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역사 - 우주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거대사
팀 콜슨 지음, 이진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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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역사 

 

우리는 존재한다.

그런데 그렇게 우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먼저 존재해야만 하는 게 있다.

 

우리가 존재하려면 우주도 존재해야 한다. (95)

 

이 말을 읽는 순간,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존재의 의미와 왜 우리가 존재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존재의 역사와 의미를 생각해보는 책이다,

제목은 존재의 역사이며, 부제는 <우리에서 우주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거대사>이다.

 

존재에 대하여 생각하자면 맨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존재에 대하여 생각하자면 맨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저자는 과학적 방법을 들고 있다.

<과학과 비과학> (39쪽 이하)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를 거론하면서, 과학적 연구 방법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이란 무엇일까?

과학이란 특정한 관찰 결과가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하고, 미래에 일어날 현상을 예측한다.

이런 경우, 관찰이 문제가 된다.

자주 발생하는 현상, 드물게 발생하는 현상 그리고 예전에 발생했던 현상에 대한 관찰 방법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과학적 연구 방법은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을 위한 연구 과제를 이야기하는 데에서 점점, 재미있게 진행이 된다. 과학이 어렵기만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시나브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관찰, 가설, 실험, 반복이라는 과학적 연구 방법을 통해서 우리는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게 된다. 이 책의 또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그렇게 과학적 방법으로부터 시작된 존재의 의미 탐구는 다음과 같은 차례를 거치며 진행이 된다,

 

1거대한 역사의 전제

 

2이토록 작은 세계


이 부분은 미생물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의 맨처음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입자와 물질의 세계, 양성자와 중성자 등등, 우리의 육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작은 존재로부터 우주가 시작되고, 또한 우리도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3화학적 이끌림


화학적 이끌림이란 말은 원소들이 서로 결합하여 더 큰 분자를 형성하고, 점차 커지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필자의 경험 하나가 녹아있는데, 바로 어릴 적 개에 물린 적이 있는데, 광견병에 걸렸을까 노심초사했던 일을 말하면서 화학에 관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나가고 있다.

 

4미지를 떠도는 고향들


타이틀 제목이 아주 낭만적이다. 과학적으로 낭만적이고 낭만적으로 과학적이다. 미지를 떠도는 고향이란 은하계와 태양계를 말하는데, 저 멀리 보이는 하늘, 또한 그 하늘 너머에 있는 우주, 그것이 우리의 고향이라는 것, 그런 생각이 가능할 것인가?

 

5생명의 태동


1장에서 4장까지는 지구과학을 공부했는데 5장부터는 생명과학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생명체의 탄생 및 분화과정, 그리고 복잡한 종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는 과정이다.

 

6절멸과 번성 사이

7로 존재하는 느낌


8기술적 유인원의 부상


저자는 이런 의문을 제시한다. (407)

작은 뇌를 가지고 홀로 생활하던 포유류가 어떻게 복잡한 조직에서 일하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에 사는 지성과 고도의 지각을 지닌 존재로 진화하게 되었을까?

이런 의문을 시작으로 우리의 존재 이유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9우리의 궤적

10존재의 이유를 찾아서

 

이렇게 저자를 따라 드디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까지 이르게 된다.

저자가 책의 초반에 제시했던 것들, 우주는 아주 작은 점에 응축된 강렬한 에너지의 형태로 시작되었는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에 대한 대답이 차근차근 제시되고 있다. 우주에서 우리에 이르는 138억 년의 대장정 역사가 기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날의 나, 우리를 알고 싶다면, 물론 그것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 역사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예전에 학창 시절에 배웠던 개념, 변하고 있다,

위치에너지라고 배웠는데, 이제 그 이름이 바뀌었다.

 

퍼텐셜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94)

 

이중 퍼텐셜 에너지는 예전에 배웠던 위치 에너지의 새이름이다.

 

물질이란?

이렇게 개념 정의가 된다.

질량이 있고, 공간을 차지하는 모든 것. (94)

 

이런 것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그래도 과학적으로 정의하는 방법 중 하나이니, 알아두어도 좋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이 책에는 담뿍 담겨있다는 점, 말해둔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팀 콜슨,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다.

그런데 전혀 냉담하고 잘난 척하며 오만하지 않다. (28)

오히려 수더분하고 자기 이야기도 곧잘 하는 옆집 아저씨 같다.


그래서 이 책의 특징, 하나가 첨가된다.

이 책은 과학을 말하고 있는데, 저자는 자신의 인생이야기도 곁들여놓고 있다.

해서 과학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책의 분위기 (이런 게 책에도 있는지 모르지만) 가 무척 부드럽고 따뜻하다.

더하여 재밌게 과학에 접근하는 서술 방식 그리고 친근감이 드는 글솜씨가 책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과학도 이정도면, 해볼만하다, 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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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타인 그 이름 가족
윤철 지음 / 정보출판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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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타인 그 이름 가족

 

이 책은?

 

이 책 나를 닮은 타인 그 이름 가족은 수필집이다.

저자는 윤철,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한 저자는 수필가로 화려한 변신을 했다. 이 책이 벌써 세 권째 펴내는 책, 게다가 그 내용으로 보면 화려한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이는 저자의 독특한 수필관(隨筆觀)에 기인한다.

저자는 수필을 쓴다라고 하지 않고 수필을 한다고 한다. (131)

 

그간 여러 책을 읽어오는 동안 수필도 제법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그 중 수필을 쓴책은 많이 보았지만, ‘수필을 한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왜 저자는 수필을 한다고 하는 것일까?

 

수필을 하면서 일상생활에서 건성건성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관심을 가지며, 사소한 일까지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131)

 

그렇게 수필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니, 수필을 쓴다는 말 대신에 수필을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저자는 수필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더 자세히 밝힌다.

 

수필을 한다는 것은 글쓰기가 기본이다.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찾아 끊임없이 읽고, 지치도록 사유하며, 석공이 바위 속의 부처를 찾아내듯 자신의 경험 속에서 지혜를 체득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다. 글쓰기는 나이와도 관계없다.(132)

 

헌데 글쓰기, 저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라 하지만, 그 앞에 전제가 있다. 그 전제를 저자는 충실히 채워가고 있는데, 그 전제 중에 이런 것 유의해야 한다.

 

바로 지치도록 사유하며라는 부분이다.

 

많은 수필가들이 이 과정을 밟지 않고 있다. 지치도록 사유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저 적당히 겉에 보이는 것에 살을 적당히 붙여서 마치 엄청난 사유를 한 것처럼 겉포장만 그럴듯하게 쓴 수필이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장안의 많은 수필가중 저자의 수필은 그래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글은 일단 문장이 좋아야 한다.

 

지난 번 저자의 수필집을 읽으면서 느낀 게 있다. 문장이 좋다는 것.

그래서 잘 읽힌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문장이 좋아, 글에 빠져들게 되고 그다음 내용도 눈에 들어오게 된다.

 

저자는 문장을 잘 다룬다. 글을 쓰는 게 보통이 아니다.

글을 가지고 논다, 는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경우다.

 

이런 문장 읽어보자.

 

나의 하루는 모닝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다. (..........) 커피 위에 날달걀 하나 톡 깨어 노른자만 넣으니, 노란 보름달이 동동 뜨며 잔이 넘실거린다. 진한 갈색과 노랑의 조합이 몽환적 비주얼을 만들어 낸다. 이왕 넣는 것, 잣 대여섯 알을 더 넣고 휘휘 저으면 아버지 시대, 그 시절의 모닝 커피가 된다. (22-23)

 

이글, 커피를 마시듯 입에 머금어보자. 어떤 맛이 우러나오는지? 운율이 살아있으니 마치 구성진 시조 한편 읊는 듯, 가락이 되어 흘러나오지 않는가? 커피의 몽환적 비주얼과 더불어 구성진 멜로디가 화음되어 흘러나오는 그야말로 아버지 시절의 모닝 커피가 잔에 넘실대는 기분이다.

 

이런 생각, 그래서 얻는 깨달음

 

마음은 찾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란다. 여러 갈래로 뒤엉킨 마음을 한 가닥 한 가닥 참빗으로 빗어넘기며 쓸모없이 넘치는 마음은 길가 진달래꽃 옆에 잠재워둔다. (100)

 

이 글, 밑줄 굵고 굵게 그었다. 마음을 빗질하다!

살면서 마음이 여러 갈래로 뒤엉킨 적이 어디 한두번인가? 그럴 때마다 내 마음 정처없이 헤매곤 하는 일, 그게 일상다반가 되었는데, 이제 알았다. 깨달았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내 마음속에 옛날 어머니들이 쓰던 참빗 하나 갈무리해 두었다가, 그 빗으로 한가닥 한가닥 차분하게 빗어내리면, 세상 번뇌에서 벗어날 것도 같다.

 

혼자라는 이유로 무작정 달려드는 외로움은 그리움을 농축해서라도 무던하게 견딜 수 있지만, 무리에 둘러싸여서 느끼는 외로움은 어찌해야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161)

 

흔히들 군중 속의 고독을 말하는데, 이 문장처럼 그 고독의 실체를 분명히 한 것, 처음이다.

그리고 그 처방도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을 162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압권이요, 백미인 글은?

 

여기 실린 저자의 글, 모두 한결같이 밑줄 긋고 새겨볼 만하다.

그래서 그 중에서 하나, 한 꼭지를 고르라면 이것을 꼽고 싶다.

 

<아내의 은퇴> (55)

 

이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살림남, 그 정의는 이렇다. 집에서 살림을 하는 남자를 줄인 말이다.

저자 스스로 은퇴한 뒤에 살림남이 되었다며 자기 소개를 살림남이라 한다,

그리고 그 다음 저자의 생각은 이렇게 이어진다.

 

정년퇴직하니 나는 한가해졌는데, 아내는 내 밥을 챙기느라 더 바빠졌다. 아침 먹고 나면 금세 점심 챙겨야 하고, 점심 설거지하고 나면 저녁상 반찬 준비에 온종일 주방을 벗어날 틈이 없는 것이 전업주부의 일상이다.

 

그런 관찰 끝에 저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내가 직장에 나갈 땐 낮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 시간에 볼 일도 보고, 친구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취미생활도 즐겼으련만, 내가 집에 들어앉으니 그런 시간마저 잃게 되었다.

 

그 다음에 저자는 어떻게 했을까?

이건 우리나라 모든 남성들이 알아두어야 한다. 어쨌거나 시간이 흐르면 모든 남자들은 현업에서 은퇴할 것이니 남성 누구든지 남일이라 여기지 말고, 내일이라 생각하고 명심해두자.

 

자세한 것은 이 책 57-58쪽을 참고하면 될 것인데. 굳이 길게 말할 필요없다.

그 글꼭지의 제목이 벌써 웅변으로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내의 은퇴>

 

다시, 이 책은?

 

이 책에는 읽을 거리, 생각할 거리가 차고 넘친다.

위에 인용하고 적어둔 것들은 그저 일부분에 불과하다,

인용하지 못한 글, 언급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여기저기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이 책에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생각 한스푼>이란 이름 아래, 독자와 함께 생각을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열망을 담아놓았다, 해서 독자들은 이 책으로 생각이란 게 이렇게 깊을 수 있구나, 해서 또한 기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위에 이미 말한 바 있지만, 다시 말하는 수고 아끼지 않으련다.

 

장안의 많은 수필집 중 저자의 수필은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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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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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선택이란 말과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조합하여 소설을 써본다면?

바로 이 책 <찬란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맨 앞장에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명운(150)은 직업이 소설가다. 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거의 1-2년마다 장편소설을 한 편씩 펴내지만, 아직 그리 유명한 소설가는 아닌 소설가다.

소설가 명운의 신상을 밝히자면, 아직 미혼인데 연인이 있다. 연인 연우와는 10년 정도 만나 사귀는 사이다. 연우는 패션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사건이 일어났다.

 

마동석처럼 생긴(그래서 마동석이라 부른다, 물론 실제 영화배우 마동석과는 관련이 없다) 사람을 만난 것이다.

 

그가 주인공 명운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당신이 가지 않은 인생의 길을 가보게 해주면 어때요?” (22)

 

그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그 시를 언급하면서,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운은 그런 가보지 못한 길을 가보게 된다.

그런 길을 가면서, 무려, 장가도 가고 딸도 낳고 아내는 바람을 피우기까지 하는 인생을 살아본다.

시간을 종횡무진 횡단하면서 살아보는 것이다,

 

시작 지점이 미혼이었으니,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마동석 때문에 살아보는 것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하여

 

소설의 시작점에서 주인공은 미혼이다. 연인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해 말할 정도도 아니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은 연인 연우에게 결혼하자고 한다. 청혼한다.

 

그러니 시작과 끝나는 부분, 그 사이는 가지않은 길이 아니라, 가보려고 하던 길이다.

미리 여러 경로의 길을 보여주면서 과연 어떤 길을 가겠느냐고, 선택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 군데 군데 선택에 대한 여러 상념들이 등장한다.

 

내가 택한 길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 길을 걷는 과정에서 겪게 될 어려움은 경험해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안정적인 삶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잘 풀리지 않는다면 정말 비참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이 길을 가보지도 않고 포기한다면 나는 반드시 후회 할 것이다.’

나는 단호하게 갈 길을 정했다. 결코 후회 따위는 남기지 않으리라,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42)

 

인간은 항상 자신이 선택하고 남의 탓을 한다. (53)

 

내가 어제 가지 않은 길너무좋아 보였다. 새삼 삶은 운명에 달린 것도, 우연에 지배당하는 것도 아니며 선택의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171)

 

가지 않은 길을 가보면 나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다를 것은 없었다. 아마 또 다른 길을 간다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9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드라마는 갈등이다. 이는 작법의 기본이다. 갈등을 투박하게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뭔가를 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다. 당연히 주인공은 고난을 거치며 나아간다. 그러다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하면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71)

 

갈등이 조성되지 않으면 이야기는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시작하자마자 오해가 풀리고 두 시간 내내 사랑만 속삭인다면, 테러범이라고 나온 악당들이 주인공의 주먹 한 방에 나가 떨어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72)


그래서, 저자가 작품 속에서 갈등이 이야기의 기본이라 하기에, 갈등이 여기 나올 것이다.

그 갈등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소될 것인가? 기대가 된다. 

 

너무라는 말의 용법에 대하여

 

그니까...... 그게... 설명을 잘 못하겠는데 그냥 너무 좋아요. 정말 너무너무......” 

너무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란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

루희가 내가 쓴 소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너무 잘 전달이 되었으니까. (170)

 

저자는 너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156) 13일 올라온 너무나랑 정말로 차이가 뭡니까란 질문에는 “‘너무나너무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너무나 힘들다/너무나 밉다와 같이 씁니다. ‘너무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주로 쓰입니다. 따라서 너무나 고맙다.’라는 표현 대신 정말 고맙다./정말로 고맙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너무의 뜻을 변경한 뒤인 (20156) 18일에는 같은 질문에 덧붙임이란 형식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로 뜻풀이되어 긍정적인 서술어와 어울려 쓸 수 없었던 너무, 현실 쓰임의 변화에 따라 2015615일 자로 뜻풀이가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로 변경되어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처럼 긍정적인 서술어와도 어울려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수정했다.] (인터넷에서 인용)

 

다시, 이 책은?

 

이 책 제목이 <찬란한 선택>이니, 선택을 잘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가 한 선택은 어떨까? 제목처럼 찬란한 선택은 과연 어떤 선택일까? 그게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이 책은 작가의 다짐이다. 작가가 글을 쓰겠다고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천하에 알리는 것이다. 그 선택이 찬란한 선택이라고 저자는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후회하고 있습니까?”

내가 고개를 들어 질문을 던진 마동석을 돌아보았다.

작가님이 앞으로도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나이가 들어 죽고 나서야 사람들이 작가님의 글을 알아봐준다면, 그리고 이런 미래가 찾아올 것을 알고서 처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던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래도 다시 작가의 길을 걷겠습니까?” (43)


이에 대한 주인공의 답변은, 아니 저자의 답변은?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나는 글이 쓰고 싶더라, 속으로 외쳤어, 상관없어!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나는 글을 쓰고 싶어!”(316)

 

그런 다짐이 듣기 좋다. 설령 작가가 쓴 책을 아무도 읽지 않는다해도 글을 쓰겠다는 그 결기가 고맙다. 그런 결기를 만나니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독자로서 기분이 좋다. 나같은 독자가 적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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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키다리 아저씨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7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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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말로만 듣던 책이다.

제목만 알고 있던, 그래서 어느 후원자가 고아원에 있던 소녀를 돌보아주며 대학공부를 시킨다는 줄거리로만 알고 있던 책이다.

이번에 읽고나니, 물론 그 기본 줄거리야 그대로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감성과 인간애가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내용이었다. 게다가 드러날 듯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마침내 즐거운 결말을 맞게 되는 남녀간의 애정 전선 또한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줄거리는?

 

굳이 소개할 필요 없을 것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열일곱 소녀 제루샤 애벗(주디)이 이름 모를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꿈을 이루고, 더하여 사랑도 만나게 된다는 아기자기한 소설이다.

 

특이한 것은 이 소설이 오직 편지로만 진행이 되는데, 신기하게도 그 상대역인 저비의 상황도 알게되는 기법을 쓰고 있다는 것, 그래서 주디의 편지 속에 저비도 같이 등장하면서 소설이 전개되고 있다.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 맛보는 주인공

 

고아원에서 자라서 다양한 책을 읽지 못한 주디에게 대학 생활은 완전히 다른 별천지다.

해서 보이는 것, 만나는 것들이 모두 배워야 할 것들이다. 독자들은 주인공 주디와 함께 하나씩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대학에서 어려운 건 공부가 아니에요. 정작 힘든 건 노는 거예요. (29)

 

제가 얼마나 무지의 심연에 빠져있는지 아저씨는 믿기 힘드실 거예요. 저는 스스로 그 깊이를 깨닫게 되었답니다. (37)

 

조지 엘리엇이 여자라는 것도 몰랐어요. (38)

 

조지 엘리엇이 누구?

그가 남자가 아니었어? 이름이 조지인데?

그래서 주디 덕분에 조지 엘리엇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게 되었다.

 

조지 엘리엇(George Eliot, 181912~ 188011)은 영국의 소설가, 시인, 언론인, 번역자이자 빅토리아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하나이다. 본명은 메리 앤 에번스(Mary Anne Evans)이다. 그녀의 작품에 <사일러스 매너>(1861)가 있다


<사일러스 매너>하니까 비로소 생각이 난다. 분명 여자다.

 

도리아식, 이오니아식인지도 모르지요. 전 이 두 가지가 늘 헷갈려요.(81)

 

동지를 만난 기분이다. 그리스 문화를 공부하면서 만난 그리스 신전의 기둥, 도리아식과 이오니아식이 있다. 그런데 그 둘을 구분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기억해야지 각오를 단단히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보면 또 헷갈린다. 그런데 그게 나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이 쓰여질 때도 그랬다니, 천만다행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어서.

 

행복하면 그만이지 뭐가 또 있겠는가? (인용문이에요, 고전을 읽었거든요.) (105)

 

생각난다. 어릴 적 어떤 책을 읽다가 멋진 문장을 만나면 기억해두었다가 써먹을 데를 찾던 그런 기억말이다. 주디도 그런 시기를 지금 거치는 중이다.

 

고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햄릿>을 읽어보셨나요? 읽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읽어보세요. 정말 굉장한 작품이에요. 이제껏 셰익스피어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글을 잘 쓰는 줄은 몰랐어요. 늘 그가 명성만 자자한 사람일지 모른다고 의심했거든요. (106)

 

<햄릿>은 수업 시간에 분석할 때보다 무대 위에서 보는 게 훨씬 멋졌어요. 전에도 좋은 작품인 줄은 알았지만, 이번엔 정말.......! (111)

 

셰익스피어에 관한 발언은 계속 이어진다.

 

또 봄 연극 무대에도 서게 되었어요. <뜻대로 하세요>를 야외에서 공연할 거예요. 전 로잘린드의 사촌인 실리아 역을 맡게 됐어요. (107)

 

독자를 웃음짓게 하는 주디의 발언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주디, 결코 낙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하기야 그도 그럴 것이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대학교에서 마음껏 공부만 해도 될 환경으로 들어섰으니 얼마나 좋으랴. 물론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나지만 그때마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힘차게 헤쳐 나간다. 그래서 이런 발언들을 읽을 때마다 독자들은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인생에서 인격이 요구되는 때는 큰 문제가 닥쳤을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누구든 위기에는 대처하고 참담한 비극에는 대담하게 맞설 수 있지만, 정작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을 웃으며 마주할 수 있으려면 정신력이 필요해요. (63)

 

세상에 얼마나 비가 퍼붓던지, 오늘밤 예배당까지는 헤엄쳐서 가야 할 판이에요. (98)

 

전 아무래도 천국에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서 좋은 것들을 이렇게나 많이 누리고 있으니까요. 사후에도 그런 호사를 누린다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107)

 

전 그 애들이 예쁜 이상 멍청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 애들이 하는 얘기가 남편들을 얼마나 질리게 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운 좋게도 똑같이 멍청한 남편을 얻지 않은 한 말이지요. 꽤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멍청한 남자들이 넘쳐나는 듯 보이거든요. 올 여름에 만난 사람만 해도 꽤 되니까요. (187)


특히 마지막 문장 읽으면 주디의 당당한 모습, 지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핸 모습이 떠오른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손모아장갑 (28)

 

드디어 찾았다. 예전에 무심코 사용하던 장갑의 이름, 장애인을 비하한다고 고쳐부르자던 장갑의 이름을 실제로 사용한 것을 드디어 발견했다. 손모아장갑, 이제 다시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들 하지 않기를 손모아 빌어본다.

 

전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요. 상상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가 있으니까요. (120)

 

이곳 사람들의 세계는 여기 있는 언덕 꼭대기가 전부랍니다. 제 말뜻을 이해하실지 모르겠네요. 이곳 사람들은 시야가 아주 좁다는 뜻이에요. (139)

 

전 이제 사람들이 물질에 눌려 중압감을 느낀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166)

 

대학생인 주디의 당찬 발언, 속깊은 발언에 독자들은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두 번 읽기를 권한다.

첫 번째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직 주디 애벗에만 집중하면서 읽어본다.

그 다음에는 저비라는 이름이 나오면 새로운 각도로 읽어본다. 저비가 등장하면 주디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또 저비가 어떻게 주디에게 대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읽어본다.

 

그렇게 두 번을 읽게 되면, 이 책이 단순히 성장소설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있는 달콤한 사랑의 향기도 담뿍 맡을 수 있는 러브 스토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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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대에듀 이슈&시사상식 205호 + 무료동영상 - 공기업ㆍ대기업ㆍ언론사ㆍ대입 시사상식 | 논술 + 면접 대비
시사상식연구소 지음 / 시대에듀(시대고시기획)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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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대에듀 이슈&시사상식 205

 

세상 돌아가는 일을 꼭꼭 짚어서 알려주는 책,

세상 돌아가는 것, 신문이나 미디어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누군가 정리를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 읽어보니, 이 책이 바로 그렇게 정리를 착착 해주는 책이다, 좋다. 

간결하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진 것이 없다.  

 

먼저, 지금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일들은 어떤 게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세상, 그런 좁은 우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핫이슈는 어떤 게 있을까?

 

이 책에서는 그런 핫이슈를 1위부터 30위까지 뽑아놓았다. 해서 어떤 일이 세상에서 중요한지  순위별로 알아볼 수 있다.

 

1위는?

우리나라의 문제이니, 당연코 명태균이다.

여론 조작에 공천, 이권 개입까지 그야말로 어느 한 군데 빼놓을 수 없는 큰 이슈다.

이 사건을 무려 6쪽에 걸쳐 다루고 있다.

물론 신문에 나온 이야기 이상 더 깊은 이야기는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한 눈에 꿸 수 있도록 정리해 놓은 게 독자에게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다.

도표와 사진 등, 자료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점도 돋보인다.

 

그럼 두 번째 핫이슈는 무엇일까?

이번에는 눈을 해외로 돌린다면? 그렇다. 이 책의 표지에 나온 인물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이 건은 4쪽에 걸쳐 다루고 있다.

 

3위는? 한강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기쁜 소식이다.

노벨문학상을 대한민국 작가가 받다니?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무려 노벨문학상 작품을 우리말로 직접 읽을 수 있다는 데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여태껏, 우리는 번역으로만 노벨문학상을 읽어오지 않았던가?

해서 이 기사의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한강이 불지핀 문학 열기.......판매량 급증 (23)

 

판매량 급증은 한강의 책이 많이 팔렸다는 것, 더하여 이런 일도 생겼다는데....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독자들이 다른 책들도 함께 구매하며 오랜만에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내수가 빠지는 바람에 국내 경제가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일로 인하여 그나마 업계가 활기를 띤다는 소식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렇게 무려 30위까지 핫이슈를 정리해 놓고 있다.

그러면 국제, 국내 뉴스에서 독자가 챙겨보아야 할 이야기는 거의다 다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상식 더하기>라는 타이틀 아래 다양한 소식과 내용을 전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있다.

<3분 고전 : 폭노위계(暴怒爲戒)> (172)

 

갑작스런 분노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말이 왜 필요할까?

분노는 경계해야 한다. 더하여 일단 폭발하면 나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큰 상처를 입히게 되니, 경계하고 경계해야만 한다.

이 말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 재밌는 코너가 있다. <취업 실전 문제>


그러니 이 책은 현재 취준생들에게 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사문제를 싣고 있으며, 또한 취업 실전문제도 구비해 놓고 있으니말이다.

그런데 취업과 별 상관이 없는 사람으로서 그런 문제를 읽어보고, 풀어보니 이게 장난이 아니다. 문제의 난이도가 제법 해볼만하다. 그래서 나의 시사 문제에 관한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해볼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 안에는 특히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문제도 들어있다.

 

다시, 이 책은?

 

하루 하루 세상 돌아가는 것이 참 눈부시다.

눈이 부셔서 제대로 눈을 뜰 수조차 없다.

그렇게 세상일이 바쁘게 돌아가니,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경과가 어떤지 또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하다.

 

아무리 세상일이 어지럽게 돌아갈지라도, 이 책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나간다면 적어도 길 잘 못 짚어 넘어질 일은 없을 듯하다. 이 책 격월간이니, 두 달에 한번씩 읽어 시사 상식 업데이트 해두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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