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나 소설
김규나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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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베는 칼, 상처를 봉합하는 저자의 <칼>

 

이 책은?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규나의 단편소설집이다.

여기에는 제목으로 나온 <>을 포함하여 모두 11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을 설명하기를. “치밀한 서사와 탄탄한 문장, 섬세한 심리묘사, 간결하고 스피디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문장들! 사랑 후에 찾아오는 싸늘한 결핍과 상처, 죽음 같은 배신과 견딤, 그러나 김규나 소설의 끝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사랑과 따뜻한 이해이다.”라고 해 놓고 있다. (책 표지에서)

 

또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서늘하다. 소름이 돋는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을 이토록 날카롭고 섬세하게 파헤친 소설이 있을까!”

 

정말, 서늘하다

 

작품을 자평(? - 출판사 평인지?)하기를 서늘하다, 소름이 돋는다했는데, 맞다. 저자가 독자를 이끌고 간 곳이 시체의 부검실(시체실)이었으니, 서늘하고 소름이 돋을 만 하다.

 

그런데 그곳만이 아니다. 저가가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는 곳은 모두다 서늘한 곳이다.

<내 남자의 꿈>에서 보여주는 곳은 꾸는 자리는 등장인물들의 생각에만 있고, 정작 그들이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곳은 결코 둘이 있어서는 안될 주원의 방과 의 방이다. 그 방들에서 그들은 서로 꿈꾸지 말아야 할 꿈을 꾼다. 결코 현실이 되지 못할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꿈은 서늘하다, 이루지 못할 꿈을 꾸는 것이기에 서늘하다.

 

<코카스칵티를 위한 프롤로그>에서도 마찬가지자. 저자가 보여주는 곳은 부부가 살아가는 집이다. 그런데 그 집은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는 공간이 되어 버린다. 부부간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 새 생명을 만들어야 할 그 공간에 생명은 쉽게 여자의 몸에 둥지를 틀지 않았”(114) 던 것처럼, 그 공간이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고 죽음을 대면하는 자리로 변하게 되니, 그 상황이 몹시도 서늘하다. 왜 작가는 그런 공간들만을 애써 찾아 보여주려는 것일까?

 

싸늘한 결핍과 상처가 있는 곳

 

그 이유를 에서 이르기를 사랑 후에 찾아오는 싸늘한 결핍과 상처, 죽음 같은 배신과 견딤이라고 했다.

저자는 그곳에 도달하기 위하여 서늘한장면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곳에 바로 사랑 후에 찾아오는 싸늘한결핍과 상처가 있기에,,,,,

 

<북어>에서는 색다른 상처를 보여준다. 두 남녀 사이의 상처가 아닌, 대자본에 침식되어 버린 그 할퀸 자국을 보여준다, 그 상처는 바로 미금의 가슴 속에 있다.

슈퍼 하시다가 우리 마트가 들어오는 바람에 어려워지셨다는 말씀 들었습니다. 이미금씨 사정을 알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180) 마트 팀장의 위로성 발언이다.

 

그러나 그런 개인의 마음이 편치 않는 것으로, 그 하나로 상처가 봉합될 수 없으니, 그 써늘함이 피부로 와 닿는 것 같다.

 

<퍼플 레인>에서는 두 남녀가 아니라, 모녀간이다. 해서 상처는 인생 도처에 있다. 저자는 그런 상처를 지금 발견중이다.

 

그러나 소설의 끝은?

 

그 상처를 싸매주고 봉합해 줄 이 누구인가?

누가 그 상처를 싸매줄 수 있을까?

저자는 그 작업에 돌입한다.

<북어>에서 마트의 팀장은 미금에게 위로의 말과 커피 한잔을 건넨다. 일정의 상처 싸매기 작업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미봉책(彌縫策)이다.

 

근원적인 해결책은 ?

그건 유토피아에 있을 것이다. 누구도 가보지 못하고 결코 닿을 수 없는 유토피아에나 그런 해결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아쉽지 않은가? 그런 해결책이 오직 손이 닿지 않는 피안의 공간에만 있다니! 그래서 저자는 <북어>에서 미금의 손에 북어를 들게 한다. 상처로 얼룩진 그 집에 따뜻한 불을 피우고, 북어국을 끓여 낸다.

그래서 구원은 여성의 몫인가?

 

바라기는 이 소설에서처럼 상처받고 그 상처로 깨어진 관계들이, 다음 번 저자의 소설에는 말끔히 상처를 해결하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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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처럼 나남신서 1834
김병일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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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처럼

 

선비정신이 필요한 이유

 

저자는 일단 우리 사회가 혼란하게 된 원인을 이렇게 진단한다.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가 실상은 우리가 자초한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기성세대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 제 자식만을 귀하게 여기고 남을 딛고 서는 공부가 성공의 지름길인 줄로 생각해 무한경쟁으로 내몬 것이 결국 독이 되어 자식을 망치고 사회를 병들게 한 것이다.

이제 사회를 변화시키고 개선하려는 실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가정이 올바른 인성을 지닌 자녀를 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32)

 

이쯤해서는 이런 사자성어가 어울릴 듯하다.

마중지봉(麻中之蓬)이란 말, 쑥도 삼밭에서 자라면 삼을 닮아 곧게 자란다는 뜻이다.

 

그런 다음에 저자는 바로 선비정신을 내세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가난 속에서도 화목하고 예의바른 인간관계를 맺어갔던 우리 조사의 삶, 특히 교육에 대한 몸가짐을 살펴보면 정답에 이른다.>(37)

 

선비정신이 길러지는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성교육이 먼저다, 문자교육보다도 인성교육을 먼저 시킨 다음에 지식교육에 들어갔다.

옛날 선비는 이렇게 자랐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할수록 백성으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던 것이다. (43)

 

이렇게 해서 형성된 정신이 바로 선비정신이다.

 

도산에서, 퇴계의 향기를 느끼며

 

저자는 안동으로 내려와 필자 자신이 살아가는데 가장 소중한 가치와 교훈을 뒤늦게나마 그곳 안동에서 발견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 소중한 가치와 교훈은 퇴계 선생의 삶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정신적 충격과 감동을 받은 것이다. 그런 것을 깨닫기 전에는 저자는 퇴계 선생을 조선시대의 학식 높고 근엄한 대유학자로만 알았던 것이다.

 

그렇게 퇴계 선생을 다시 보게 된 후로, 저자는 선비정신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 결과 섬김의 리더십, 바른 인성 등 선비정신을 전파하며 착한 사람이 많은 사회를 만들고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선비정신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선비정신이 말하기 위해 저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이렇게 말한다. (244쪽)

 

긍정적인 면

- 올바른 마음과 몸가짐이다.

- 공론을 주도한 선비의 기개이다.

- 고결한 인격자가 되고자 일생 학문을 익히고 세상을 위해 실천한다.

- 국가가 어려울 때를 만나면 목숨 걸고 나가 싸우는 용기이다.

 

부정적인 면

- 신분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려 했다.

- 학문만을 중시하고 무를 낮추어 보아 국력이 약화되었다.

- 농 동 상을 천시하여 산업능력을 저하시켰다.

- 지나친 복고주의로 진취성을 결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 김병일은 여러 공직을 거친 후, 경북 안동으로 내려와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2008.2)과 한국국학진흥원장(2009.82014.8)을 맡으면서 선비정신의 확산과 국학의 진흥을 위해 힘써왔다.

 

그런 저자의 생을 이해하지 않고는, 또한 저자가 존경하는 퇴계 이황의 삶을 이해하지 않고는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 책을 읽었다.

 

말 그대로 혼돈의 시대인 지금, 선비정신이 그 혼돈을 끝내게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정신임을 깨닫고 그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애쓰는 저자의 모습이 묻어나는 그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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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은 개를 찾아서 2 -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
진경환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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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은 개를 찾아서 2 권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리링(李零)은 베이징 대학의 교수로, 중국 학계에서 고문자학, 고문헌학, 고고학의 이른바 삼고학에 정통한 학자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 중견 학자이다. 그의 저서인 <집 잃은 개>는 이른바 삼고학에 바탕을 두고 1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철저하게 논어를 주석하고 해설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으로 보자면 그 책 <집 잃은 개>와 관련이 있다. 저자는 말하길, ‘<집 잃은 개>를 저본으로 삼아 미욱한 나도 감히 인간 공자를 만나는 여정을 따라 나서기로 했다’(6)고 하면서, 리링으로부터 다산, 오규, 소라이 등의 저작을 살펴보면서, 논어를 다시 해석하고 있다.

 

여기 동반 여행을 떠나는 인물들

 

저자가 함께 논어 여행을 떠난다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리링은 <집 잃은 개>로 이 책에서 주요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되는데. 그래서 그의 저서인 <집 잃은 개>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리링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첫 부분에서는 공자는 결코 성인이 아니며 뜻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나 그러지 못했던 외로운 지식인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이것은 제목 집 잃은 개가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기서 본문의 내용을 다시 요약하면서 공자가 천명, 인성, 성인, , 군자등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복기하면서 공자라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집 잃은 개> 도서 소개중에서 인용>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의 학문적 깊이는 굳이 재론할 여지가 없으며, 이 책에서 인용되는 <논어고금주>는 논어에 관한 탁월한 해석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산은 다산 정약용을 말하며, 오규 소라이는 일본의 유학자이다.

그리고 대만 출신의 동양학자 난화이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누군가 했더니 내가 읽었던 <역경잡설><주역계사강의>의 저자 남회근(南懷瑾)이었다.

그 밖에 여러 명, 여러 책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논어>를 여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논어 관련 저서는 다음과 같다.

 

리링, <집 잃은 개>

다산 정약용, <논어고금주>

오규 소라이 <논어징>

남회근, <논어별재>

 

성백효 <현토완역 논어 집주>

배병삼 <한글 세대가 본 논어>

 

이 책의 가치는?

 

이 책은 저자인 진경환이 펴낸 ‘<논어> 여행2권에 해당된다.

2권에는 <논어>선진부터 요왈까지 실려 있다.

 

논어를 단순하게 번역 해석하는 일차 저작물에서 이제 그 논어를 어떻게 해석하여 적용하는가 하는 이차 저작물도 많이 출판되고 있다. 또한 논어에 대한 해석도 다양해지고, 새로운 번역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아지는데, 이 책은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저자의 독창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책은 <논어> 연구에 있어서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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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은 개를 찾아서 1 -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
진경환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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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은 개를 찾아서 1권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는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리링(李零)은 베이징 대학의 교수로, 중국 학계에서 고문자학, 고문헌학, 고고학의 이른바 삼고학에 정통한 학자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 중견 학자이다. 그의 저서인 <집 잃은 개>는 이른바 삼고학에 바탕을 두고 1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철저하게 논어를 주석하고 해설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으로 보자면 그 책 <집 잃은 개>와 관련이 있다. 저자는 말하길, ‘<집 잃은 개>를 저본으로 삼아 미욱한 나도 감히 인간 공자를 만나는 여정을 따라 나서기로 했다’(6)고 하면서, 리링으로부터 다산, 오규, 소라이 등의 저작을 살펴보면서, 논어를 다시 해석하고 있다.

 

여기 동반 여행을 떠나는 인물들

 

저자가 함께 논어 여행을 떠난다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리링은 <집 잃은 개>로 이 책에서 주요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되는데. 그래서 그의 저서인 <집 잃은 개>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리링 교수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첫 부분에서는 공자는 결코 성인이 아니며 뜻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나 그러지 못했던 외로운 지식인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이것은 제목 집 잃은 개가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기서 본문의 내용을 다시 요약하면서 공자가 천명, 인성, 성인, , 군자등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복기하면서 공자라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집 잃은 개> 도서 소개중에서 인용)

 

다산 정약용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의 학문적 깊이는 굳이 재론할 여지가 없으며, 이 책에서 인용되는 <논어고금주>는 논어에 관한 탁월한 해석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규 소라이는 일본의 유학자이다. 여기에 인용된 그의 저서는 <논어징>이다. 

그리고 대만 출신의 동양학자 난화이진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누군가 했더니 내가 읽었던 <역경잡설><주역계사강의>의 저자 남회근(南懷瑾)이었다.

그 밖에 여러 명, 여러 책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논어>를 여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논어 관련 저서는 다음과 같다.

 

리링, <집 잃은 개>

다산 정약용, <논어고금주>

오규 소라이 <논어징>

남회근, <논어별재>

 

성백효 <현토완역 논어 집주>

배병삼 <한글 세대가 본 논어>

 

이 책의 가치는?

 

이 책은 저자인 진경환이 펴낸 ‘<논어> 여행1권에 해당된다.

1권에는 <논어>학이부터 향당까지 실려 있다.

 

우선 이 책은 <논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점에 그 가치가 있다 하겠다. 아예 글을 쓰는 처음부터 저자는 여러명의 동행자를 정해서 그들과 같이 <논어> 여행을 떠난다 했고여행을 하는 동안 그들의 생각을 저자가 새겨듣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스타일로 책을 썼으니 그렇게 다양한 견해를 한꺼번에 듣는 것, 유익한 일이다.

 

또한 그렇게 다른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도  독창적인 저자의 견해도 실어 놓았다. 그들과 다른 부분 또는 다른 학자들이 언급하지 않은 부분을 상당수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이미 한번 짚고 넘어간 부분인데도 (내가 그런 책을 읽지 않아) 그저 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나에게 그것은 새로움이다.

그러한 새로움을 많이 보게 되는 책, 그러한 새로움이 많이 있을수록 좋은 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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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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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일단 고전은 어렵다. 읽어도 어렵고, 설명을 들어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그렇게 어렵기만 한 고전을 쉽게 접근할 수 없을까? 어렵지 않게 대할 수는 없을까?

 

일단 일차 저작물은 여기 방법에서 제외하자. 그러니 부득이 다른 사람이 고전에 대하여 쓰거나 말한, 글과 말을 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엎어치나 매치나 한가지라는 말이 공연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어렵게 여겨지던 고전들이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게 읽혀진다.

 

이 책은?

 

이 책은 저자인 명로진이 들어가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고전을 드라마처럼 읽으면 재미있다는 신조로 동서양의 여러 고전을 풀어낸 책이다. 그래서 일단 읽는 재미가 있다. 그런 재미가 있으니 책을 한번 잡으면 '이런 식으로 고전을 읽어도 되는 거야' 라고 의아해 할 정도로,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또한 그렇게 읽어가는 동안 고전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되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고전에 조금이라도 접근하기 쉽도록 여러 장치를 고안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고전을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고전

두번째, 지성과 교양에 목마른 당신에게 꼭 필요한 고전

세번째,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고전

 

첫째 항목으로는 논어, 맹자, 사기열전, 역사가 있고

둘째 항목에는 향연, 한비자, 시경,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해당된다.

셋째 항목으로는 장자, 변신이야기, 일리아스, 오디세이야가 있다.

 

이렇게 구분된 고전들은 각각의 항목에 따라 '어쩌면 그리 분류를 잘 해 놓았는지' 하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설명되고 있다.

 

논어 팔일편에 나오는 공자 말씀을 살펴보자.

 

선생께서 태묘에 들어가셨을 때, 모든 일을 물으셨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가 저 추 땅의 젊은이보고 예를 안다고 했는가? 태묘에 들어가 모든 일을 묻고 있는데.”

선생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예다.” (39-40)

 

그것이 예다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껏 읽어왔던 <논어>에서는 일차 저작물이든 이차 저작물이든- '그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책을 쓴 사람 또는 해석한 사람 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므로 구태여 그것이 무엇이라고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읽는 사람으로서는 구태여 저자가 그것까지 말하지 않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필요성 마치 독자인 자기도 아는 것처럼 생각되어 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버린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읽은 고전을 나중에 다시 새겨보려면,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으므로, 고전의 이해는 그저 그 자리를 맴돌 뿐,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고전이 어려울 수 밖에!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것을 대화체로 속시원하게 풀어낸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들이 나누는 실제 대화에서는 그것이 예다라는 말로 끝을 내지 않는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부가하여 설명을 하고야 말을 끝낸다. 

그래서 우리가 항용 나누는 대화체로 공자말씀을 풀어낸 저자는 '그것'을 이렇게 해석한다.

그래, 그게 바로 예다. 묻는게 예야!”(41)

 

그 말 한마디 덧붙인게 논어를 쉽게 만들었다.

 

이 책의 가치

 

그렇게 고전들을 쉽게 풀어낸 것, 그것이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다.

고전들을 그런 식으로 쉽게 다가가게 만들어 주니. 이제 고전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깝고 쉽게 여겨지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식으로 동서양의 고전을 풀어낸다.

혹시 고전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독자들이 있다면 만 가지 책을 제쳐 두고 이 책으로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이제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었던 거야? 고전이 이렇게 쉬웠던거야' 하는 한탄을 그제서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어렵게 생각드는 고전을 다시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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