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 내로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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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 대역 누런 벽지

 

이 책은?

 

이 책 누런 벽지는 소설이다일기체 자전적 소설이다.

(벽지에 관련된 부분은 소설을 위한 '첨가제'라고 함.)

 

저자는 샬롯 퍼킨스 길먼, <미국의 페미니스트비평가사회개혁가연설가시인.

1860년 7월 3일 미국 코네티컷 주의 하트퍼드에서 태어났다그의 생각은 페이비언 사회주의와 이후 페미니즘이라고 불리는 이념으로 발전하였다.>

 

저자 소개에 의하면저자는 이 작품으로 남성 중심적인 미국 사회에서의 억압된 여성의 삶을 드러내면서 여성주의 작가로 잘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의미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작품은 저자의 삶과 비추어보면서 읽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저자의 삶특히 결혼생활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의 삶특히 결혼과 이혼을 중심으로

 

1884년 화가 찰스 월터 스텟슨과 결혼.

1년도 되지 않아 딸 캐서린을 낳았다.

가벼운 우울 증상이 출산 이후 심해진다.

이는 1887년에 자신의 일기에 정신병이 있는 것 같다고 쓸 정도였다.

 

저명한 의사 미첼 박사를 찾아갔으나신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순종적인 아내 역할로 돌아오라며 휴식을 취하며 모든 지적 활동을 금지하도록 처방.

1888년 남편과 별거딸과 함께 친구집으로 감.

떨어져 사는 동안 우울증 증세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한 후, 1894년 법적으로 이혼.

 

저자의 병력과 관련하여

 

저자는 <누런 벽지를 쓴 이유>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병에 대하여 밝히고 있다.

 

수년간 저는 우울증과 그 이상에 이르는 심각한 신경쇠약을 앓았습니다

3년 정도 증상이 지속되던 즈음저는 굳은 신앙심과 희미한 희망을 붙들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신경질환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신체는 건강하였기에 시술에 대한 반응은 곧장 나타났습니다.

이에 그분은 제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집으로 돌아가 최대한 가정적인 을 살라고 조언하였고 두뇌 활동을 하루 최대 두 시간으로 제한해야 할 것이며 살아있는 한 절대로 펜이나 붓이나 연필 따위는 잡지도 말 것을 처방하였습니다.

그게 1887년도의 일입니다. (15)

 

여기 재미있는 표현이 나온다.

살아있는 한 절대로 펜이나 붓이나 연필 따위는 잡지도 말 것

 

과 연필은 알겠는데왜 이 나올까?

우리야 붓은 이해가 되는 도구이지만미국인이 왜 붓을?

 

해서 원문을 찾아보니이렇다.

“never to touch pen, brush or pencil again as long as I lived.” (14)

 

미국에서 붓(brush)는 어떤 용도로 쓰이는 필기구인가?

우리야 하면 당연히 서예 붓글씨가 떠오르지만.

 

어쨌든저자는 붓조차 잡지 말하는 의사의 조언은 무시해버리고일을 다시 시작해서 결국은 회복하게 되었고그렇게 파멸의 문턱에서 탈출한 것을 기뻐하며 이 작품을 썼다는 것이다. (17)

 

작품 속으로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이 작품을 읽어보면 저자의 삶과 작품에서 오버랩되는 부분이 발견된다.

 

먼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단촐한 등장인물젊은 부부가 주인공이다화자인 부인과 남편 존이다.

존은 의사다. <권위있는 의사인...>(27)

 

존과 그 아내인 젊은 부부는 아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시골 마을 외딴 대저택에서 여름을 나기로 한다부인에게 휴식을 처방으로 삼아시골에서 지내기로 한 것이다.

 

아내의 중상과 처방은?

 

일시적인 신경쇠약경미한 히스테리 증상을 보인다.

 

권위있는 의사인 남편이 친구들에게 확신하기를아내는 그저 일시적인 신경쇠약과

경미한 히스테리 증상을 보일 뿐이라는데, (27)

 

처방은?

몸보신여행신선한 공기운동그리고 완전히 건강해질 때까지 모든 을 절대 금지. (27)

 

이 부분은 저자 소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 상황과 같다.

신경쇠약에 걸린 것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처방을 받은 것 등이 같다.

 

그런 진단과 처방을 받은 아내심정은 어떠하며 반응은 어떨까?

 

내 생각에그 처방은 틀렸어.

내 생각에약간의 흥분감과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적당한 정도의 일은 오히려 내게 좋을 것 같아. (27)

 

그러나 아내는 상황을 바꿀 방법이 없다.

그저 소극적으로 남편 몰래 글을 쓰면서나름 저항을 한다.

 

그런데 여기 문제가 있다방안의 벽지다.

 

대체 벽지가 무슨 문제일까?

 

벽지노란색 벽지다아니누런 색이다.

yellow를 그냥 노란색이라 하지 않고 누런색으로 번역했다.

누런색으로 번역한 우리말 번역이 더 절실하다.

 

화자인 부인이 벽지를 처음 본 순간을 복기해보자.

 

집 꼭대기에 있는 육아실을 부부 침실로 사용한다. (33)

 

방은 한 층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사방에 창문이 있어서 통풍이 잘 되고언제나 따스한 햇볕과 신선한 공기로 가득하다.

창문은 쇠사슬로 막혀있고벽에는 쇠사슬 고리 같은 것이 달려있다.

 

벽지는 침대 머리맡에서부터 손이 닿는 아래 부분의 벽지까지 뜯어져 있고맞은 편 아래쪽에도 크게 뜯어져 있다흉하다.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현란한 무늬다. (35)

 

색깔은?

혐오스럽고 역겹기까지 하다아주 오랫동안 햇볕을 받아 변색된 것 같은들끓는 불결한 누런색이다.

전반적으로는 칙칙한 색인데군데군데 폭력적일 만큼 선명한 오렌지색이 섞여 있고나머지 부분은 메케한 유황을 떠오르게 한다. (37)

 

여기메케한 유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나중에 냄새도 맡게 된다. (87)

 

대체 그 벽지가 무슨 문제라는 것인가?

 

벽지 무늬에는 반복되는 부분이 마치 눈동자 같아징그럽게 뒤집힌 둥글넓적한 눈이 모가지가 부러진 것처럼 축 늘어진 채로 나를 노려봐.

끊임없이 계속되는 그 무례한 눈빛에 나는 몹시 화가 나맹랑하게 부릅뜬 눈은 온 천지에 있어위로아래로사방으로배를 바닥에 바짝 붙이고 기어 다녀.

그 선을 따라 위로 아래로 움직이는 것야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보다 약간 높이 있는 상태로 말이야”(47)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다.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아니 그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절망으로 가라앉는 여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벽지의 무늬는 주인공의 마음속에서 마구 마구 돌아다니면서 제멋대로 형체를 바꿔 나타나괴롭히는 것이다바로 그게 신경 쓸 데 없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신경성 질환이 된다.

 

그런데도 남편인 존은 자기 생각대로만 아내을 움직이려 한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그가 있을 때라도 스스로를 자제하려고 노력하는데그게 너무 피곤한 거야. (31)

 

하루 종일매 시간 내가 할 일을 처방해주지이토록 세심하게 돌봐주는데 은혜를 아는 사람이라면 응당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거야.

이곳에 온 것은 온전히 나를 위해서라고 했어그러니 신선한 공기를 충분히 마시고 완벽하게 휴식해야 한다고 그가 말했어. (33)

 

내가 얼마나 힘든지 존은 절대 모를거야내가 힘들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확신하고그 사실에 흡족해하는 사람이니까 .(39)

 

여기서 누런 벽지를 첨가한 것은신경쇠약에 걸린 사람에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할 때 어떤 일이 생기는가를 말하기 위하여만들어낸 장치다.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오히려 그게 독이 되어서그런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그러니결국 .......

 

다시이 책은?

 

그녀는 탈출한다.

드디어 탈출했어당신과 제니는 막으려고 했지내가 벽지를 거의 다 뜯어냈으니 다시 나를 가둘 수 없을 것이야.” (115)

 

탈출하고그녀는 전문가의 조언을 바람에 실려 날려 보낸 후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그것은 기쁨이고 성장이며 봉사였습니다..... 결국저는 일을 통해서 힘을 어느 정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외친다.

 

이 소설은 그래서 누런 벽지처럼 기괴한 모습으로 저자를 속박한 굴레를 벗어난 탈출기이다.

탈출 선언이고살아가는 기쁨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족 , 영한대역이라 영어도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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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언어 - 삶과 죽음, 예측불허의 몸과 마음을 함께하다
크리스티 왓슨 지음, 김혜림 옮김 / 니케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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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모두가 돌봄의 언어가 되어야 

 

이 책은?

 

이 책 돌봄의 언어는 <삶과 죽음예측불허의 몸과 마음을 함께하다>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데간호사로서 근무하면서 겪은 삶과 죽음돌봄에 관한 고백이다.

 

저자는 크리스티 왓슨 (Christie Watson), <영국의 간호사이자 작가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소속 간호사로 20여 년간 일했다현재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서 의학보건인문학을 가르치며영국왕립간호협회 홍보대사로서 간호사 교육과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저자는 소설가로서도 유명한데, 2011년에 발표한 그의 첫 번째 소설 멀리 떠난 작은 새Tiny Sunbirds Far Away로 영국 문학 최고의 권위로 손꼽히는 코스타 문학상을 받았고이어 발표한 여성여왕 아닌 왕이 되는 곳Where Women Are Kings은 18개 언어로 번역출간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저자가 간호사로 20년을 일해오면서 겪은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이 책은 잘 읽힌다.

생명과 죽음이 마주하는 곳인 병원에서 저자가 보고 겪은 이야기는 모두가 한편의 인생 드라마요인생 교과서가 된다이 책이 잘 읽히는 이유가 단지 드라마틱한 일화들이 많이 있어서만은 아니다그 안에 들어있는 인생에 대한 통찰 때문이다.

 

첫 장을 읽어보자,

저자는 응급소생 전문가다. (35)

출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병원 문에 들어서면서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 병원 모습이 하나 하나 그려진다병원 접수처를 지나선물 가게를 지나서 승강기또 환자수송 구역이 있고약국을 지나 저자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들어가옷을 갈아입는데응급 호출기가 번쩍이며 알람 메시지가 뜬다호출이다.

 

그렇게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호출을 받고 계단을 두세 칸씩 뛰어내려가병원 중심부를 통과해서 병원 식당에 도착한다.

거기 의자에 방금 의식을 되찾은 여자가 앉아있다.

여기 환자가 가슴 통증이 있다고 하네요.” 동료 간호사의 말이다. (38)

 

그렇게 시작한 이 책은 저자가 간호사가 되어 처음 근무할 때부터간호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했던 날까지의 기록으로 가득 채워진다.

 

저자는 서서히 환자와 더불어 익숙해져 간다그러면서 간호가 무엇인지간호사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경험으로 배워간다.

 

3년간 간호학교를 다녔지만간호사가 되는 공부는 자격증을 딴 뒤 병원에서 근무하는 첫날 비로소 시작되었다. (157)

 

우리의 지식은 경험으로 시작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칸트의 말이 저자의 간호사 경력에 딱 맞는 말이다. (226)

 

그런 경험을 통해간호사들의 역할과 돌봄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내는 간호사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엄마와 아기가 물리적 거리에 상관없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간호사와 환자도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는 갑작스런 깨달음이 나를 간호사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120)

 

친절친절의 언어에 대하여

 

특별히 저자는 간호사의 언어로 친절함을 꼽는다.

해서 친절에 관한 통찰은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좋은 간호사의 자질은 타고난 친절이다. (125)

 

친절은 고통과 통증까지도 줄일 수 있다. (132)

 

친절은 들리지도 않는 사람도 들을 수 있고,

보이지 않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언어다. - 마크 트웨인 (57)

 

간호사는 심장의 언어를 사용한다환자를 '마음이 상한 사람들'로 이해하고 묘사한다가장 훌륭한 간호사는 머리가 아닌 마음(심장)에서 나온다. (201)

 

친절공감연민그리고 환자의 품위를 지켜주려는 마음이 좋은 간호사를 만든다. (211)

 

누구에게나 낯선 이의 친절에 기대야만 할 때가 분명히 온다. (288)

 

친절은 전염성이 있다. (292)

 

생각을 키우는 말들

 

간호사로 20년을 지내면서저자가 느낀 인생이런 발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단 간호사가 아니더라도이런 글 읽으면 우리의 생각을 다시 생각해보며가다듬게 된다.

 

사실 신규 간호사 시절에는 화학생물학물리학약학해부학만이 간호학의 영역이라 생각했었다하지만 이제는 철학심리학예술윤리와 정치가 간호학의 실체임을 깨닫게 되었다. (27)

 

행복은 원래 복잡한 거예요. (60)

 

환자와 의료진이라고 다를 바 없어요우리는 모두 아플 수 있고누구나 언젠가는 아파요. (73)

 

무엇이든 일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고 슾프다. (134)

 

모든 것은 작은 디테일이고작은 디테일이 큰 차이를 만든다. (153)

 

삶이란 지속하는 것뿐 아니라 그 자체를 능가하고자 하는 과정이다.

그저 유지하려고만 한다면산다는 건 죽지 않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 시몬 드 보부아르 (223)

 

사회의 진정한 척도는 가장 연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찾을 수 있다. - 마하트마 간디. (287)

 

이런 일화도 있다.

 

찰스 디킨스는 어떤 만찬에서 그의 작품 <크리스마스 캐럴>을 낭독함으로써파산 직전이었던 런던의 한 어린이 병원을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30)

 

물라학자 뉴턴도 미숙아로 태어나 사람들은 그가 몇 시간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176)

 

라스베가스의 카지노에서는 도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가 다른 곳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데놀랍게도 생존율은 75%에 달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가설중에 이런 것도 있다.

게임중 속임수를 적발하기 위해 사람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기 때문에 쓰러지는 사람을 신속하게 발견하고 흉부 압박을필요하면 전기충격까지 그 자리에서 즉시 시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 (324)

 

영국에서도아이를 강아지라 부른다.

 

불쌍한 강아지....., 집에 데려가고 싶어요”(181)

 

동물병원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사람들을 위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아이를 보고 한 말이다특수간호영아실에 있는 아이를 보고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아이를 귀엽게 부르면서 강아지라 하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경우는 아닌가보다영국도 그런 것을 보니.

 

다시이 책은?

 

이 책은 일단 간호사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그 다음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가족이 있다거나혹은 그런 순간에 있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삶과 죽음이 무엇이고 또한 사람은 왜 고통받는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봄의 언어라는 제목 때문에 저자가 위로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말할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그녀 자체가 돌봄의 언어였다.

입으로 말하는 그것보다도그 일 자체가그 사람 자체가 돌봄의 언어였던 것이다.

 

수술이나 약물기술도 필요없었다그러나 뭔가가 필요했다간호사가 줄 수 있는 것이다그녀의 손을 다시 잡으니(.......) 우리 둘이 똑같은 체온이 되었다. (54)

 

그렇게 우리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돌봄의 언어친절한 언어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서로는 체온을 나누며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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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우주과학 콘서트 - 우주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과학 이야기 10월의 하늘 시리즈 8
권홍진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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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읽어야 하는 십 대를 위한 우주과학 콘서트

 

이 책은?

 

이 책 십 대를 위한 우주과학 콘서트는 <우주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과학 이야기>이다.

 

저자는 권홍진황지혜전영범이경훈김기상 저 외 2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다음과 같이 7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6개는 우주 관련 글이고다섯 번째 글인 현재는 과거의 열쇠는 지구과학을 다루고 있다.

 

01 권홍진 달콤한 별빛에 반하다

02 황지혜 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03 전영범 천문대의 시간

04 이경훈 은하수는 어디로 갔을까?

05 김기상 현재는 과거의 열쇠

06 최준영 대항해 시대에서 대우주 시대로

07 우성수 마션으로 풀어보는 창의적 사고

 

이 책으로 우주 관련 기본개념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몇가지 중요한 사항 정리해본다.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 (14)

 

약 1억 5천만 Km = 1AU(Astronomical Unit)

 

걸어서 간다면약 4,300년이 걸린다.

차를 타고 시속 100Km로 간다면약 170년 걸린다.

빛의 속도로 가면약 500초 걸린다.

(빛은 1초에 약 30만 km를 간다.)

 

별의 탄생

 

별의 탄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간 물질 (37)과 성운을 알아야 한다.

 

성운

 

수소가스와 헬륨먼지 등이 모여 구름처럼 보이는 것을 성운이라 한다. (28)‘

 

성운의 대부분은 수소와 헬륨이 차지한다.

 

성운은 주로 수소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서우리는 전혀 그 성운을 볼 수 없어야 하는데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운 안에 있는 먼지들이 별빛들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37)

 

별의 탄생은? -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런 성운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있다. (29)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성운 안의 가스와 먼지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밀도가 높은 곳이 만들어진다.

성운 안의 기체와 먼지의 밀도가 높아지면 모여있는 가스와 먼지의 충돌에 의해 온도가 올라간다.

이때 기체와 먼지의 밀도가 높아지는 곳에서는 중력이 작용한다.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우주의 기체와 먼지 사이에도 작용한다.

이렇게 물질이 서로 끌어당기면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물질의 양이 많아져 중력이 강해지면 또 다른 주변의 물질들을 계속 끌어당기게 된다.

물질들이 서로 중력으로 끌어당기다 보면 점점 크고 동그란 형태를 띠게 된다.

무게가 별을 만들만큼 충분히 커지면 안에 있는 물질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낸다.

이 에너지는 빛으로 바뀌어 주변으로 발산된다.

이 초기 상태를 원시별(protostar)이라 한다. (42)

 

원시별은 주변의 물질들을 계속해서 끌어당기며 성장한다.

 

우주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이유는?

 

적외선을 관측하는 망원경은 주로 우주로 쏘아올려 사용하는데적외선은 대기의 수증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에 수증기가 없는 우주에서 관측하는 것이다. (49)

 

지상에서는 우주에서 오는 모든 빛이 대기를 통과해야만 볼 수 있다하지만 가시광과 전파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기가 흡수해버리기에 지상의 망원경은 가시광을 보는 광학망원경과 전파를 보는 전파망원경만 사용할 수 있다.

광학망원경은 지상에서 약간의 적외선 영역을 볼 수 있고,

전파망원경은 보다 짧은 약간의 영역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구를 멋어나 우주로 나가면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기에 감마선부터 전파까지 빛의 모든 파장 영역을 볼 수 있다그래서 우주망원경을 우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69)

 

이에는 허셜우주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이 유명하다.

 

 

밤하늘에 별을 보기 위해서 불을 끄고 별을 켜자

 

빛공해라는 것을 처음 접한다밤에 인공조명이 너무 많아 밤하늘의 별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위한 법을 만들었는데, 2013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만들어졌고, 2020년 5월 27일부터 빛공해방지법 시행령이 시행되었다.

이 법에 의하면연직면에 비치는 가로등 등 인공조명의 밝기가 10룩스를 넘으면 빛공해로 간주된다. (82)

 

국제적으로도 국제밤하늘협회가 생겼는데빛공해에서 벗어나 어두운 밤하늘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91)

 

빛공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빛공해 또한 인류가 당장 줄여야 할 공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 설치하는 가로등은 빛이 위로 향하지 않는 평면 렌즈형으로 설치한다.

기존의 가로등에는 갓을 씌우도록 한다. (98)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별에서 온 우리들

 

우리 몸은 물이 66%, 단백질 16%, 지방 13%, 그리고 무기염류와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그리고 이들을 이루고 있는 원소를 보면 산소탄소수소질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은 수소를 제외하고 모두 별에서 온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32)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H)는 모두 빅뱅때 만들어졌다그 이후에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31)

 

박명이란 구체적으로?

 

박명(薄明)이란 말을 들어보긴 했는데그거 사전적인 의미만 알고 있었는데이 책으로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박명이란 일출 전 혹은 일몰 후에 빛이 남아있는 상태를 말한다. (87)

이에는 시민박명항해박명천문박명이 있다.

 

다시이 책은?

 

이 책의 필진다양하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우주 관련 과학자들이 전해주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우선 재미있다는 점말해둔다.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그 너머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의 노고로 이제 하늘이 단순한 하늘이 아니라우주의 시작점으로서의 하늘이고그 곳을 통해 또한 인간이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십대들에게 큰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성인들도 하늘을 보면서 다가올 미래화성을 비롯한 행성으로의 여행이주도 상상해보는 것도이 책으로 가능하다.

 

우리는 우주의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60)는 게 한국천문연구원의 미션이라는데그 미션은 우리 개개인도 한번 해볼만한 하지 않은가?

 

우리가 매일 보는 저 하늘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즐거움을이 책으로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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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조성환 옮김 / 파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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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이 책은?

 

이 책 도연명의 유산은 저자인 장웨이가 만송포서원에서 도연명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장웨이, <한국 독자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작가이지만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로소설평론시평 등 다방면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원래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도연명 평전’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내용은 평전은 아니고도연명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를 뽑아서 살펴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도연명이 거니는 숲에서 그저 자유롭게 그의 시구를 들으며그의 배경 설명 또는 시 구절 중 키워드를 통해 그의 생각(때로는 저자의 생각)과 그의 시대를 읽어가는 기분으로 읽으면 될 것이다.

 

읽어가면서 아쉬운 점이 자꾸만 나타나는데그건 저자가 본격적으로 말하기 전에 역자나 편집자가 도연명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해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책날개와 옮긴이의 글에 소개된 부분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해서 책을 읽다가 도연명의 생애에 대한 사전지식이 딸려글 소화하기에 힘겨운 부분이 많았다는 점밝혀둔다.

 

역자가 밝힌 이책의 독법(讀法)

 

<이 책은 모두 7강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자가 뽑은 키워드는 무려 127개 항목에 달한다번득이는 작가의 영감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하여 다양하고도 신선한 도연명 독법(讀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각각의 키워드는 하나의 잣대로 꿰어진 것이 아니기에 독자들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더라도 무방하다.>(11)

 

위에서 말한 것처럼이 책은 도연명 평전이 아니기에의와 같은 독법이 가능하다.

그러니 키워드를 먼저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저자가 그 키워드를 가지고 도연명의 어떤 부분을 드러내 보이는지를 감안하면서 읽으면도연명을 훨씬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역자는 그 많은 키워드 중에서 정글의 법칙과 버티기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고 한다. (11)

 

그런데 실상 정글의 법칙은 도연명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필자이 책의 저자 장웨이 는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를 무시무시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로 간주한다적자생존의 환경에서 살아남자면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버터내야 한다이러한 키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도 적용된다. (12)

 

역자의 말이다여기서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라는 말 중 하나를 정신적으로라고 바꾸는 게 옳을 듯하다어쨌든 역자는 이 책에서 키워드 둘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데그 키워드 둘은 도연명을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 될 것이다.

 

위진의 정글에서

 

연표를 찾아보니도연명(陶淵明, 365년 ~ 427)은 중국 동진 후기에서 남조 송대 초기까지 살았던 전원시인(田園詩人)으로 나온다.

 

동진은 어떤 나라인가그 시대는 

 

위진 남북조 시대(魏晉南北朝時代, 220년 ~ 589)는 중국의 역사에서 위진 시대와 남북조 시대를 통틀어 일컫는 단어이다.

위진 시대(魏晉時代, 220년 ~ 420)는 삼국 시대의 위나라로부터 서진을 거쳐 동진에 이르기까지의 약 2백년 간의 시기이다.

남북조 시대(南北朝時代, 420년 ~ 589)는 한족이 세운 남조와 한족을 장강 이남으로 밀어낸 유목민족이 세운 북조가 대립하다가 수나라에 의해 통일될 때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그러니 도연명은 위진시대에서도 서진이 망한 후에 세워진 동진이란 나라에서 태어나위진시대의 마지막을 지켜본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시기에 살았으니그가 살던 세상은 당연히 적자생존약육강식의 시대였고저자는 이를 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글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라 이름한 것이다.

 

그런 정글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도연명을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역자가 거론한 또 하나의 키워드, ‘버티기 여기에 해당이 된다.

 

도연명은 바로 온갖 고통과 가난의 궁지와 위험 지대 속에서 버티는’ 사람이었다.

 

이 때 릴케의 명언이 등장한다저자가 발견하여 제시한 릴케의 잠언이다.

 

사실 말할 수 있는 승리란 없으며버팀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 (97)

 

도연명은 굶어 죽을 수 있었고 곤궁하여 죽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의 사상과 신념정신은 도리어 사라지지 않았다그는 시종 버티는’ 영혼이었다. (98)

 

심지어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는 그의 삶을 그는 버텨냈다.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고설마?

그래서 우리는 도연명의 삶생활을 조금 더 깊숙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상이 높은 관리로 나간 적이 있고그 자신도 여러번 관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불우한 고난을 온통 겪고 괴롭힘을 극도로 인내하며 살아나갔다. (38)

 

그는 몇 번 관직에 들어갔다가 매번 사직했으며최후에는 상부에서 몇 번 불렀으나 대답하지 않고 곧장 전원에 머물렀다. (45)

 

사료에 기록된 도연명은 대부분 고독하고 곤궁한 시간을 보냈다부인은 일찍 죽었고 몇 명의 아이를 양육했다부유한 친구들은 많지 않았고 때로는 갈 곳조차 없었다집이 불탄 뒤 온 가족이 배 위에서 살지 않을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언제나 제철에 맞는 옷도 입지 못했고 밥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61)

 

이런 상황을 시로 읊은 것도 있다.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한 운명을 만나

밥 소쿠리와 표주박은 자주 비고

거친 베옷을 겨울에도 입었다. (나의 제문自祭文) (61)

 

이러한 상황을 버텨서 살아남은 사람이 도연명이다.

그래서 도연명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정글의 법칙과 버티기를 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몸부림 속에서 빛나는 시

 

일부 사람은 떠나고 도피하는 가운데 더욱이 내면 세계의 몸부림과 반항이 심해졌다그 과정에서 얻은 정신적 성과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러한 사상과 예술이다. (33)

 

그런데도연명의 실제는?

 

또한 그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면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겹의 덮개를 걷어내야 한다.

 

원래 그는 단순한 반항자가 아니었고고궁수절(固窮守節)하지도 않았다그는 결코 사회에서 도덕적인 우세를 차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재주가 세상에서 으뜸가는 시인도 아니었다. (439)

 

그래서 흔히 도연명을 은사(隱士)’라 부르는데실상은 그게 아니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도연명은 은거하기 전에 지위도 없고 명성도 없었으며, ‘은거한 뒤에도 상당히 곤궁했다따라서 통상적인 의미의 은사라고 볼 수는 없다그를 은사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후대 사람들이 그의 시명(詩名)에 의거하여 붙인 것이다.(62)

 

후세에 그를 은사라 부를 정도로 그의 시는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그의 시가 재평가 받기 시작하여 그의 명성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이 책은?

 

책을 다 읽으니이 말이 다시 떠오른다.

 

필자이 책의 저자 장웨이 는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를 무시무시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로 간주한다적자생존의 환경에서 살아남자면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버터내야 한다이러한 키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도 적용된다. (12)

 

그를 분석하는 키워드는 지금도 적용된다.

저자가 도연명을 알기 위하여 뽑아낸 키워드각각의 개념들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아니이 시대에도 필요하다.

 

세상은 지금도 정글의 법칙이 횡행하는 시대가 아닌가그래서 그런 시대를 버텨낸’ 시인 도연명은 지금도 훌륭한 역사적 스승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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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
이창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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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이 책은?

 

이 책 수치인간과 괴물의 마음은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심리학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책이다.

 

저자는 이창일,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철학박사를서울불교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동아시아 자연학과 인간학의 미래적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저자의 수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수치라는 감정을 파고 들어여러 갈래의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수치라는 감정을 그야말로 샅샅이 파헤쳐 놓았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분석 도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심리학각종 종교의 경전뇌과학신화언어학어원학동양 경전각종 문학작품

그야말로 인문학의 성찬이 벌어지고 있다.

 

해서 이 책은 먼저수치를 분석하려는 저자의 노력 덕분에 수치라는 말이 여러 방면으로 역사적으로드러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그래서 수치와 관련된 인간의 각종 감정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으니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교감과 공감의 차이는?

 

뇌의 언어로 보면교감은 내가 타인의 감정을 거울뉴런으로만 느끼는 것이다반면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느낄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재생해 이 재생된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교감은 공감을 위해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이전 단계다. (46)

 

이런 분석을 위시로 하여 저자는 우리 사람들이 가져야 할 감정의 교류를 분석해 놓고 있다.

 

수치와 부끄러움

 

수치와 부끄러움은 우리에게 낯붉힘을 일으키는 감정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수치는 부정적인 의미’ 맥락을 가진 것이고 부끄러움은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의미 맥락에서 사용된다 (6)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수치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알게 된다지식적 차원에서 수치를 알아보는 것이다.

수치라는 감정을 샅샅이 훑어나간 저자 덕분이다,

 

다음으로는 이 책을 정신 수양을 위한 교재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실천적 차원에서 읽어보는 것이다.

수치에 관한 각종 명언들격언들잠언들을 읽어가면서 내 마음을 가꿀 수 있을 것이다

 

신화 시대의 수치

 

신화는 과학의 사실성과는 또 다른 차원의 사실성을 가진 설명방식이며 통찰의 세계다신화에는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나과학이 접근하기 어려워서 괄호 속에 넣어 놓은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있다신화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까닭은 이러한 설명과 해답에 인간의 자기 이해 방식이 배어들어 있기 때문이다신화는 과녁을 돌려 인간에 대한 진실한 내용을 좀 더 원초적인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원초적이기 때문에 더 간단하고 쉬우며인간을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라서 그 은유적인 설명방식이 재미나다그러니 신화적인 설명을 포기할 수 없다. (112)

 

신화는 인간 자신이 동물과 자연에 속하는 것에 대한 수치를 불복종의 결과로 제시했다초자연적인 본성을 어긴 죄는 인간 안에 깊은 죄의식을 심었다동물에게는 죄의식이 없고 수치도 없다자연상태를 혐오하는 인간만이 그것을 수치로 여기고 죄의식을 갖는다. (359)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

 

인간은 프로메테우스에게서 불을 선물받았지만 여전히 서로 싸우며 불화 속에 살았다이를 보다 못한 제우스는 인간에게 다시 두 가지를 나눠준다염치(명예)와 정의였다. (256)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에서 해당되는 부분을 찾아보았다.

 

인간에게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은 아직 없었는데전쟁의 기술은 이 기술의 일부니까그래서 인간은 함께 모여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자신을 구하려 했으나 함께 모일 때마다 인간은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이 없어 서로 불의한 일을 했고그래서 인간은 도로 흩어졌고 다시 도륙되기 시작했소그러자 제우스는 우리 인간 족속들이 완전히 멸종하지나 않을까 두려워 헤르메스를 인간에게 보내 염치와 정의를 가져다주게 했는데공동체를 구성하고 우애를 맺는데 이것들이 원칙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소.

(천병희 역프로타고라스』 323b,c, 플라톤 전집』 III, 222)

 

그 다음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중요한 대목이니 인용해 본다.

 

헤르메스는 인간에게 어떤 방식으로 염치와 정의를 나눠주어야 하는지 제우스에게 물었소.

모든 인간에게 나눠주라고 제우스가 말했소. ‘모든 인간이 나눠 갖게 하라다른 기술들처럼 정의와 염치가 소수의 것이 되면 국가가 생길 수 없을 테니까그리고 염치와 정의를 나눠 가질 수 없는 자는 공동체의 역병으로 간주하여 죽여 없애야 한다고 내 이름으로 법으로 정하라.’ (위의 책, 223)

 

이러한 신화적 인식은 이후 철학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스 윤리학에서 수치의 의미를 탐구했다여기에는 수치의 두 얼굴이 나타난다. (256)

 

맹자유자입정(儒子入井)의 논증

 

어린아이가 천진하게 우물 쪽으로 기어 가다가 그 곳에 빠지려 하는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순간에 그것을 본 사람은 당장에 몸을 날려 아이를 구하려고 한다이는 머릿속으로 이로움을 계산한 뒤에 한 행동이 아니다. (236)

 

맹자는 이런 상황을 예로 들면서수오지심을 논한다.

그런 수오지심은 결국 정의와 연결이 되는데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끄러움과 미워함곧 수치와 혐오는 의로움과 연결된다.

우선 혐오는 생리적인 차원에서생존을 위해 썩거나 더러운 음식똥오줌고름피 등의 오물을 더러워하고 그것을 가릴 줄 아는 고유한 능력이다.

이 생리적 차원의 능력은 심리적 차원으로 옮겨져 가서싫고 꺼리는 마음을 드러내는 혐오의 감정이 되었다이어 윤리의 차원에서 더러운 언행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가차없이 그것을 미워하는 공분으로까지 전용되었다. (238)

 

수치와 혐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감정이며둘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239)

 

맹자의 생각은 계속된다.

 

맹자』 <진심>에 나오는 말이다. 

 

인간이라면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다.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할 수 있다면부끄러워 할 일이 없을 것이다.

人不可以無恥無恥之恥면 無恥矣.

 

또 이 말도 기억해두자.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맹자는 말하는데그 중 두 번째 즐거움 기억해 두자.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는 것그게 두 번째 즐거움이다.

 

다시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가지지 못한 자들이 자주 눈에 띈다이들이라고 부끄러움의 상황을 모르겠는가알지만 그것이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그래서 실제로는 모르는 것이다왜 부끄러움은 우리 몫인가그것은 당신이 온전한 사람이기 때문이고사이코패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46)

 

해서 우리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쓴 목적도이 시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 많이 나타났기에그들에 부끄러움을 알려주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부끄러움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다.

해서 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에부끄러움은 부끄러움을 아는 자의 몫일뿐이다.

 참된 인간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그런데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럽지 않도록 삶의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다. (243) 

이런 때에는 플라톤이 말한 제우스의 법이 자꾸만 떠오른다.

<염치와 정의를 나눠 가질 수 없는 자는 공동체의 역병으로 간주하여 죽여 없애야 한다고 내 이름으로 법으로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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