게 투사하고 여성들을 비난의 대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기제로 패션을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 다음과 같다.

 

1장 패션이 패션이 되었을 때

2장 복장 혁명

3장 패션은 왜 계속 변화할까?

4장 패션은 왜 여성의 전유물이 되었을까?

5장 여자들의 치마 아래에는

6장 새 옷을 사면 왜 기분이 좋을까?

7장 화장을 벗기다

8장 모자를 쓰면 왜 자신감이 넘칠까?

9장 바지를 입은 여자

 

다시, 이 책은?

 

우리가 입고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의복, 그 옷이 패션의 경지에 들어서자, 우리의 의복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그냥 단순히 추위를 가리는 짐승의 가죽이 아닌 것이다.

그 옷은 이제 신분을 나타내기도 하고, 심지어 입은 사람의 정치적 입장을 표시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옷을 입을 때, 자연히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입고 다니는 옷이 역사, 철학, 심리학, 그리고 사회의 모습까지 다양한 것들을 담고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이는 것처럼, 내가 입은 옷이 나의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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