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 고조선, 역사.고고학적 개요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 지음, 이병두 옮김, 유정희 해제 / 아이네아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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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러시아 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고조선은 그들(?)만의 리그

 

보통 사람들은 고조선에 대해 관심이 없다. 있다고 해도, 고조선에 대해 잘 모른다.

거기에 환단고기가 등장하여, 고조선 하면 환단고기같은 엄청난 주장을 하는 것처럼 보여, 아예 애초에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고조선에 관한 논의, 논쟁은 학자들만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아예 관심을 끊어버리게 된다.

 

여기 고조선 논의에 대하여 꼭 알아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윤내현 교수.

윤내현 교수 (1939~ )

 

단국대 사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정년퇴임했다.

대고조선론정립한 독보적인 역사학자인데, 그의 저서 논문으로 <상주사>, <고조선의 사회 성격>, <한국고대사신론>, <고조선 연구>가 있다.

윤내현의 주장중 분명히 할 것은 그가 주장하는 대고조선론환단고기를 믿는 환빠들의 주장과 다르다는 것이다.

 

대고조선론 VS. 소고조선론

 

대고조선론을 주장하는 학자는, 윤내현, 신채호, 성삼재, 박병섭이 있는데, 그들은 고조선이 중국의 만주에 있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소고조선론을 주장하는 학자는, 이병도, 송호정, 서영수, 신석호, 이문영이 있다.

그중 송호정은 평양중심설, 서영수는 중심지 이동설을 주장하며 고조선이 요동에서 >평양으로 옮겼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들이 고대사학계의 주류이며, 이들은 고조선 자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그들이 고조선을 말하는 진짜 이유는 한사군과 낙랑군 이야기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내현 교수의 글쓰기에 대하여.

 

<실제로 그의 학술논문들은 주류 고대사학계가 제기할 수 있는 모든 헛소리들에 대한 대답이 들어있다. 심지어 그들이 지금은 안 했어도 미래에 거론할지 모르는 헛소리에 대한 대답까지 준비해 놓았다. 그의 저작을 읽다보면 독자가 의구심을 가질만한 사안은 반드시 어딘가에 설명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 고대사와 그 역적들, 김상태, 책보세, 337)

 

이 책, 고조선 연구

 

이런 고조선 논의에 새로운 인물 한 명을 추가할 수 있어 기쁘다.

바로 이 책의 저자 유 엠 부틴이다. 우리나라 학자가 아니라 러시아 인이다. 러시아 역사학자.

 

우리나라에서도 고조선 논의가 일부 학자들만의 것으로 치부되는데, 외국인 그것도 러시아인이 고조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목차를 통해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윤내현 교수의 추천의 글

 

1장 영토와 인종 구성

2장 문헌 자료에 나타난 고조선

3장 남만주와 한국 북부의 초기 철기 시대

4장 사회 경제 구성

 

먼저 추천사를 쓴 사람이 윤내현 교수라는 점이 돋보인다.

윤교수는 저자는 한국 내외의 학자들이 내놓은 고조선에 관한 그간의 연구 업적을 충실하게 소개하고 그것들을 종합하려고 노력하였다. 외국 학자가 이 정도의 책을 내 놓았다면 한국 학자들은 그것을 수정, 보완하여 더욱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8)

 

저자는 연구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저자는 고조선 문제의 주요 측면인 영토, 인종 구성, 생산력 발전 수준 그리고 한국사에서 최초 국가의 사회 체제 등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400)

 

이 책의 가치는 해제자가 밝힌 것과 같이, 이 책은 고조선에 대해 훨씬 전방위적으로 검토했으며, 고고학 유적등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다룬 것이라 할 수 있다. (414)

 

고조선 논쟁과 중국의 동북공정

 

고조선에 관한 논의는 결코 일부 학자들만의 소관사항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들 하는데, 고조선은 처음부터 잊은 부분으로 아예 제쳐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특히나 고조선 문제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만리장성의 동단(동쪽 끝)이 어디인가에 대하여 역시 견해가 달라진다.

주류 사학계는 만리장성이 북경의 산해관이 아니라, 요하라고 하며 심지어 이병도는 황해도 수안이라고까지 한다.

그들 견해에 의하면 만리장성이 한반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까지가 중국의 역사에 포함된다는 게, 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다.

 

따라서 만리장성의 동단이 어디인가 분명해지면 동북아시아의 고대사는 그에 따라 윤곽이 결정되는데, 우리나라 사학계의 주류 되시는 분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동북공정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그런 반면 이 책은 어떤가?

 

2장에 보면 고조선에 관련된 각종 문헌을 통해 고조선을 증명하고 있으며, 또한 고고학 자료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출판(초판)된 것이 1983년이니, 우리나라에서 그 이후 논의된 것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저자가 특히 이병도의 여러 견해를 소개하면서 비판하고 있는 점은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저자의 이런 견해, 고조선의 실재를 주장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사회 경제 구성> 의 첫부분, 문제 제기 부분이다.

<만일 우리가 고조선 사회의 지배적인 생산 도구와 생산 관계의 본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고조선 사회의 성격에 관한 해명은 불충분하게 될 것이다.>(354)

 

그래서 저자는 심지어 고조선 철제품의 화학 성분에 관한 자료(372)도 제시하고 있을 정도이니, 그의 학자적 자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고조선이란 난제를 맞이하여, 이 책을 이해하는 데는 특히 이 책의 해제자인 유정희의 도움말이 많이 도움이 된다. 해제자는 <질문 & 답변> 란을 통하여 궁금한 점을 소개하고, 더하여 서평까지 제공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외국인에 의하여 증명되고 있음은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찬밥 신세인 고조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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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 - 이응준 작가수첩
이응준 지음 / 파람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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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

 

 

아버지

아버지라 제목을 붙인 글은 다음 두 줄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밤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었다.

좋은 옷을 입으시고, 즐거워하셨다. (98)

 

이건 170913이라 쓰여 있으니, 2017913일에 쓴 것이라는 말이겠다.

전날 밤에 꿈을 꾼 것을 그날 아침에 적어 놓은 것이리라.

 

꿈을 꾼 것, 그 것이 기억에 남았다는 것, 그래서 기록해 놓은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어떻게는 어떻게 꺼낼 것인가?

 

또 한 꼭지 같은 날에 쓴 글이 있다.

 

경멸과 구원, 이란 제목이다.

 

때로는 경멸이 우리를 구원한다.

경멸하면 그 옆에도 가기 싫고

그것에 관한 어떤 소리조차 듣기 싫기 때문이다.

 

미워하지 마라.

몹시 싫어해라.

그러면 구원 받을 수 있다.

 

상당히, 때로는. (99)

 

이 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경멸이 구원한다, 할 때의 '구원'은 어떤 의미일까?

 

싫어해라, 도 이해하기 어렵다.

싫다를 동사형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미워하지 마라싫어해라의 관계는?

미워하지 말고 다만 싫어하기만 하라는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 줄의 상당히, 때로는.’는 어떤 의미일까?

상당히는 정도부사, 때로는 시간부사(?) 인데,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또 그 두 개의 부사어는 위의 어떤 말과 연관이 되는 것일까?

 

미워하지 마라. 상당히, 때로는.

몹시 싫어해라. 상당히, 때로는.

 

아니면, 글 전체와 관련되는 것일까?

 

2017913일에 쓴 두 개의 글은 그래서 독자인 나에게 새삼 글을 읽고, 꼼꼼히 새겨보는 순간을 가져다 주었다. 문장의 뜻을,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모로 살피고, 따져보았다.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글을 읽자마자 금방 이해되는 글도 있다.

 

아름다운 법칙이란 2017327일 자 글이다.

 

해야 할 일을 모를 때, 우리는 방황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타락한다.

해야 할 일이 벽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강해진다.

그 벽을 무너뜨리고 전진했을 때, 우리는 깨닫는다.

해야 할 일을 다 했을 때, 우리는 감사하며 침잠한다.

이제 더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궁리할 때,

우리는 비로소 조용히 기쁘다.

 

이런 글은 읽으면서,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

혹 저자가 그 속에 다른 깊은 뜻을 숨겨놓았다면 몰라도.

 

이런 글, 역시 이해가 잘 된다.

 

그런 것

 

지하철 안

한 추레한 차림의 못 생긴 아재가

문고판 칸트를 읽는 것을 보았다.

순식간에 그가 잘 생겨보였다.

 

그런 것이다.

 

인생은. (88)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독해력을 평가당하는 기분이었다.

저자는 분명 뭔가 알고, 그 안에 의미를 담아 썼을 글을, 나는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해석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으니, 아직 독해력이 한참이나 수준 미달이란 것, 안타깝다. 나 자신이.

 

제목이 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이니까 분명 이 책에는 어떻게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펼쳐질 줄로 알고, 기대했었다.

그런데, 그런 구체적인 어떻게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보이는 것은 저자가 이미 생각해 놓은 글들. 과정은 보이지 않고 결과만 보인다.

 

그렇다면, 저자가 보여주는 글들을 통해 독자들은 어떻게를 찾아내야 한다.

저자는 그것을 노린 것일까?

 

그래도 이런 글, 어느 정도 힌트가 된다.

<글을 쓰는 일은 노트 한 권과 펜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다. 글은 지옥에서 잘 써지는 법이다. 누구나 해보면 알 수 있다. (72)

 

그 힌트가 어떻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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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용기의 땅 1부 1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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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11_ 흩어진 무리

 

세렝게티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던 89일 저녁, KBS TV에서 <야생의 대평원 세렝게티>를 방송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은 이 책 용기의 땅을 읽는데 참고하라고 방송국에서 특별 마련해준 것처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종류의 동물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사자, 코끼리, 개코원숭이, 하이에나.

 

해설자는 동물들의 이름까지 지어 불러주며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자무리에서 쫓겨난 암사자의 행로는?

하이에나와 들개의 혈투, 그리고 포식자 앞에 놓인 초식동물들의 운명은?

그리고 개코원숭이 무리 가운데, 리더의 욕망 앞에 무참하게 당하고 쫒겨가는 수놈 원숭이의 뒷모습도.....

 

이 책은 그러한 세렝게티의 축소판, 실사판, 심화판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등장인물(?)

 

등장인물들을 살펴보자. 소설인만큼 동물들 모든 출연자들에게 이름을 지어, 불러주고 있다.

 

사자 - 갈란트 무리, 타이탄 무리

갈란트, 스위프트, 베일러, 피어리스(스위프트컵),

타이탄, 커닝(28쪽),

 

개코원숭이 - 빛나는 숲 무리 (42) - 계급사회

스팅어, 그럽, , 머드, 너트, 바크, 베리

지도자 바크 (59쪽)

계급 사회 - 깊은 뿌리, 낮은 잎, 중간 잎, 높은 잎, 꼭대기 잎

 

높은 계급에 오르기 위해 세 가지 시험을 치러야 한다. (47)

흰머리수리 둥지에서 알을 가져오는 일 (47)

악어가 우굴대는 강 건너기.

일대일 싸움 대결,

 

이 작품을 이해하는 세가지 얼개 - 복수, 사랑, 추리

 

햄릿의 복수

 

어린 피어리스는 아버지인 갈란트를 타이탄의 이빨에 의해 잃고 무리에서 쫒겨난다.

그는 복수심과 함께 자라나며.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뺏긴 무리를 회복할 기회를 엿본다.

과연 피어리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난 오랫동안 복수를 꿈꿔왔어. 그 기회가 지금 내 눈앞에 있어, 지금 해치울 수 있어.” (294)

 

나중에 우연한 기회를 만난 피어리스, 그는 타이탄의 납치된 새끼 사자를 구해오기로 하고, 그 대신 어머니를 살려주기로 교차 맹세하는 과정에서 타이탄의 목에 생채기를 내는 기회를 만난다. 그는 타이탄의 목에 깊은 상처를 내어 죽이고 싶은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개코원숭이 무리는 철저한 계급 사회다.

그중 쏜은 빛나는 숲 무리에서 중간 잎 단계에 해당한다,

그 사회에서는 계습이 다른 원숭이간에 짝짓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숀은 높은 잎 단계인 베리를 좋아한다. 베리 역시 쏜을 좋아한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계급이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극장

 

빛나는 숲 무리의 지도자, 꼭대기 잎 바크가 살해당한다. (135)

그 후, 뒤를 이은 지도자 그럽 역시 살해된다. 이번에는 독살이다.(330)

 

살해당한 바크의 두개골에서 뒷면이 뻥 뚫린 상처가 발견이 된다. (315)

과연 누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일까?

쏜은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면서 범인을 추적해간다.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추리 기법도 활용된다.

 

이렇게 세 가지 플롯이 가로세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그런 얼개들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책의 에필로그가 나온다. 아쉽다.

그래서 그 다음 권인 2, 3권이 기다려진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인간 세계를 그대로 축소한 듯, 생각해 볼 점이 많다.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 도구의 선용과 악용

 

원숭이는 손이 있는데, 반면 사자는 손이 없다.

해서 이런 대화가 오간다.

 

너한텐 어려울 거야. 우리 같은 손가락이 없잖아. 알은 어떻게 잡을 건데?” (76)

수리 알을 가져오는 임무에 도전하겠다는 피어리스에게 쏜이 하는 말이다.

그렇게 도구로 활용되는 손가락, 그런데 그 손가락은 도구를 사용하는 착한 손이기도 하고, 다음과 같은 나쁜 짓을 하기도 한다. 악용이다.

 

하니에나의 두개골 뒷면도 금이 가있고, 가운데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렇다면 무리 가운데 반역자가 있는 거야. 돌을 움켜쥘 수 있는 동물은 개코원숭이 말곤 거의 없지.” (322)

 

문명을 만들어내는 도구가 흉기로 변하는 순간이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런 모습을 통하여 인간들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초식동물간의 유대

 

초식동물들은 서로를 신뢰해야 해. 서로 망을 봐주고 살아남으려면 서로 의지해야 한다(99)

 

포식자에게 잡혀먹히지 않으려면, 초식동물 사이에는 상부상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는 인간세계에서도 동일한 이치다.

 

배고픔과 사냥 - 자연의 법칙

 

모두 자연의 법칙을 알고 있지? 우리는 살기 위해서만 다른 동물을 죽일 수 있다. 사자 역시 살아가려면 그래야하고, 그들에게도 먹을 권리가 있어. (99)

 

이런 자연법칙은 이미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악어는 자연의 법칙을 지키지 않는다. 배고플 때만 사냥하는 게 아니라, 죽이고 싶으면 그냥 죽인다. (112)

 

우리 인간은 악어같다. 배고프지 않아도 먹는다. 잡아 먹는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렝게티 평원에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사람의 적은 사람이다. 잡혀 먹히지 않으려면 잡아먹어야 한다. 설령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잡아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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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세계 : 세상 별별 춤을 찾아 떠나는 여행 - 2020 세종도서 인문 선정도서
허유미 지음 / 브릭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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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춤추게 하는 춤추는 세계

 

뭐 언제 춤을 추어봤어야지, 춤이라곤 어깨춤이나 추어봤을까?

그래서 이 책 나 자신도 의외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것이다. 의외의 길도 가봐야지!

생전 경험하지도 않은, 또 해볼 생각조차 안했던 그 분야, 그런 것 알기 위해 책은 읽는 것이니까.

 

그런 거창한 명분하에 이 책을 펼쳐들었다. 춤추는 세계

아차, 남이 춤추는 건 봤구나. 공연을 눈앞에서 본 건 아니지만 TV 같은데서 보기는 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춤은 그리스인 조르바가 추는 춤또 하나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도약하는 발레 슈즈.

 

이 책의 저자는 허유미.

저자는 다양한 단체에서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 책은, 여행기 형식을 취하여 세계 곳곳의 춤을 소개하는 책으로 다음과 같은 춤들을 소개하고 있다.

1. 알바니아, 발랴 - 춤도, 역사도, 누구의 것도 아닌

2. 인도, 바라타나티얌 - 세상 모든 움직임이 춤이다

3. 발리의 전통춤 - 먹고, 춤추고, 사랑을 꿈꾸다

4. 고성, 고성오광대 - 춤을 수확하는 사람들

5. 아일랜드, 아이리시 댄스 - 정서는 형식의 씨앗이 되지 않는다

6. 중국, 프로파간다 발레 - 정치 제도는 춤의 형식에 어떻게 관여하는가

7. 서울, 종묘제례악 - 권력의 기호가 움직인다

8. 조지아, 국립무용단 수키쉬빌리 - 제도가 아니라면 자연이었을까

9. 로잔, 모리스 베자르 - 삶의 여정이 끝나도 쇼는 계속된다

10.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 나는 누구의 춤을 추고 있는가

11. 일본, 부토 - 나와 춤의 교차점

 

종묘제례일무 - 논어<팔일(八佾)>

 

그렇게 각국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서울 종묘제례악이다.

 

<종묘제례는 조선시대에 공식적으로 일 년에 다섯 차례 이루어진 국가 최고의 행사로서, 선대왕들에게 감사를 올리고 국가의 화합을 다지는 길례였다. 사당의 문을 열어 음식과 술을 올리고 신을 보내는 과정 사이사이에 종묘제례악을 공연한다.>(139)

 

그렇게 읽어가다가 논어<팔일(八佾)>에 나오는 구절 하나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 구절은 논어를 공부하면서 미해결의 장으로 남겨두었던 것인데 뜻밖의 책에서 뜻밖의 경로를 통해, 다시 공부를 하게 되고, 충분히 이해를 하게 되었다. 그 기쁨을 다음과 같은 글로 남겼다.

 

팔일(八佾) 편 첫 구절은 다음과 같다.

 

孔子謂季氏 八佾 舞於庭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공자위계씨 팔일 무어정 시가인야 숙불가인야)

 

해석은 다음의 두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공자님이 계씨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팔일무를 뜰에서 추게 하다니, 이 자를 참고 보아 넘길 수 있다면, 그 누구를 참고 보아 넘길 수가 없겠는가?”

(논어, 김학주 역주, 서울대 출판원, 37)

 

공자가 계씨를 비판하기를.

“864명의 무용수에게 뜰에서 춤추게 하니, 이런 일을 감히 한다면 어느 짓인들 못하리오.”

(주희가 집주한 논어, 정후수 역, 장락, 71)

 

그런 팔일무,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었다.

 

공자 팔일무를 보시고, 화를 내시다. [1]

http://blog.yes24.com/document/11531897

 

공자 팔일무를 보시고, 화를 내시다. [2]

http://blog.yes24.com/document/11532771

 

공자 팔일무를 보시고, 화를 내시다. [3]

http://blog.yes24.com/document/11534229

 

공자 팔일무를 보시고, 화를 내시다. [4]

http://blog.yes24.com/document/11535951

 

공자 팔일무를 보시고, 화를 내시다. [5]

http://blog.yes24.com/document/11536049

    

저자가 이 사진에 붙인 설명- <당일 팔일무에 참여한 내가 어딘가에 있다.>  

 

인문학과 춤을 접목시키다

 

그렇게 뜻밖의 기쁨을 맛보게 한 이 책,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모리스 베자르, 프랑스의 무용가.

 

그는 전문 춤꾼으로 활동하면서도 항상 인문학저, 예술적 소양을 넓히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사람이다.(178)

 

저자는 그에 대하여 다각도로 묘사를 해 놓았다.

 

<그가 만들어낸 세계는 확실히 동시대 안무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저 몸들이 움직이는 아름다운 장면이 아닌, 생의 심오한 깊이를 품은 시를 보는 느낌이다.> (180)

 

<베자르의 작품에 루미가 있다.

13세기 페르시아 시인 루미의 탄생 8백 주년을 맞아 헌정되었다. 신비주의와 수피즘을 추구한 루미의 시가 추상적인 몸짓으로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다. (……) 인간존재를 여인숙에 빗대어, 여러 감정이라는 손님들이 이곳에 오가는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시 여인숙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189)

 

여인숙은 읽어본 적이 있어 나에게도 친숙한데, 여기 소개해본다.

 

인간이란 여인숙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우울, 초라함

몇 가지 순간적인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으로 찾아온다.

그들 모두를 환영하고 잘 대하라

그들이 한 무리의 슬픔이라서

그대 집을 난폭하게 휩쓸고

가구들을 다 없애더라도

여전히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여 대접하라

아마도 그는 새로운 상쾌함을 위해

그대를 청소해주는 것일 테니

암울한 생각, 수치심, 못된 마음

그들도 문에서 웃으며 맞이하라

그리고 안으로 초대해 들이라

그 누가 오든지 감사하라

각자의 손님은 안내자로서

저 위로부터 보내졌을 테니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저자 뒤를 따라 여러 나라를 다니며 춤을 구경하는 사이 책을 다 읽었다.

신기 그 자체다. 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이렇게 재미나게 읽다니! 

 

그냥 구경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 속으로 들어가 같이 춤도 춘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 그리고 재미, 의미를 함께 느끼고 가질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도, 논어 구절 하나를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어 기뻤다.

그 기쁨, 생각하니 그럴 때 사람들은 춤을 추었겠다 싶다.

 

나야 춤엔 통나무이니까 뻣뻣하게 위아래로 몸을 들썩이며 춤을 출까?

그것도 춤이라면 춤일까?

 

, 있다, 저자가 이런 춤도 소개하고 있다.

아일랜드 춤이다. 아일랜드 춤은 상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현란하게 발을 움직이며 팔동작을 거의 하지 않는다.’(102) 그런 춤은 발동작 빼고 출 수 있겠다.

 

그렇게 춤을 추게 하는 책읽기의 기쁨, 저절로 어깨춤이 나온다. 이래서 사람들은 기쁨을 만끽하느라 춤을 추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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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으로 설득의 고수가 되라
쉬윈송 지음, 임보미 옮김 / 나무와열매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스토리텔링으로 설득의 고수가 되라

 

개념 정리

 

스토리텔링에 관한 여러 책을 읽어왔지만, 다음과 같이 정곡을 찌르는 개념은 처음이다.

 

<스토리를 들을 때 사람들이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세 가지 욕구, 즉 안전하고 싶은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구, 마지막으로 자극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욕구들은 이론적인 설교로는 채우기 어렵다. 하지만 훌륭한 스토리라면 한방에 이 세 가지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18)

 

심리적 욕구, 듣는 사람의 심리적 욕구를 스토리는 충족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이 기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확실히 한다.

듣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상대방의 머릿속에 당신의 생각을 넣고 싶은가?

그렇다면 반드시 스토리텔링의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10)

 

결론적으로 좋은 스토리를 들려주는 목적은 상대방의 결심을 흔드는 데 있다.”(209)

 

그래서,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모든 사람에게는 곧 밝혀질 사실을 미리 분명하게 알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으며, 심지어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잠재된범상치 않은 추리력으로 반전이 일어날 실마리를 찾고 싶어한다. (180)

 

그런 상태에 이미 도달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스토리를 듣게 되면 저절로 자가발전이 일어나, 스토리에 몰입하면서 스토리를 따라가거나 혹은 앞서 나가면서 스토리가 이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에서는 그런 독자의 마음에 밀고 당기는 긴장과 긴장완화라는 장치를 통하여 스토리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이 책을 잘 보여주고 있다.

 

chapter 1 설득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chapter 2 목표를 세우고 스토리를 구상하라

chapter 3 궁금한 이야기야말로 최고의 카드다

chapter 4 마음의 벽을 허물어라

chapter 5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놓치지 마라

chapter 6 영혼이 담긴 스토리만이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

chapter 7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질문을 해라

chapter 8 한방으로 상대의 상투를 잡아라

 

특별히 이 책의 <부록, 스토리텔링의 실전 매뉴얼>의 가치가 크다.

다소 복잡하고 긴 설명을 붙여놓은 이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요약해 놓았다.

 

일화의 주인공을 찾아내다.

 

이런 이야기 들어봤을 것이다.

맹인이 구걸을 하고 다니는데, 그의 목에는 이런 팻말이 걸려있다.

실명 환자입니다. 한 푼만 도와주십시오.’

 

그런데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그 팻말의 내용을 이렇게 고쳤다는 이야기, 많이 돌아다닌다.

봄이 왔습니다. 하지만 전 볼 수가 없네요.’ (39)

 

그렇게 글 내용이 바뀌자 맹인이 들고 다니던 통에 돈이 가득찼다는 훈훈한 이야기.

그런데 그 어떤 사람이 누구인지, 돌아다니는 일화, 이야기에서는 밝히고 있지 않은데, 저자는 밝히고 있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라고.

 

 

다시, 이 책은? - 이 책은 또한 실전용이다.

 

스토리텔링 책을 보면, 설명을 위주로 하는 것과 실습을 위주로 하는 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해당한다.

 

그러니 실전같은 연습을 할 수 있다는 데, 이 책의 장점이 있다.

많은 사례를 제시하면서, 그 사례를 스토리로 전해 줄때에 유의할 사항들을 꼼꼼히 짚어주고 있으니, 스토리텔링 과정의 교재로 써도 좋을 것 같다.

 

사족, 몇 개

 

저자가 히치콕의 영화 <이창(Rear Window)>을 소개하는데, 거기 잘 못된 것이 있다.

<영화는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은 촬영기자 제프가 휠체어 생활을 하면서 창문을 통해 이웃의 생활을 훔쳐보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내용을 그려냈다.>(33)

 

제프가 다리를 잃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다리를 다쳐 잠시 휠체어 신세가 된 것이다.

(이런 사족을 붙이는 것은 스토리에서 사실이 잘 못 전달될 경우 스토리 전체가 불신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이드? 프로이트?

역자는 심리학자 Freud프로이드라 표기했다. (34, 280)

그런데 Freud프로이드가 아니라 프로이트라고 읽어야 한다.

 

Freud [frɔʏt] 

Sigmund Freud 프로이트 (오스트리아의 신경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분석의 창시자, 1856-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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