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코프스키의 영화 - 시간과 공간의 미로
나리만 스카코브 지음, 이시은 옮김 / B612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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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타르코프스키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는 러시아의 영화감독이다. 1932- 1986(향년 54)

현대 러시아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하다고 나무위키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는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중 단편과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모든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반의 어린 시절 (1962)

안드레이 류블료프(1966)

솔라리스 (1972)

거울 (1975)

스토커 (잠입자) (1979)

노스텔지아 (1983)

희생 (1986)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

 

타르코프스키현대 러시아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하다’ (나무위키)

 

해서 롱테이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먼저 살펴보았다.

 

롱테이크란 영화의 일반적인 편집 속도보다 더 오랫동안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는 화면으로, 타르코프스키의 경우 보통 슬로모션과 함께 구사한다. 롱테이크는 닫히기를 거부하며 계속 열린 상태로 남아 지속적인 현장감을 추구한다. (9)

 

이런 설명을 들으니 그간 내가 생각하던 롱테이크는 잘 못 알고 있던 것이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롱테이크는 화면을 끊지 않고 공간 전환을 하지 않으며 일일이 보여주는 것이다.’(나무위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해서 나는 전체적인 화면을, 전환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만 의미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그래서 타르코프스키의 경우에서 관객은 내러티브를 잠시 제쳐두고 순수한 형태의 시간을 응시하게 되는 것이다. (9)

, 5분 짜리 영상을 롱테이크를 사용하여 10분간의 시간을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시간 속의 시간이라 한다.

 

그런 롱테이크를 알게 되고 나니

 

이런 영화 소개글이 이해가 된다.

 

감독은 거대하고 단단한 삶의 사실들로 뭉쳐진 덩어리 시간에서 모든 불필요한 것을 깎아 내고 제거하여, 앞으로 완성될 영화의 일부가 되고 전체 영화에 없어서는 안될 순간만을 남겨둔다. (9)

 

구체적으로 영화에서 살펴보자.

다음과 같은 글들은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 기법이 참고가 될 것이다.

 

<안드레이 류블료프>의 환영 :

 

이 시퀀스에서 강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시간이 공간 내에 흩어져 있는 강의 굽이굽이를 따라 흐르면서, 시간과 공간의 범주가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다. (81)

 

<스토커>의 계시 :

 

218쪽에 인용된 타르코프스키의 발언중 이런 말이 보인다.

 

<스토커>의 경우에는 개개의 몽타주 조각들 사이에 시간의 비약이 존재하지 않기를 원했다. 나는 시간과 그 흐름이 표현되기를 바랐으므로 하나의 숏 내에서 시간의 흐름을 완료하고자 애썼다. (218)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에서는 심지어 동질적인 시 공간에서조차 유령같은 환영이 침투하여, 전체처럼 보이던 세계를 무너뜨린다. (333)

 

그리고 옮긴이가 전해준 다음과 같은 농담도 충분하게 이해될 것이다.

 

영화를 관람하던 중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보니 여전히 잠들기 전 그 화면이 이어지고 있더라. (337)

 

어렵다. 어려워

 

어려운 이유는 먼저, 그의 작품을 하나도 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영화를 설명하는 글은 그야말로 어둠속을 헤매는 꼴이다

다행하게도 유튜브에서 그의 작품 일부나마 찾아볼 수 있었다.

 

예컨대, <솔라리스>

https://www.youtube.com/watch?v=pswK62Dy-Gk

 

<스토커>

https://www.youtube.com/watch?v=PO6OGMT-Jv4

 

그렇게 여러 영상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해서 타르코프스키에 대하여 처음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그런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다. 유튜브에서 친절한 안내를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해서 그런 영상들과 이 책을 병행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영화 이외에도 얻을 게 많다.

 

비토레 카르파초 ; 베네치아의 화가. (77)

 

선원근법의 정리와 그 이전 :

원근법에 관한 이론서가 알베르티의 <회화론>이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된다.

 

선원근법은 15세기에 레온 바리스타 알베르티의 <회화론>에 와서야 이론적으로 정립되었다. 이전 대가들은 특정한 재현 양식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르네상스의 체계화된 회화의 공간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미학적 입장에 따랐다는 것이다. (109)

 

알베르티의 <회화론>에 앞선 이야기는 108쪽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런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운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타르코프스키라는 영화감독을 알게 된 것이 그렇다.

그의 영화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지만,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그런 영화와 영화감독에 입문하여 알아가는 데 아주 적절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또한 역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으로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보면서 어려웠던 점, 궁금했던 점들에 대하여 이 책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337)

이 책으로 타르코프스키와 그의 영화에 대하여, 이제 입문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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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소통법 -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김진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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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소통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지휘자를 볼 기회가 가끔 있다.

연주회장에서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앞에 두고 열심히 두 손을 휘저어가며 단원들을 지휘하여 음악을 생산하는 사람, 지휘자. 그런 지휘자야말로 소통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서야 어찌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지휘자가 단원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누구?

 

예전에 인사조직을 공부하는 중에, 조직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는 이론을 읽은 적이 있다.

한 회사, 정부 등에서 한 조직을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면서 지휘자의 역할을 논하고 있었는데, 그 때 그 책의 저자는 실제 지휘자가 아닌 조직이론가였다.

 

그렇게 조직이론가도 인정하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관계를, 이 책에서 실제 지휘자의 입장에서 논하고 있는 책을 만난다.

 

저자는 실제 지휘자다.

지휘자에는 합창단 지휘자가 있고,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있는데. 저자 약력을 보니 두 가지 모두다 지휘를 한다. 해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지휘자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여러 개 동영상이 뜨는데예컨대 이런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1145mni2EOk&t=34s

https://www.youtube.com/watch?v=ROURQiNIttM

 

지휘자가 소통을 어떻게?

 

위에서 조직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곤 한다는 말을 했는데,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조직을 구성하는 조직원들이 각자 지닌 특성이 있기 때문이리라. 특성과 자질, 그리고 능력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가 악기를 연주하는 단원들을 잘 지휘하여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조직의 장은 각 구성원들의 특성을 잘 알아서 전체적으로 최선의 결과치를 뽑아낼 수 있도록 조직을 움직여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조직과 조직원, 그리고 지휘자의 관계를 저자는 이렇게 끌고 간다.

지휘자인 저자, 역시 음악적으로 책을 구성해 놓았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교향곡은 몇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서곡과 피날레를 덧붙여 책을 이루어간다.

 

지휘를 시작하며_서곡: 탁월한 팀워크는 유능이 아닌 조화

1악장_아다지오: 힘을 빼고, 느려도 다 함께 앞으로

2악장_안단테: 천천히, 리듬과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3악장_모데라토: 뚜벅뚜벅, 나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시너지

4악장_알레그로: 빠르고 경쾌하게, 성장하는 조직을 위한 리더십

지휘를 마치며_피날레: 진정한 회복과 성장은 상생의 길에서

 

음악으로 말하자면, 이건 대곡이다.

교향곡은 보통 3악장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책은 4악장이고 앞뒤로 서곡과 피날레까지 붙었으니 대곡 치고 보통 대곡이 아니다.

 

아다지오, 안단테, 모데라토, 알레그로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음악 용어로 조직 운영을 설명할 수 있다니. 신기한 일이다.

이 용어들은 모두 음의 빠르기를 표현하는 용어이다.

 

음악의 빠르기를 용어로, 이번 기회에 한 번 정리를 해보았다.

가장 느린 라르고(Largo)에서 가장 빠른 프레스토(Presto) 순서로, 느림에서 빠름 순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


라르고(아주 느리게) > 아다지오(느리게) > 안단테(느리게/걷는 속도) > 안단티노(안단테보다 조금 빠르게) > 모데라토(보통 빠르게) > 알레그레토(조금 빠르게) > 알레그로(빠르게) > 비바체(빠르고 활발하게) > 프레스토(매우 빠르게)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아다지오(Adagio)?

음표 빠르기에서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 빠르기를 의미하는데. 느린 속도로 보면 된다.

 

안단테는?

모데라토는?

알레그로는?

 

그렇게 정리하니, 이제 책에서 말하는 조직 소통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1악장_아다지오: 힘을 빼고, 느려도 다 함께 앞으로

아다지오는 느리게다. 느리게 가는데, 모든 조직원이 다 함께 가는 것이다

1악장이니 이제 시작이다. 시작이니만큼 서로를 챙겨가며 같이 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2악장_안단테: 천천히, 리듬과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안단테 역시 빠르지 않은 속도다. 빠르지 앉지만 느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전 조직원의 리듬이 어느 정도 맞느냐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그러니 서로간에 속도를 맞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

 

3악장_모데라토: 뚜벅뚜벅, 나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시너지

4악장_알레그로: 빠르고 경쾌하게, 성장하는 조직을 위한 리더십

 

이렇게 저자가 제시한 음의 빠르기를 키워드 삼아 조직의 운용을 살펴보니 신기하게 음의 빠르기가 엄청 중요한 지침이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의 설명이 그래서 납득이 되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여러 가지 음악 용어들을 만난다.

 

메사 디 보체 (4)

루바토 (34)

제너럴 포즈 (84)

시창 (94)

 

나는 신과 평화롭게 지낸다. 다만 인간과 갈등이 있을 뿐이다. - 찰리 채플린 (75)

 

얀테의 법칙 (104~ 107)

 

다시, 이 책은?

 

연주의 목적은 전체 연주자를 하나로 묶어내어 각자의 소리를 화음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의 목적은?

마찬가지다. 오케스트라 단원 한 명 한 명이 각자 소리를 내되 전체적으로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조직도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되, 전체의 결과치가 최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도 말했다.

조직의 목적은 개인의 강점을 성과로 바꾸는 것이다.” (6)

 

그래서 오케스트라와 조직은 공통점을 가지게 되고,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의 소통방법이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과 옆에 붙은 부제,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지휘자의 소통법이 완벽하게 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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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림의 500자 소설
문수림 지음 / 수림스튜디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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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소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500자라면, 우리가 책을 읽고 리뷰를 쓸 때에 최소로 써야하는 그 분량인데

그 글자 안에 과연 소설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 속에 얼마나 사건과 생각을 압축해서 집어넣어야 할지?

한 작품 한 작품 속을 들여다 보면서, 그 작업의 과정의 결과물을 살펴보고 싶었다.

 

이 책은?

 

과연 500자로 쓰여진 소설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설의 구조, 형식은 차치하고 그안에 제대로 된 메시지가 들어갈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500자 소설‘500라는 단순한 분량 규정이 아니라, 특정한 쓰기 조건과 읽기 방식을 포함한 하나의 형식이다. 이 형식은 반복을 통해 축적되며, 그 과정 자체가 장르적 성격을 형성한다. (서문 중)

 

또한 저자는 곳곳에 작은 이스터에그를 심어두었다는데, 그것도 읽어가면서 찾아야 한다.


이스터에그가 무엇인가?

내가 아는 이스터에그는 부활절 달걀 밖에 없는데, 또 다른 뜻이 있는가 해서 찾아보니, 이런 뜻이 있다.

 

이스터 에그(Easter Egg)는 영화, , CD, DVD,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을 뜻한다. 또한 이스터 에그라는 이름은 서양권에서 부활절에 부활절 달걀을 미리 집안이나 정원에 숨겨두고 아이들에게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은 달걀을 찾도록 하는 부활절 달걀 찾기 풍습에서 유래했다. (인터넷에서)

 

그러니까 부활절에 달걀 찾는 게임을 하듯이 이 책 안에 숨겨놓은 그 무엇인가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자는 힘들까? 아닐까?

 

과연 500자안에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

소설에는 장편과 단편, 그리고 장편(掌篇)이 있다.

극히 짧은 소설을 장편(掌篇)이라 하는데, 그런 경우도 500자는 넘을 것이다.

그러나 500자 소설은 그야말로 초장편(超掌篇)이라 할 수 있다.

짧아도 너무 짧은 소설.

 

여기 이 책에 실린 101편의 초장편(超掌篇) 소설, 읽기는 과연 어떨까?

 

간단히 말해서 쉬울까? 짧으니까 읽기가 쉬울까?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어렵다. 먼저는 그 안에 소설적인 정치는 차치하고 소설이 갖는 기본적인 줄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다.

 

그러니 독자는 그야말로 열일을 해야 한다. 힘든 일이다.

하나의 글을 몇 번이고 읽어 그 뜻을 헤아려야 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그 안에 숨겨놓은 것은 없는가, 같은 말이라도 다른 뜻으로 해석되지는 않을까?' 등등

하여간 별별 생각을 다 해가면서 읽어야 하니, 이건 진짜 중노동이다,

 

읽다가 이런 것을 발견(!) 했다.

 

소설 하나 하나 마다 제목이 붙어있다. 그리고 그 앞에 넘버가 붙어있다.

첫 번째 글은 타이틀이 <마지막 대화>인데 그 앞에 1이라고 쓰여있으니 첫 번째 글이다.

그런데 그 다음 글은?

2가 아니다. <32. 달로 가는 자전거>이다. (8)

 

그리고 그 다음 글은 역시 3이 아니다. <27. 배변 대행>이다.

그러니 순서가 뒤죽박죽인 것이다.

이게 웬일?

이건 분명 저자의 어떤 의도가 숨겨있음이 분명하다. 혹시 이게 저자가 말한 이스터에그?

 

그래서 몇 개의 글을 순서대로 연결해보기도 했다.

<1번 마지막 대화> (6) - <2번 씨앗> (58) - <3번 숙제> (196) - <4번 유예>(60)

 

그렇게 이어봐도 뾰족한 연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헛짚었나 보다.

 

혹시 이게 이스터에그?

 

읽다가 페이지 하단에 무언가 쓰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97쪽이다. 



저자가 글에 이어서 몇 마디 코멘트를 하는 난이 있다.

<당신의 글은 언제부터 판매를 전제로 쓰이기 시작했나요?>

 

그것은 그 위의 소설을 읽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이리라.

그런 질문을 읽으면 독자들은 자신들의 경우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나같은 경우는?

없다, 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속으로 대답하고 그 아래로 눈을 내려보니 이런 글이 보인다.

<숨어서 대필도 했고

드러내고 대담집도 썼고.>

 

어라? 이건 저자의 경우가 아닐까?

그러니까 저자가 질문하고 그 질문에 저자의 경우를 답변에 적어놓은 것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그 답변을 보고, 그것을 따라서 스스로 답해보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이것이 바로 저자가 군데 군데 숨겨놓은 이스터에그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또 다음을 읽어보니, 그게 또 맞지를 않는다.

 

다시. 이 책은?

 

추리소설을 읽어보면 이런 문구가 보인다.

독자 여러분도 이 소설 속으로 들어가 범인이 누구인지 작가와 게임을 해보시라!’

 

저자가 추리소설 곳곳에 숨겨놓은 단서를 찾아가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보라는 것인데, 그게 추리소설 읽는 재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이스터에그를 찾아내는 재미,

그리고 500자 이내로 쓰여진 소설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가는 재미.

그런 재미를 느낄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야말로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된다.

'이건가, 아닌가? 그렇다면 이 것 아닐까?' 등등

 

오랜만에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그러니 읽는데 힘들어도 독서의 기쁨이 앞서는 것이다. 


그나저나 리뷰를 쓰다보니, 500자를 훨씬 넘었다. 이거 저자가 알면 혼낼지 모른다.

<500자 소설> 리뷰가 500자를 넘다니? 말도 안돼, 라는 꾸중을 들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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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 한 장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
곽한영 지음 / 니들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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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사진에 대한 책이 아니라 그 찰나의 한 컷에 담겨 있는 삶과 시간에 대한 책이다.


그렇듯 저자가 보여주는 사진 한 컷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 이야기들은 단순히 호기심을 채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소양을 생각하게 만드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들이다. 

해서 이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쳐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것들이 담겨있다.


몇 가지 적어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아파트에 대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주택 모습은 언제부터인지 아파트가 대세다.

아파트가 왜 좋은지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그냥 그러려니 하고들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 아파트에 대하여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사건 하나를 만난다.

바로 미국에서 일어난 프루이트-아이고(Pruitt-Igoe)’의 사례다.

 

아파트는 분명 가족 단위로 살아가기 편리한 주거형태인데, 그렇다면 주변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다른 가족들간에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은 과연 하고는 있는 것일까?

간혹 아파트 단지내 가격을 담합하여 어느 금액 이하로 매물을 내놓지 않도록 하자는 그런 기사는 접한 적은 있지만, 다른 기사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 책에서 미국의 프루이트-아이고(Pruitt-Igoe)’ 아파트 사례를 보면서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야기가 길어지니 간단하게 그런 노력이 필요함을 알게 해주는 이론 하나만 소개한다.

 

방어 가능 공간 이론 :

진정으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려면 단지 생활에 필요한 요소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변 환경에 대한 거주자의 통제가 가능하고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물을 배치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120)

 

캐나다의 곰을 위한 쓰레기통 이야기

 

위에 말한 같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와 맥이 통하는 이야기다.

 

먼저 우리나라의 저출산, 노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해서 다문화사회가 도래가 필연적이라는 것, 그런데 다문화가 이루어지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라는 울타리 사고에 집착해온 우리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그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해서 저자는 캐나다의 사례를 소개한다


캐나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곰을 위한 쓰레기통부터 시작한다. 

캐나다에는 곰이 흔한 동물이라. 곰이 먹이가 부족하면 민가에 내려오는데 그럴 때 쓰레기통을 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쓰레기통을 곰이 쉽게 열 수 없도록 만들었는데, 그건 곰이 인간의 음식에 맛을 들이면 인간을 공격할 수도 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위험성이 있다면, 곰을 포획하거나 죽이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겠는데, 그 대신 곰을 보호하는 방식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곰이 도로를 건너가거나 민가에 내려와도 결코 죽이는 방법은 쓰지 않고, 그저 곰을 피하거나 쫓아내는 정도로 곰과 같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드는 곰을 위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을 감내하는 것도 실상은 곰을 위한 것이며, 그렇게 곰을 보호하며 같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곰과 공존하는 것도 저렇게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데는 당연히 이보다 훨씬 더 큰 비용과 비효율과 희생이 요구될 것이니 그런 희생을 감내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다수가 될 때에 비로소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67)

 

사진이 생각을, 그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부산의 영도다리에 관한 글을 읽었다.

부산에는 몇 번 가본 적이 있지만, 영도다리는 본 적이 없다.

이 책에서 영도다리의 자세한 사연을 접한다.

그 사연은 이렇다.

 

요란스러운 개통식 이후 영도다리는 부산을 대표하는 명물이 되었다. 서울 사람은 창경원’(현 창경궁)에 코끼리를 보러 가고, 경상도 사람은 영도다리를 보러 부산에 간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59)

 

영도다리는 도개교인지라, 다리가 번쩍 들려 그 아래로 배들이 지나갈 수 있는 구조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무거운(?) 다리가 들려올려지는 것이 신기해서 가서 보는 것이다.

하루에 몇 번 들려올리는가는 이렇다.

 

개통당시에는 하루에 일곱 번,

1960년대에는 하루 두 번,

1966년부터는 아예 들려지지 않았고,

2013년 재개통을 한 후에는 하루 두 번씩이다.

 

그렇게 도개교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고흐의 그림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아를의 랑글루아 다리>.



 

원래의 도개교는 1902년에 건설되었으며, 1930년에 철근 콘크리트 다리로 교체되었다. 반 고흐 시대에는 다리 관리인의 이름을 따서 '랑글루아의 다리'( Pont de Langlois)라고 불렸다. 이 다리는 현재 이전되어 '반 고흐의 다리 '(Pont Van-Gogh) 로 개명되었다. (위키백과)

 

다시, 이 책은?

 

이상 소개한 것처럼, 이 책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데 그게 딱딱한 교훈조의 이야기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안에는 그런 교훈에 이르기까지 논리를 펼치는 가운데,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예컨대, 위에서 말한 캐나다에서 왜 곰을 위한 쓰레기통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비롯하여 이런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

링컨의 게티즈버그연설이 왜 명연설로 남게 되었는지,

한글맞춤법이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

안데르센의 소설 속 성냥팔이 소녀는 왜 성냥을 팔고 있었는지,

영화 아비정전에서 배우 양조위가 등장한 마지막 시퀀스는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는지

 

그런 궁금증도 풀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삶의 지혜 얻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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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다시 쓰는 세계사 - 한 권으로 1만 년 역사를 완전 정복하는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강응천 감수 / 흐름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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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다시 쓰는 세계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역사의 흐름을 읽는다, 는 발상이 아주 참신하다.

보통 역사를 공부한다면, 역사에서 벌어진 사건들 위주로 하여, 대개는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하는데, 그러다보면 역사라는 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게 하는 대신에 이 책에서 보는 것처럼, 역사를 흐름으로 이해한다면, <역사 공부 끝!> 하지 않을까.

 

이 책은?

 

'한 권으로 1만년 역사를 완전정복'하는 책이다.


물론 완전 정복한다는게 그리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보겠다는 그 기개가 일단 마음에 들었다. ‘까짓것, 해보자’,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표제에 마음이 끌렸다.

 

이 책의 특징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장을 나눈 방법이다.

역사책을 읽어보면 대개는 대륙별로 나누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런 식으로 구분해 놓았다.

 

1장 유럽

2장 중국

3장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4장 일본

5장 인도

6장 동남아시아

 

장 수만 따진다면, 유럽은 6분의 1이고, 아시아가 6분의 5이니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뭐랄까, 아시아가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물씬 난다,

유럽의 역사가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는 발상이 조금은 희석된 느낌도 든다.

기록되고 있는 페이지의 쪽수도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 470쪽 분량중 유렵은 200쪽이니 반절이 채 되지 않는다.

 

아시아를 기술하면서도, 아시아 전체를 뭉뚱그려 놓은 게 아니라, 세분하여 놓은 것 역시 특별하다, 해서 독자들은 이 책으로 아시아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기록해두고 싶은 사항들 - 제국주의에 대하여

 

요즈음 세계 지도와 정세를 살펴보면, 19세기 유럽의 국가들이 제국주의 정책으로 힘을 사용한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아프리카라든가, 아시아의 많은 나라, 지역이 그 때의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예컨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해외 여행지 중 베트남이 있는데, 그 곳을 방문해 본 독자들은 알 것이다, 베트남의 도시에 프랑스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에서도 그에 관한 기록이 보인다.

 

프랑스는 플라시 전투에서 패한 이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반도 지역으로 진출했으며, 1887년에는 이 지역을 통일해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연방을 조직했다.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프랑스의 식민 지배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다. (163)

 

해서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 식민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관청 등 건물을 지었는데, 그게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제국주의 정책을 펼치는데, 그냥 무력으로만 한 게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는 이론도 등장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론적으로도 아시아를 식민지화하여야 한다는 사상이 유럽 사람들 마음에 있었다는 말이다.

 

사회진화론이 그것이다. (160)


이는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을 사회에 적용한 개념으로 우수한 인종이 살아남고 열등한 인종은 도태된다는 논리다. 해서 유렵인들은 자신들을 우수한 인종이라 생각하고, 아시아나 다른 비유럽 국가에 대하여는 열등한 민족으로 간주했다. 그 결과 더욱 우스운 일은 그러기 때문에 열등한 민족을 문명화할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열등민인 아시아, 아프리카를 지배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로 침략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지금 보면 세 살짜리 아이도 코웃음을 칠만한 일이지만 당시는 그게 통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록해 두고 싶은 사항 -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에서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이 책 제1장 유럽을 설명하는 말 중 이런 게 있다.

 

유럽의 역사는 뒤늦은 출발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간 독특한 여정이다. 중세라는 긴 그림자 속에서 변방에 머물렀던 유럽은 봉건제의 해체와 도시의 성장,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대항해 시대를 거치며 전혀 다른 문명을 만들어냈다. (17)

 

한편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는 어땠을까?

 

중국은 세계문명사에서 가장 길고 안정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217)

 

3장 서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서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인류문명의 출발점이자 세계사의 원천이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도시 국가가 처음 등장했고, 이집트에서는 국가 조직과 종교, 과학이 발전했다. (313)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적어놓고 세 개의 기록을 비교해보니,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가 역전되어버린 것을 알 수 있다. 맨처음에는 아시아 쪽이 훨씬 앞서가는 문명이었는데, 어떻게 해서인지 역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이 책을 읽어가면서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을 읽어가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 책, 그렇게 역사를 살펴보는 안목을 갖게 해준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할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사항에서도 역사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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