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과 21세기 - 영실평원의 독사들
김상태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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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과 21세기 영실평원의 독사들

 

나는 왜 이 책을 읽었는가?

 

다음과 같은 책을 전에 읽었었다.

 

조선 상고사』 신채호

한국 고대사 신론』 윤내현

고조선 연구』 윤내현

고조선 연구』 유 엠 부틴 (러시아 학자)

한국 고대사와 그 역적들김상태

고조선사라진 역사』 성삼제

고조선신화에서 역사로』 이형석이종호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이덕일김병기

 

특히 이 책의 저자가 쓴 책 한국 고대사와 그 역적들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았었다.

당시내가 고조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은 한 마디로이런 축에 속했었다. .

 

고조선은 낯설다우리 국민의 열에 아홉은 고조선에 대해 관심이 없다.

고조선에 대해 관심이 있고 잘 안다고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조차 고조선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위의 책, 13)

 

역사를 좀 읽는다고 자부했던 난데그 책은 카프카가 말한 도끼처럼 나를 깨우쳐 주었다그 뒤로 고조선 관련 책들을 찾아 읽었었다이 책도 그 일환중 하나다.

 

이 책은?

 

이 책 고조선과 21세기 영실평원의 독사들은 고조선 관련 책으로 대고조선론을 주장하는 시각으로 고조선론을 정리해놓고 있다.

 

저자는 김상태,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지금까지 저술활동을 시작한 이후 전 분야에 걸쳐 대중적 글쓰기의 가능성을 추구하고 시험했다이는 대중이 전문가로부터 듣는 청취자나 학생으로서의 수동적 입장을 넘어 지적 활동 전체에 걸친 대중의 개입과 전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저자가 쓴 고조선 관련 책은

한국 고대사와 그 역적들,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고조선 논쟁과 한국 민주주의가 있다.

 

이 책으로 네 번째 고조선 관련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의 내용은?

 

고조선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그 나라의 존재를그리고 단군 신화와 더불어 단군의 홍익인간 이념의 아름다움을.

그러나 그 다음한걸음만 더 나가려고 해도막힌다할 말이 없다.

한다면 기자조선위만조선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우리와는 달리 고조선의 실체를 두고 .학계에서는 이런 말들이 오가고 있다.

 

고조선은 오래되고 큰 나라라고 주장하는 대고조선론.

고조선은 오래되지 않고 작은 나라라고 주장하는 소고조선론.

 

이중 소고조선론은 우리가 익숙하다.

평양이 수도라고 하고그 뒤에 이어지는 역사 즉 한사군의 위치를 한반도내로 하는 주장이다.

 

그에 비하여대고조선론은 고조선이 한반도에 위치했던 것이 아니라중국 대륙에 있었다는 것이다.

 

각 학설의 주창자들

 

고조선은 오래되고 큰 나라라고 주장하는 대고조선론.

신채호정인보윤내현복기대신용하.

 

고조선은 오래되지 않고 작은 나라라고 주장하는 소고조선론.

  • 이병도, 송호정서영수신석호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강만길 :

그는 신채호를 이런 식으로 이해한다.

그는 신채호를 존경해 마땅하지만 관념적인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184)

구체적으로 그의 발언을 살펴보자.

 

신채호 사학 역시 일본 어용사학의 역사 왜곡에 정면으로 맞선 반식민사학으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지지만또 그 때문에 갖는 제약성도 있었다우선 신채호 역사학 역시 관념적정신주의적 성격이 짙었다. (62)

 

강만길은 고대사학자가 아니라 근현대사학자다그런 그가 신채호를 관념적이라고 평한다신채호는 고대 중국으로부터 한국의 조선시대까지 아주 다양한 사료들을 분석하여 한국고대사 및 고조선론을 수립하여그후 고조선론의 비조가 된 사람인데그런 식으로 평한다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김학준 동북아재단 이사장인 그는 국회에서 이런 답변을 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고조선이 저 저 북쪽까지 가 있었다라는 이론을 내놓은 분이 계셨어요그런데 그분의 책을 면밀히 검토해보니까 북한 학자가 쓴 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겁니다그래서 그분이 학계에서 사실상 매장되다시피 했어요. (하략) (97)

 

여기서 '그분'은 윤내현 교수를 뜻한다. 대고조선론의 대표학자다.

그런 그를 사정없이 폄하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원래 동북아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고자 만든 기관인데어느 순간 주류 고대사학자들이 장악하여중국에 대응하기는커녕 중국의 이론에 순응하는 소리만 하고 있게 된 기관이다당시 국회에서 논의된 것은 왜 동북아재단은 대고조선론은 빼고 소고조선론만 공시하는가’ 라는 질문에 동북아재단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답한 내용기가 막히지 않는가?

 

저자는 그런 현상에 분노한다.

역사학계에서 제법 알려진 학자들이 아닌가일반대중들도 알고 있는 그들은 영향력이 있어그들의 발언은 힘이 있고영향력이 있다그런 그들이 도와주어도 모자랄 판인데대고조선론자들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니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시 이 책은? - 왜 고조선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가?

 

우리 역사를 알아야 한다그것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 말은 너무 추상적인가?

우리 역사의 기원을 알아야 한다그래야 우리나라의 역사를 기원부터 지금까지 빈틈없이 이어가며 설명할 수 있다.

 

또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중국의 동북공정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판단하는데 마치 시금석 같은 질문 하나가 있다.

바로 이런 질문에 답해보는 것이다.

중국의 만리장성 끝은 어디로 보고 있는가?” (35)

 

대고조선론자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 때 만리장성 동단은 지금의 산해관 (현 북경 처의 하북성 갈석산 부근)에 있었다.”

 

반면 소고조선론자는 이렇게 답한다.

그 때 만리장성 동단은 최소한 요하(지금 산해관으로부터 수백 km 동쪽에 있는 요동반도 부근에 있었다.”

 

물론 이렇게 간단하게 단순화할 수는 없지만전공이 아닌 일반 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해보는 것이다.

 


 

 (위 지도를 살펴보면, 갈석산과 요동이 어떤 곳인지, 해서 양쪽 주장의 실체적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고조선에 대한 관심 갖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나라의 국민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게 또 있다는 것그 중에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기타이 책에서 얻은 가외의 수확

 

이런 글도 있다해서 의외의 수확을 거두었다.

 

도울 김용옥에 대한 비판적 시각 :

 

김용옥은 기독교든불교든철학이든예술이든 건드리지 않는 것이 없다그러나 그중 어느 것에도 전문가 아니다.

(가령 예를 들어 기독교 관련 책을 살펴보면)

기독교 교회사기독교 교리사그리고 성서신학 한 권씩만 읽은 사람이라도 그가 가진 기독교 전문지식의 밑천을 다 볼 수 있다.

나머지는 모두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거나 자기 혼자만의 생각들이다거기에 영어한문라틴어 같은 일반 대중이 잘 모르고 언뜻 듣기에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이나나열하는 게 전부다. (207)

 

총 균 쇠를 다시 보게 한다 :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야몬드는 일본의 한반도 기원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책의 재판본에는 부록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첨가된 고대 한일 관계 논문이 들어있다그러나 그 이면의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데도 그의 언사는 조심스러웠고 무엇보다 학계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왜냐하면 전 세계 관련 분야 학자들에게 한국의 고대사는 존재하는지도 모를만큼 사소한 것이기 때문이다. (72)

 

이 글을 읽고바로 총 균 쇠를 찾아보았다.

다행히도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책은, 2판으로서 2013년 7월에 발행된 책이라 부록에 그 논문이 있었다.

 

추가논문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625)

그리고 그 뒤에 <증보판에 붙여>라는 항목으로 <일본인의 조상은 한민족인가>라는 제목으로 문학사상 편집고문인 임홍빈의 글도 같이 있었다.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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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니체를 말하다 - 니체의 작품으로 본 니체 니체 아카이브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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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니체를 말하다

 

이 책은?

 

이 책 살로메니체를 말하다는 <니체의 작품으로 본 니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의 저작이다.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Lou Andreas-Salome, 1861년 2월 12일 ~ 1937년 1월 5),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장군의 딸로 태어났으며스위스 취리히대학교에서 신학철학예술사를 공부했다. 1882년 21세에 로마에서 니체를 만나 청혼을 받고 거절했으나그해를 니체와 더불어 지냈다당대 유럽의 최고 지성인 파울 레릴케톨스토이부버프로이트 등과 만나며 소설저서논문 등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고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유럽 지성사의 길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이 책의 특징과 의미 

 

이 책은 니체의 정신세계와 철학사상의 변화 과정을 그의 저서를 중심으로 상세히 분석하고더 나아가 니체 사상의 체계를 그 사상의 발전과정과 변화 과정을 고려하며 철학적 주제를 정리하고 있다. (11) 

당시 체계가 없다고 여겨지던 니체의 글을 체계적인 철학자의 반열에 올려놓았으며니체를 철학사의 무대에 올려놓는 데 역할을 했다. (12) 

니체와 직접 만나 정신적으로 동행한 이야기를 담은 서양정신사 최초의 니체 철학 소개서다. (324)

 

이 책의 구성은?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니체라는 존재

제 2니체의 변화과정

제 3니체의 체계

 

제 1장 <니체라는 존재>에서는 니체의 모습과 성격특성 등을 다루었고

제 2장 <니체의 변화 과정>에서는 니체의 병력과 건강의 회복정신적 사유의 변화 과정철학의 문제의식을 다루었고

제 3장 <니체의 체계>에서는 다양한 니체 사상의 내용과 체계를 다루고 있다. (344)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니체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분류생각하게 된다.

 

살로메는 니체의 삶을 몇 가지 방법으로 구분체계화하고 있다.

이는 그 당시 체계가 없다고 여겨지던 니체의 글을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었던 그녀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살로메 덕분에 니체를 다음과 같이 정리체계화 해 볼 수 있었다.

 

그 전에 니체의 이런 말 들어보자. 

철학 체계를 그것을 세운 창시자의 개인적 기록으로 환원한다는 당신의 생각은 적절하게도 [나와 똑같은] ‘자매의 뇌에서 나온 생각입니다나 스스로 바젤대학에서 이러한 의미로 고대철학사를 설명했고내 청중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체계는 논박되고 죽어 없어지지만 그러나 그 뒤에 있는 사람은 반박될 수 없으며그 사람은 죽게 할 수 없다.” - 그 사례로 플라톤을 들 수 있다.(18)

 

니체가 루 살로메에게 보낸 편지중 일부이다.

이에 대하여 살로메는 이렇게 언급한다. 

앞에서 언급한 편지에서 그가 철학자들 일반에 대해 말한 것은 특히 그에게 전적으로 부합된다즉 우리는 그들의 체계를 창작자의 개인적 기록에서 검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25)

 

니체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 하나그의 삶과 창작 과정 구분

(이 부분은 32쪽을 비롯한 살로메의 글들과 354쪽의 역자 해제를 종합한 것임)

 

살로메는니체의 철학에는 내재적 체계가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이후 니체 철학의 시기적 발달과 체계에 관한 문제제기를 했고이는 니체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그의 저작 및 사상 내용의 변화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에 관한 많은 논쟁으로 이어졌다. (355)

 

일단시기별 분류를 살펴보자.

 

첫째 시기 바젤대학 교수 시절.

 

1869년에서 1879년까지바젤대학 교수 시절.

니체가 바그너 문하에 있었고쇼펜하우어 형이상학의 영향을 받던 시절.

 

둘째 시기 교수직 사임후 창작 시절.

 

1879년에서 1889년 사이의 시기.

니체가 바젤대학의 교수직을 사임하고 모든 정신적 활동을 포기했으나 끊임없이 생산력을 발휘한 시기.

 

마지막 시기 정신병 투병시절,

 

1890년부터 그가 죽는 1900년까지예나와 나움부르크에서 병자로 살아간 시기.

 

그 다음에니체의 사상적 발달과정을 중심으로 다시 그 정신 활동의 변화과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첫 번째는

문헌학적 연구에서 철학적 작업으로 전환하여 문화사적,  미학적,  역사철학적 연구작업을 하는 시기.

 

음악 정신으로부터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이 나온 시기.

 

이 시기에 디오니소스적인 것’, ‘데카당스 개념’, ‘반시대적인 것’,‘천재 숭배등 니체 최초 철학적 시기를 이루는 네 사상이 형성된다.

 

두 번째는

바그너와 결별하고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며 실증주의적 사유를 하던 시기.

 

반시대적 고찰의 마지막 부분인 <바이로이트의 리하르트 바그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즐거운 학문,

아침놀』 등의 저서가 출판된다.

 

세 번째는

실증주의 대신에 자신의 내면적인 요구에 상응하는 세계관을 세우고자 한 시기.

 

니체의 마지막 정신 시기는 다음 다섯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199)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바그너의 경우,

우상의 황혼』 .

 

이 시기는 니체가 생산적이고 창의적 저술 활동을 하던 시기다.

이 시기에 지성과 자연과학적 성과를 중시하던 사고가 정동과 심리학적 통찰을 강조하는 사유로 전환이 되었으며그의 철학에서 진리의미’, ‘초인’, ‘영원회귀 사상’, ‘의지 철학’ ‘삶의 긍정’ 등이 강조되었다.

 

니체의 편지글을 살로메의 독해로 읽어보자.

 

먼저 니체가 살로메에게 보낸 편지글을 읽어보자. (198) 

 

내가 몇 년 동안 살아왔던 이 단계를 관통하여 보십시오, - 그 뒤쪽을 바라보십시오당신이 나를 속일 수 없습니다.- 당신은 자유정신이 내 이상이라고 어차피 믿지 않습니다!! 나는 ......

용서하세요사랑하는 루!

프리드리히 니체

 

나는......’ 

그렇게 말 없음표로 생략한 부분을 살로메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먼저 이 편지가 쓰여진 시기를 언급하고, 이어서 말한다. 

 

즐거운 학문이 간행된 시기와 신비주의적 시문학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출판된 시기 사이에 니체가 쓴 위의 편지는 이렇게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중단되어 있다. (198)

 

우리도 궁금하다니체가 말 없음표에서 말하려고 했던 말은 무엇일까?

 

몇 줄 안에 이미 니체 후기 철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암시되어 있다: (생략)

즉 바그너쇼펜하우어 미학의 형이상학으로의그리고 초인적 천재에 관한 그들의 학설로의 회귀가 있었다그가 주저하듯 나는....” 이라는 말로 망설이듯 내뱉은 엄청난 자기 숭배의 신비는 새로운 미래 철학의 핵심지점으로서 결국 이 점에 기초해 있다. (199)

 

니체는 (.......) 일반적으로 그의 오래된 글쓰기 방식을 견지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았다그러나 반복해서 그는 -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에서도-  순수 아포리즘적인 것을 뛰어넘으려고그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개진하려고 시도했다왜냐하면 그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통일적인 전체가 되었기 때문이다.(200)

 

이는 니체의 저작중 볼 수 있는 아포리즘 스타일의 글에 대한 것이다.

살로메는 니체의 글에 아포리즘 스타일의 글이 전체적으로 체계가 없다며 일반적인 글 쓰기 방식을 쓰기를 요구하는 이들에 대해 변호하고 있는 것이다.

 

니체가 자신의 완벽한 장인적 노련함으로 아포리즘 형식에 도달한 것은 저 모든 사상을 그의 정신적 의미 속에서 퍼내는 일이며그의 섬세하고 내면적인 보조 관계 모두를 묘사하는 일이다. (200)

 

다시이 책은?

 

니체를 읽는다는 것은쉽지 않은 일이다.

니체의 글들이 비유와 상징단편과 잠언 형식으로 되어 있어 체계가 없고 내용을 정리하기 어려운 직관적 예언 정도로 평가되고 있으니(325더욱 어려운 것이다.

 

해서 이런 책으로 니체를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의미가 있다.

특히 이 책은 니체와 지근거리에 있었던 루 살로메가 니체의 사상을 니체의 저작을 중심으로 하여삶과 생각을 체계화하고분류하면서 살펴보고 있기에니체를 한걸음 더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더하여서루 살로메라는 인물 또한 알 수 있으니일석이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 니체 저작의 표기가 마음에 든다.

그간 니체의 저작을 이용한 2차 저술에서 왕왕 니체 저작 표기를 멋대로 하고 있어저작을 참고하거나 비교하는 데 애를 먹곤 했는데이 책은 그런 책들과 궤를 달리 하고 있어 마음에 쏙 든다역자는 이런 식으로 니체 발언의 출처를 일일이 밝혀놓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II (6) (68)

아침놀』 550 (147)

 

심지어원저자가 잘 못 표기한 것조차 그걸 수정하여 바르게 표시해주고 있을 정도다. 

살로메가 사용한 판본은 현재 확인하기 어렵고인용에서 사용한 쪽수는 의미가 크지 않기에 원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니체의 저서에 나오는 번호를 [ ] 안에 추가로 표기해 첨부했다. (일러두기) 

또한 역자는 번역과정에서 살로메가 니체의 저서들을 인용할 때 명백하게 잘 못 표기한 부분은 모두 원전을 확인해 수정하며 표기했다(15)이 책 안심하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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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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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 체르노빌 히스토리

 

왜 이 책을 읽었는가?

 

원자력이 요즘 화두에 오르고 있다안정성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다.

과연 원자력 발전소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그리고 사고가 발생할 시에 대처 방안은 충분히 고려되고알려지고 있는지?

 

또 하나 있다얼마전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는 소설을 읽었다.

1986년 소비에트 연방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가 있었는데그걸 소재로 한 소설이다.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일단 이 소설에서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 살고 있다고 한다.

체르노보는 크지 않은 마을인데도 자체 묘지가 있다왜냐하면 말리치 도시에서 우리 시신을 더 이상 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사람들이 살아 있지 않아도 시신에서 방사능이 계속 방출되는 까닭에 체르노보 사람들을 말리치에 매장하려면 납으로 만든 관을 써야 한다는 문제를 두고 도시 행정부에서 논의 중이다. (14~15)

 

과연 소설에서 묘사된 그 마을형편이 어떤지 궁금했고소설에 묘사된 내용들은 사실인지 아닌지도 궁금했었다해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이 책 체르노빌 히스토리는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관한 역사 연구물’(17)이다.

 

저자는 세르히 플로히(Serhii M. Plokhy), <소련 고리키(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태어났다드니프로페트롭스크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91년 캐나다로 이주하여 앨버타대학교 역사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7년 하버드대학교에서 미하일로 흐루솁스키 석좌교수에 임명되었다강의와 저술을 병행하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역사에 관한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2018년에는 이 책 체르노빌로 최고의 논픽션 작가에게 주는 베일리 기포트 상(Baillie Gifford Prize, 사무엘 존슨 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내용은?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북쪽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제4호기 원자로가 폭발했는데이 책은 그 사고의 과정과 수습과정그리고 그 사고의 여파까지 추적한 역사적 기록물이다.

 

사고후 벌어진 참상들 끔찍한 지옥도

 

다틀로프는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진 광경에 경악했다.

그것은 단테나 묘사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라고 그가 후에 회고했다. (155)

 

단테나 묘사할 수 있는 광경은?

단테가 그의 책 신곡에서 지옥도를 묘사한 장면을 의미한다.

원자로가 폭발하여 만들어낸 것은 지옥이었던 것이다.

 

이건 히로시마에요.

악몽 속에서도 이런 일은 꿈꿔본 적이 없다. (158)

 

원자로 4호의 지붕은 날아갔고벽의 상당부분도 사라져 있었다남아있는 벽들은 불길에 타고 있었다.(136)

 

지붕에 올라갔을 때 나는 천장 일부가 파손되고 일부는 아래쪽으로 덜어진 것을 보았다원자로 4호기 지붕의 가장자리로 접근했을 때 불이 붙기 시작한 지점을 발견했다다가갔을 때 지붕이 흔들렸다. (137)

 

소방관이 딛고 선 지붕은 휘발성이 아주 강한 석유에서 나온 역청으로 덮혀있었는데이는 안전 규정을 완전히 위반한 재질이었다.

지붕 위의 역청이 녹으면서 걷기가 힘들었다.

그 위에서는 한 발을 짚으면 다음 발을 뗄 수가 없었다.

뜨거운 역청이 장화를 찢었다. (138)

 

흑연조각과 방사능 연료였다이 물질들은 사방으로 방사능을 뿜어냈다방사능 측정장비나 보호 장구를 갖추지 못한 소방관들이 먼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138)

 

원자로 4호기 위에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았다모든 것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하늘 전체에 높은 불길이 치솟고연기로 가득찼다. (139)

 

(소방관들다른 대원들은 흑연 조각을 지붕에서 발로 차내느라 바빴다이들은 이 파편들이 원자로에서 튀어나왔고방사능을 방출해 주변의 모든 것을 죽인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140)

재앙이다. 소위 말하는 인재다. 지옥도를 연상하게 하는 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발전소 직원들과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

 

그들은 전대미문의 고통을 겪는다. 영문도 모른채. 

이들이 (화재 현장인지붕에서 보낸 시간은 30분도 채 안 되었는데몸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다그것이 화재 탓이 아님을 모두가 알아차렸다. (142)

 

그는 극심한 두통과 구역질을 느꼈다. (143)

 

원전 운영자 모두 두통과 목구멍의 건조함구역질을 호소했다.(143)

 

나는 바퀴 아래애 깔린 금속조각들을 맨손으로 치우거나 발로 차냈다.

내 살이 벗겨나갔다금속 조각이 방사능을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145)

 

나는 구토가 났고 힘이 모조리 빠져나간 것 같았다내 다리는 솜뭉치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145)

 

그는 몸이 온통 부어오르고 눈이 튀어 나와 있었다. (148)

 

이들은 화재는 진압했지만 방사능에는 속수무책이었다방사능은 이미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누출되었고이들의 몸과 환경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148)

 

그때그들은 어떤 사고인지조차 몰랐다.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경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4호기가 폭발했다.

 

4월 26일 새벽 2시경원자력 발전소 소장 빅토르 브류하노프에게 보고.

 

4월 26일 새벽 5시경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에게 보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과 화재가 있었으나 원자로는 무사하다는 내용) (177)

 

후에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사고가 난 후 심지어 첫날에도 원자로가 폭발해 거대한 양의 방사능이 대기 중에 누출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177)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은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렇다.

 

다틀로프는 통제실에 있던 인턴직원들에게 원자로 홀로 달려가서 손으로 기계 레버를 당겨 제어봉을 핵반응 영역까지 더 깊숙이 내리라고 지시했다. (154)

 

손으로맨손으로?

 

사고 현장에 도착한 소위 책임자급 인사들현장을 둘러보는데이렇다.

 

그는 산산이 부서진 폐허 사이를 돌아다녔다그는 욕을 하며 흑연조각을 발로 걷어찼다. (182) 

그는 이 흑연 덩어리가 시간당 2000 뢴트켄의 방사능을 뿜어내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걸 한참 후에야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는 소설팩트 체크

 

체르노보 사람들을 말리치에 매장하려면 납으로 만든 관을 써야 한다는 문제를 두고 도시 행정부에서 논의 중이다. (위의 책, 14~15)

 

이와 같이 묘사된 부분은 실제 어땠을까?

 

이들의 시신은 관에 들어가기전 플라스틱 백에 싸였고관도 플라스틱 백에 싸여서 좀 더 큰 아연 관에 들어갔다그렇게 한 다음에 하관된 관 위에 시멘트 타일을 붙여 외부와 차단했다유가족은 시신에 방사능이 너무 강해서 가족에게 인계되거나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매장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320)

 

팩트 체크소설에 묘사된 부분 사실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그 후

 

4월 26일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주민들을 소개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95)

 

4월 28제한 구역 내의 모든 주민들을 시켰다. (231)

 

4월 28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원자로 4호기는 파괴되었으니 매몰해야 한다고 보고. (229)

 

모래진흙붕소를 공중에서 투하하여 원자로를 매몰함 (229)

 

석관 (공식적으로는 보호막으로 원자로를 덮어 씌웠다.

11월 말까지약 40만톤의 콘크리트를 이용해 석관을 완성했다. (350)

 

원자로 잔해 주변에 미터 콘크리트 벽을 만들어 이 지역으로의 접근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 (349)

 

1986년 5월 14미하일 고르바초프, TV 연설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발표.

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통제에서 벗어난 원자력 에너지의 위협적인 힘과 맞닥뜨렸습니다.“(325)’

 

1989년 2월 23미하일 고프바초프 체르노빌 원전 방문.(409)

 

다시이 책은?

 

이 책으로 말로만 들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현황을 알게 되었다.

그 사건은 우리가 하는 일은 아무리 경미한 사고라도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되는 종류의 일” (69)이다.

 

그래서 그 사고는 우리에게 반면교사 역할을 한다..

 

레닌그라드 원전에서 일어난 사고가 남긴 교훈은 전혀 학습되지 않았다. (106)

이러한 문제들을 과거의 일이라고 치부하기는 쉽다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체르노빌 사고의 원인은 오늘날에도 여러 곳에서 보인다. (21)

 

저자의 마지막 말은 그래서우리가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세계는 이미 한 번의 체르노빌 사고와 제한구역으로 크나큰 곤욕을 치렀다세계는 이와 유사한 일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470)

 

세계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말우리에게도 해당이 된다는 것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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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유쾌하고 쓸모있는 과학 한 번에 이해하는 단숨 지식 시리즈 1
빅토리아 윌리엄스 지음, 박지웅 옮김 / 하이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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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유쾌하고 쓸모 있는 과학

 

이 책은?

 

이 책 꽤 유쾌하고 쓸모 있는 과학은 과학책이다

 

저자는 빅토리아 윌리엄스(Victoria Williams), <진화 생물학을 전공하고과학 커뮤니케이션 석사 과정을 밟았다. [World and Animals], [How it works], [Science+Nature] 등의 과학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한동안 그 과목만 나오면 진저리를 쳤었다.

그 말이 들어간 것은 쳐다보기도 싫었다.

책을 들여다보기도 싫었다수업시간도 물론 싫었다.

해서 그 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했었다그러니 시험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

평균만 까먹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들여다본 과목이바로 과학과목들이다.

<물리>, <화학>. 또 뭐가 있었더라?

 

고등학교 때 이야기다.

그리고 대학직장 다니면서 과학은시나브로 잊혀졌다.

 

그러다가 점점 살아가는데자꾸만 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과학이었다.

아이가 묻는다.

아빠, 해는 왜 떠요달은 왜 자꾸만 모양이 바뀌어요왜 하늘은 무너지지 않아요?

 

그렇게 과학 자체가 여기저기 출몰하기 시작했다.

인생도처유청산(人生到處有靑山)이 아니라 인생도처유과학(人生到處有科學)이었다.

 

그러니그런 과학다시 보게 되고이런 책에 눈이 가게 된다.

 

이 책안에는 어떤 과학이 들어있을까?

 

1물질과 재료

2파동

3우주

4지구과학

5힘과 운동

6에너지와 전기

7상태 변화 고체액체기체ㆍ132

8생물과 생태계

9유전자와 진화

10인체

 

예를 들어이 중의 하나 <3장 우주>를 살펴보자.

 

여기 들어있는 소항목은 

우주와 은하혜성소행성유성태양계지구의 공전낮과 밤

우주 활동

 

모든 항목들이 우리가 항상 접하고 있는 것들이라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천만에그게 아니라는 것 조금 읽기만 해도 금방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질문대답해보자.

 

당신의 생일마다 지구는 당신이 태어났을 때와 같은 지점에 있다.”

위의 진술은 일까, X 일까?

 

이게 무슨 말해설을 읽어보자. 

지구는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태양을 한 바퀴 돌려면 365일이나 걸린다지구에서 1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거기까지 읽으면아하 하고 감이 올 것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1년이니오늘 이 자리에 있는 지구는 작년 이때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을 것이고그렇게 계산하다 보면그렇지하는 말이 나올 것이다.

 

물론 이런 것조금만 생각하면 다 알게 되는 것이니 뭐 새삼스러운 게 아니지만그렇게 해서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생각해보는 것도 우리가 실제로 로 우주과학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계기가 될 것이다그렇게 읽어보자는 것이다.

 

또 있다.

우리는 언제나 달의 같은 면밖에 보지 못한다.”

위의 진술은 일까, X 일까?

 

위의 글에서 우리란 어느 누구를 말하는 게 아니라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말한다.

 

각 장마다 소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특히 그런 설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토막상식>, <퀴즈>, <간단 요약>, <쪽지 시험같은 보조도구들이 있어재미와 흥미를 가져다 준다.

 

다시이 책은?

 

그렇게 과학을 새롭게마치 처음 접하는 것처럼공부를 하다보면이제 과학을 하다보면 저절로 덤으로 얻게 되는 게 있으니과학적 사고방식이다.

 

과학적 사고방식은 정확한 과학 상식을 충분히 갖춘 사람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뜻하는 것인데과학이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되면 저절로 그 안에 들어있는 운영법칙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칙인 과학적 사고방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러니 이거 일석이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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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이야기 - EBS 다큐프라임
서준.김규섭 지음 / EBS 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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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가축 이야기는 <인간과 동물이 맺은 새로운 관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EBS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가축>을 활자화한 것이다.

 

저자는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서준김규섭 두 분이 썼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의 삶 어디에나 같이 있는 동물중 길들여져 같이 있는 존재가 가축이다.

소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이 있는데그런 가축에 대하여 여러 각도로 살펴보면서가축의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은 가축을 다음과 같은 시각으로 살펴보고 있다.

 

PART 01 동행

PART 02 사치스러운 음식젖과 고기

PART 03 일하는 가축

PART 04 유목민 이야기

PART 05 남은 이야기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이 재미도 있거니와가축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새겨보게 한다그중 몇 가지만 적어둔다.

 

가축을 길들이기 위한 방법들,

 

야크소금으로 길들인다.

 

야크 이야기다.

야크는 야생으로 키워야 한다가둬놓고 키울 수 없는 동물이다.

잡아서 가둬놓고 기르면 먹이도 먹지 않고 번식도 하지 않는다해서 부득이 풀어놓고 야생으로 생활하게 해야 하는데문제는 소금이다.

 

모든 동물은 생존을 위해 염분이 필요한데 이것은 자연에서 얻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라 한다사냥에서 얻을 수 있는 동물의 피에서 염분을 섭취할 수 있는 육식동물과 다리 초식동물은 특히 염분 섭취가 어렵다.  

야생에서 초식동물은 토양에 함유된 염분을 섭취한다특히 바위나 흙이 무너져 내린 곳은 염분이 비교적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런 곳에 초식동물들이 모여든다. 

이 때문에 유목민들은 가끔 야크에게 소금을 주는데이에 길들여진 야크는 멀리 가지 않고 사람들 주변에 머무르게 된다유목민은 이렇게 야크를 소금으로 통제한다. (69-70)

 

낙타의 보르헤스

 

맨 처음 이 대목에서 보르헤스‘ 라는 말이 나왔을 때반가웠다.

내가 알고 있는 작가 이름이기 때문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 ~ 1986) Jorge Luis Borges, 아르헨티나 작가]

 

그래서 혹시 작가의 이름이 이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여기 나오는 보르헤스는 고비에서 자라는 관목이다.

그 관목으로 무엇을 하는가 하면낙타를 길들이기 위해서코를 꿰뚫는 것이다.

 

건장한 남자 몇 명이 달라붙어 낙타를 쓰러뜨리고는굵은 줄로 온몸을 꽁꽁 묶어 제압한 다음에코를 이 나무로 꿰뚫어버린다낙타가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르는 것은 당연지사.

 

낙타는 힘이 센 동물이에요코뚜레를 해야만 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요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예 이용하지 못해요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머리를 치켜 올려서 사람을 받아요. (178)

 

그렇게 코를 꿰뚫으면 낙타는 길들여진다잔인한 길들임이다.

 

 

말은치극을 이용하다.

 

말은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데이를 치극이라 한다.

특히 말은 치극의 폭이 넓고 길어 이곳에 재갈을 물린다.

그래서 말은 재갈을 문 상태로도 쉽게 풀을 뜯어먹을 수 있다고 한다. (196)

 

 

이렇게 말에 재갈을 물릴 때 치극을 이용하는 것은 김훈의 소설 달너머로 달리는 말에서 들은 바가 있다.

 

소설가에게는 얼마만큼의 관찰력이 필요한가?

이 소설에서 저자의 관찰력으로 해서말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

 

재갈에 관하여재갈은 이빨과 이빨 사이의 빈자리에 가로 물려 있었다혀로 밀어 올리면 재갈은 들썩거렸으나 빠지지는 않았다. (위의 책, 58)

 

말들은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이빨이 돋아나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말은 머리가 길고 입안이 넓어서 잇몸에 이빨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빈자리가 생긴 것이다. (위의 책, 81)

 

그 소설에서 치극이란 말은 나오지 않았다이 책에서 새로운 말하나 배운다.

 

또하나등자(?子)

 

말에 올라탈 때나 타고 있을 때 발을 받쳐주는 도구로 등자가 있다.

등자는 스키타이 족이 처음 발명했는데말 위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 결과 말 위에서 활을 쏘고 칼도 휘두를 수 있어 군사적으로 말의 쓰임새가 커졌다. (197)

 

가축이 인간에게 길들여진 결과는?

 

가축이 되면 뇌가 적어지는데그 이유는?

가축이 되면 뇌가 적어진다지능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 뇌에서 후각이나 청각과 같은 감각을 관장하는 부분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47)

 

인간과 함께 살면서 먹이를 사냥할 필요가 없고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아야생의 조상과 같은 예민한 후각이나 청각이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야생동물들이 가축으로 길들여지면달라지는 게 또한 많다.

 

의외반전인 것들,

 

읽다보니재미있는 내용이 많다그리고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의외의 것들반전인 동물드로 많다는 것새삼 느끼게 된다.

 

야크가 우는 소리는반전이다.

 

야크는 겉모습이 소와 닮았다망토를 두른 듯 털이 온몸을 덮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소와 닮았으니, “음메하고 울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다.

야크는 꿀꿀거리는 소리를 낸다돼지가 내는 소리와 비슷하다. (61)

 

말은 자율주행차

 

저자가 직접 목격한 사례다.

키르기스스탄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동안유목민들이 말을 타고 가는 장면을 보았는데그 중에 압권이 주인이 만취해 있어도 말은 스스로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어떤 남자가 말을 타고 가는데몸이 거의 90도로 기울어져 있었는데도 말에서 떨어지지 않았고말은 그대로 집으로 주인을 태우고 가더라는 것이다. (194)

 

그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김유신이 말목을 잘랐다는 이야기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김유신을 태운 말은 자율주행으로 천관녀의 집으로 갈수가 있었던 것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 가축 이야기는 EBS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가축>을 활자화한 것이다

.

그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 거의 모든 편을 본 적이 있어이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들이 동영상으로 지원이 되는 듯마치 가상현실 (virtual reality)로 독서를 하는 기분이었다.

 

가축없었더라면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가축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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