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 - 단숨에 읽는 영국 역사 100장면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역사
고바야시 데루오 지음, 오정화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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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국을 이해하려면?

 

이런 것들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감수한 고바야시 데루오의 말이다.

 

민족의 흥망성쇠, 종교와 정치의 강력한 결합, 이를 극복하고 성립된 연합 국가, 의회제 민주주의와 산업 사회의 확립. 또한 그 과정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런 것에 주안점을 두고 읽으면 좋을 것이다.

 

영국은 흥미로운 나라다. - 알수록 놀라운! 영국의 4가지 비밀

 

이 책을 펴면 바로 앞 부분에 이런 게 등장한다.

알수록 놀라운! 영국의 4가지 비밀.

그게 무얼까?

 

영국 왕이 프랑스 왕도 겸하고 있었다?

이름은 궁전인데 국왕은 살고 있지 않는다?

후계자 문제를 해결하기 의해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국왕이 없었던 시대가 있었다?

 

각각의 항목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가 있다. 그것을 알아보는 재미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영국 역사를 한눈에 알아보자

 

간단하다. 영국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책 목차를 천천히 훑어보는 것이다.

목차에 영국의 역사가 흘러가는 게 보인다.


그리고 더하여 권말 부록격으로 있는 <영국사 연표>를 살펴보면, 정말 보인다.

영국 역사가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게 보인다.

 

Chapter 1 로마 제국의 영향

Chapter 2 북유럽 국가로서 탄생과 몰락

Chapter 3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국내외

Chapter 4 절대왕정과 그에 반대하는 움직임

Chapter 5 의회 정치의 확립

Chapter 6 대영 제국의 번영

Chapter 7 두 번의 세계대전

Chapter 8 21세기의 영국

 

이런 인물들 아시나요?


이 책의 저자는 독자들이 영국에 정을 붙이도록, 흥미를 갖게끔 여러 장치를 해놓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영국의 위인> 항목이다.


모두 7명을 소개해 놓았는데, 그중에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게 이채롭다.

그렇게 알지 못하는 사람이 등장하니, 이 책은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일곱명의 이름을 소개한다.

 

부디카, 레이디 고다이바, 윌리엄 월리스, 엘리자베스 1

아이작 뉴턴, 코난 도일, 윈스턴 처칠

 

부디카와 윌리엄 윌리스, 그렇게 두 사람은 처음 만나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다른 5명은? 제대로 알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데 이 책의 묘미가 있다. 이름도 알고 또한 제법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니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 그런 게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존이라는 이름의 왕은?


오직 한 명뿐이다.

그걸 알고 있었다. 리처드 1세 다음의 왕이 존이다.

그리고 리처드라는 이름을 가진 왕은 무려 3명이다. 그래서 리처드 1, 리처드 2, 리처드 3세 하는 식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그런데 존이라는 이름은 오직 한 명뿐이니 그냥 존왕이다.

이런 것, 알고 있었지만, 새삼 이 책에서 짚어주니 새롭다.

 

그렇게 이 책은 알고 있는 것일지라도 새롭게 해준다는 것,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치고, 영국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가 유럽의 중심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외국의 역사이니 아무래도 속속들이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해서 이런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책은 판형이 작은 책이라 휴대하기 좋다.

교양있는 여행자를 위한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영국 여행을 갈 때에 휴대하고 다니면 좋을 것이다, 영국의 도시를 걷다가 만나게 되는 역사의 흔적,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여행 가기 전에 읽어야 한다는 것은 교양에 속하는 일이니, 먼저 읽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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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피아니스트 교육법 - 세계 3대 콩쿠르 우승자는 어떻게 피아노를 배웠는가
카와카미 마사히로 지음, 김소영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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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피아니스트 교육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리 한국인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음악 콩쿠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에 열린 16회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콩쿠르, 또한 그 전 2017년에 열린 15회 콩쿠르에서도 선우예권이 우승을 차지한 바가 있다.

그런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특이한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2위를 했던 2009년에 열린 13회 콩쿠르,

그 때 우승한 사람은 일본인 츠지이 노부유키였다.

 

츠지이 노부유키, 그는 시각장애인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어떻게 피아노를 칠 수 있을까? 피아노는 어떻게 겨우 겨우 칠 수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가 어떻게 기라성같은 피아니스트들이 모여 겨루는 콩쿠르에서 우승할 수 있었을까?

여기 그를 지도했던 스승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츠지이 노부유키를 지도해서 피아노의 길에 서는데 지도한 사람이다.



(유튜브 자료화면에서 캡쳐함 - 이 책의 저자  카와카미 마사히로)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제자에게 어떻게 피아노를, 아니 악보를 전할 수 있었을까.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한 것이기도 했다.

 

그의 고민을 살펴보자.

 

그는 먼저 악보에 그려져 있는 것을 노부유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했다.

 

악보에 맞게 일정한 템포로 음을 연주해서 녹음하고 그것을 들려주는 방법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악보에 적혀 있는 것을 단순히 음으로 변환해 연주해봤자 정보를 100퍼센트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따랐다. 악보에는 그만큼 복잡하고 풍부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55)

 

정말 저자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악보에 적힌 음을 전달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츠즈이 노부유키를 다룬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그래서 저자는 음을 녹음해 줄 때에 왼손으로 치는 부분과 오른손으로 치는 부분을 따로 녹음에서 들려주었다 한다. 노부유키는 그것을 듣고 왼손과 오른손을 종합하여 피아노 음을 만들어냈으니,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웠을지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저자는 이 책에 이런 것들을 담아 놓았다.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제자를 어떻게 가르쳤는가를 필두로 하여, 음악인들에게 필요한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다.

 

음악이란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가.

학생과 후배들을 어떤 식으로 지도해야 하는가.

음악 공부를 지속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

재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식으로 재능을 꽃피워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는가.


좋은 스승의 가르침이기에 지금 피아노를 배우는 많은 피아니스트 지망생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또한 설령 피아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좋은 스승의 가르침은 분야를 뛰어넘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 가르침을 이 책에 담아 놓았는데, 먼저 목차를 살펴보자.

 

1장 음악가가 되기 위한 10가지 힌트

2장 피아노 재능을 키우는 시간

3장 음악 해석력을 높이는 교육

4장 해외에서 배우다

5장 피아니스트로서의 삶

6장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장마다 츠지이 노부유키를 떠올리지 않고는 읽을 수가 없다. 모든 내용이, 콩쿠르 우승자를 키워낸 스승의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피아노와 관련 없는 내가 읽을 때에도 그런 마음이 드는데, 피아노를 목표로 하는 독자가 읽는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먼저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가르침을 줄 것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음악 공부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단련하지 않으면 빠르게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도 존재한다. (4)

 

다른 것들 굳이 여기에 일일이 적을 필요조차 없다. 모든 게 피아노를 향하고 있다.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두드릴 때 그의 가르침은 훌륭한 지침이 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역시 많은 통찰을 전해준다. 피아노를 통해 울려나오는 하나하나의 음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음표 하나가 소중하고, 그래서 연주자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비단 음악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가르침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창조력을 발휘하는 것은 발명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일이든 창조성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창조를 하면 큰 기쁨이 따른다.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곡을 만들어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상당한 지식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208)

 

어떤 분야에서든 대가가 된다는 것은 큰 대가를 치루지 않고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 대가가 어떤 것인지. 세계적인 콩쿠르에 눈이 보이지 않는 제자를 우승으로 이끈 스승의 가르침은, 설령 음악 그리고 피아노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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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눈 이야기 -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기홍석.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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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눈 이야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명화를 의학의 눈으로 보면서 감상하는 것이다.

 

안과 의사와 내과 의사, 이렇게 두 분이 쓴 책으로 그림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의 책과는 그 접근 시각이 다르다. 그런 점에서 우선 읽어볼 가치가 있다.

 

이 책의 특징

 

저자들이 보여주는 명화에 들어있는 의학 차원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도 의미가 있다.

 

그림을 보면서, '그림' 자체에 대한 설명을 별로 접해본 적이 없기에 하는 말이다.

이 책은 그래서 '그림 속'과 '그림 자체'를 동시에 보여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명화의 정의는?

 

지금까지는 명화라 하면, 전문가가 손을 들어주면 그게 명화인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명화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볼 수 있었다.

 

명화란?

아주 잘 그린 그림 또는 유명한 그림.

 

시각적 정의를 뛰어넘어, 문학과 역사, 신화, 종교,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의 삶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화가의 내면을 담아냅니다. (5)

 

명화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줍니다.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알게 되고 때로는 그림 속 인물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예술과 다른 점들 여기서는 안과적 차원 을 만날 수 있다. (4쪽)


해서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명화란 단순히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다른 차원의 지평도 볼 수 있도록 해야만, 그게 진짜 명화가 아닐까.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목적은?

 

저자가 밝힌 미술 감상의 목적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

그림에 담긴 역사, 풍습, 인물들을 탐구하며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명화를 감상하는 것 자체를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을 수도 있다. (6)

 

그저 그림만 스쳐지나가듯 보던 나에게 이런 목적에 대한 설명도 새로웠다.

 

이 책에서 살펴보자

 

이 책에서는 명화 속 을 중심으로 감상하고 있는데, 두 가지 방향이다.

명화 속 눈을 미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눈 건강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다. (5)

 

이 책에서는 두 가지 방식으로 명화와 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나는 작품 속의 눈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화가가 그린 그림을 살펴보면서 그걸 그린 화가의 눈을 살펴보는 것이다. 예컨대, 화가가 백내장 또는 녹내장을 앓고 있기 때문에 그림이 그런 식으로 그려진 것은 아닐까, 하는 안과전문의의 소견이 등장하는 것이다.

 

코시모 1세 데 메디치 (103 107)

 

르네상스 시대를 공부하면서 이 그림을 몇 번이나 본 적이 있는데, 언감생심 그의 눈에서 사시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1세의 초상화다.



 

맨 오른 쪽 그림이 코시모 1세의 초상화다. 


아뇰로 브론치노가 그린 것인데, 그는 사실적인 묘사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의 그림에 나타난 코시모 1세는 사시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기록과 그림에는 전혀 그런 흔적이 없기에 그가 사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브론치노가 어떤 대상을 과장하고 과도하게 표현하는 매너리즘의 특징을 눈에 적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덧붙인다. (107)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151 161)

 

고흐의 그림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 중이다. 그의 삶이 그의 그림을 보게 만든다.

특히 <별이 빛나는 밤>의 그 환상적인 구도는 과연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되었는지. 여러 의견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 안과 전문의 차원에서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해서 관련 대목을 여기 옮겨본다.

 

밤의 프로방스 시골길은 고흐의 화풍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하늘을 보면 광원 주위로 빙빙 도는 형태의 무리 현상(halo)을 볼 수 있다. 1888년에 그린 밤의 카페에도 전등 주변으로 무리 현상이 관찰된다.

 

이 현상은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에도 나타난다. 그는 아를에서 고갱과 다툰 뒤 자신의 귀를 자르고 그와 이별하게 된다. 그 후 몇 번의 간질 발작을 겪고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결국 생레미 요양원에 입원한다. 별이 빛나는 밤은 바로 이 시기에 그린 작품이다. 고흐는 정신 장애로 인한 고통을 하늘에 요동치는 소용돌이로 표현했다. (154)



 

이렇듯 아를과 생레미 시절 그림의 특징은 밤의 카페별이 빛나는 밤에서 보이는 사물 주변의 무리 현상, 소용돌이 형태의 기법이다. 한편 해바라기를 비롯한 작품의 황색 위주 색조는 아를과 생레미 시절 그림의 또 다른 특징이다. 그림에 유독 황색이 많이 들어간 이유로 한동안 물체가 노랗게 보이는 황시증이 제기된 적도 있다.

 

미술사와 평론가들은 그림의 무리 현상을 선과 색의 격렬한 혼동’, ‘색채의 해방으로 설명하지만, 일부 안과 의사들은 이를 실제 눈의 질환, 즉 안압이 상승하는 급성 폐쇄각녹내장의 결과로 추측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무리 현상은 녹내장이라기 보다는 급성 납중독에 의한 백색내장이라는 보고도 있다. (154)

 

, 그렇다면 고흐의 위대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의 의견 들어보자.

 

그는 여러 질환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예술성 천재성을 발휘했다. 비록 자신의 정신 질환을 치유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역으로 그의 정신 세계를 담은 그림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있다.(161)

 

그러기에 고흐의 그림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그림이 되지 않았을까?

 

다시, 이 책은?

 

역시 안과의사의 눈은 매섭다. 보통 사람 같으면 그냥 스쳐 지나고 말 것을 예리하게 잡아낸다. 포착해서 그것을 안과전문의 전문지식을 발휘해, 숨어있는 안과 질환을 드러내 보여준다.

 

정말 그림은 안과적 통찰력을 가지고 보아야 하는가보다.

저자 덕분에 그간 그림을 보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들, 다시 살펴보게 된다.

감사한 일이다.

 

위에서는 두 가지 사례만 적어놓았지만, 이 책의 모든 부분이, 소개하는 그림과 화가들, 다시 새로운 눈으로, 시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서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의미와 가치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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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
오조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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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프로듀서 퇴사하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 작가는 친절하지 않다.

 

소설은 대개 친절하지 않다. 작가가 그렇다는 말이다. 

사건의 자초지종을 처음에 결코 알려주지 않는다.

해서 사건은 독자가 이해하든 말든 저혼자 진행이 된다.

벌어지는 사건을 이해하며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거기에도 무언가 있다. 마구잡이로 작가가 혼자 저멀리 가버리면 독자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포기할 수가 있으니, 독자가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는 기색이 보이면 작가는 조금 달래주는 척을 하게 마련이다. 그래야 독자가 포기하지 않고 읽어줄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작가는 그런 이치를 훤하게 꿰뚫고 있다.

그래서 독자와 밀고 당기면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 철학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 3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부 누구에게나 그만둬야 하는 순간이 온다

2부 누구에게나 붙잡아야 하는 것이 있다

3부 누구에게나 함께여야 하는 시기가 온다

 

이 소설을 읽어가기 전에 먼저 이야기 세 개의 타이틀을 읽어본다,

물론 그 이야기를 함축하는 타이틀이지만, 그것 자체로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

하나 하나가 아포리즘이다.


누구에게나 그만둬야 하는 순간이 온다.

누구에게나 붙잡아야 하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나 함께여야 하는 시기가 온다.

 

가만이 읊조려본다. 그렇지, 그렇다


누구나 그만 둬야하는 순간? 온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붙잡아야 하는 것이? 있다. 그렇다

또한 누구에게나 함께여야 하는 시기가? 온다. 그렇다,

 

이렇게 이 소설은 철학적이다,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장치를 그렇게 마련해두고 시작한다.

 

이 소설, 스파이더맨이 나온다.


이능력자, 그가 스파이더맨이다.

이 능력자가 아니라, 이능력자다. ()능력자.

 

작가의 용어 선택이 기막히다. 초능력자가 아니라 이능력자다,

그래서 이능력자에게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히어로 프로듀서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존재를 조영은 스스로 이렇게 정의한다.

 

나는 네가 아직 하기 어려운 판단의 길잡이를 하려고 많은 걸 배우고 익힌 사람이야. (90)

 

조영이 이능력자인 서리원에게 해준 말, 그 속에 자신의 존재를 밝혀놓고 있다.

 

그런 히어로 프로듀서인 주인공 조영의 활약상이 펼쳐지는 소설, 3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히어로에 대한 단상

 

이 시대에 히어로가 필요할까?

세세한 소설의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그 기저에 있는 히어로에 대한 생각, 짚어볼 만하다.

 

우리는 아직 영웅이 필요하다.

우린 영웅이 없던 시대로 돌아가는 법을 잊었어, (89)

 

현대 사회에 히어로는 이미 포화 상태야. 너처럼 이능력을 두 개씩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했고, 능력 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장래 희망 설문 조사에서는 히어로가 매년 1위를 차지하지. 사람들은 문이 좁아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몸집이 큰 히어로들이 새로 등장하면 한쪽에서는 억지로라도 문을 넓히는 사람들이 생겨나거든. (96)

 

다시, 이 책은?

 

그런데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이 있다.

히어로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 그 방면에 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조영은 왜 이능력이 없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그녀는 무능력자다.

 

이 소설의 작가는 바로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능력자를 키워내는 것은 바로 무능력자라는 것을, 그래서 이능력자와 무능력자는 서로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까 언급한 아포리즘 세 개, 생각이 나지 않는가?

 

누구에게나 그만둬야 하는 순간이 온다.

누구에게나 붙잡아야 하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나 함께여야 하는 시기가 온다.

 

작가는 말한다. 작중 인물을 통해서, 또한 소설 전체를 통해서 말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 세 가지를 찾아내는 줄거움, 소설을 읽어가면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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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소 - 유럽 속 이슬람 유산
박단,이수정 외 지음,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기획 / 틈새의시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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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장소-유럽 속 이슬람 유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유럽 곳곳에 남아있는 이슬람 세계의 기억의 장소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이슬람 세계의 흔적이 유럽에 남아있다니, 그게 무슨 말일까?
이슬람 흔적은 당연히 이슬람 지역에 있어야 하는데.....까지 생각하다가, 그렇지, 스페인이 있지. 스페인 역사가 그렇지. 거기에 이슬람이 성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했는데....에 생각이 미치자, 이 책의 의미가 선연하게 떠올랐다.

 

그렇게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보면,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이슬람이 유럽에서 호령하던 시기에 흔적을 남겨놓았던 게 틀림없다. 그 흔적을 찾아나서는 여정이다.

 

그 흔적들은 어디 어디에 있나?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열면서 당연히 그 흔적은 지리, 장소별로 분류해 나갈 줄 알았다.

스페인에서는 이런 흔적이 있고. 이탈리아에는 이런 것......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만 허를 찔려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그 흔적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part 1 종교의 기억

part 2 문화의 기억

part 3 사상·언어의 기억

part 4 일상의 기억

 

장소별로 분류하는 게 아니라, 흔적의 종류별로 분류해놓고 있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은 그 목차로 종교, 문화, 사상과 언어, 그리고 일상에까지 이슬람의 흔적이 남지 않은 것(또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 먼저 , 그렇구나. 대단하다는 마음이 들게 된다.

 

그래도 지리, 장소로 따져보았더니

 

그런 흔적의 범주로 나누려고 하니, 아무래도 생각이 먼저 장소와 연결되는지라, 이런 정리를 하게 된다.

 

part 1 종교의 기억 - 영국, 프랑스, 헝가리

part 2 문화의 기억 유럽 각지, 또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리보르노, 파리

part 3 사상·언어의 기억 , 이건 굳이 장소를 따질 필요가 없다.

part 4 일상의 기억 이것 또한 장소를 따질 필요 없지!

 

그러고 보면 저자가 분류를 이 책대로 하기를 잘 했다.

지리, 장소별로 구분 분류했더라면 책을 써나가는데 애로가 컸을 것 같다.

 

먹거리 이야기 크루아상(croissant)

 

멀리 갈 것 없다. 주변에 빵집에 가보면 크루아상이 있다. 초승달 모양의 빵이다.

맛있다. 프랑스 빵이라서 그런가 보다.

 

그 빵에 얽힌 이야기가 이 책에 소개되고 있다.

 

이 빵의 유래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오스만 튀르크군이 1683년 빈, 또는 1686년 부다페스트를 공격할 때 성으로 들어가고자 성벽 아래로 밤새 터널을 파고 있었다. 이를 성안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던 어느 제빵사가 발견하고 아군에 알려 튀르크 군을 물리쳤다. 그 제빵사는 결정적 제보를 한 공로로 무슬림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드는 독점 권리를 받음으로써 크루아상이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는 이야기다. (122)

 

물론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으니, 읽어볼 일이다. 무릇 그런 일에는 항상 몇 가지 버전이 따르는 법이다.

 

지성사 차원에서 이븐 할둔

 

얼마전 단테의 신곡을 읽다가 흥미로운 장면을 만났다.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지옥을 지나가는 중에 제일 첫 번째 장소인 림보에서 만난 사람중에 흥미로운 인물들이 있다.

 

바로 이슬람 인물들이다. 기록되기를 살라흐 앗 딘(살라딘), 이븐 루시드, 그리고 이븐 시나, 이렇게 세 사람은 분명 이교도임에도 그들을 지옥에 배치한 게 아니라, 림보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당시 단테가 살았던 시절에도 이슬람인들을 아주 배척하지는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서 이슬람인이 등장한다. 이븐 할둔. 역사학자다.

 

유럽 지성사에서 이븐 할둔을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19세기 초 서구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역사서술의 학문화를 이미 14세기 중세 말에 제창했다는 점이다. 그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연구하는 방법, 그리고 서술하는 방식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역사를 단순한 지식이나 정보로 여기는 시각을 넘어 학문’, 그것도 철학적이거나 사회과학적 학문으로 확립할 필요성을 강조한 점이었다. (322)

 

그런 인물이니 만약 단테가 그를 신곡에 배치한다면 적어도 지옥에는 보내지 않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정말 대단한 흔적이 많다. 이렇게 많았나. 허기야 몰라서 그랬다.

그게 이슬람의 흔적인줄 몰랐던 게 더 많이 있었던 것이다.

해서 이 책으로 이제 조금 눈이 떠진 셈이다.

같은 물건을 보면서도, 그것의 유래가 어떤 것인지 몰랐던 나의 지식에 플러스를 한 가지 더한다. 감사한 일이다.

 

이 책에서 이슬람의 흔적에 그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억의 장소'는 단지 과거의 흔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날의 유럽을 어떻게 이해하고, 미래의 유럽을 어떻게 상상할 것인가에 대한 문화적 열쇠다. 유럽은 이제 더는 단일한 기독교 문명의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뒤섞이고 충돌하며 화해하는 역동적 무대다. 이슬람은 이 무대의 외부자가 아니라, 유럽 문명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조각 중 하나이다. (6)

 

그리하여 저자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따라서 이 책은 유럽에 남아있는 이슬람의 흔적을 단순한 유물로 보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기억의 장치이자 문화적 상호작용의 상징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6)

 

이 책은 이슬람에 대한 생각도, 또한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 다시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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