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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피아니스트 교육법 - 세계 3대 콩쿠르 우승자는 어떻게 피아노를 배웠는가
카와카미 마사히로 지음, 김소영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7월
평점 :
기적의 피아니스트 교육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리 한국인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음악 콩쿠르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에 열린 16회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콩쿠르, 또한 그 전 2017년에 열린 15회 콩쿠르에서도 선우예권이 우승을 차지한 바가 있다.
그런데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특이한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2위를 했던 2009년에 열린 13회 콩쿠르,
그 때 우승한 사람은 일본인 츠지이 노부유키였다.
츠지이 노부유키, 그는 시각장애인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어떻게 피아노를 칠 수 있을까? 피아노는 어떻게 겨우 겨우 칠 수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가 어떻게 기라성같은 피아니스트들이 모여 겨루는 콩쿠르에서 우승할 수 있었을까?
여기 그를 지도했던 스승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츠지이 노부유키를 지도해서 피아노의 길에 서는데 지도한 사람이다.

(유튜브 자료화면에서 캡쳐함 - 이 책의 저자 카와카미 마사히로)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제자에게 어떻게 피아노를, 아니 악보를 전할 수 있었을까.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한 것이기도 했다.
그의 고민을 살펴보자.
그는 먼저 악보에 그려져 있는 것을 노부유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했다.
악보에 맞게 일정한 템포로 음을 연주해서 녹음하고 그것을 들려주는 방법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런데 악보에 적혀 있는 것을 단순히 음으로 변환해 연주해봤자 정보를 100퍼센트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뒤따랐다. 악보에는 그만큼 복잡하고 풍부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55쪽)
정말 저자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악보에 적힌 음을 전달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츠즈이 노부유키를 다룬 다른 자료를 찾아보니, 그래서 저자는 음을 녹음해 줄 때에 왼손으로 치는 부분과 오른손으로 치는 부분을 따로 녹음에서 들려주었다 한다. 노부유키는 그것을 듣고 왼손과 오른손을 종합하여 피아노 음을 만들어냈으니,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웠을지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저자는 이 책에 이런 것들을 담아 놓았다.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제자를 어떻게 가르쳤는가를 필두로 하여, 음악인들에게 필요한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다.
음악이란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가.
학생과 후배들을 어떤 식으로 지도해야 하는가.
음악 공부를 지속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
재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식으로 재능을 꽃피워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는가.
좋은 스승의 가르침이기에 지금 피아노를 배우는 많은 피아니스트 지망생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또한 설령 피아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좋은 스승의 가르침은 분야를 뛰어넘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 가르침을 이 책에 담아 놓았는데, 먼저 목차를 살펴보자.
제1장 음악가가 되기 위한 10가지 힌트
제2장 피아노 재능을 키우는 시간
제3장 음악 해석력을 높이는 교육
제4장 해외에서 배우다
제5장 피아니스트로서의 삶
제6장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장마다 츠지이 노부유키를 떠올리지 않고는 읽을 수가 없다. 모든 내용이, 콩쿠르 우승자를 키워낸 스승의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피아노와 관련 없는 내가 읽을 때에도 그런 마음이 드는데, 피아노를 목표로 하는 독자가 읽는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먼저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가르침을 줄 것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음악 공부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단련하지 않으면 빠르게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도 존재한다. (4쪽)
다른 것들 굳이 여기에 일일이 적을 필요조차 없다. 모든 게 피아노를 향하고 있다.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두드릴 때 그의 가르침은 훌륭한 지침이 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역시 많은 통찰을 전해준다. 피아노를 통해 울려나오는 하나하나의 음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음표 하나가 소중하고, 그래서 연주자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비단 음악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가르침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창조력을 발휘하는 것은 발명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일이든 창조성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창조를 하면 큰 기쁨이 따른다.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곡을 만들어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상당한 지식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208쪽)
어떤 분야에서든 대가가 된다는 것은 큰 대가를 치루지 않고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 대가가 어떤 것인지. 세계적인 콩쿠르에 눈이 보이지 않는 제자를 우승으로 이끈 스승의 가르침은, 설령 음악 그리고 피아노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