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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텔카스텐 - 글 쓰는 인간을 위한 두 번째 뇌
숀케 아렌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인간희극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슬기로운 메모 생활을 위한 『제텔카스텐』
이 책은?
이 책 『제텔카스텐』은 <글 쓰는 인간을 위한 두 번째 뇌>라는 알솔달송한 부제가 붙어있는데, 이 책의 영어 원제는 <How to Take Smart Notes>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책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숀케 아렌스, <교육 및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자이자 작가이다. 그는 독일의 사화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다작 비결로 알려진 제텔카스텐을 비독일어권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본서 『글 쓰는 인간을 위한 두 번째 뇌, 제텔카스텐』으로 전 세계 프로그래머들과 IT개발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제목 『제텔카스텐』은 무슨 의미일까?
독일어다. 독일어 zettelkasten.
zettel(종이 쪽지) kasten(상자)을 합한 합성어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니클라스 루만이 고안한 학습력 향상 도구를 말하는데, 영어권에서는 그것을 슬립박스로 번역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메모 상자'로 번역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을 고안한 니클라스 루만은 어떤 사람인가?
니클라스 루만은 메모로 시작하여, 58권의 저서가 있는 사회학자가 된 사람이다.
그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퇴근 후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눈에 띄는 내용을 발견하거나 의견이 떠오르면 메모를 했다. 그런 다음에 그 메모들을 한 곳에 모두 모았다. 메모 상자를 만든 것이다. (28쪽)
그렇게 메모 상자에 메모를 모은 루만은 그 메모들 가운데 일부를 바탕으로 하여 글을 써서 당시 가장 영향력 있던 사회학자 헬무트 셸스키에에 보낸다. 그러자 바로 연락이 왔다. 그에게 빌레펠트 대학의 사회학 교수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 다음에는 더욱 극적인 일이 벌어진다. 사회학 교수가 되기에는 자격이 모자라던 루만은 그 메모들을 활용하여 교수가 되기 위한 모든 자격을 획득하고 드디어 1968년 빌레펠트 대학교의 교수가 된다. (29쪽)
바로 그런 일이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바로 메모 상자였다.
이 책은 루만의 메모 상자 활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루만은 어떤 방법으로 메모를 작성했을까?
그는 기존의 카테고리에 메모를 추가하거나 각각의 책에 메모를 남기는 대신, 작은 종이에 한꺼번에 메모하고 종이 귀퉁이에 번호를 단 뒤 메모한 종이들을 모두 한곳에 모았다. 메모 상자를 만든 것이다. (28쪽)
그 다음에 메모들로부터 새로운 카테고리를 발전시켰다.
그의 생각들을 구조화하고 발전시키도록 만들었다.
카드 용지 한 쪽면에 서지 정보를 적었고, 뒷면에는 읽은 내용에 대한 짤막한 메모를 남겼다. (36쪽)
그런 메모를 본메모 상자로 옮겼는데, 매모들을 보면서 그 내용이 그의 생각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를 살펴보고, 빈종이에 자신의 아이디어, 논평, 생각들을 적었다.
그렇게 되어, 메모에 새로운 메모가 추가되어, 메모 사슬이 만들어졌다.
그는 새로운 메모를 추가할 때마다, 메모 상자를 확인하면서 관련성 있는 다른 메모들을 연결시켰다. (37쪽)‘
그리고 이 메모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색인을 작성해놓았다. (38쪽)
그 다음에 이어지는 과정은 그 메모들을 활용하여 글을 써가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루만의 메모 상자 활용법을 소개하면서, 이런 말로 우리를 독려한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우편엽서 크기의 종이(루만이 사용한 종이는 DIN A6 사이즈, 148×105mm, 또는 5.83×4.13인치 크기다)들과 이들을 보관할 상자 하나가 전부다. 손으로 쓸 때의 장점이 분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동할 때만큼은 디지털 버전 사용을 추천한다. (54쪽)
효과적인 메모 작성을 위하여
이 책은 메모에 관한 기술 이외에 책을 읽는 방법과 글쓰는 방법도 겸하고 있다.
물론 이런 것도 단순히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메모 작성과 연결시키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을 때 펜을 들고 메모하면서 읽어라 (117쪽)
이것을 메모상자와 연결 시켜야 하는데, 루만의 발언 들어보자.
먼저 종이 위에 생각을 적어 그 생각을 볼 수 있게 만든 다음 바로 그 종이 위에서 생각을 향상시켜야 한다. (100쪽)
그래서 이 책의 맨 앞에 제사로 루만의 말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글과 함께 읽으니 이해가 바로 된다.
그 누구도 글을 쓰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글‘이란 메모도 해당이 되고, 또한 생각을 하기 위해 적어둔 '글'도 해당이 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취지는 머릿속에서 아무리 굴리고 굴려도 소용이 없고, 그것을 종이 위에 적으라는 것이다.
배운 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면 적어야 한다. (42쪽)
머릿속에서 생각이 일어나듯 종이 위에서도 생각이 일어난다. (42쪽)
글로 쓰면 읽은 것을 이해하고, 배운 것을 기억하며, 생각의 의미가 통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43쪽)
그 밖에 기록해 두고 싶은 것들
이 책은 루만의 메모 상자 활용법을 소개하는 가운데, 책을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배우고 익히는 것, 또한 그런 배움을 활용하는 법까지, 살펴보고 있다.
해서 배움에 대하여,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에 대하여 많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데, 그중에 몇 개 적어둔다.
우리가 배우는 것 가운데 대다수가 우연히 접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 (49쪽)
창의성의 열쇠 :
활짝 열려있는 장난스러운 사고방식과 좁은 분석적 프레임 사이를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102쪽)
멀티테스킹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94쪽)
우리는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에 집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일에 다른 종류의 주의를 집중시킬 수도 없다. (97쪽)
주의에는 초점 주의, 지속적 주의가 있다.
정말로 무언가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것을 자기만의 말로 바꾸어야 한다.
한가지 기술을 완전히 익혀서 아무 데나 가져다 붙인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101쪽)
다시, 이 책은? - 손글씨로 메모를 해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읽는 습관, 메모하는 습관들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루만의 메모 상자 활용법을 보니, 어떻게 해서든지 메모 활용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 우리 속담에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 역시, 이런저런 메모방법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별로 효율적이지 못해서, 뭔가 돌파구를 찾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손글씨로 메모를 해보면 어떨까?
연구에 따르면 손글씨로 적었을 때, 이해력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강의를 들을 때, 손글씨로 필기를 할 때와 노트북으로 정리할 때, 몇 가지를 기억할 수 있는가 하는 평가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지만, 강의 내용의 이해도에 있어서는 손으로 필기를 한 경우가 더 높았다. (122쪽)
그러니 손으로 메모를 하면서 책을 읽고, 정리하는 것도 이책을 읽은 결과물이 될 것이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저자가 이런 말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서 손글씨로 메모를 쓰기로 결정했다면, 메모들을 한곳에 모아 일반적인 방법대로 “저자명/ 출간연도”에 따라 알파벳 순서대로 분류하면 된다. (123쪽)
그렇게 할 때 루만의 다음과 같은 말은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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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종이 쪽지를 들고 다니면서 책을 읽다가 중간중간 아이디어를 적습니다. 그리고 뒷면에는 상세한 서지정보를 적지요.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제가 적은 메모들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하면 메모 상자에 보관된 기존 메모들과 의미있게 관련지을지 고민합니다. 다시 말해, 저는 메모 상자 안에서 어떤 연결 관계가 가능할지 늘 고려하면서 책을 읽는다는 말입니다. (1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