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걷고
왔다는 여행기는 이제 그만
이
책,
필자가
둘인데
이 책의 필자는 두
명이다.
한명은
음악인인 신종협,
그는
기타 하나를 메고 남미를 여행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19금
남미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려놓고 있다.
또
한명의 필자는 여성인 한가옥이다.
그녀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여행사와 호스텔을 3년간
경영하면서 보고 듣고 겪을 것을 기록해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남미의 밤과 낮을 모두 살펴보는 귀한 자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겉만
보고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밤에
보이는 19금의
거리,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가 하면,
또
실제로 살아가는 남미 사람들의 진면목을 -
물론
한 쪽 시각이긴 하지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기와는
다른 책이라 할 수 있다.
여행기도 인생만큼 현실적이어야
저자 둘은 이렇게 그들의 여행을
정리한다.
‘여행이야기는
신나게 꾼 꿈을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아서 완전히 전해질 리 없고,
결국
5분
안에 상대를 지루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떤 여행자들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는데 이들은 마치 모국어가 사어가 된 것 같았다’
라고
친구의 말을 전해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남미를
다녀온 우리 역시 언젠가부터 어떤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견디게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275쪽)
그렇게 해서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이야기이니 그 울림이 절실하다.
군더더기
없는 이런 여행기가 어떤 유명인의 여행기 -
모험이
가득하고 오직 그에게만 신기한 일이 한 페이지 걸러 일어나는 마술같은 그런 -
보다도
더 현실적이지 않는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찰리 채플린이 말한
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을 몸으로 겪은 저자의 글이다.
공동저자중의
한명인 한가옥은 이렇게 말한다.
<생을
멀리서 바라보면 희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를 돌이켜보면 언제나 괴물같은 한 시절에 목이 졸려 있을 뿐이었다.>
(252쪽)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호스텔을
운영하는 저자가 여러 가지 어려움,
거기에다가
설상가상격으로 고국에서 들려온 할머니의 죽음,
그러한
곡절을 겪고 나서 한 말이다.
그렇게 요약이 되는 저자의
콜롬비아에서의 3년간
체류기는 여행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단순히 며칠 지나가는 여행객이 아니라,
거기에서
먹고 자며 사업을 경영해가며 속속들이 현지 사정을 꿰뚫게 되었기에 그러한 것이다.
그러니
여행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미로
일관한 흥미있는 객기를 발산하는 일화를 기록한 수준의 여행기에 돈을 쓰는 대신에 이런 책이 훨씬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기에서 이런 말
들어봤나?
해외여행이 자유화 된
이후,
그야말로
해외물을 먹어 본 사람들의 기록으로 가히 서점가는 범람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
이름
있는 작가로부터 이름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의 여행기는 그야말로 마치 유적지 바위에 자기 이름을 긁어 새기는 것만큼이나 공해를 유발하고
있지는 않는지?
특히나
거짓을 포함한 각종 무용담으로 엮어지는 일화들이 여행기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양념처럼
들어간 책을 보고 철부지 같다 생각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 하는 여행기
읽어봤나?
<여행경비
몇 푼을 아끼지 위해,
혹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또
흔치 않은 여행을 했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 등의 이유로 의외로 많은 여행자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무시하다가 큰일을 당하고
만다.
나
역시 여행자이기에 적당한 모험심이 여행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남미’를
여행하게 된다면,
당신은
그 용기를 접어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험과
위협의 그 수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206쪽)
자극적인 것에 대한 경계
이 책의 가치는 이 것 하나로서
충분하다.
자극적인 것에 목말라있는
여행기,
특히나
여행정보를 얻기 위해 여행기를 섭렵하는 사람에게는, 흘러다니며 사람들을 혹하게 하는 그러한 정보들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경계하는 책은 이
책 외에 아주 드물 것이다.
<나는
히치하이킹으로만 남미를 여행해 보겠다는 한국인 여성 여행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빌어먹을 여행계의 스테디셀러 탓임이 분명하다.
그녀는
주변의 경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대한 여로를 관철하려 노력했으나 이곳에 실제로 며칠을 더 머문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