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문예 세계문학선 118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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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구체적으로 그리다

 

톨스토이는 인생의 후반부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사랑의 관념에 투철한 기독교 정신에서 희망을 발견했고, 그 고뇌의 산물이 바로 이 작품집에 실려있는 작품들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이런 작품들을 몇 번 씩 번역판을 바꿔가며 읽어왔지만, 읽을 때마다 새롭다.

이번에는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그런 작품들을 마치 처음 읽는 기분으로 읽어보았다.

 

톨스토이의 작품은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작품에는 제목으로 삼은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비롯하여 다른 두 개의 질문도 들어있다.

 

묵직한 질문, 우선 세가지

 

그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는 그러한 질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끌어간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많은 것들이 들어있겠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낯선 젊은이, 그 젊은이를 웃게 만든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 또한 마땅히 모든 사람에게 들어있어야만 하는 -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남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그것이 들어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랑이다.(41)

 

실상 모든 사람은 자신이 하는 걱정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간다. 그것은 자신이 타인에게 향하는 사랑일 수도 있고, 타인이 자기를 향한 사랑, 모두다 마찬가지이다 ,그런 사랑으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이다. 이 작품은 먼저 그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머지 두 개의 질문은 이 사랑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것들이다. 사랑이 없이는 나머지 두 가지 질문은 할 필요조차 없다.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 작품에서는 일년 내애 신어도 헤지지 않는 장화를 주문한 신사가 바로 그 예이다.(27) 그는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몰랐던 것이다. 장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 신길 슬리퍼가 필요했는데, 그것을 몰랐으니, 사람은 정작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앞의 두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이 세 번 째 질문은 저절로 알 수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갑작기 고아가 되어버린 두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는가를 말하고 있다. 바로 어느 한 여인의 마음에 사랑이 있어 그 아이들을 가엾게 여겼기 때문이었다.(43)

 

결론적으로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염려하고 돌봄으로서 살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직 사랑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사는 것이며,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43)

 

사랑을 구체적으로 그리다

 

실상 하나님은 사랑이시다’(요한일서 48)라는 말은 성경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명제이다. 그러나 그러한 명제가 말씀으로만 인식이 된다면, 듣는 사람들 마음에 그것을 추상화된 구호로 그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구호로만 존재하는 성경말씀은 처음 들을 때에는 어느 정도 신선함을 가지고 있지만, 더 자주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말씀은 말의 성찬으로 끝날 우려가 다분해진다. 그래서 결국 입만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말로만 자비를 베풀고, 말로만 사랑하게 되는 것, 그것이 현재 기독교의 한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의 말씀들이 너무 추상적으로만 들려 올 때에, 그래서 성경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회의가 들 때에 톨스토이의 작품들은 무엇이 사랑이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보여 줄 것이다. 그러한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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