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남미 - 그 남자 그 여자의 진짜 여행기
한가옥.신종협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구름 위를 걷고 왔다는 여행기는 이제 그만

 

이 책, 필자가 둘인데

 

이 책의 필자는 두 명이다. 한명은 음악인인 신종협, 그는 기타 하나를 메고 남미를 여행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19금 남미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려놓고 있다. 또 한명의 필자는 여성인 한가옥이다. 그녀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여행사와 호스텔을 3년간 경영하면서 보고 듣고 겪을 것을 기록해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남미의 밤과 낮을 모두 살펴보는 귀한 자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겉만 보고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밤에 보이는 19금의 거리,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가 하면, 또 실제로 살아가는 남미 사람들의 진면목을 - 물론 한 쪽 시각이긴 하지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기와는 다른 책이라 할 수 있다.

 

여행기도 인생만큼 현실적이어야

 

저자 둘은 이렇게 그들의 여행을 정리한다.

여행이야기는 신나게 꾼 꿈을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아서 완전히 전해질 리 없고, 결국 5분 안에 상대를 지루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떤 여행자들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는데 이들은 마치 모국어가 사어가 된 것 같았다라고 친구의 말을 전해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남미를 다녀온 우리 역시 언젠가부터 어떤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견디게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275)

 

그렇게 해서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이야기이니 그 울림이 절실하다. 군더더기 없는 이런 여행기가 어떤 유명인의 여행기 - 모험이 가득하고 오직 그에게만 신기한 일이 한 페이지 걸러 일어나는 마술같은 그런 - 보다도 더 현실적이지 않는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찰리 채플린이 말한 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을 몸으로 겪은 저자의 글이다. 공동저자중의 한명인 한가옥은 이렇게 말한다.

 

<생을 멀리서 바라보면 희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를 돌이켜보면 언제나 괴물같은 한 시절에 목이 졸려 있을 뿐이었다.> (252)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호스텔을 운영하는 저자가 여러 가지 어려움, 거기에다가 설상가상격으로 고국에서 들려온 할머니의 죽음, 그러한 곡절을 겪고 나서 한 말이다.

 

그렇게 요약이 되는 저자의 콜롬비아에서의 3년간 체류기는 여행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단순히 며칠 지나가는 여행객이 아니라, 거기에서 먹고 자며 사업을 경영해가며 속속들이 현지 사정을 꿰뚫게 되었기에 그러한 것이다. 그러니 여행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미로 일관한 흥미있는 객기를 발산하는 일화를 기록한 수준의 여행기에 돈을 쓰는 대신에 이런 책이 훨씬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기에서 이런 말 들어봤나?

 

해외여행이 자유화 된 이후, 그야말로 해외물을 먹어 본 사람들의 기록으로 가히 서점가는 범람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 이름 있는 작가로부터 이름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의 여행기는 그야말로 마치 유적지 바위에 자기 이름을 긁어 새기는 것만큼이나 공해를 유발하고 있지는 않는지? 특히나 거짓을 포함한 각종 무용담으로 엮어지는 일화들이 여행기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양념처럼 들어간 책을 보고 철부지 같다 생각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 하는 여행기 읽어봤나?

 

<여행경비 몇 푼을 아끼지 위해, 혹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또 흔치 않은 여행을 했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 등의 이유로 의외로 많은 여행자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무시하다가 큰일을 당하고 만다. 나 역시 여행자이기에 적당한 모험심이 여행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남미를 여행하게 된다면, 당신은 그 용기를 접어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험과 위협의 그 수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206)

 

자극적인 것에 대한 경계

 

이 책의 가치는 이 것 하나로서 충분하다.

자극적인 것에 목말라있는 여행기, 특히나 여행정보를 얻기 위해 여행기를 섭렵하는 사람에게는,  흘러다니며 사람들을 혹하게 하는 그러한 정보들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경계하는 책은 이 책 외에 아주 드물 것이다.

 

<나는 히치하이킹으로만 남미를 여행해 보겠다는 한국인 여성 여행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빌어먹을 여행계의 스테디셀러 탓임이 분명하다. 그녀는 주변의 경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대한 여로를 관철하려 노력했으나 이곳에 실제로 며칠을 더 머문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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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요리 99
글보리 지음, 구구 킴 그림 / 강단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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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자를 요리(料理)하라

 

제목이 우선 심상치 않다. <남자 요리 99>

이 책 제목중 요리라는 말은 요즘 대세인 요리(料理)'가 아닐까? 해서 남자를 요리하는 방법 99가지,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이 책에는 남자인 나도 몰랐던 남자의 숨은 속살이 여과없이 들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런 물 좋은 재료들 - 싱싱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날 것처럼 비린내 마져 풍기는 - 을 가지고 남자를 요리한다는 것, 그런 의미가 분명하다.

 

해서 여성 독자들에게는 아주 솔깃한 책 제목임이 분명하다. 남자인 나도 그런 제목에 혹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으니, 여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다양한 요리 재료들

 

그러면 이 책 안에 들어있는 요리의 주재료가 되는 남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불안에 떠는 남자, 자기와 싸우는 남자, 자기 속에 빠진 남자, 두려움을 숨기는 남자, 혼자 노는 남자.

 

대충 분류해봐도, 족족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서 란 남자를 대표하는 주어이다. 그러니 나 자신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 무척 위로가 된다,

 

저자는 그런 재료들을 골라내어 놓는데, 안타깝지만, 읽을 때에 속이 쓰린 것들도 많다는 것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저자는 99가지로 남자의 심리를 구분, 제시한다.

 

다양한 요리 방법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는 우리 속담처럼, 그런 재료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 요리 방법이 억망이면, 공연히 재료만 허비라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재료들 아주 맛깔나게 요리하는 기법이 훌륭하다.

그런 요리 방법을 찾아보자.

 

먼저 심리학이 있다.

그렇게 찾아낸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하느냐?

심리학으로 저자는 요리한다. 이런 식이다.

 

81번 재료다. (188) “여자가 170은 돼야지!”

어떤가? 이 재료는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저자는 이런 재료를 먼저 재정의한다. 여자가 170은 돼야지, 라고 부르짖는 남자의 심리를 보여주기 위하여 재정의 하기를, 이런 남자는 키 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라고 한다.

그다음 단칼에 그 재료, 썰어버린다.

 

난쟁이 콤플렉스다.”

심리학으로 한 칼에 자른다. 속이 후련한 맛이다. 여자 키가 170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남자가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난쟁이 콤플렉스라는 것이다.

콤플렉스!’

 

그다음 요리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주욱 읽어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작은 남자가 큰 여자를 만나는 것은 능력이다. 비슷한 친구들한테서는 졸지에 우상이 된다. 보란 듯이 키 큰 친구들 앞에 데리고 간다. 보상심리다. 남자는 그깟 일에 목숨 건다. 원래 쪼잔해서 그렇다. 키 큰 여자가 훨씬 대범하다. 생긴 대로 노는 거다. 남자는 원래 그렇다.>(188-189)

 

콤플렉스로 크게 썰더니, 그 다음에는 보상심리로 자근자근 썰기 시작한다, 그 다음 아주 다진다. ‘남자는 그깟 일에 목숨 건다그 다음 푸욱 끓이면 요리가 완성된다.

남자는 원래 그렇다

 

그렇게 주어진 재료를 심리학으로 요리하니, 제법 그럴듯한 요리가 되지 않는가?

 

그 다음 기법은 문학으로 양념을 치는 것이다.

 

24쪽의 <내 첫사랑은 고등학교 때였지>를 보자.

 

남자가 첫사랑을 말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것을 요리하면서 이렇게 시작한다. “사랑은 불현 듯 찾아온다.”

그렇게 시작한 요리는 나중에 심리학으로 정리는 되지만, 그 전에 문학이라는 방법으로 맘껏 양념을 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어느 순간에!

선생님으로, 친구의 여자로, 이웃집 딸로, 헤르만 헤세는 모든 시작에는 마력이 깃들어있다고 했다. 사랑의 시작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우울이 환희로,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한다. (24)

 

이런 것을 읽으면서, 만들어지는 요리의 맛을 미리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그것이 입에는 쓴 요리라고 할지라도!

 

왜냐면, 이 요리는 이렇게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늘 그리움에 몸서리친다. 여자는 왜 늘 나를 떠날까? 백날 묻고 또 묻지만 답은 없다. 모른다는 것만 안다. ! 외롭다.>(25)

 

전체적인 맛

 

이 책의 맛은 좋다. 맛있다. 먹을만하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란 요리재료, 맛은 찌질하다. 맛이 없다.

그래도 저자가 그러한 재료- 찌질하고 맛도 없는 -를 가지고 맛깔나게 요리해준 솜씨에 감사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의 마지막 말 - 비록 저자가 성소수자에 한 말이지만 - 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암튼 그가 어떤 형태의 삶을 살던 인류는 그들을 모두 수용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229)

 

여기서, ‘그들은은 남자, ‘인류는 여자로 대치해서 읽어보면, ‘그들은인류에게 고마움 느껴야 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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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 - 평생을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교육, 꿈, 성장 이야기
원준희 지음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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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란 책은 나의 아이이야기다  

 

이 책, 철학책이다. 언뜻 보면 교육 스킬을 가르치는 책 같지만, 철학이 가득한 철학책이다. 교육 철학, 그러나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실제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아니 적용해야만 하는 철학책이다.

 

저자의 기본 생각, 공감한다.

 

혹시 저자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 때문에 이 책이 오해 받을 수 있겠다. 저자 원준희는 교육사업가이다. 소위 말하는 사교육 사업가이다. 그러니 이 책에는 사교육에서 성공하면서 얻은 공부의 노하우가 숨겨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오해라는 것이다.

 

그런 오해 불식하기 위해 이런 이야기 먼저 들어보자.

아이를 기르는 기본자세다. 저자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아버지로서의 회한을 먼저 이야기 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이런 저런 조바심에 이것 저것 해주기 바쁘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너무 많은 것을 아이의 어깨 위에 올려놓은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해집니다. ‘그래! 이제야 제대로 아빠 노릇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느낄 무렵, 아이는 이미 제 손을 떠나 있더군요.>(9)

 

이 말, 이게 바로 내 이야기이다. 그래서 공감이 간다. 나도 모르는 새 아이의 어깨 위에 많은 것을 올려놓은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문제점,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문제, 저자는 직시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페가수스과정이다.

 

<그는 서울 대치동, 목동과 부산 센텀시티 등에 파격적인 코스를 하나 개설했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의욕이 없는 아이, 공부에 공포증이 생긴 아이, 열심히는 하는데 열정이 없는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페가수스과정이 그것이다.> (책 표지 날개 앞 면)

 

그 과정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가?

<성적 중심의 기존 교육의 페라다임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아이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교육의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12)

 

아이에게 주어진 유리천장을 깨라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에 죽도록 매달리는데, 이게 문제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공부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리고, 아이들은 다른 목표를 가지게 된다.

 

<그러니 목표가 바뀝니다. 실력을 높이거나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단지 다른 아이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하여 학원을 다닐 뿐입니다. 중간만 가는 것이 목표가 되고, 그것은 자신의 머리를 지배하는 유리창이 됩니다.>(11)

 

그렇게 아이들의 머리를 지배하게 된 유리창을 부수기 위해 시작한 페가수스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었다.

 

<아이들의 성격이 놀랍도록 차분해지고, 스스로 자기가 맞닥뜨려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해결책을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변화로 인해 진심으로 보람을 느끼고 아낌없는 희생을 하고 있습니다.>(13)

 

그렇게 시작하는 그의 이야기를 이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읽어보고 지금껏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본다.

 

내 아이는 나만의 아이가 아니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아이는 나 자신으로는 하나, 둘에 불과하지만, 그 아이는 우리나라의 앞날을 짊어지고 가야 할 아이. 그만큼 대표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아이 한명에 대해 가지는 나의 생각’, 내 아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겠다, 는 것은 지양해야 할 자세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그렇게 교육철학을 새로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은 울림이 있다.

<이 책은 가까이 들여다보면 비결이랄 것가 도 없는 페가수스 교육법의 이론적 정수를 담았다. 그 뿌리는 세계 유수의 교육학, 심리학 연구 결과이며, 그 가지는 공부에 찌든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돌파구를 향해 뻗어 있다. 또한 자신의 욕심과 허영으로 아이들을 짓눌러온 우리 부모들의 양심고백을 촉구하는 선언문과도 같다.> (책 표지 날개 앞 면)

 

아이들을 짓눌러 온 부모들의 양심고백을 촉구하는

 

이 말에 예외가 되는 이 땅의 부모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니 있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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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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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발 신고 이제 떠날 준비가 되었소?

 

혜성과 같이 순간적으로 온 깨달음

 

이 책은 저자에게 혜성과 같이 나타난 깨달음으로 시작한다. 그 깨달음은 실제로 혜성과 같이 이 말 같이‘~처럼이 아니라 ‘~과 함께이다 나타났다.

 

<자다 깨어 검은 하늘에 혜성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광경을 보았다. ....꿈이 아니었다. 나는 눈을 뜨고 있었다. ..혜성이 다 타서 사라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17-18)

 

혜성을 바라보면서, 혜성이 지나가는 것을, 혜성이 불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저자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혜성이 바로 네 인생이야. 점점 궤도의 끝으로 가고 있지. 그런데 너는 지금 하루하루를 원하는 대로 지내고 있니?> (18)

 

그런 내면의 물음에 그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후 저자는 랍비 잘만 새크터 샬로미를 만나고 그와 함께 인생의 단계 ‘12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

 

먼저 저자는 어떠한 사람인가를 알 필요가 있다. 저자가 어떤 바탕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랍비의 말을 각색하며 색깔을 다르게 만들기에 그렇다.

 

의심 많은 탐구자”(10)

진실이나 변화에 이르는 길이라면 어떤 여행이든 하고 싶은 사람. (11)

보도블록에 팬 틈새들을 따라 가며 일일이 지적하듯 확인하려는 사람. (11)

이십대에는 다른 종교들과 신비로운 전통들을 탐구하던 사람. (38)

다른 설명들을 들으면서 논리적인 사고난도질을 하던 사람 (39)

 

그래서 저자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이것이 내가 가진 문제였다. 나는 구도자의 마음과 회의론자의 정신을 가졌다. 마음은 지팡이를 들고 걷는 순례자와 같아서 지혜의 조각들을 만나면 기뻐했지만, 정신은 그것을 재빨리 추적해서 그 틈에 있는 오류와 모순을 지적했다.> (39)

 

그러한 사람이니, 저자가 하는 말은 일단 신뢰할 만하다. 그가 냉철한 안목으로 듣는 말을 걸러서 우리에게 건네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건진 깨달음

 

저자는 마음 속에 늘 얼쩡대던 의문을 랍비와 같이 이야기한다.

전생, 죽음 이후의 삶, 과연 천국은 있는가?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 이 책, 이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아무리해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없다. 그래도 다음과 같은 말은 어떨까?

 

<랍비 잘만은 그들이 자기에게 멋진 영가 한 곡을 가르쳐 주었다며 여행자의 신발을 부르기 시작했다.

 

죽음이 내 어머니 집에 와서 문을 두드리네

이봐요, 부인 떠날 준비가 되었소?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요, 나는 의무를 다했고, 구원받았고, 여행자의 신발을 신었소.”>(62)

 

그리고 그 것과 관련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실 나는 죽은 다음 어떻게 되느냐에 매달려 살기보다는 오늘에 집중하고 싶다. 다시는 오지 않을 유일한 이 순간을 깊이 호흡하고 싶다.> (303)

 

그리고 저자는 그 때를 대비해서 랍비 잘만이 해 준말로 대미로 장식한다.

흑인 영가 여행자의 신발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 신발을 신고 있다,”(303)

 

그렇게 삶 이후에 대하는 자세, 저자의 말은 그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밑줄 긋고 싶은 말들

 

<인간은 더 이상 여기 있지 않은 것,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깊은 두려움이 있어요.>(26)

 

우디 알렌

<난 죽는 것은 상관없다. 다만 그렇게 될 때에 거기 있고 싶지 않을 뿐이다.>(27)

 

<내가 죽으리라는 것은 알지만 진짜로 아는 것은 아니에요.>(44)

 

<살아있는 모든 존재가 죽음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예외는 없으니까. 죽음은 무수히 많은 생명체가 걸어간 길이니까.>(243)

 

<인생 12월 여행을 준비하기> 의 의미

 

이 책 마지막 장은 <인생 12월 여행을 준비하기>.

이 장은 사람들이 죽음을 더 편히 받아들이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몇가지 항목을 만들어 놓았다. 인생의 나날들을 더 즐겁고 의미있게 살 수 있도록, 실제로 준비하는 일이다.

 

그런 항목들은 다음과 같다.

 

용서로 치유하다

감사한 마음을 갖다

신에게 푸념하다

내 존재감을 인식하다

몸과 마음을 분리하다

아픔을 받아들이다

직감에 귀 기울이다

고독과 친구 하다

지난 인생을 돌아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자동차에 종 매달기

마지막 순간을 연습하다

 

그렇게 12가지 항목들을 하나하나 노트에 기록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다가오는 그날, 그날에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나도 신발을 신고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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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 - 선택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법
배리 슈워츠 지음, 김고명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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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의 인생 메뉴 선택을 도와드립니다.

 

맞다, 책의 제목 <점심 메뉴 고르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의미하는 것처럼 점심 메뉴 고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 가벼워야 할 그 시간에 하나 걸리는 게 있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바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선택의 문제다. 한식, 중식, 또 분식? 하여튼 사무실 앞 먹자 골목에 다다르기까지 결정을 해야 할텐데, 이런 고민이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마냥 좋기만 할까?

 

이 책, 바로 그런 선택의 문제를 앞에 둔 인간의 심리를 파헤쳐보는 책이다. 그러니 흥미에 앞서 읽어보고 그 선택의 문제, 해결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선택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득일까, 실일까?” (26)

 

선택이란 말 자체가 품고 있는 의미, 둘 이상의 어떤 대상 중에서 하나만 가져야 한다는 것, 그것이 원천적인 문제인데, 더하여 이제 그 선택의 폭이 두 개가 아니라 더 많아졌으니 그게 단순히 좋은 것, 득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게 이 책의 전제이다.

 

선택하는데 따르는 문제점

 

그렇게 해서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선택안이 많으면 소비자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탓에 의욕이 꺾일 수 있다. (28)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으면 실제로 선택한 것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매력을 생각하다 보면 선택한 것에서 오는 즐거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29)

 

그런 전제하에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하는 목적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현명하게 선택하는 법을 배우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지나친 걱정을 내려놓은 방법을 배운다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믿는다.>(13)

 

선택을 선택하는 법

 

이 책은 그래서 이런 실제적인 선택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책이기에, 무척 실용적이다.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난 다음, 바로 먹자 골목에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을 듯 하다. 그런 마음으로 일상의 모든 선택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럼 저자가 이에 대해 조언하는 것을 몇 가지만 살펴보자.

 

선택의 원칙을 나름 정한다.

 

<자신이 하는 선택에 따르는 비용을 더 잘 알게 되면, 어떤 영역에서는 선택을 아예 관둘 수 도 있고 설사 그 정도 까지는 아니어도 대충 선택안을 몇 개 정도로만 고려하겠다, 혹은 시간과 노력을 얼마 정도만 들이겠다 하는 식으로 대략적인 원칙을 세우게 될 수 있다.> (258)

 

실상 살아가면서 이런 선택의 원칙을 가지고 어떤 일 또는 물건을 선택하는 사람을 드물 것이다. 그런데 이 원칙을 비단 물건을 구매하는 선택에만 적용할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면서도 수많은 선택지가 앞에 있게 되는데, 이런 원칙을 만들어 놓고 적용하면 좋을 듯 싶다.

 

극대화를 삼가고 적당히 만족한다.

 

극대화란 오직 최고만 지향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극대화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그 의미는 오직 최고만 추구하고 수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90)

 

<극대화자는 절대 충족될 수 없는 기대를 품는다. 극대화자는 후회, 기회비용, 사회적 비교 때문에 누구보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정의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을 때 누구보다 크게 실망한다.>(261)

 

그래서 그렇게 최고만을 추구하는 극대화자에게 저자는 다음과 같은 충고를 한다.

<‘적당히 좋은것을 수용하는 법을 터득하면 의사 결정 과정이 간소해지고 만족감이 커진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적당한 만족자가 극대화자보다 못한 경우가 많을지도 모르나 최고가 잡힐듯한 순간에조차 적당히 좋은 것을 수용하는 적당한 만족자가 최종 결정에 대한 만족감은 대체로 더 크다.>(261)

 

이 설명에 만족했다. 만족할 뿐만 아니라, 만족의 극대화를 추구하느라, 그 과정에서 기쁨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리는 것을 생각하면, ‘적당히 좋은 것에 만족하는 삶이 얼마나 여유로움을 제공해주는지! 이것 역시 물건 선택의 문제에서 삶의 전반적인 선택의 문제로 전환해서 생각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

 

이런 조언, 듣고 보니 유쾌하기까지 하다.

마음을 바꿀 수 있으면, 다시 말하면 지금 내가 선택해서 집으로 가져간 물건을 다시 바꿀 수 있다 생각하면, 그 물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 당연한 일이다. 매장에서 보았던 다른 물건을 가져왔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에 지금 손에 잡힌 물건이 성에 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지간한 사람은 환불 불가능한 가게보다 환불 가능한 가게를 선호한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바꾸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에 실제로 마음을 바꿀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한다. 마음을 바꿀 수 있으면 결정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265)

 

그렇게 하는 경우 사람 마음의 움직임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결정을 돌이킬 수 없으면 최종 결정에 대한 만족도를 증진하기 위해 각종 심리적 작업을 열심히 벌이게 된다. 결정을 번복해도 괜찮으면 그런 작업을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다.>(265-266)

 

이 책, 읽으면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내가 어떤 일을 결정해야 했던 순간, 그 선택의 기로에서 헤매고 있었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래 그때 내가 그랬지, 그런 마음이었지’, 하는 생각에 웃음지었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그러한 선택의 시간마다 선택하게 되는 나의 마음 상태를 읽을 수 있기에, 그런 선택을 슬기롭게 또한 유쾌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이제 먹자 골목에서도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하느라 굳이 헤매지 않아도 되겠지? 인생 메뉴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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