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 모더니즘 회화편 - 14명의 예술가로 읽는 근대 미술의 흐름
박신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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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토록 재미있는 미술사 도슨트

 

미술의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고전과 낭만주의에서는 손에 잡히던 것들이 시간이 조금 지나, 모더니즘이란 말이 나올쯤이면 어지러워진다..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연해지는 것이다,

인상주의는 무엇이며, 야수주의, 입체주의라는 말도, 용어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데 더 나가면 이제 추상화가 등장한다. 아무리 보아도 그림같지 않은데, 무언가 있다고들 하니, 답답한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그렇게 애를 먹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한 가닥 불빛이 되어줄 게 분명하다.

 

일단 이 책은 미술 사조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높이 살만하다.

<모더니즘 회화 연대 정리>라는 도표를 제시하고 있어, 미술사의 흐름을 잡아볼 수 있다.

 

 

 

인상주의의 탄생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후 미술계에 나타난 변화이다. 인상주의는 수백 년간 이어져온 견고한 고전 회화의 벽에 균열을 일으켰다. 그리고 금이 간 벽이 결국 부서져 폭포수가 쏟아지듯이 또 다른 새로운 형태의 그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57쪽)

 

그런 흐름을 일단 익혀놓은 다음에 각각의 주의와 거기에 속한 화가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런 화가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전시실 - 고전의 끝, 새로운 시작

[인상주의] 모네, 르누아르, 드가

 

2전시실 - 인상주의의 세 갈림길

[후기 인상주의] 고흐, 고갱, 세잔

 

3전시실 - 색과 형태의 붕괴

[표현주의] 죽음과 맞닿은 사랑을 표현하다, 에드바르트 뭉크

[야수주의] 야수처럼 자유롭게 날뛰는 색, 앙리 마티스

[입체주의] 창조적 붕괴와 새로운 미술, 파블로 피카소

 

4전시실 - 돋아난 새싹, 새로운 미술의 탄생

[추상미술] 칸딘스키, 몬드리안

 

5전시실 - 모더니즘 회화의 종말

[추상표현주의] 잭슨 폴록, 바넷 뉴먼 & 마크 로스코

 

고흐의 그림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지만, 그의 그림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모르고 있었다.

고흐의 그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니 분명 그 위의 어딘가에서 비롯되었을 것인데, 그게 어디일까?

 

고흐는 후기 인상주의에 속한다.

고흐의 표현방식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이 거칠게 나타나는 표현적 아름다움이다, 과거의 그림들은 항상 눈에 보이는 대상을 그렸고,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하게 그려졌을 때 느끼는 시각적 쾌감을 추구한다. 그러나 고흐는 보이지 않는 감정을 보이는 그림으로 그려서 이전 미술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그렇게 고흐는 모더니즘 회화에서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102쪽)

 

고흐는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이자 표현주의라는 새로운 미술을 개척한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116쪽)

 

그래서 고흐의 위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후기 인상주의 -  빈센트 반 고흐 -  표현주의 -  뜨거운 추상

 

벨 에포크의 명(明)과 암(暗)

 

여기에는 르누아르와 드가를 예로 들 수 있다.

르누아르는 벨 에포크의 밝음을 드가는 벨 에포크의 어두움을 그려낸 것인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드가의 그림에서 어두움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저 밝은 그림만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드가의 그림 속에 어두움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어디에?

 

다음 그림을 살펴보자. <무대위의 댄서>

 


 

그림의 왼쪽 배경에 검은 옷을 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보인다. 여태까지는 드가의 그림에서 보지 못한던 존재다. 이 책을 읽으니까 비로소 그 남자가 발레 공연의 스폰서라는 것이고, 드가는 그런 스폰서가 있는 어두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벨 에포크 시대의 어둠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세잔에 대한 새로운 이해

 

세잔을 그저 사과를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다. 물론 사과를 형태만으로 그리려고 했던 게 아니라, 사과를 색으로 새롭게 보고 그린 화가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세잔은 이렇다,

 

세잔의 그림은 미술사에서 대상을 도형으로 분해해서 그린 최초의 그림이다. (147쪽)

 

세잔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연을 원통, 구, 그리고 원뿔로 이해하려고 했다.”

 

세잔의 그림 원리는 다음과 같다.

 

1) 대상의 기본 구조를 도형으로 이해한다.

2) 이집트 벽화처럼 각 대상의 특징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초점을 선택한다.

3) 각 대상을 따로 사진 찍듯이 그려서 왜곡을 최소화한다. (155쪽)

 

마티스, 그리고 피카소는 왜?

 

마티스는 어떤 일을 했을까? 그의 어떤 점이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인가?

 

마티스는 색을 대상과 분리해서 마치 주인공처럼 만들어놓았다. 한마디로 색을 독립시킨 것이다. 이것은 회화에서 ‘색’의 전통적인 역할이 붕괴된 것을 의미한다. 기초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98쪽)

 

고흐는 원래 색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색을 마음대로 칠했다. 이것을 두고 후대의 평론가들은 그림에서 색을 해방시켰다고 평가한다. (202-203쪽)

 

그 다음 피카소는?

 

마티스는 색을 붕괴시켰지만 형태는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피카소는 색은 물론 형태마져 붕괴시켜버렸다. 그의 그림을 보면 외곽선이 붕괴되면서 무엇을 그렸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마티스와 피카소는 색과 형태를 차례로 탈피하면서 고전회화라는 오래된 옷을 벗어던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모더니즘 회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모네, 르누아르, 드가에 관한 책을 개별적으로 따로 읽는 것도 좋지만, 이 책으로 우선 그 흐름을 잡아보면 더 좋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전체적인 흐름뿐만 아니라 개별 화가에 대한 설명 자체도 유익하며 더 나아가 같은 흐름에 속한 화가들을 비교할 수 있어서 모더니즘 회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더 나아가 감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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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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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블라디미르 푸틴, 현재 러시아의 대통령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지금 전범으로 수배중이라는 사실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023년 3월)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푸틴이 전쟁 범죄에 책임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불법 이주시켰다는 점에 주목했다. ICC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을 때 이러한 범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영장 발부 사실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ICC가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많지 않다. ICC는 용의자를 체포할 권한이 없고 회원국 사이에서만 사법권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ICC 회원국이 아니다.

(2023년 3월 18일, https://www.bbc.com/korean/news-6499819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공식적인 의견을 말하는 자리가 아닌, 보통 사람들끼리 이야기할 때, 이런 말들이 오간다.

“푸틴이 죽어야 그 전쟁이 끝날 거야. 아니면 쫒겨나거나.”

 

그런 생각을 이 소설의 저자인 김진명도 했던가 보다.

이 책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은 제목부터 그걸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러니 저자는 소설을 구상하면서 푸틴을 죽이는 방법을 여러 가지 생각하다가, 가장 확실한 방법을 이 책에 담아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푸틴을 죽이라는 지령을 담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상상으로 엮어본 소설이겠다. 그래도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마음이 든다. 

 

줄거리에 저자의 고뇌가 담겨있다.

어떻게 하면, 여러 나라 속 썩이지 않고 푸틴을 제대로 죽일 수 있을까, 하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고뇌가 보인다.

 

먼저 사건 하나를 멋지게, 의외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케빈이란 인물을 서두에 소개하고 있다.

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여성을 납치한 자들로부터 아주 경제적, 시간적으로 아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가 앞으로 어떻게 활약을 할 것인가 암시한다.

아주 멋진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 그러니까 푸틴을 죽일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소설의 중반, 아니 거의 끝날 때까지도 그럴싸한 장면이 나타나지 않는다. 사건이 있긴 한데 푸틴과는 관련이 없는 사건만 일어난다. 그러다가 .......역시 김진명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런 결말을 보면서, 중간 핵폭탄이 발사되고 우크라이나에 떨어진다는 것만 제외하고 모두다 그대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 아닌 생각도 하게 된다.

그야말로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이 제시되고,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줄거리를 읽어가는데, 여러 가지 장치들이 등장한다.

 

나토 (NATO)

현재 나토의 회원국과 회원국 간의 역학관계가 잘 설명되고 있다.

해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의 국제 정세에 관한 지식도 얻게 된다.

예컨대,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등을 알 수 있다.

 

잠수함,

외부와의 통신수단 (312쪽 이하)

초저주파로 전략 사령부와 통신, 소나, 안테나 기능을 하는 통신 부이.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와 중국의 베이징은 자매도시인가? (318쪽)

그렇다.

1992년에는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키이우와 베이징은 자매 도시이기도 하다.

 

다시, 이 책은?

 

세상 돌아가는 것이 정말 수상하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여러 가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 전쟁에 관하여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상황은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지 않은가? 해서 우크라이나가 어떤 형편인지 뻔히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란 말이 너무 쉽게 거론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무섭기까지 하다.

 

이 소설에서 작가가 묘사하는 우크라이나의 모습을 보면,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설령 국지전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는 죽어야 하는 게 전쟁이니, 절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니 푸틴 같은 지도자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는 소설에서 당연히 죽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는?

 

저자는 전 세계인이 힘을 합쳐 푸틴의 핵 협박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 한다. 그 신념에 독자들은 응원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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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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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추리소설? 탐정 소설?

그런 것을 뛰어넘는 소설이다.

 

일단, 주무대는 카레 로즈다.

그 카페를 중심으로 해서, 주인공 에이코의 시점에서 주변 인물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일상을 좀먹어들어가는 사건들을 풀어나간다. 그래서 추리소설이기도 하고 탐정 소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사건들을 풀어나가게 되는 소재가 음식이다. 그게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이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나라 에이코 : 히노조명이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여성

구즈이 마도카 : 히노조명에 다니다가 퇴직후 카페 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토요일 에이코는 산책을 나가기로 했는데, 멀리 나가볼까 하고 자전거를 타고 나간다. 동네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카페 루즈’라는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서 에이코는 6년 전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마도카를 만난다. 마도카는 퇴직후 그 카페 로즈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 카페가 에이코의 삶 속에 깊숙하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카페 루즈의 메뉴에는 커다란 특징이 있다. 마도카가 여행지에서 만난 먹거리들을 재현하거나, 식재 등을 공수해 오거나 하는 것이다. 먹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과 음료가 메뉴를 가득 채우고 있다. (41쪽)

 

카페를 운영하는 마도카가 종종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중 먹어본 것들을 메뉴로 올린다는 설정인데,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가 된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거기 등장하는 음식과 사건들이 기가 막히게 연결이 되면서,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어떤 음식들이 있을까?

 

차갑고 농밀한 봄의 향기 딸기수프

러시아풍 치즈케이크 추프쿠헨

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월병

층층이 둘러싸인 마음 도보스 토르타

고통을 딛고 피어난 꽃처럼 세라두라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 원앙차

생크림이 전하는 말 자허 토르테

식도락가들을 위한 플레이트 카페 구르망 ·

다시 만난 세상 바클라바

마지막 이야기 아로스 콘 레체

 

풀어나간 사건중 하나. 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월병]

 

월병은 중국의 음식이다. 화과자처럼  생긴 맛있는 음식인데. 그것을 둘러싸고 문제가 생긴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이 사온 월병을 회사로 가져온 사람이 있는데, 사무실에 두었던 월병을 누군가 몇 개 훔쳐가버린 것이다,

분명 상자에는 월병 8개가 들어있었다는데, 나중에 보니 4개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월병 4개를 훔쳐갔다는 것.

우연히 그걸 듣게 된 에이코가 그것에 대한 추리를 시작하는데.....

 

과연 누가 월병 4개를 훔쳐갔을까?

여기에 숨겨 놓은 트릭이 들어있다. 그 트릭을 알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에이코, 기지에 새삼 놀라게 된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런 사건 풀이가 음식마다 펼쳐진다. 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과 관련된 사건들을 풀어보는 재미도 음식 맛만큼 맛이 있다.

 

카페 루즈에서 마도카가 만드는 음식은?

 

에이코는 카페 루즈에서 마도카가 만들어내는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맛에,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마도카가 만드는 것은 그저 맛있는 것으로 머물지 않는다.

거기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세계가 느껴진다. (224쪽)

 

그래서 에이코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카페 루즈에 오면 가고 싶은 나라가 늘어난다. (104쪽)

여기는 입구인 셈이다. 해외에는 쉽게 갈 수 없을지언정, 세상은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공간. (229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에이코는 알고 있었다.

신경을 팽팽하게 곤두세우고 있을 때, 누군가가 손내미는 친절에 긴장의 끈이 확 풀려버리는 그 마음을. (63쪽)

 

여행을 떠나면, 그런 생각을 종종해요,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내가 상식이라고 여겨온 것들이 다른 어딘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81쪽)

 

유사체험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눈에 보이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매번 실감한다. (82쪽)

 

삶이란 결국, 눈앞의 아픔과 계속해서 마주해야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112쪽)

 

해보지 않으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166쪽)

 

지금까지 에이코가 무심히 지나친 많은 것들도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 (175쪽)

 

스스로 상식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 한정된 장소에서만 통용되는 룰에 불과함을 에이코는 종종 느낀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197쪽)

 

다시, 이 책은?

 

차분하게 읽히는 소설이다.

읽다가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카페 루즈 안에 들어가 앉아, 에이코와 마도카 두 사람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다가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마치 맛있는 음식을 아껴 먹어가며 그 맛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읽어가는 그 맛, 책을 읽어가는 게 이처럼 맛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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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 종교 간 갈등의 원인과 한국형 종교분쟁의 실태 ㅣ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8
최준식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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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종교분쟁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그 목차를 먼저 살펴보자.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1부 인류는 현재 어떤 종교를 믿고 있을까?

2부 세계의 주요 종교 분쟁 지역은?

3부 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4부 우리나라는 왜 종교분쟁이 없을까?

 

결론부터 알아보자

우리나라에는 왜 종교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에 종교분쟁은 보도가 되지 않고 있어 그렇지 자그마한 사건들은 많이 있다는 것을 먼저 전제로 하고,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종단들이 평화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한국 종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세 개의 종단 가운데 2개 종단이 포괄주의적인 진리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개신교, 불교, 가톨릭 가운데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가진 교단은 개신교 하나뿐이라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개신교가 아무리 배타적인 태도로 다른 종교를 대할지라도 불교와 가톨릭이 포괄적인 태도에 따라 개신교를 호전적으로 대하지 않으니 분쟁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173쪽)

 

여기서 몇 가지 강조해두자.

 

첫째, 개신교, 불교, 가톨릭 가운데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가진 교단은 개신교 하나뿐이라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

둘째, 불교와 가톨릭이 포괄적인 태도에 따라 개신교를 호전적으로 대하지 않으니 분쟁이 생기지 않는 것.

 

그러니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우리나라의 개신교는 배타적이라 얼마든지 다른 종교와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나 다행스럽게도 다른 두 종단 즉 불교와 천주교가 포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개신교가 왜 배타적이며, 불교와 천주교는 왜 포괄주의적인가를 알아야 한다.

 

<다른 종교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

 

그것을 이 책 <3부, 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이유>에서 <다른 종교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라는 항목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배타주의, 포괄주의, 종교다원주의

 

배타주의 :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고 믿고 다른 종교는 배척하는 주의. 개신교나 이슬람교가 이에 해당한다.

포괄주의 : 다른 종교를 포용하기는 하지만, 다른 종교를 자신이 믿는 종교보다는 하급으로 보는 주의. 불교나 천주교(1960년대 이후)가 이에 해당한다.

종교다원주의 : 모든 종교를 동등하게 여기는 주의. 종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배타주의가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이는 개신교나 이슬람교가 유일신 신앙이기에 그렇다. 그런 종교에서는 자기들이 믿고 있는 신이 오직 한 분이기 때문에 다른 신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종교에는 자연스럽게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천주교는? 유일신인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데, 왜 포괄주의일까?

이 책에서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살펴볼 수 있다.

천주교가 1960년대에 열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주교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교리를 포기했다는 사실이다. (111쪽 이하)

 

다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종교분쟁이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이 세계 곳곳에는 종교로 인한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분쟁은 다음 표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평화,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종교의 본령이겠다.

종교를 가지고, 신을 믿을 때에는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하여 그렇게 한다.

그렇게 개인의 평안, 평화를 누리기 위하여는 그 사람이 속한 사회 또한 그런 평안함이 있어야 한다. 그게 사람이 종교를 가지고 살아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종교의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면, 개인의 평화도 사회의 평화도 함께 이루어져야만 된다. 그래야만 모두다 평안을, 평화를 누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눈을 돌려 세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들의 가장 큰 원인이 종교때문이기에 그렇다. 

 

이 책은 종교간의 분쟁 현황과 그 원인, 그리고 분쟁의 원인과 종교의 본령이 상충한다는 것을 살펴보고, 그래서 종교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그런 분쟁의 원인이 종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서 이 책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싸우려고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것을 확실하게 새기고 살아가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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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 인공지능과 뇌과학으로 본 인간의 호기심과 창의성의 기원
다이코쿠 다츠야 지음, 김정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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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우리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기계로 뇌가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거 말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뇌가 어떻게 작동이 되는가를 알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 굳이 기계로 뇌를 찍지 않아도, 나의 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이런 것, 알아두자. 

우리 뇌는 움직인다. 움직이는데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뇌가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새로운 것을 계속 접하면 그 정보를 처리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니, 떠오른다. 정말 새로운 내용을 계속 읽고, 일을 하다보면 진이 빠진다는 것, 그건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반증이 아닌가?

해서 이 책이 말하는 바가, 공감이 된다. 맞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반대로 알고 있는 것, 뻔한 것을 계속 접하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뇌는 지겨워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뇌가 일을 한다는 것, 바로 나의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제1장_뇌의 통계 학습이란 무엇인가

제2장_개성과 창조성은 흔들림에서 시작된다

제3장_본질을 아는 것, 의욕을 갖는 것

제4장_수렴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의 공동 창조

제5장_인간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개성을 살리려면

 

아마, 나도 그랬지만, 제 1장의 '통계학습'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니 뇌가 어떻게 움직이나를 이야기하자면서, 통계? 무슨 통계학을 배우라는 것인가?

 

오해다. 이런 생각아 나만의 것이면 좋겠다.

통계 학습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통계 학습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뇌의 학습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학습’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학습과는 의미가 다르다. 학교에서의 학습은 의식적으로 시행되는 반면 통계 학습은 무의식중에 자동으로, 제멋대로 뇌가 배운다는 의미에 가깝다. (22쪽)

 

그러니 통계라는 말에 지레 겁먹지 말자. 이 통계 학습은 의식적으로 통계학을 공부하는 차원이 아니라, 뇌가 무의식중에 저절로 움직이는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계속 읽어보자.

 

통계 학습은 우리가 깨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자고 있을 때도 끊임없이 시행되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에 걸쳐 지속된다고 한다. 그리고 원숭이나 새, 설치류(쥐 등) 등 온갖 동물의 뇌에도 통계 학습 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이 밝혀졌다. 즉 통계 학습은 생물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뇌의 가장 보편적인 학습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24쪽)

 

그런 통계 학습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예를 들어, 25쪽의 건널목 지나갈 때 우리 뇌가 어떻게 움직이나 살펴보자.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가정해보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면 당연히 건너갈 수 있고, 차는 그 앞에 멈출 것이라 예측한다.

이건 나도 그렇게 예측하고, 나와 같이 내 뇌도 그렇게 예측을 한다.

그리고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건너가면 안 된다. 차는 달려도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라 건너가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들어 하마터면 차에 치일뻔 했다.

이런 일이 한 번 생기더라도 내 뇌는 저절로 무의식적으로 비상을 건다. 100% 안심을 하던 상태에서 변하게 된다. 앞으로 파란불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100% 안심하면 안된다고 뇌는 자동적으로 숫자를 조정하여 입력을 한다. 뇌가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게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려주는 통계 학습이다.

 

자, 그런 단계에서 움직이던 뇌가 어떻게 하면 기쁨을 느끼게 되는가?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그것이다.

 

무언가를 학습할 때 경우를 살펴보자.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여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이해한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면 뇌는 당연히 반응이 느려진다. 굳이 거기에 대하여 반응할 필요가 없어지고 지겨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구구단을 외울 때, 다 외우기까지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지만 구구단을 다 외운다음 숫자 곱셈 문제를 계속해서 풀어보자고 한다면? 얼마 있지 않아 뇌는 지겨워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 뇌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기쁨을 느끼지만, 그것을 알게 되고 난 다음 부터는 기쁨의 강도가 서서히 떨어지고 곧 지겨움의 단계로 들어갈 것이다.

  

사람은 통계 학습을 통해 외부 정보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자연 현상의 확률을 되도록 확실하게 파악하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통계 학습을 통해 얻은 잠재 기억은 의미 기억과 일화 기억으로 변화하며, 마지막으로 독자적인 스토리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70쪽) 

인간의 뇌가 학습할 때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한 상태(불확실성이 0인 상태)보다도 오히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불확실성이 낮아진 순간)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일단 불확실성이 낮아져 0의 상태가 되어버리면 그 정보에서는 불확실성을 낮춰서 생기는 기쁨을 더 이상 얻을 수 없게 된다. (71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으로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알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 우리가 공부하고 일을 해야 뇌가 기뻐하며 작동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뇌가 열심히 일하는데, 너무 지겨워하지 않도록, 또 너무 힘들어 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내 뇌가 창조적으로 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내가 뇌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뇌운동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내가 내 뇌와 사이좋게 지내면서, 나를 더욱 창조적 인간이 되도록 만들어가는 노하우, 이 책 아주 쉽고도 자세하게 알려준다. 참으로 좋은 선생을 만났다.

이런 것 알게 되는 이 책, 읽는 동안 내 뇌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으로 아주 즐거워했다는 것, 아주 확실하다. 이 글을 쓰는 순간도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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