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토의 주인 - 23일 폐쇄구역
지미준 지음 / 포춘쿠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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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의 주인

 

이 책은?

 

이 책 게토의 주인은 소설이다. 장편소설.

개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개와 고양이의 시각으로 반려동물 문제를 바라보는 작품이다.

 

저자는 지미준, <컴퓨터자수 디자이너, 번역가, 영어 강사 등의 직업을 체험한 뒤에 어느 날 번개를 맞은 것처럼 영감이 떠올라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컴퓨터 자수 디자이너답게 한편의 멋진 테피스트리를 수놓은 듯하다.

 

이 책의 내용은?

 

흔히들 말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작품!’

그 말이 바로 이 작품에 들어맞는다.

한번 손에 잡으면 끝날 때까지 책을 놓을 수 없다. 끝이 어찌될지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는 것이다.

 

주인공은 개와 고양이다.

덕근은 개, 칠백은 고양이다. 우선 이름들이 토종이라 정이 간다.

거기에 그런 주인공들이 생각이 있다. 세상을 제법 볼 줄 안다.

그러니 사람으로 치면 의식이 있는 존재라는 것, 해서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우연히 개와 고양이로 만난 두 마리 - 아 참, 요즘에는 반려 동물을 지칭할 때 이 친구, 저 친구하니 - 개와 고양이 두 친구는 의기투합하여 서로 함께 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 두 친구를 보고 하나 둘 씩 모여든 다른 친구들, 해서 이제 제법 무리를 이루게 된다.

 

줄거리는 매우 정교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정교한 직소 퍼즐이 맞춰지는듯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흥분도수가 치솟는다.

 

줄거리를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려지는 작품이다.

그러나 줄거리를 말하면 스포일러이니, 그 점 참작하여 이런 몇 개의 문장 소개로 그치는 것, 양해해 주시기를.

 

<나는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고, 그 친구는 두려움을 달랠 수 있었어.>(81)

<같은 무리에서 다른 세계를 꿈꾸는 한 우리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어.>(163)

<칠백과 덕근이 꿈꾸었던 각자의 이상 세계는 현실에 잠시 동안만 내려왔을 뿐이다.>(262)

 

등장하는 반려동물들의 모습들

 

반려동물로 입양되었다가 파양되는 경우.

짖는다고 성대 제거 수술을 당한 경우.

길거리에서 잡혀가 중성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는 경우.

강아지 공장 좁은 철장에 갇혀 새끼를 낳고 낳는 기계가 되는 경우.

동물 농장에 갇혀 땅 한 번 제대도 딛지 못하고 살다가, 고기가 될 날 만을 기다리는 경우.

투견으로 살아가며 영문도 모른 채 싸우다 결국은 죽게 되는 경우.

 

반려동물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들

 

먼저 덕근의 어미에 관한 사연이다.

자기를 돌봐준 할머니의 몸에 이상을 생긴 것을 알게 된 어미 개는 짖어댄다. 계속 짖어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 사람들이 할머니를 찾아와 문을 열어보니, 이미 숨을 거둔 상태.

삼일장을 치른 뒤, 키우던 개 - 어미개와 새끼 개들 -를 맡아줄 사람을 찾는데, 뒷집에 사는 남자가 선뜻 어미 개를 맡아 기르겠다 나선다. 그리고 새끼 개들은 뿔불이 흩어지게 되는데..

삼일장을 치르고 할머니 자식들이 떠나간 날, 어미 개를 데려간 뒷집 남자네 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남자들은 소매를 걷고 칼자루를 쥐고 토치에 불을 붙였고, 여자들은 파를 썰고 물을 끓이고 밥상을 펼쳤다.’(14)

 

동물 농장에 갇혀 땅 한 번 제대도 딛지 못하고 살다가, 고기가 될 날 만을 기다리는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한다.

 

<사육장에선 철장 문이 열려도 바깥으로 나오는 개들이 없었다고 했지? 그 녀석들은 자기들의 욕구가 충족되는 그 곳을 굳이 나갈 필요가 없었던 거야. 거기에 길들여지면 학대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고.> (76)

 

다시, 이 책은?

 

<대자연의 주인은 누구인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보다 자연을 정복해 주인이 되려는 바벨탑의 길을 택했다. 자연을 마음대로 가공해 인간만의 구역을 만들었고, 그 구역 안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들은 마치 원래 지구에 살지 않았던 이방의 존재인 양 불청객 취급을 받는다. 동류 집단의 구역 게토, 변방의 약자들이 모인 그곳에서 결국 진정한 주인이 되는 자 인간일까, 동물일까. 아니면 그 모두를 포함하는 자연일까.> (315, 에필로그중에서)

 

에필로그에서 듣게 되는 저자의 육성이 묵직하다.

문제의식으로 가득찬 소설이기에,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펼치는 반려동물에 대한 철학은 가슴에 짙게 새겨두어야 한다. 특히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독자라면 필히!

 

개와 고양이인 덕근과 칠백, 그들은 꿈을 꾼다. 사람과 더불어 같이 사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투쟁한다. 과연 그 투쟁은 어떻게 될까?

저자가 그려내는 몇 개의 장면, 마치 무릉도원처럼 보여지는 장면 몇 개.

그 장면은 과연 지속이 될 것인가?

 

그리고, 이런 이상향을 꿈꾸는 두 친구들의 모습에 우리 사람들의 모습을 대입해 보고 싶은 생각은 그저 백일몽에 불과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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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안우성 지음 / 몽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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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이 책은?

 

남자의 클래식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안내서다.

이 책을 읽으면, 클래식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또한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부제는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인데, 정말 스스로 즐길 거리를 찾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의 여유를 갖게 되어, 외롭지 않게 된다.

 

저자는 안우성, <독일과 영국에서 켄트 나가노 등 세계적 지휘자와 함께 솔리스트로 활동한 바리톤.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 음대 석사 과정,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후 독일, 이탈리아, 영국에서 오페라 마술피리’, ‘어린이와 마법’, ‘비밀 결혼등에 주역으로 출연하였고, 독일에서 <겨울나그네> 전곡 독창회와 다수의 오라토리오 독창자로 협연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악가들, 대부분 알고 있다. 아니 이름은 들어 알고 있다. 대한민국 의무 교육의 힘이다. 해서 그들 이름은, 거의 다 알고 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어머니 헨델로 시작하여, 슈베르트, 카살스 - 카잘스란 이름으로 더 익숙한 - 브람스, 파가니니 등등.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 중 연주자는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요요마가 이름은 들어 알고 있는 연주자. 그 정도다.

 

그러나 이름 정도 안다고 해서 음악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귀로 해야 할 음악 공부를 눈으로만 끝내면, 안되는 법이다. 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를 분류하면서, 무언가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작곡가: 이들은 대부분 연주자요 작곡자들이다. 헨델, 베토벤 등,

연주자: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 엔리코 카루소 등.

 

이렇게 구분하면서 면면을 살펴보니, 음악의 세계가 그 범위가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한다.

 

음악가들. 일화가 많이 등장한다.

 

슈베르트는 경제적 여건 때문에 피아노조차 살 형편이 못되었다. 그저 머릿속으로 피아노 소리를 그리며 기타 한 자루에 의지해 작곡을 했다. 마침내 실력이 알려지고 어느 정도의 수입이 생겨 피아노를 한 대 장만하게 되었으나, 그는 이듬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86)

 

저저와 플라시도 도밍고와의 개별적인 만남에 관한 이야기도 읽어볼만하다. (185)

 

베토벤은 오전에는 작곡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점심을 먹은 후 오후 2시부터는 하일리겐슈타트의 숲길을 매일 산책했다.(236)

 

음악가들과 곡에 얽힌 일화들.

 

하이든이 작곡한 <트럼펫 협주곡>은 우리나라에서 <장학퀴즈>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다.(313)

 

음악가에겐 연주자가 필요하다.

 

차이콥스키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를 작곡한 후에 몇명의 연주가에게 연주를 부탁했으나 실제 연주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지 못할 정도로 곡이 난해했기 때문이다. 겨우 아돌프 브로드스키가 반복하여 연습을 한 끝에 초연에 도전했으나 비평가들의 악평만 받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연습에 돌입해 그후 5개월 후에 다시 연주회를 열었고, 대성공을 거둔다. (297)

 

이처럼 아무리 좋은 곡이라 할지라도 그걸 감당할 연주자가 없으면, 그저 악보상의 음악으로 남게 된다는 것, 알게 된다.

 

음악, 쓸모가 또 있다.

 

저자는 음악에서 음악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감정의 본질을 찾아내려고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가면서 힘이 되는 화두를 하나씩 붙잡자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바리톤 디스카우의 노래를 들으며 진지함의 힘을 찾아내고, 파가니니를 들으면서는 실력과 파격을 생각해보면? 음악의 쓸모가 정말 쓸만하지 않는가?

 

음악은 소리를 만들며 허공으로 사라지지만, 그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듣는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남기고 간다는 것, 이게 음악을 말하는 다른 책과는 다른 점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행복은 몸에 좋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력이 키워지는 것은 바로 깊은 슬픔의 체험을 통해서다. - 마르셀 프루스트 (87)

 

내가 사랑을 노래하려고 할 때마다 사랑은 고통이 되었고

고통을 노래하려고 할 때마다 그것을 사랑이 되었다. - 슈베르트 (90)

 

괴테는 현악 사중주를 일컬어 네 명의 지식인들이 나누는 대화라고 묘사했다. (179)

 

다시, 이 책은? - 이 책의 사용법 하나.

 

해서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이름만 알던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을 조금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한번 주욱 읽고 책장에 꽂아둘 책이 아니다. 이 책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소개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기에,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는 점, 이 책의 또다른 사용법이다.

 

부드럽게 속삭여줘요.’

영화 <대부>의 주제곡으로 널리 알려진, 니노 로타의 부드럽게 속삭여줘요.’를 요나스 카우프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136)

 

음악은 잠시 동안

연극 <오이디푸스>의 부수음악 중 한 곡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다룬 극 중, 이 곡은 오이디푸스의 손에 죽은 아버지 라이오스의 혼령을 불러내며 부르는 노래다. (159)

 

이런 노래를 비롯하여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모든 곡을 들어볼 수 있으니, 음악가와 곡에 얽힌 사연을 읽어가면서 곡들을 하나 하나 들어보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일석 삼조의 책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즐거운 활용, 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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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
팀 잉골드 지음, 김지윤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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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

 

이 책은?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는 인류학에 관한 좋은 입문서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연구하는가>라눈 부제는 독자들의 인류학 입문을 격려하는 문구가 될 것이다.

 

저자는 팀 잉골드(Tim Ingold), <영국의 인류학자. 애버딘 대학교 사회인류학과 학장이며, 영국학사원(British Academy)과 에딘버러 왕립학회(Royal Society of Edinburgh) 회원이다. 케임브리지 처칠 칼리지에 입학할 당시 자연과학을 공부하려 했으나 곧 인류학으로 전공을 바꿔 1976년 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74년 헬싱키 대학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대학교를 거쳐 1999년 이후부터는 애버딘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심사가 매우 다양하고 학문적 접근 또한 사적이어서 환경문제, 언어, 기술, 예술, 건축, 진화론, 인간과 동물의 관계 등 여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는 인류학이 생소한 독자에게, 인류학이 어떤 학문인지, 인류학이 어떤 경로를 통해 발전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책이다.

 

저자는 인류학을 현재진행형의 학문으로 규정한다. 또한 인류학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 생활방식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류학의 쓰임새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해서 저자가 주장하는 인류학의 정의는 명확하다. 인류학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사람 속에서 사람과 함께하는 철학이다.

 

저자의 인류학 학문 행보와 인류학의 변천

 

저자가 인류학이란 학문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인류학이란 학문이 어떻게 변화를 겪는지 잘 나와 있다. 해서 먼저 저자의 학업과정부터 살펴보면서 관련된 인류학의 관련된 상황 변화를 적어본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인류학 공부 (109)

체질인류학, 고고학, 사회인류학 수강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사회인류학 선택 (109)

 

<나는 대학에서 1년간 자연과학을 공부하며 좌절감을 느끼고 인류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뒤돌아 본 적이 없다.>(88)

 

베르겐 대학에서 프레데릭 바르트 수강.

박사 학위를 위하여 사미족 연구차 핀란드 동북부의 현장으로 감 (134)

거기에서 16개월 현장 조사 (135)

 

1973~ 1974년 헬싱키 대학에서 강의 (책 날개)

 

1974년 맨체스터 대학에서 사회 인류학 강의 - <환경과 기술> 강좌

1976년 박사학위 취득

 

구조적 마르크스주의의 대두와 몰락:

구조적 마르크스주의의 몰락은 그것의 출현만큼이나 갑작스럽고 놀라운 일이었다. 구조적 마르크스주의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해체와 곧 뒤이은 소련 붕괴, 냉전 종식 선언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다.(141)

 

인류학과 포스트모더니즘 :

모든 인간의 삶과 역사는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류학의 경우에 이는 사회적 진화의 거대하고 세찬 흐름에서부터 현대의 중추적 지점에까지 시간적 지평선이 좁아지는 것을 의미했다. 동시에 그것은 서구의 분석가들의 권위를 최고로 여기고 당연시했던 전통적 작업방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강렬하고 자아성찰적인 시대를 예고했다. 포스트모던의 세계는 식민지 독립후의 세계였으며 또한 서구의 지적인 우월함과 그 제도에서 교육받는 것을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모든 이들의 세계였다. (143)

 

1999년 이후 에버딘 대학에서 강의 (책 날개)

 

그동안 헤매던 것들 정리가 된다.

 

왜 구조주의자들이 언어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언어학에 관한 책을 읽어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저 헤맸는데, 다음 글을 읽으니 정리가 된다.

 

<구조주의자들은 사회적 삶을 의미 있는 기호와 상징의 교환을 통해 의사를 주고받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들의 핵심 질문은 기호와 상징이 어떻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 또 그것들이 의미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구조주의자들은 답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이러한 질문을 중심으로 연구했던 또 다른 학문인 언어학으로 향했다.> (129)

 

학문이 시대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이것으로 알 수 있다.

 

<제국을 갖고 있었던 영국은 식민지 정책을 관리하고 돕기 위해 토착사회의 제도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했고 이 때문에 인류학에 관심을 돌렸다. 반면 미국에는 원주민 부족들이 있었고 빠르게 사라지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기록하기 위해서 인류학이 필요했던 것이다.>(117)

 

이러한 것들은 그 후 상황이 바뀌면서 역시 변화를 겪게 된다.

 

<제국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자 영국의 사회인류학은 식민지 통치를 위한 시녀 역할을 그만두었고, 북미에서는 전세계 곳곳과 마찬가지로 원주민 부족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한 투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120)

 

생각을 정리하게 만드는 글들

 

해답은 저기 어딘가에 그냥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파헤쳐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16)

 

홀로코스트의 여파로 인해 다윈과 헉슬리 이후로 진화학의 기반이 되어왔던 가정, 인간 개체군의 지적인 능력은 원시에서 문명화까지의 척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장은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05)

 

레비스트로스는 동물들이 토템으로 선택되는 이유는 주로 그 동물이 음식으로는 적당하지 않지만 사고의 대상으로는 적합하기 때문이다 라고 결론지었다.(131)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예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 파울 쿨레 (196)

 

모든 지식은 다른 사람들과 실질적인 관계를 통해서 자란다. (198)

 

다시, 이 책은?

 

<내가 내리는 인류학의 정의는 사람 속에서 사람과 함께 하는 철학이다.> (13)

 

인류학이란 학문, 그 경계가 어디까지고, 또 어떤 것들이 관련된 학문인지 많이 헤매고 있었다. 용어에서 오는 혼란은 차치하고 인류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인류학의 정체를 알게 되고, 인류학이 어떤 경로를 통해 변화되고 오늘날의 모습으로 정립이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더하여 저자가 맺음말로 남긴 이 말, 사람이라면, 가슴에 굵게 새겨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존재 그 자체로 대하고 그들이 우리와 대화할 수 있으며 우리도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이룩하는 방법이며, 함께해야만 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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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소통법 - 도덕경은 소통경이다
김해원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노자의 소통법

 

이 책은?

 

노자의 소통법<도덕경은 소통경이다>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도덕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김해원, <소통 변화관리 전문가이자 소통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사명은 직장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며, 그들과 함께 지속 성장과 번영을 꾀하는 것이다. 현재 POSCO 광양제철소에서 소통 관련 업무를 하고 있으며, 여러 권의 저서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노자의 도덕경소통이란 차원으로 읽어본다는 것, 신선한 발상이다.

 

이런 해석 어떤가?

 

<앎이 소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아는 것이 많으면 활발하게 소통을 할 수 있다.>(14)

 

여기까지는 평이하다. 다른 주장과 차이점이 없다. 그런데 이어서 나오는 말을 읽어보자.

 

<그런데 노자는 백성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 오히려 군주에게 더 이롭다고 말한다.>(14)

더 들어보자.

<사실 백성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 말이 많아지게 되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듯이 정책이 실현되기도 전에 국론이 분열되어 미궁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전복의 기술을 이용하여 노자의 도덕경을 재해석하고 있다.

 

저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 약팽소선(若烹小鮮), 다언삭궁(多言數窮) , 도덕경의 요체가 되는 말들을 소통의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석하게 될지 살펴보자.

 

상선약수(上善若水) :

 

도덕경 8장의 구절이다.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115)

 

이 말을 저자는 도덕경의 다른 구절을 사용하여 더욱 구체화한다.

 

노자는 물을 닮은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삶이다.”라고 말한다. (196)

노자는 도덕경 78장에서 물이 단단한 것을 이기듯이 유연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라고 말한다. (199)

 

결국 진정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현혹하여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인위적으로 애쓰지 않고, 상대방과 함께 물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상대방이 물 흘러감을 막는 돌이라면, 그 돌과 다투지 않고, 그 돌을 돌아가는 지혜가 바로 상선약수라는 교훈일 것이다.

 

약팽소선(若烹小鮮) :

도덕경 60장의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라는 구절에 다음과 같은 해설을 덧붙인다.

 

이 말은 큰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이 군주가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의 무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잘해 볼 요량으로 간섭하는 것은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으므로 강 건너 불 구경하듯이 그냥 어떻게 일이 되어 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105)

 

다언삭궁(多言數窮) :

도덕경5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다언삭궁 불여수중(多言數窮 不如守中)

'말이 너무 많으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으니, 오히려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런 구절이 있으므로, 45장이 빛을 발한다,

큰 기교는 약간 서툴러 보이고 뛰어난 웅변은 약간 어눌해 보인다.”(194)

 

자기를 너무 드러내지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비굴하게 숨지 않으며 겸손한 태도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소통의 첩경이 아닐까?

 

저자는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하여, 도덕경의 구절들을 사용하여 소통의 비책을 밝히고 있다.

 

소통에 대한 이런 조언 값지다.

 

소통하려고 하는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또 자기가 하는 말에 대해서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준비하는 과정이 바로 소통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47)

 

저자는 소통의 준비 단계야말로 이미 소통의 과정이라 하며, 준비과정조차 강조하고 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외로움은 감정 언어이다. 그 외로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려고 마음을 먹는 것은 이성적인 영역에 속한다. 이성과 감정이 대립하면 언제나 감정이 이성을 이긴다. 그러므로 외로운 상황에 처하면 일부러 이성적으로 이를 극복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순순히 외로운 상황을 즐기자. (32)

 

소통할 때는 3 세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3세는 세심함과 세밀함, 그리고 세련됨을 의미한다. (143)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단계를 다음과 같이 구성하고 있다.

 

1단계: 자기 닦기

2단계: 믿음 얻기

3단계: 신뢰 쌓기

 

소통이란 자기 자신부터 시작하여, 소통 당사자간의 신뢰를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 노자의 도덕경을 꺼내 옆에 두고, 저자가 말하는 바 소통의 시각으로 다시 읽어보는 기회를 가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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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 에프 그래픽 컬렉션
캐슬린 크럴 지음, 바이올렛 르메이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

 

이 책은?

 

이 책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은 반려동물과 함께한 유명 작가들의 사연을 모아 놓은 책으로, 원제는 <Writers and Their Pets: True Stories of Famous Authors and Their Animal Friends>이다.

 

저자는 캐슬린 크럴, <미국 포르 레오나르드 우드에서 태어났다. 로렌스대학을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마침내 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획기적인 논픽션 작품을 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내용은?

 

요즘 반려동물들의 존재감이 장난이 아니다.

각종 매스컴에 등장하는 것을 비롯하여,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것, 해서 반려동물들의 위치가 날로 격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도 반려동물들의 그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일환이 아닐까?

유명 작가들과 반려동물은 어떤 관계,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 중 낯이 익은 인물들이 많다는 점, 기분 좋은 일이다.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에드거 앨런 포 , 찰스 디킨스

마크 트웨인, 거트루드 스타인, 버지니아 울프

도로시 파커, 윌리엄 포크너, E. B. 화이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파블로 네루다, J. K. 롤링

 

이런 작가들이 반려동물과 같이 지내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들을 보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등장인물 간의 관계도 흥미를 끄는 요인이 된다.

 

에드가 앨런 포는 찰스 디킨스를 존경한다. (23)

 

거투르드 스타인, 그녀의 살롱은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랄드 등이 출입하던 명소였다. (66)

헤밍웨이 편에서도 같은 기록에도 보인다. (106)

 

헤밍웨이가 가장 좋아한 작가는 고양이 애호가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이다. (107)

스타인 벡이 좋아한 작가는 헤밍웨이, 포크너, 잭 런던이었다. (115)

 

애완동물과 작가들의 사연

 

스튜어드 리틀샬롯의 거미줄』.

두 작품 모두 영화로 보았는데, 두 작품이 동일한 작가에 의해 쓰였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E.B. 화이트(93)의 작품이다.

 

스타인벡이 키우던 개 토비가 그가 막 완성한 소설의 초고를 갈기갈기 찢어 반도 넘게 먹어치웠다. 스타인벡은 결국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다. (114)

 

파블로 네루다는 사고를 당했을 때, 반려견이 그 생명을 구했다.(131)

반면에 개 때문에 화를 당한 작가도 있다.

커니 보니것은 개 플라워를 데리고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개 목줄에 걸려 넘어진 뒤 얼마후 세상을 떠났다. (139)

 

컬러 퍼플을 쓴 작가 앨리스 워커는 닭을 애완동물로 키웠는데, 그 닭들이 낳은 달걀을 먹는데는 주저하지 않았다. (165)

 

반려동물들의 이름 짓기.

 

마크 트웨인이 세 딸에게 선물한 반려견의 이름은 각각 나는 안다.(I know)’, ‘너는 안다(You know)’, ‘모른다(Don't know)’이. (42)

 

모리스 센닥의 개 이름은 아가멤논이다.(154)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군을 이끌었던 왕이자 장군 이름이다.

 

컬러 퍼플의 앨리스 워커는 닭의 이름을 거트루드 스타인의 이름을 따서 거트루드라 지었다. (163)

 

기록할 만한 사항도 여기 저기 눈에 뜨인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편에 보면, 런던의 부유한 집안들은 종종 키우던 개를 납치당해 곤욕을 치르곤 했다(15)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다른 작품에서 접한 적이 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헤라클레스의 모험<네메아의 사자>편에도 개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 크리스마스가 있게 한 커다란 공헌을 한 작품이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그 이전까지 그저 종교적인 한 날짜에 불과했던 크리스마스는 이 소설을 통해 비로소 베풂을 실천하는 가족 중심의 큰 명절로 거듭날 수 있었다. (31)

 

에드가 앨런 포는 미국의 유명 작가들 중 처음으로 창작활동만을 통해 생계유지를 시도한 작가다. (21)

 

다시, 이 책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니, 모두다 유명작가들이다. 그런 유명작가들이 시간과 공간을 반려동물들과 같이 한 사연들이 담겨 있는데, 반려동물들의 역할이 다만 애완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애완의 대상을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작품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는 것은 반려동물이 그만큼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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