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싶은 토끼
칼 요한 포셴 엘린 글.그림, 이나미 옮김 / 박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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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잠들게 해드립니다.

 

이 책의 용도

 

첫애는 거의 100일동안 밤낮을 바꿔 살았다. 다시 말하면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있는 상태로 거의 100일을 지냈다. 그 때 당시 어른들은 말했다. 백일이 지나야 제대로 돌아온다고.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백일이 지나자, 아이는 바로 어제만 해도 낮과 밤을 바꿔 살던 그 리듬이 바뀌어, 밤에는 자고 낮에는 깨어 놀았다.

 

그러니 낮에 아이와 살림에 지친 아내를 대신해, 회사에서 돌아온 내가 밤 당번이 되어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낮에 깨어 있게 하라고 하는 나의 당부가 제대로 지켜질 리 없었다. 아이는 깨어나 아빠하고 눈 맞추기를 하면서 놀자고 보채었다. 그 때 아이를 안고 어르고 자장가를 부르던, 그 시절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그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이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를 재웠을 것인데....

아이와 함께 하는 책, 아이가 이제 커서 내 품을 떠났으니 아이를 재우는 목적으로는 이 책을 사용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 때, 아이가 내 품에 있을 때, 잠들지 않아 애를 먹던 그 시절을 회상하는 데는 아주 좋은 책이었다.

 

그러니 이 책의 용도 첫 번째는 내 품을 떠난 아이들과의 그 시절을 회상하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어 주었다

 

또한 그런 면에서 현재 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도 좋은 책이 분명하다.

 

또한 기억의 상자라는 장치가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유용할 듯한데, 이러한 개념을 알게 된 것이 이 책의 유용함 세 번째이다.

 

기억의 보관 상자

 

<엄마 토끼는 로저와 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전부 꺼내 침대 옆 상자에 넣어 보라고 말했어.> (13)

 

이런 발상은 어른들에게도 적용될 듯하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하루 일을 반추하느라 잠 못들어 하는 어른들에게 그런 생각들을 일단 모두 그 상자에 집어넣고 홀가분하게 잠들게 하는 방법, 제법 효용이 있을 듯하다.

 

이 상자는 잠들어서 많은 것을 잃어버릴까봐 불안한 아이를 안심시킬 수 있는 좋은 상징적 장치(35)가 되겠고, 어른들에게는 더 이상 생각해 봐야 잠만 못잘 뿐이니, 잠깐 동안이라도 더 이상의 생각을 유보하는, 유예하는 장치로 삼으면 될 듯하다.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잠들다

 

읽어보니, 여러 가지 그림들이 생각 속으로 들어와 어른거린다.

 

먼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같이 누운 엄마( 또는 아빠)와 아이의 모습.

엄마 아빠는 비록 피곤하지만 아이와 눈을 맞추며 교감을 시도한다.

아이는 잠들기가 아쉽다. 엄마와 아빠와 좀 더 같이 눈을 뜨고 놀고 싶다.

 

물론 엄마도 그렇게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내일의 일과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동화책 몇 권을 읽어준 다음에 이 책을 꺼내든다. 오늘의 마지막 책이다.

 

"이제부터 졸린 이야기를 해 줄게"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마 이런 말을 하는 순간, 아빠는 그 곁에서 이미 잠이 들었을지도?)

 

읽어주는 엄마도, 아빠도 이 책을 읽어주다가 낮에 하루 종일 쌓였던 긴장과 피로가 풀어진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잠이 든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곤한 잠에 드는 정겨운 정경이 펼쳐지는 그러한 광경이 떠오른다.

 

 

누구든지 잠들게 해드립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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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자기혁명 - 일과 결혼, 재테크까지 최고로 이룬 김태광의 자기경영 특강
김태광 지음 / 추월차선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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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저자의 주장,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자기 혁명을 통해 인생을 바꾸자는 저자의 생각, 맞다.

자기 혁명을 통해 인생을 바꿔보자는 저자의 주장, 적극적으로 따라하고 싶다.

 

저자의 주장은 단지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닌데,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가면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설득력 또한 상당하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은 것이다.

 

자기 혁명의 방법

 

그가 제시하는 자기 혁명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슴 뛰는 꿈을 가져라.

책을 읽고, 책 쓰기로 퍼스널브랜딩하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다른 어느 것보다 우선시하라.

현재에 집중하고 습관을 만들어라.

 

그런 자기혁명을 통하여 인생을 바꿔가자는 것이다.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

 

저자의 그런 생각에 공감하다가, 문득 이런 진술을 만났다.

세 번째 자기 혁명, 중에서 4번째 글 사람은 읽는대로 만들어진다.’를 보자.

 

내 말의 요지는 사람은 읽는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119)

 

그런 주장을 펴면서, 그는 근거를 제시한다. 바로 저자의 친구 중에 KS의 대비되는 사례를 든다.

 

K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 전문대를 졸업했지만 고생 끝에 지금은 자신의 사업체를 꾸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고, 반면에 S는 부유한 집에서 자랐는가 하면 인 서울 대학을 졸업했고, 부모의 지원 아래 다양한 스펙을 갖추었음에도 안타깝게도 현재 백수 신세다. 현재 부모의 빌딩을 관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120)

 

문제는 저자가 그런 S의 처지가 왜 그런가를 분석해 보았고, 그 이유를 바로 그가 읽었던 책에서 찾았다는 데 있다.

 

성공한 K는 하나같이 긍정적인 생각을 키워주는 책을 읽었고, S는 부정적인 책들을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가 부정적인 책이라 소개한 책들이 의외의 책이었다.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과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이다.(121)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반면에 S가 읽은 책들을 살펴보면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과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와 같은 부정적인 책들이 많았다. 그의 집에 가보면 슬픈 시집, 그리고 부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책들이 책장에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121)

 

이러한 저자의 단언에 이의가 있다.

우선 그 둘의 인생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한 이유를 단지 책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사람의 현재 위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인데, 그것을 단지 책 하나만 가지고 단선적(單線的)으로 평가한다는 것, 그것은 무리한 시도다.

 

또한 저자가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K자신의 사업체를 꾸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고 S는 백수라는 것. 그것을 대비하면서 성공을 판단한다. 저자가 인생에서 성공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오로지 재물뿐인 것 같다. 그러니 그것 역시 우려스럽다.

 

또한 언급한 기형도와 최영미의 책들을 부정적인 책이라 평가하는 것이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하여 그는 말하기를 그의 집에 가보면 슬픈 시집, 그리고 부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책들이 책장에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121) 고 하니, ‘슬픈 시집도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치부하고 있으니, 문제다.

 

저자의 그런 판단은 심히 우려스럽다.

 

그러한 한 가지 점, 제외하고 저자의 주장에 적극 동감한다.

물론 그 한 가지가 인생에 있어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가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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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심리학 - 인간관계를 위한 섹시하고 유연한 지식백과
김문성 편저 / 스타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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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과 관계 심리학의 모든 것

 

이 책의 제목인 <세상의 모든 심리학>은 너무 과하다.

제목은 모든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심리학의 모든것이 아니다.

저자도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에서 말하는 심리학은 관찰의 심리학인 동시에 관계의 심리학이다.>(11)

그러니 제목을 이렇게 하면 어떨까?

<관찰과 관계 심리학의 모든 것> 또는 <모든 관찰과 관계의 심리학>

 

그래서 이 책은 저자 말처럼 그 누구보다 자신을 돌보거나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이 읽었으면”(11) 하는 책이다. 그 말은 정확하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심리학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생겨난다. 관계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거나 장애가 될 수 있다.”(11)

 

그런 것을 전제로 하여 이 책은 상대방을 더욱더 잘 관찰하여 보다 친밀하게 만들고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여, 결국은 인간관계를 보다 더 원활하게 만들도록 하는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방법이다. 여기에는 상대방의 버룻, 행동, 표정과 말투를 통해서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본인의 마음을 잘 사용하는 것인데, 상대방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유용한 방법들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방법들을 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읽혀진다.

그래서 하나하나씩 읽어가노라면,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던 상대방의 행동과 버릇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왜 저런 행동을 했는지, 왜 저런 버릇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을 통하여 상대방이 무의식적으로 보내주는 메시지를 읽음으로써, 보다 더 원활한 인간관계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과도한 일반화를 경계해야

 

그런데, 그런 행동 하나, 또는 버릇으로 상대방의 마음이 (절대적으로) 어떻다고 판단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다리를 꼬고 있다면 경계심을 풀지 않았거나 속마음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사인이다.>(66)

<상대에게 안도감과 신뢰감을 느끼고 있을 때에는 의자에 깊숙이 기대어 앉는다.> (67)

 

저자가 제시한 방법중의 두 가지 사례다.

각각 하나씩을 두고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람의 행동이 한번에 한가지씩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 그럼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의자에 깊숙이 앉아 다리를 꼬고 있다면 어떤 심리상태일까?

 

의자에 깊숙이 앉아 있는 경우, 저자는 말하길 상대에게 안도감과 신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다리를 꼬고 있다면?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다리를 꼬는 경우, 대개 의자에 깊숙이 앉게 된다. 의자에 깊숙이 앉아야 다리를 꼬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양쪽 행동에서 서로 어긋나는 심리를 볼 수 있다. 과연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야말로 창과 방패 격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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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Little Lies (Paperback, Large Print)
리안 모리아티 / Large Print Pr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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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군상(群像)

 

의심암귀(疑心暗鬼)라는 말이 있다.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있지도 않은 귀신이 나오듯이 느껴진다는 뜻이다. 곧 마음속에 의심이 생기면 갖가지 무서운 망상이 잇따라 일어나 사람은 불안해진다. 그리고 선입관은 판단을 빗나가게 한다.

 

* 열자(列子)》〈설부편(說符篇)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렸다. 도둑 맞았다는 생각이 들자, 그 중에서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었다. 그의 걸음걸이를 보아도 그렇고, 안색을 보아도 그렇고, 말투 또한 영락없는 도끼 도둑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밭두렁에서 도끼를 찾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웃집 아이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그의 거동이 조금도 수상쩍어 보이지 않았다.

 

여기 이 책,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사소한 거짓말 하나가 일파만파 커져나기 결국은 비극적으로 끝이 나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사람이 그렇게 믿는다는 거야...그리고 이제 다른 부모들이 그렇게 믿게 된다는 것도. 사실 나도 지기가 정말로 그런게 아닌지 모르겠어.>(393)

지기의 할머니, 즉 제인의 엄마가 한 말이다.

 

<하기야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도 지기가 했을지도 모른다고, 조금은 의심했던 게 분명하다.> (503)

제인의 생각.

 

문제의 거짓말은? 작가의 트릭 하나

 

제목이 거짓말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사건의 발단이 되는 사소한 거짓말이 어떤 것인지 불을 켜고 찾게 된다. 내가 그랬다.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은 33쪽이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완전한 거짓말은......>

 

이 문장에 자연히 시선이 가게 된다, 이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가?

 

또 거짓말이 등장한다. 37쪽이다.

거짓말을 하면 복잡해져, 엄마., 이렇게 말하는 게 대화를 끝내는 법이야.”

 

거짓말을 하면 복잡해진다니, 그렇다면 분명 이 거짓말이 문제의 거짓말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문제의 거짓말은 거짓말이란 단어의 힘을 입지 않고 등장하다. 그러니 독자들은 그냥 무심히 지나칠 수 있다.

 

<“쟤가 그랬어요.”

아마벨라는 작은 갱스터 아이를 가리켰다.

그래 그럴 것 같았어. 제인은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선생님이 지기의 어깨를 짚었고, 아마벨라가 고개를 끄덕였고, 지기는 고개를 저었다.

나 안 그랬어요.”

아니야. 네가 그랬어.”

작은 여자아이가 말했다. >(66)

 

거기, 그 장면에서 문제의 거짓말은 시작된다.

 

직소 퍼즐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

 

이 소설에서는 유난이 직소 퍼즐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

 

<직소 퍼즐(jigsaw-puzzle)은 여러가지 작고, 보통 이상하게 생긴, 서로 연결 가능한 여러 조각들로 조립한 것으로 각 조각들은 대개 어떤 그림의 부분을 나타낸다. 그래서 완성 후에 직소 퍼즐은 전체 그림을 나타낸다. 어떤 종류는 퍼즐이 완성되면 원형의 구조를 가지게 되며, 광학적인 환상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완성한 퍼즐은 창작품들처럼 벽에 장식하기도 한다.>

 

제인의 부모 집에서는 아예 식탁위에 직소퍼즐이 항상 놓여있을 정도다.

왜 이 소설의 작가는 직소퍼즐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일까?

 

이 소설 자체가 직소 퍼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에 등장하는 사소한 것(직소퍼즐의 조각) 그 어느 것 하나, 뒤에 가서 나타나는 사건(전체 그림)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없다. 말 그대로, 퍼즐 조각 하나가 없으면 퍼즐 전체를 마출 수 없듯이 조각 하나 하나를 작가는 섬세하게 배치해 놓고 있다.

 

예를 들면, 11장에 등장하는 페리와 아이들간의 대화에서 어떤 힌트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묻는다.

아빠. 이 비행기처럼 높이 날 수 있어?”

그런 질문에 페리는 이렇게 대답한다.

안돼. 아빠가 한 말 기억 안 나? 나는 레이더 탐지기를 피하려고 아주 낮게만 난단 말이야.”

 

이런 대화가 그저 아빠와 아이들간의 가정적이고 화목한 대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 대화는 뒤에 벌어질 사건을 치밀하게 뒷받침해주는 아주 중요한 대화다. 605쪽의 대화와 연결된다. ( 더 이상의 인용은 스포일러니까, 직접 보시기를!)

 

작가의 트릭, 둘

 

작가는 앞부분에서 지기를 폭력을 사용하는 아이로 의심받게 설정해 놓은 다음에 독자의 주의를 자꾸 그런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무언가 확실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지기가 그런 아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지기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고, 그 바람에 옆머리로 제인의 코를 세차게 들이받았고, 제인의 고개가 베개위로 벌렁 나자빠졌고, 제인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88)

 

어디 그런 말뿐인가?

작가는 다시 이런 평을 덧붙인다.

<테아 : 난 항상 그 아이에겐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지기라는 아이 말예요. 눈빛이 좀 수상하잖아요.> (89)

 

<자기는 소리쳤고, 지기의 발이 제인의 배를 강타했고, 제인은 뒤로 휘청 넘어질 뻔했다.>(256)

 

, 지기가 이런 폭력적 경향이 있는 아니구나. 지금 어머니인 제인은 그것을 모르고 있지만, 독자들에게 그런 것을 비쳐주는 것을 보니, 나중에 분명 지기가 그런 아이로 드러나겠구만’, 이런 생각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상처받은 군상들

 

<페리는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어서 폭력에 과도할 정도로 편집증적인 반응을 보였다.>(110)

 

<페리가 분노하는 건 병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병이다. 페리가 자제하려고 한다는 것, 폭발하려는 감정에 저항하려 한다는 건 셀레스트도 알았다.> (197)

 

<보니는 아버지가 폭력을 썼어요.>

<정말 폭력적이었어요. 보니 아버지가 한 일은 .......보니 어머니에게 그랬죠. 하지만 보니와 처제는 그것을 지켜봐야 했어요.> (600)

 

그 밖에도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하나씩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인물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작은 동네에서 아이가 무심코 한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 그러한 상처들을 드러나게 하고 결국은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 아니 그러한 상처들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어가니 끝은 해피엔딩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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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 - 사소한 고민부터 밤잠 못 이루는 진지한 고뇌까지
알렉산더 조지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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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

 

AskPhilosophers.org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AskPhilosophers.org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철학자들에게 묻는다정도로 번역되는 말이다.

알아보니, “2005년 철학의 대중화를 위한 교육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개설된 웹사이트다. 전 세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감정, 행복, 지식, 논리, 철학, 과학, 자살, 양심, 환경, 언어, 사랑, 윤리, 철학자 등 거의 모든 주제의 철학적 질문을 올리고 있으며, 철학자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질문에 답한다. 20158월 현재 질문은 5,278, 답변은 7,023개이며 총 53개의 주제로 분류되어 있다. 패널에 참여하여 활동중인 철학자는 23명이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철학자에게 물어보자는 생각을 누가 먼저 했을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의 기본바탕이 되는 사이트가 바로 AskPhilosophers.org

그 사이트에서 묻고 대답한 내용들을 책으로 펴내고 있는데, 이 책이 두 번째 묶어진 책이다.

주요내용은 도덕에 대한 질문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움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그런 어려움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굴복하게 되어, 인생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여 삶을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

 

그러한 어려움 중에 일부는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하는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다.

그래서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만 있다면 인생의 많은 어려움들이 풀리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옳고 그름의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한 어려움을 이 책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그래서 그런 의문을 먼저 던진다.

인간은 옳은 일을 해야 하지만, 올바른 행동이라는 게 늘 존재할까? 올바른 일은 어떻게 구분할까? 그리고 옳은 일을 결정하는 것을 무엇일까?” (9)

 

다루고 있는 문제들

 

이 책에 담겨진 문제는 모두 24개이다.

그런 문제들을 크게 분류해 보자면,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인 문제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인 문제들

일상적으로 우리가 늘 마주치는 문제들

올바르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이 있다.

그런 질문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한번쯤 만날 그런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은 저 강 건너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발 밑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자기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피해갈 수 없는 물음, 꼭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사람으로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형세를 판단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선제적으로 가져야할 생각들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인생관을 가지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질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바보야, 문제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고 했는데, 그런 어려움을 당하여 힘든 가장 큰 이유는, 평소에 그런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한 것, 그 자체다.

 

그래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문제들은 그런 어려움에 미리 대처하는데 좋은 예방주사같은 것이어서, 인생에 있어서 면역력을 배양하는 기능을 한다 하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둘째치고, 이런 질문을 접해본 것, 그 자체가 신선한 기쁨이었다. 그러한 질문을 접해봄으로써 사람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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