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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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질문들  - 질문은 힘이 세다. 

 

이 책의 취지

 

이 책의 제목은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을 바꾼 질문들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 것이 아니라, 질문들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 차이, ‘사람질문과의 차이는 분명하다.

그 질문이 없었다면, 그 사람이 존재했다 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질문이 그 사람을 이끌어가고, 그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삶이 결정된 것이다.

 

따라서, 질문이 사람을 만들고, 그 질문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바꾼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저자가 피력한 이 책의 집필 의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에 관해 책을 쓴다는 것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고, 이 책에 실린 인물들에 대한 훌륭한 책들도 이미 많다. 그렇다면 굳이 이 책을 왜 써야 되고 왜 봐야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 답은 역시 기획 의도에 있다. 우리가 어떤 인물에 대해 알고자 할 때는 주로 그 사람의 성공과 업적이라는 결과에 초점을 두게 된다. 상대적으로 그 인물의 업적이 왜, 어떤 계기로, 혹은 어떠한 생각의 단초에서 나왔는가에 대한 의문은 그 사람의 일생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지나치기 쉽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생각의 단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 머리말 중에서)

 

그 생각의 단초가 바로 그들을 변화의 동력으로 이끌고 간 질문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

 

세상을 바꾼 질문, 어떤 게 있나?

 

그렇게 질문이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었는데, 그런 질문들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질문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 잠깐 살펴보자.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 왜 인체 해부학 연구는 실제 해부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걸까?

니콜로 마키아벨리 - 군주는 반드시 선하고 도덕적이어야만 하는가?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 - 혁명의 근본은 어디에 있는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 딸은 왜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을까?

루트비히 반 베토벤 - 귀가 들리지 않으면 작곡을 할 수 없는 걸까?

찰스 다윈 - 인간은 정말 신이 창조했을까?

하인리히 슐리만 - 트로이 전쟁은 정말 책 속의 이야기일 뿐일까?

이사도라 던컨 - 왜 불편한 신발을 신고 틀에 박힌 동작으로만 춤을 춰야 할까?

코코 샤넬 - 왜 여자들은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이고 치마를 땅에 끌고 다녀야만 할까?

애거사 크리스티 - 공포와 스릴을 일상에서 즐길 수는 없을까?

프란츠 파농 - 왜 피부색으로 차별당해야 하는가?

마거릿 미드 - 사회적 통념은 전부 맞는 것일까?

에드워드 사이드 -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크레이그 벤터 - 생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일론 머스크 - 인간이 화성에 살 수는 없을까?

 

이 책에 수록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참으로 다행하게도,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책으로 그들의 생애를 접한 사람들이다.

 

이미 알고 있었던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는 내가 그들을 질문의 차원애서 읽었던가 하는 반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읽으면서는 그간 모르던 인물을 새로 만나는 신선한 기분을 맛보며 읽을 수 있었다.

 

해부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딸에게 상속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의문을 가졌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자들의 코르셋에 질문을 던졌던 코코 샤넬, 생명의 기원에 대해 고민했던 크레이그 벤터, 화성을 보고 질문했던 일론 머스크가 바로 그들이다.

 

질문이 곧 삶 자체

 

그렇게 15인의 삶을 살펴보면서, 그들을 질문이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꾼 이야기들을 살펴보았다. 과연 질문은 힘이 있었다. 세상을 바꾸어 놓았으니, 그 질문은 세상을 바꾸는 역사를 이룬 셈이니, 그 힘의 어마어마함을 알 수 있었다.

 

그 들의 삶에는 실상 그 자체로 질문과 해답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실제적, 문자 그대로 그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그들은 삶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고, 그 해답을 치열하게 찾아내어, 결국 그들의 삶 전체로 질문과 해답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니 질문이 힘이 세다고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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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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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액트

 

칠드런 액트(The children act), 우리말로 바꾸면 아동법정도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아동법에 관련된 사건이다.

관련되는 법령을 이 책은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아동의 양육과 관련한 사안을 판결할 때..

법정은 아동의 복지를 무엇보다 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동법 제 1a.>

 

이 법을 둘러싸고, 주인공인 판사 피오나 메이의 힘겨운 싸움을 그린 것이 이 소설의 기본 얼개가 되겠다.

 

이 소설은 그런 판사인 피오나의 환경이 어떤지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로 남편과의 갈등이다. 남편 잭이 개방결혼의 형태로 가정을 이끌어가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 말은 결혼을 유지하면서 다른 여인과 자유로운 형태의 관계를 허용해 달라는 것.

그런 제안에 피오나는 혼란을 겪으면서, 가정은 갈등에 휩싸인다.

 

그런 피오나에게 법정은 계속 그녀에게 판결해야 할 사건들을 배당한다.

그런 사건 중에 이 소설의 줄기가 되는 사건 하나가 등장한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아이(애덤)가 백혈병에 걸려 수혈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런데 그 가족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여, 자칫하면 그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병원 측은 수혈을 하려고 한다. 결국 아이에게 수혈을 해야 한다는 병원측과 하면 안된다는 가족간에 다툼이 일어나고, 그 사건이 피오나 메이에게 배당이 된다.

 

이 사건을 결론짓기 위하여 피오나는 법정에서, 또한 애덤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그녀는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판결을 내리기 위해 피오나가 가장 고심한 부분은 바로 아동법에서 규정한 바 아동의 복지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피오나가 내린 판결문 몇 군데를 살펴보자.

 

<아이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나이에 근접해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을 위해 죽음을 각오한다는 사실은 그 믿음이 얼마나 심오한지 증명합니다. 또한 그의 부모가 끔찍이 사랑하는 자식을 신앙을 위해 희생시킬 각오를 한다는 사실은 여호와의 증인이 고수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168)

 

그러한 점을 피오나는 다 인정한다. 그만큼 판결을 내리는 자로서 고민이 깊다는 것이다. 

 

그 다음, 피오나는 몇 가지를 덧붙인다.

이 점이 이 소설에서 가장 귀한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여호와 증인 신도들의 수혈 거부 사건이 가끔씩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는데, 그런 경우의 판결문은 읽지 못했고, 또 어떤 결론으로 끝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판결에서는 이 부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이 힘 때문에 저는 멈춰 서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17세가 되도록 종교적, 철학적 사고라는 격변하는 영역에서 다른 표본을 접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기독교 종파는 신자들 간의 열린 논쟁이나 반대의견을 장려하는 문화가 아닙니다. ...... 아이는 아동기 내내 강력한 하나의 세계관에 단색으로, 중단없이 노출된 채 살아왔고, 그런 배경이 삶의 조건을 좌우하지 않았을 수는 없습니다.>(168)

 

정상적인 판단력이 채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사상 하나에만 계속해서 노출되어 있다는 것, 그것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피오나는 어떤 것이 칠드런 액트(아동법)가 도모하고 있는 아동의 복지에 부합한 것인가를 판시한다.

 

고통스럽고 불필요한 죽음을 감수하는 것, 그리하여 신앙을 위해 순교자가 되는 것이 아이의 복지를 도모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피오나는 그 아이에게 수혈할 것을 최종 결론으로 내린다.

이렇게 그 아이에게 수혈을 받도록 하고, 생명을 살리게 되는데, 이 책의 백미는 바로 그런 결론에 이르기까지 판사인 피오나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결론에 이르게 되는가 하는가에 있다.

 

후반부에 가서는 소설 자체는 급격히 몰입도가 줄어든다.

사건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옮긴이는 책의 뒷부분 <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이 그를 살리는 판결을 내린 후 문제는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소설은 그 뒤의 연쇄적 결과를 긴장감 있게 다루고 있다’(293)고 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그 뒤에 일어나는 사건, 즉 애덤이 피오나를 찾아오고, 피오나가 애덤에게 느꼈던 이상한 감정 등은 군더더기에 불과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남편과의 화해도, 어떤 계기가 없이 그냥 어물쩡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그러니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개운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애덤의 죽음까지!

 

그러나, 이 책은 피오나가 애덤에게 수혈을 하도록 판결을 내리기까지, 그녀가 고심하는 그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사건의 흥미진진한 전개보다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고려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 흔치 않은데, 바로 이 소설이 그러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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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 대한민국 네티즌이 열광한 KBS 화제의 칼럼!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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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원숭이는 되지 말아야

 

왜 해리 후디니를?

 

이 책, 우리나라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그런 가치가 있다. 이 책, 그런데 해리 후디니의 이야기로 프롤로그를 시작한다.

 

왜 저자는 마술사 해리 후디니를 거론하는 것일까?

해리 후디니는 세기의 마술사라 불리는 사람이지만, 오히려 자신의 마술이 모두 속임수라는 것을 강조한 독특한 마술사였다.

당시 심령술사들은 일반인들을 현혹하고 돈을 뜯어내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후디니는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하여 책을 출판하기도 하고, 미국전역을 돌면서 그들의 속임수를 밝혀내기 위해 애를 썼다.

 

이 책의 저자가 그런 후디니의 일화로 책을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고, 현상을 똑바로 보라는 것이다.

 

다루고 있는 내용들

 

저자는 올해의 보도기자상을 수상한 KBS 베테랑 경제부 기자다. 그래서 여느 학자처럼 이론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 경제를 실물경제의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다루고 있는 내용이 다양한데, 우선 그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독자들로 하여금 어느 한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 경제를 전반적으로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경제정책 - 정부는 왜 눈앞에 닥친 위기도 못 보는가?

기업 - 1등만 살아남은 경제는 왜 위험한가?

부동산 - , 살 때인가? 팔 때인가?

세금 - 세금은 군대보다 더 무서운 무기다

- 이미 당신에게는 2000만 원의 빚이 있다

빈부 격차 -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복지 - 복지는 분배가 아닌, 성장의 열쇠다

인구 - 인구 감소가 가져온 최악의 경제 불황

청년 - 21세기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자원, 청년

 

이러한 항목을 통하여 독자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인구의 감소는 어떤가? 저자는 우리 나라의 인구가 감소하는 것에 대하여 한국 경제를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청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는데, 21세기에 가장 소중하고, 강력하며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자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청년이리고 강조한다. ‘청년을 버린 나라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항목에서, ‘기업하기 좋은환경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국가가 청년들의 문제를 정책에서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대대적인 청년투자에 나서야 한다(297)고 지적하고 있다.

 

 

 

적어도,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원숭이는 되지 말아야

 

 

 

그래도, 저자는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에 이르기 전에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중산층을 강화하고 미래 세대와 청년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302)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조삼모사의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원숭이들이 생각이 난다.

주인이 '아침에는 도토리를 3, 저녁에는 4개를 주겠다'고 말을 하자 원숭이들은 아침에 도토리가 3개밖에 안되면 배가 고프지 않겠냐며 반발했다. 이를 들은 주인은 '그럼 아침에 4, 저녁에 3'라고 원숭이들을 달래자 원숭이들은 아침에 한 개를 더 먹을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며 좋아했다고 하는 고사, 조삼모사 이야기다.

 

원숭이들은 주인의 말에 감춰진 속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얄팍한 술수에 넘어갔다.

그렇게 원숭이들이 그런 말에 넘어갔는데, 그렇다면 우리들은?

 

우리들이 그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눈에 보이는 팩트 이면에 숨겨진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져야 하는데, 이 책 그런 혜안을 가지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족 하나

 

사족, 혹시 지금 집을 사기 위하여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정부 시책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예측 기사를 읽는 대신에 이 책의 제 3, <, 살 때인가? 팔 때인가>를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이 책의 값보다 더 큰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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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삶의 관점을 바꿔주는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찾은 인생의 해법!
변지영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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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슬퍼할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글에 저자가 생각을 덧붙여 편집한 책이다.  

쇼펜하우어, 읽기 어려운데, 이렇게 읽어가니, 의외로 쉽게 여겨진다.

물론 쉽게 여겨진다는 말은 쇼펜하우어를 자기의 방식대로 풀어낸 저자가 있기에 그렇다.

 

저자는 쇼펜하우어의 글을 열 가지 주제로 나누어 읽는다.

우연, 기쁨, 고독, 현재, 성격, 행복, 고통, 수용, 통찰, 관계.

 

그런 주제에 관하여, 감정과 욕구를 들여다보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 그것을 배울 수 있는 철학을 평생 연구한 쇼펜하우어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것, 거기에 저자가 해석을 겸한 코멘트를 부가하여 쇼펜하우어의 생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쇼펜하우어의 말만 읽고,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는 보통 일이 아닌데, 쇼펜하우어를 이런 식으로 읽어보니, 신선하다.

 

왜 쇼펜하우어인가?

 

왜 쇼펜하우어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저자가 영국인 철학자 친구에게 답했다는 다음의 말로 대신해도 좋을 듯하다.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스토아 철학이 당신에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쇼펜하우어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257)

 

이 책에서 얻은 의외의 수확

 

이 책,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전해준다는 차원에서 일단 책의 가치가 있지만, 나에게 의외의 소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저자가 남긴 글 들어가며나오며에 들어 있는 저자의 생각들이다. 그게 어쩌면 더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인에게 치료적 기능을 갖는 철학, 치유로서의 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256)는 저자의 인식. 이런 인식에 공감한다. 철학을 위한 철학이 아니라, 기능하는 철학으로서, 특히 현대인들의 심리적 아픔에 치료적 기능을 갖는 철학이라! 이런 글을 읽는다는 것도 이 책을 읽는 기쁨 중의 하나라 할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하여 이런 말을 한다.

나를 깊게 들여다보게 만든 것은 심리학이었지만, 심리적 한계와 굴레를 뛰어넘어 더 크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것은 철학이었다.”(258)

 

심리학과 철학에 관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특별히 저자가 들어가며의 서두에서 말하고 있는,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는 부분은 이 책 말고 따로 떼어 별도의 내용으로 해도 좋을, 아주 의미있는 내용이다.

 

현대인에게 이제는 상시적 개념으로 인정되는 불안, 그 불안의 정체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의 불안은 서구에서 말하는 불안과는 그 속성이 다르다.

서구의 불안은 일반적으로 실존적 불안에 가깝다. 반면 현대 한국 사회의 불안은 그 속사정이 좀 복잡하다.

 

그런 전제하에,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이렇다.

<이땅의 성인들 대부분은 역할로서만 그 자리에 있었을 뿐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했다..........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지만 서로의 역할을 잘해낼 때에만 말썽이 없었다. 있는 존재 그대로가 아니라 역할로 살아온 우리들은 결국 역할을 잃게 될까 봐, 불필요한 존재가 될까 봐 두려워하는 불안의 노예가 되었다.> (8)

 

그동안 찾아다니던 불안의 실체가 바로 이 책에 있었다.

불안은 존재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

불안의 실체를 명확하게 해 준 것, 이 책에서 무릎을 치며 읽은 부분이다.

 

밑줄 긋고 싶은 글들

 

<하루하루가 작은, 하나의 삶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태어나는 것이요, 매일 밤 잠드는 것은 죽는 것이다.> (90)

 

이런 쇼펜하우어의 말에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은 더욱 뚜렷해진다.”(91)

 

<어떤 사람이 행복한지 알아보려면 그를 즐겁게 하는 게 무엇인지가 아니라

그를 힘들게 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사소한 것에 슬퍼할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잘 지내는 사람이라야 사소한 것에 불편을 느낄 수 있다.>(133)

쇼펜하우어의 말이다.

 

인간은 벌어진 일 그 자체보다, 그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255)

- 스토아 철학의 핵심원리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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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진짜 이유 - 전문가가 읽어주는 아들러 실전심리학 아들러 원전 시리즈 3
알프레트 아들러 지음, 김춘경 해설, 장병걸 옮김 / 리베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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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진짜 이유

 

아들러의 육성으로 들어보자

 

아들러의 육성이 담긴 책이다.

지금껏 우리나라에 아들러 심리학 관련 책들은 내가 알기론 2차 저작물이 많이 나왔고, 또 그런 책들이 현재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점은 아주 고무적이다. 아들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이제 그런 2차 저작물에서 이제 관심이 자연스레 1차 저작으로 옮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책들이 바로 그런 경향을 반영한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으로 아들러의 저작집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행복해지는 관심>이고, 이 책 <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진짜 이유>가 두 번 째 책이다. 그런만큼 나에게는 아주 의미 있는 책이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아들러에게 용기는 어떤 위치?

 

지난 번 책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아들러 하면 물론 출판된 책들의 영향이겠지만 - ‘용기라는 단어로 인식이 되고 있다. 그런데 혹시 용기라는 단어가 아들러에게는 아주 사소한 것이고, 주변적 개념인데, 2차 저작물의 저자가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그것을 침소봉대하여 쓴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것이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가는 말이지, 아들러의 본 취지와는 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아들러의 저작을 읽으면서 일차적으로 용기의 위치가 어느 만큼인지 알아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아들러의 심리학에서 용기는 그런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로 인생의 문제에 직면한 경우에 용기를 잃지 말고, 용기를 가지도록 격려하는 그 곳에 바로 아들러의 심리학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시중에 나와있는 용기시리즈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왜곡시키거나 편중된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인생, 직면하는 문제들

 

그런 용기를 가지고 직면해야 할 인생의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아들러는 인간이 살면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크게 다음과 같이 세 종류로 분류한다.

 

첫째, 직업의 문제

둘째, 교유관계, 인간관계의 문제

셋째, 사랑과 결혼의 문제.

 

아들러는 이 세 가지 문제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상호 관련성 속에서 접근해야만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덕목으로, 사회적 관심( 사회적 가정, 공동체 의식, 동지애), 타인과 사회에 대한 공헌, 인간 사이의 협동과 평등, 그리고 사랑을 든다.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들은 이러한 덕목들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진정한 의미

 

이 책 제목, 한글판으로는 <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진짜 이유>이지만, 원제는 <What life could mean to you II>이다.

 

삶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정도로 번역되는 책인데, 아들러는 여러 분야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덕목 - 사회적 관심( 사회적 가정, 공동체 의식, 동지애), 타인과 사회에 대한 공헌, 인간 사이의 협동과 평등, 그리고 사랑 - 을 기르기 위해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이 책에 담아놓고 있다.

 

학교에서, 그리고 인생의 청소년 시기에서, 또한 공동체에서, 그리고 사랑과 결혼이 이루어진 가정에서, 그러한 덕목을 쌓아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도록 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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