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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일상을 만나다 - 도시에서 즐기는 22가지 천문학 이야기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최성웅 옮김, 김찬현 감수 / 반니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별 헤는 밤 -
우주,
일상을
만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이
떠오르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윤동주의 작품은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와 자기성찰 의식 이전에 인간과 우주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고 평가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과
우주’에
관한 사색을 하게 되어 그런 것일까?
시간과 공간의 근본적인 구조에 관한 성찰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천문학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천문학이 우리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관련이 있을까?
아니,
관련이 있고 없고를 따지기 이전에,
그러한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이
책을 손에 들고 펼쳐 머리말을 읽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해보려는
생각조차 없었다,
천문학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천문학적 숫자의 거리만큼 떨어진 거리에 존재하는 학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게
아니었다.
천문학적
숫자의 거리에 있으리라 여겼던 천문학이 빛의 속도만큼이나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서
아무 것도 없던 것처럼 보이던 -
깜깜해서
보이지 않았던 -
나의
지식 창고에 밝은 빛을 비추어 거기에 다양한 것들이 들어있음을 보고 깨닫게 해주었으니,
참으로
기쁜 일이다.
먼저 이 책은 사물을 다른 방법으로
보게 만들어 주는 책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자.
이 책을 읽고난 지금 지금까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다.
내가
길을 나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바람,
그냥
아무런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그 바람,
그
바람을 찾아 시간을 거슬러가면 우리는 45억년
전에 발생한 지구 생성의 순간과 마주한다는 생각(21쪽)!
생각만
해도 신기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그러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우주
그러면 우리는 우주를 어디에서 만날
수 있나?
저자는 그 우주를 하늘에서만
보여주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들이 문밖으로 발을 내
딛는 순간부터 시작하여, 공원에서도 우주 과학을 만날 수 있다고 하며, 심지어 식당에서조차 우주를 만나고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두운 밤,
밤하늘에서
우주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저자의
안내에 따라 독자는 책 제목처럼 우주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말이다.
모든 위성 안테나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이유
이 책의 설명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우리 주변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을 하나 꺼집어낸다. 그것은
우리가 자주 대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천문학과 연결시켜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스쳐보낸 것들이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지붕 위 위성 안테나들이 어째서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가를 알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잊지 말자.
언뜻
보기에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거대한 역사적 사실과 안테나가 아무런 상관 없는 것처럼 여겨질지 모른다>
(35쪽)
그런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이
의외로 천문학과 긴밀하게 연결이 된다.
그렇게
저자는 일단 그것(여기서는
안테나 방향)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한다.
여기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그런 설명을 들으면서도 긴가민가 하는 생각에 아직도 그 설명을 백퍼센트 이해하지 못한다.
그때
저자는 다시 이렇게 설명을 시도한다.
‘다시
위성 안테나로 돌아오자’(45쪽)
저자는 이 부분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에서 다른 여러 가지 요소들을 생략한 채 우리가 더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렇게 이야기를 풀어간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모든
위성 안테나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이유는 케풀러와 뉴턴이 300년도
훨씬 더 전에 천체가 어떻게 움직이며,
그
움직임에 어떤 힘들이 작용했는지를 밝혀낸 덕분이다.>(49쪽)
분수대에서 생명 생각해보기
또한 저자는
말한다.
“공원
한가운데에 맑고 투명한 물이 솟구치는 분수대가 보인다.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기 좋은 장소다.”
(96쪽)
어떤가?
저자의
그 말이,
허황되게
들리는가?
그렇게
들린다면 조금만 더 읽어볼 일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자기의 말을 증명한다.
지구에 있는 물만이
흐른다.
흐르는
물은 태양계안 지구에서만 볼 수 있다.
얼음이나 증기는 다른 천체에도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우주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분자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다른 천체의 표면이나 우주공간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된다.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져 태양과 함께 다른 항성들이 태어난 거대한 구름에도 무수한 물 분자가 포함되어 있다.
지구의 물은 흐르는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물은 태양주위에서 특정 온도에 한하는 지역의 생명체 거주가능 영역에서 흘러 다닌다.
태양과
너무 가까이 위치하면 온도가 높아 물은 증기가 되며,
반대로
너무 멀면 완전히 얼어버린다.
따라서
물이 증기나 얼음으로 변하지 않으려면 너무 뜨겁거나 차가우면 안된다.
이렇게
물이 물로 있을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자리한 행성은 단 하나뿐이다.
(96 - 97 쪽)
이렇게 물이 물로 있을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자리한 행성은 단 하나 뿐이다.
이
우주 안에 그런 곳이 하나뿐인데, 그게 바로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지구라는 말이다.
그러니
분수대 옆에서 생명을 생각해 보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가? 저자의
주장이 실체적으로 공감이 되는 이유이다.
과학으로 본 할리우드 영화의
‘옥의
티’
할리우드 영화에 이런 영화가
있다. 부르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로 기억되는데,
지구로
다가오는 행성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결사대의 활약을 그린 영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서스펜스,
개봉박두!
뭐
그런 영화 말이다.
그게 과학적으로 보면 어림없는
이야기라는 게 저자의 진술이다.
어디
한번 들어보자
<소행성과의
충돌을 모면하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굳이 소행성을 공중에서 폭파시킬 필요도 없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일은 영화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어렵지 않다.
소행성의
궤도를 약간만 바꿔주는 정도로 문제는 충분히 해결된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레이져 광선으로 소행성의 표면 일부를 증기화하는 것이다.
증기로
변한 물질이 우주로 해방되면서 반동이 생길테고,
그
반동만으로 소행성의 궤도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아니면
충돌선을 소행성으로 쏘아 올려도 되겠다.
정확한
시점에 조금만 밀 수 있다면,
지구에
조금의 위험도 주지 않는 안전한 궤도로 옮길 수 있다.
이
외에도 충돌을 피하도록 방향을 트는 많은 방법이 있다.
> (114쪽)
결론
-
어린 왕자의 해넘이 보기처럼 각별한
어린 왕자가 살았던 별은 지구보다
작아서 해넘이를 마흔 몇 번이나 보았다는데,
우리가
사는 별은 우리의 맨 눈으로는 계측하기 어려운 정도이기 때문에 천문학적 사실들이 그리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이 책을 읽었으니 어린왕자의 별처럼,
실체적으로는
천문학적 크기이나 심정적으로는 소행성 B
- 3251 처럼
느껴진다 말하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이 책은 그럴 정도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보던 -
그래서
그게 어찌 천문학적 사실과 관련이 될까 생각지도 않았던 -
일들이
바로 우주와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해준다. 그래서
어린왕자에게 해넘이가 갖는 의미가 무척 각별하였듯이 이 책의 의미도 그렇게 각별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사족
-
out of sight out of mind 와 만유인력 함수
관계
이 책을 읽는 중에 문득 사람간의
관계도 만유인력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겠다 싶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함수로 설명하는
부분에서 든 생각인데,
이
함수를 이용하면 사람간의 거리에 따른 마음의 인력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만유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이차함수관계이다.
두
물체 사이의 거리가 두배로 멀어질 경우,
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이전보다 두 배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2의
제곱인 네배로 줄어든다.
세
배로 거리가 멀어진다면 아홉 배로 힘이 줄어드는 셈이다.>(23-24쪽)
마음이 사람을 끄는 인력이라 할 수
있으므로,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은 그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만큼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수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바로 이 책에서 기본으로 하고 있는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