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의 땅1부 1_
흩어진 무리
세렝게티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던 8월 9일 저녁, KBS
TV에서 <야생의 대평원 세렝게티>를 방송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은 이 책 『용기의 땅』을 읽는데 참고하라고 방송국에서 특별 마련해준
것처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종류의
동물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사자,
코끼리,
개코원숭이,
하이에나.
해설자는 동물들의 이름까지 지어 불러주며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자무리에서 쫓겨난 암사자의 행로는?
하이에나와 들개의 혈투,
그리고 포식자 앞에 놓인
초식동물들의 운명은?
그리고 개코원숭이 무리 가운데,
리더의 욕망 앞에 무참하게 당하고
쫒겨가는 수놈 원숭이의 뒷모습도.....
이 책은 그러한 세렝게티의 축소판,
실사판,
심화판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등장인물(?)들
등장인물들을 살펴보자.
소설인만큼 동물들 모든
출연자들에게 이름을 지어,
불러주고
있다.
사자 -
갈란트 무리,
타이탄
무리
갈란트,
스위프트,
베일러,
피어리스(스위프트컵),
타이탄,
커닝(28쪽),
개코원숭이 -
빛나는 숲 무리
(42쪽) -
계급사회
스팅어,
그럽,
쏜,
머드,
너트,
바크,
베리
지도자 바크 (59쪽)
계급 사회 -
깊은 뿌리,
낮은 잎,
중간 잎,
높은 잎,
꼭대기 잎
높은 계급에 오르기 위해 세 가지 시험을 치러야
한다.
(47쪽)
흰머리수리 둥지에서 알을 가져오는 일
(47쪽)
악어가 우굴대는 강 건너기.
일대일 싸움 대결,
이 작품을 이해하는 세가지 얼개
-
복수,
사랑,
추리
햄릿의
복수
어린 피어리스는 아버지인 갈란트를 타이탄의 이빨에 의해 잃고 무리에서
쫒겨난다.
그는 복수심과 함께 자라나며.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뺏긴 무리를
회복할 기회를 엿본다.
과연 피어리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난 오랫동안 복수를 꿈꿔왔어.
그 기회가 지금 내 눈앞에
있어,
지금 해치울 수
있어.”
(294쪽)
나중에 우연한 기회를 만난 피어리스,
그는 타이탄의 납치된 새끼 사자를
구해오기로 하고,
그 대신 어머니를 살려주기로 교차
맹세하는 과정에서 타이탄의 목에 생채기를 내는 기회를 만난다.
그는 타이탄의 목에 깊은 상처를
내어 죽이고 싶은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개코원숭이 무리는 철저한 계급 사회다.
그중 쏜은 빛나는 숲 무리에서 중간 잎 단계에
해당한다,
그 사회에서는 계습이 다른 원숭이간에 짝짓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숀은 높은 잎 단계인 베리를
좋아한다.
베리 역시 쏜을
좋아한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계급이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극장
빛나는 숲 무리의 지도자,
꼭대기 잎 바크가
살해당한다.
(135쪽)
그 후,
뒤를 이은 지도자 그럽 역시
살해된다.
이번에는
독살이다.(330쪽)
살해당한 바크의 두개골에서 뒷면이 뻥 뚫린 상처가 발견이
된다.
(315쪽)
과연 누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일까?
쏜은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면서 범인을
추적해간다.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추리 기법도
활용된다.
이렇게 세 가지 플롯이 가로세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그런 얼개들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새 책의 에필로그가
나온다.
아쉽다.
그래서 그 다음 권인 2권,
3권이
기다려진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인간 세계를 그대로 축소한
듯, 생각해
볼 점이
많다.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
도구의 선용과
악용
원숭이는 손이 있는데,
반면 사자는 손이
없다.
해서 이런 대화가 오간다.
“너한텐 어려울 거야.
우리 같은 손가락이
없잖아.
알은 어떻게 잡을
건데?”
(76쪽)
수리 알을 가져오는 임무에 도전하겠다는 피어리스에게 쏜이 하는
말이다.
그렇게 도구로 활용되는 손가락,
그런데 그 손가락은 도구를
사용하는 착한 손이기도 하고,
다음과 같은 나쁜 짓을 하기도
한다.
악용이다.
하니에나의 두개골 뒷면도 금이 가있고,
가운데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렇다면 무리 가운데 반역자가 있는
거야.
돌을 움켜쥘 수 있는 동물은
개코원숭이 말곤 거의 없지.”
(322쪽)
문명을 만들어내는 도구가 흉기로 변하는
순간이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런 모습을 통하여
인간들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초식동물간의
유대
초식동물들은 서로를 신뢰해야 해.
서로 망을 봐주고 살아남으려면
서로 의지해야 한다. (99쪽)
포식자에게 잡혀먹히지 않으려면,
초식동물 사이에는 상부상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는 인간세계에서도 동일한 이치다.
배고픔과 사냥 - 자연의 법칙
모두 자연의 법칙을 알고 있지?
우리는 살기 위해서만 다른 동물을
죽일 수 있다.
사자 역시 살아가려면
그래야하고,
그들에게도 먹을 권리가
있어.
(99쪽)
이런 자연법칙은 이미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게 문제다.
악어는 자연의 법칙을 지키지 않는다.
배고플 때만 사냥하는 게
아니라,
죽이고 싶으면 그냥
죽인다.
(112쪽)
우리 인간은 악어같다.
배고프지 않아도
먹는다.
잡아 먹는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렝게티 평원에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사람의 적은 사람이다.
잡혀 먹히지 않으려면 잡아먹어야
한다.
설령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잡아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