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교양, 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 - 18권의 철학·문화·사회·경제 고전을 54점의 그림으로 읽는다
박홍순 지음 / 비아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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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

 

이 책 일단 고전을 읽어보겠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방법과는 다르다. 고전을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으나, 이 책은 미술을 활용한다.

 

이 책의 가치, 첫 째 신선함

 

그래서 제목이 <미술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이다.

이 책에서 미술과 고전은 묻고 답하며, 세상의 모든 교양에 대하여 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저자의 시도가 신선하다.

 

저자는 그 과정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을까?

<한권의 고전과 연관을 맺고 풀어가기에 적합한 한 명의 미술가를 찾아 길동무가 되도록 했다. 미술 작품을 각 장의 도입부로 삼아 해당 고전에 관심과 문제의식을 가지도록 의도했다. 설명과정에서도 논의 내용을 풍부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미술 작품을 사용했다.> (10)

 

덧붙여 저자는 말하기를, 무엇보다도 고전이 갖는 한계를 미술 작품이 보완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추상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이해를 통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미술과 고전이 상승작용을 하기를 바라는 게 바로 저자의 의도이다.

 

철학자 니체와 화가 뭉크

 

그런 저자의 의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구체적 실례를 찾아보도록 하자.

철학자 니체와는 누구를 연결시켰을까?

 

니체가 표방한 바는 무엇일까?

니체는 근대사회가 만들어낸 이성이야말로 중세의 신을 대신하는 우상숭배이기에 신이든 이성이든 기존의 지배적 정신 질서 모두를 허물어뜨려야 한다는 점에서 허무주의를 표방했다. (79)

 

그런 허무주의를 표방한 니체와 가장 어울리는 화가는 누구일까?

바로 니체의 초상을 그린 뭉크다.

뭉크는 현실을 지배하는 가치와 삶의 방식에 깊게 절망한다는 점에서 허무주의의 일반과 기본적인 맥락을 같이한다. 이러한 점에서 뭉크는 니체에게서 또다른 자신을 발견했던 듯하다. (79)

 

물론 저자는 니체와 허무주의와 뭉크의 생각이 완벽하게 맞물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79), 뭉크의 작품을 통하여 니체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 그 자체가 신선한 시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니까 저자는 니체와 뭉크의 교집합을 맨먼저는 뭉크가 그린 니체의 초상에서 찾아보고, 그 다음에는 뭉크의 그림 <그 다음 날>을 매개로 하여 무질서와 개인적 욕망을 규탄하고, 그 다음에는 뭉크의 <벌목하는 사람>을 통하여 니체의 사유를 분석해 놓고 있다.

 

이렇게 저자는 철학가와 화가 한명을 단독으로 연결하여 그들의 생각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천착하고 있다.

 

이 책의 가치, 둘 째 이해하기 쉬움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철학 분야, 문화 분야, 사회 분야, 경제 분야 이렇게 4개 분야로 나누었다.

 

우스개 이야기지만, 고전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만한 작품이라 정의되지만, 실상은 접근하기 어렵고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되어서, 그 접근 방식에 대해 많은 시도가 있어왔다. 그런데 이 책, 그림으로 고전을 이해한다는 시도, 아마 처음인 듯하다.

 

물론 저자도 인정했듯이, 이렇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한 사람의 사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으나, 그림으로 고전에 접근하려는 그 시도가 신선하다는 것, 그리고 독자들이 이해가 쉽다는 것,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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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스트리트 푸드 - 오감을 자극하는 태국의 맛과 멋 스트리트 푸드 시리즈
톰 반덴베르게, 에바 펄프레츠 지음, 유연숙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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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가면 태국 음식을 먹어라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는 격언이 있다.

그런 격언보다 더 실제적인 금언이 하나 있는데, 바로 외국에 나가면 외국 음식을 먹어라이다.

 

고추장에 인이 박힌 우리, 해외 여행을 가면서 고추장을 싸들고 다니는 것까지는 좋은데,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계속 한국식당만 찾아다닌다면 굳이 비행기타고 멀리 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현지 음식도 먹어보면서,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무엇을 먹고 살아가는가 알아보는 것도 여행의 중요 포인트가 아닌가?

 

여기 태국도 마찬가지이다. 태국에 가서 고추장만 고집한다면 그 좋은 먹거리, 태국의 풍미를 맛보지 못하고 오는 우를 범하는 꼴이 될 것이다.

 

3년전 여름에 태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묵었던 호텔의 음식점에서부터, 호텔 근처의 야시장, 그리고 카오산 로드까지 다니면서 태국의 음식 맛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책 지금 알게 된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 때 이 책을 가지고 태국을 다녔더라면 조금 더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을 것인데...

 

태국의 정취를 맛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책을 음식을 주재료로 하여 태국을 맛보고 있다. 또 그만큼 태국의 음식이 맛이 있다는 말이 되면서, 또 우리나라 입맛에도 잘 맞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 그런 면에서 아주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 저자 믿을 만하다.

 

이 책의 저자가 믿을만하다는 것은 이 책의 충실도에 점수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 어디 한군데 허술한 데가 없다. 그림이면 그림, 글이면 글, 정보의 내용까지, 하나도 허투루 해 놓은 곳이 없다. 그만큼 애를 써서 만든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일단 음식을 소개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태국 현지를 샅샅이 뒤진 흔적이 보인다.

수상보트를 타고 가다가 잠시 내려 빠시다 식당에 가는 길을 설명해 놓은 이야기, 80쪽이다.

이런 이야기는 웬만한 태국 여행 정보지에서는 보지 못하는 정보다. 그것은 바로 저자가 태국을 구석구석 훑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정보까지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제공되는 파파야 샐러드가 11가지라는 것, 역시 가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것이다.

 

그 다음, 저자가 캐터링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 거기에 기반을 두고 음식 조리법을 하나 하나씩 자세히 설명해놓은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혹 태국 음식의 맛을 보고 싶다면, 물론 서울에 가면 태국 음식점이 있긴 하겠지만 지방에는 드물테니까, 손수 레시피를 보면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을 이렇게 읽어볼 수도.

 

음식 레시피를 소개한 부분은 별도로 하고, 태국을 여행하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 이 책을 읽어보자.

 

일단 40 쪽의 톰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 저자 톰 반덴베르게를 말하는 것이다. 저자가 아침에 모닝커피를 꼭 마셔야 되는 체질인지라, 커피를 마시러 나간다. 어디로? 저자가 묵고 있는 테웻 지역의 길거리로 나선다. 그 거리의 커피숍에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이어서 코코넛 푸딩인 카놈끄록을 먹는다. 그런음식을 먹는 동안에 거리에서 벌어지는 탁발 행렬도 구경하고, 태국의 아침을 그렇게 지낸다.

 

여기 이렇게 소개하니까, 별 볼 일 없게 들리지만, 저자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태국의 아침은 글로 읽는 것이지만 마치 현장에 우리가 가 앉아 있는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관광을 하고 다시 점심, 저녁을 먹고 다니는 여행, 글로 읽는 것이지만, 맛이 있고, 더하여 배까지 부르다.

 

다른 정보도 있다.

 

만약 그냥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태국을 여행한다면, 물론 음식은 제대로 챙겨 먹는다는 가정 하에, 음식도 즐기고 따라서 여행도 재미있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만 그치면, 비행기 요금이 아까울 것이다. 우리가 겉으로 보는 이상의 그 무엇을 보고 돌아와야만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정보가 넘쳐난다.

 

음식에 얽힌 이야기가 어디 한 둘인가?

태국의 음식에 중국이 영향을 미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치킨 라이스! 이 것은 싱가폴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태국에서도 이 음식이 있을줄이야!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 되겠다.

 

이런 이야기를 음식을 먹으면서, 나누는 것, 그게 외국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이 책, 다시 태국으로 여행을 가는 기회가 생긴다면, 아니 누가 거길 간다고 해도 필수 지참물 1호로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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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 - 삶의 근원은 무엇인가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
황석공 지음, 문이원 엮음, 신연우 감수 / 동아일보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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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圯橋)에서 소서를 읽다.

 

 

이 책 <소서>의 정체

 

이 책의 정체에 대하여는 약간의 설명을 필요로 한다.

<素書>라는 책과 이 책 <소서>는 분명 다르다.

(두 책을 구분하기 위하여 원래의 소서는 素書로 하고, 이 책 소서는 <소서>로 표기함)

 

원래 素書라는 책은 황석공이 이교(圯橋)에서 장량에게 전해준 책이라 한다.

素書가 장량에게 전해지게 되는 데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 책의 14쪽을 참고하기를...

 

그렇게 전달이 된 책이 바로 素書이다.

장량이 素書를 읽고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창건하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素書의 성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素書 그 자체는 1,336자밖에 되지 않은 얇은 책이지만 간략한 글귀에 인간심리뿐만 아니라 세상만물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아놓았다.

 

그런데 그 뒤 素書는 전해지지 않았는데, 장량이 素書를 전하지 못한 사연도 기구하다.

책의 겉장에는 이런 신비한 경계의 말이 적혀 있다 한다.

<신성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전하지 말라.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하늘의 재앙을 받을 것이다.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이를 전하지 않는 사람 또한 하늘의 형벌을 받을 것이다.>(5)

 

그래서 장량은 황석공으로부터 素書를 받을 수 있었지만, 장량은 전해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무덤에 묻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뒤로 다시 발굴이 되어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는데素書를 인문연구모임인 문이원에서 번역하여 우리들 손에 <소서>라는 제목으로 이르게 된 것이다.

 

이 책, 누가 읽어야 하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가지는 현묘함은 다음과 같은 장상영(장량의 후손)의 말에 있다.

 

그러기에 이 책이 도()가 아니고, ()이 아니며 성()도 아니고 현()도 아닌 사람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던 것이다.”(9)

 

그럼, , , , 현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인 듯도 하고 무()인 듯도 한 것을 도()라 하고, ()가 아닌 듯도 하고 무()가 아닌 것도 한 것을 신()이라 하며, 가졌으면서도 가지지 않은 듯한 것을 성()이라 하고, 가지지 않았으면서도 가진 듯한 것을 현()이라 한다.”(9)

 

, 과연 이러한 경지에 이른 자가 누구일까?

이 네 종류의 사람이 아니라면 이 책을 줄줄 왼다해도 몸으로 행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니, 과연 나는 이 책을 읽을 자격이나 있을지?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첫 번째 글에 나를 위로하는 글이 보여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러니 이제 생각해 볼 일이다. 나는 소서를 받을만한 인재는 아닌 것 같으니 보지 말자고 체념하고 책을 덮어야 할까? 아니다. 그래도 마음속에서는 타협하고자 한다. 소서를 잘 읽어내고 인재가 되고자 하는 흉내라도 내고자 노력한다면 적어도 장량이 벌떡 일어나 땅을 치며 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30)

 

그러니 이 책을 펴낸 자도 나같은 고민을 했음이 분명하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 책을 풀어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주기를 소망했으리라.

 

이 책은 비급(秘笈)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비결(秘訣), 비급(秘笈)이 결코 아니다.

무협지를 보면 아버지의 목숨을 빼앗아간 원수를 갚기 위해 절치부심하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도사가 홀연히 나타나 비급을 전해주고 사라진다. 그 비급을 받은 주인공, 그 비급을 수련하기 몇 년이 채 안되어 신의 경지에 이르게 된 무술 실력을 가지게 되는데.....드디어 강호에 나타나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그런 무협지의 비급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시작을 살펴보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첫 장, <夫道, , ,, , 五 者 一體也>

무릇, 도와 덕, , , , 이 다섯 가지는 한 몸이다.” (29)

 

이게 바로 이 책의 첫 구절이다. 도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바, 도로 시작하여 인과 의를 논하고 예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찌 무협지의 비급이 되겠는가?

 

장량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것이 사실이라면, 이 책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의 도리부터, 기본부터 닦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 신기한 도술을 말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이 책의 요체가 있다.

 

이 책의 주요 요지

 

따라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道不可以無始 (도불가이무시) 도에는 근원이 없을 수 없다.

道不可以非正 (도불가이비정) 도는 바르지 않으면 안된다,

志不可以妄求 (지불가이망구) 뜻은 분에 넘치게 추구하면 안된다.

本宗不可以離道德 (본종불가이이도덕) 근본과 지향은 도와 덕을 떠날 수 없다.

道而行之者義也 (도이행지자의야) 의는 좇아서 행해야 할 것이다.

安而履之之謂禮 (안이이지지의례) 예는 즐기며 한 걸음씩 따라 실천해야 한다.

 

素書는 6개 장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각장마다 기본 되는 개념을 적어놓았다. 위의 내용은 그것을 옮긴 것이다.

 

이교(圯橋)의 현대적 적용

 

이 책 <소서>를 펴낸 편저자 문이원은 서문에서 재미나는 비유를 한다.

바로 황석공이 장량을 만나 素書를 전했다고 전해지는 이교를 새롭게 풀어낸 것이다.

 

<이교(圯橋)는 물리적 장소라는 의미를 넘어 매우 다층적이고 함축적인 상징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장량은 이 책으로 한낱 건달에 불과했던 유방에게 한나라의 황제라는 자리를 놓아주었으며, 베일에 싸인 인물인 황석공은 이 다리를 건너 실존인물인 장량을 만남으로써 설화와 역사를 연결해 낸다.>(16)

 

그렇다면 우리 이 책 <소서>를 읽는 현대의 독자들은 이 책으로 장량이 배웠던 지혜, 나라를 세운 그런 지혜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 책이 바로 황석공과 장량이 만났던 이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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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도자인가 - 박영선의 시선 14인의 대통령, 꿈과 그 현실
박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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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지도자, 어디 없소?

 

<누가 지도자인가?>

이 책의 저자, 박영선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제목이다.

 

리더십, 리더십 요즈음 부쩍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넘쳐나지만,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가진 자 찾아볼 수 없으니, 저자의 안타까움이 더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저자는 정치인이 아닌가?

 

정치가의 가장 큰 임무가 진정한 리더십을 행사하여, 백성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인데, 그런 리더십을 제댜로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을 때에, 어떤 마음이 들까?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지도자를 선택하는 안목에 대해 나 자신부터 한번 깊이 생각해보고 성찰하자는 취지에서, 그리고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그러한 고민을 공유하기 위하여 쓰기 시작했다.>(5)

 

지도자를 선택하는 안목.”

 

그것에 대하여 저자는 기자로 일했던 20, 또한 정치가로 살았던 10년 동안 만났던 세칭 지도자에 대하여 보냈던 시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의 성격을 이렇게 정의한다.

<기자의 눈과 정치인의 눈이 합쳐진 박영선의 시선’>(7)

 

그런 시선으로 저자는 국내 지도자 9, 외국의 지도자 5명을 소개하고 있다.

 

14명의 지도자에 대한 글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기자로서의 인연을 말한다. 기자 시절에 인터뷰나 또는 다른 방법으로 만났던 이야기를 한 다음에 다시 정치인으로서 만났던 이야기, 그러니까, 각 인물마다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명박의 경우, 기자로 도쿄에서 정주영을 취재하러 만났을 때에 그 옆에 있던 이명박을 보았던 일화로부터, 2000LKe 뱅크 대표이사 이명박을 인터뷰했고, 그 뒤로는 정치인으로 이명박을 대했던 이야기. 그래서 기자로서 또한 정치인으로서 그 인연이 심상치 않았다는 것이고, 이러한 사실은 이명박이란 인물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는 반증이 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지도자

 

여기 실린 인물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의 시대를 만들어 간 사람들이 분명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러한 인물들을 살펴보는 것은 어떤 경우에는 긍정적인 인물로서 리더십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또한 그렇지 못한 인물들에게서는 반면교사로서의 리더십 모습을 뽑아 볼 수 있으니, 이러한 작업은 꼭 필요한 일이라 하겠다.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라 할지라도, 다시는 그러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못하도록 하는 차원에서 살펴보는 것도 무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지금 갈망하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

 

다른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는 우리가 지금 갈망하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의 진솔함과 격정에 김대중과 같은 유연함과 포용력,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국민의 가슴을 뛰게 하고 뇌명처럼 시대를 울리는 그런 감동있는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46)

 

<시대를 뚫고 나가는 창조적 상상력과 통합적 타협의 자질이 요구되는 정치인 문재인에게는 ......>(88)

 

<“TV 프로그램 중 동물의 왕국과 ,........을 즐겨본다고 했다. ‘왜 동물의 왕국을 즐겨보세요라고 재차 질문하자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으니까요라고 답변했다.>(93)

 

지도자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알면 그의 관심사와 인생관을 알 수 있다. 이것 역시 지도자의 자질을 알아볼 때에 필요할 것이다.

 

<이들이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미래를 꿰뜷어보는 인물들인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110)

 

<위기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고 앞장서 위기를 돌파하는 지도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인간적 감성을 가진 지도자를 그리는 국민들은....>(127)

 

<낡은 수구와 무능 좌파의 질곡을 깨고 과연 손학규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그 중심에 설 수 있을까?>(159)

 

이런 말은 특히 꼭 기억해두었으면 좋겠다.

<그 폐해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 금융자본들이 버린 자원외교의 투기장에 때늦게 쫓아 들어가 40조원의 국고를 탕진했다. 국가 지도자의 시대를 보는 안목과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온 국민이 40조원의 비싼 수업료를 치르면서 생생히 체험하고 있다,>(218)

 

제대로 된 지도자, 어디 없소?

 

저자 박영선은 이런 질문으로 글을 맺는다.

 

왜 우리 정치인 가운데는 만델라처럼 분노를 용서로 승화시키고 은은한 미소로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지도자는 없을까?”(399)

 

이 책,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지도자를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데 아주 적절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지도자를 투표장에서 선별할 수 있도록, 모든 유권자들이 일독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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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문예 세계문학선 118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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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구체적으로 그리다

 

톨스토이는 인생의 후반부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사랑의 관념에 투철한 기독교 정신에서 희망을 발견했고, 그 고뇌의 산물이 바로 이 작품집에 실려있는 작품들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이런 작품들을 몇 번 씩 번역판을 바꿔가며 읽어왔지만, 읽을 때마다 새롭다.

이번에는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그런 작품들을 마치 처음 읽는 기분으로 읽어보았다.

 

톨스토이의 작품은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작품에는 제목으로 삼은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비롯하여 다른 두 개의 질문도 들어있다.

 

묵직한 질문, 우선 세가지

 

그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는 그러한 질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끌어간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많은 것들이 들어있겠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낯선 젊은이, 그 젊은이를 웃게 만든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 또한 마땅히 모든 사람에게 들어있어야만 하는 -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남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그것이 들어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랑이다.(41)

 

실상 모든 사람은 자신이 하는 걱정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간다. 그것은 자신이 타인에게 향하는 사랑일 수도 있고, 타인이 자기를 향한 사랑, 모두다 마찬가지이다 ,그런 사랑으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이다. 이 작품은 먼저 그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머지 두 개의 질문은 이 사랑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것들이다. 사랑이 없이는 나머지 두 가지 질문은 할 필요조차 없다.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 작품에서는 일년 내애 신어도 헤지지 않는 장화를 주문한 신사가 바로 그 예이다.(27) 그는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몰랐던 것이다. 장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 신길 슬리퍼가 필요했는데, 그것을 몰랐으니, 사람은 정작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앞의 두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이 세 번 째 질문은 저절로 알 수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갑작기 고아가 되어버린 두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는가를 말하고 있다. 바로 어느 한 여인의 마음에 사랑이 있어 그 아이들을 가엾게 여겼기 때문이었다.(43)

 

결론적으로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염려하고 돌봄으로서 살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직 사랑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사는 것이며,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43)

 

사랑을 구체적으로 그리다

 

실상 하나님은 사랑이시다’(요한일서 48)라는 말은 성경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명제이다. 그러나 그러한 명제가 말씀으로만 인식이 된다면, 듣는 사람들 마음에 그것을 추상화된 구호로 그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구호로만 존재하는 성경말씀은 처음 들을 때에는 어느 정도 신선함을 가지고 있지만, 더 자주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말씀은 말의 성찬으로 끝날 우려가 다분해진다. 그래서 결국 입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말로만 자비를 베풀고, 말로만 사랑하게 되는 것, 그것이 현재 기독교의 한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의 말씀들이 너무 추상적으로만 들려 올 때에, 그래서 성경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회의가 들 때에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무엇이 사랑이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보여 줄 것이다. 그러한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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