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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ㅣ 열림원 세계문학 6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9월
평점 :
슬픈 카페의 노래
이 소설의 시작
서두에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그 마을은 황량하기 이를 데 없다.
몇 개의 건물 이외에는 어느 것 하나 볼 것 없는 마을이다.
그런 마을에 큰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저자는 이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소설을 시작한다.
그 건물은 아무도 살지 않는 듯 하지만, 늦은 오후가 되면 가끔씩 손 하나가 천천히 덧문을 연다.
그런 건물, 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게 이 소설의 제목에 들어있는 슬픈 카페다.
아니 카페라는 이름 앞에 ‘슬픈’이라는 수식어가 왜 붙는가,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
한때는 이 마을에도 카페가 하나 있었다. 지금 판자로 막아놓은 이 건물은 그때만 해도 인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카페였다. (11쪽)
그랬던 카페에 얽힌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내용이다.
그 카페는 어떻게 생겼다가 왜 이런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었는가?
그 카페의 사연을 알기 위해 등장하는 인물들을 알아야 한다.
등장인물
미스 어밀리어 – 미스 어밀리어 에번스 (16쪽)
꼽추 라이먼 윌리스 (24쪽) - 꼽추 라이먼
마빈 메이시 – 미스 어밀리어의 전 남편
이 세 사람의 관계가 참으로 기이하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고, 그 관계 또한 기이하다.
역자는 그런 인물들을 상식을 벗어난 사람들, 기묘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인물들이라 소개한다, 더 나아가 괴기스럽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147쪽)
그런데 이름이 비슷한 사람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멀리 라이언 (28, 92,133쪽)
방직공이다. 얼굴빛은 누렇고 별로 특기할 만한 것은 없는 사람이며, 줏대없는 사람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 사람 이름이 라이언이라 꼽추 라이먼과 혼동될 수 있다.
어떤 마을이고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정오쯤 되자 마을에는 지난밤 미스 어밀리어의 가게로 찾아온 꼽추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27쪽)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28쪽)
그 날 마을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는 참으로 잔혹하고도 듣기 민망한 것이었다.
이야기는 되풀이될 때마다 섬뜩한 사실들이 새롭게 보태졌다. (29쪽)
그러니까 한적한 마을, 무슨 큰 일 하나 일어나지 않는 마을에 사람들은 설령 사소한 일이라도 생기면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달려들어, 소문을 만든다. 그리고 그런 소문들을 더 부풀리는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그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남편 마빈 메이시와 헤어진 뒤 미스 어밀리어는 혼자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꼽추 라이먼이 그 마을에 들어온다.
본인 소개하기를 미스 어밀리어의 친척이라며 어밀리어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그게 바로 이게 바로 그 카페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시작되었다. (43쪽)
그 카페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카페는 그렇게 간단하게 시작되었다. (43쪽)
그뒤로부터 카페는 어밀리어와 꼽추 라이먼이 마치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지속된다.
그리고 어밀리어는 꼽추가 온 후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군다.
그녀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헌신적으로 그에게 봉사했고, 그래서 꼽추는 날이 갈수록 더 의기양양해졌다. (47쪽)
그런 나날이 계속되었다. 어밀리어의 전 남편인 마빈 메이시가 다시 그 마을에 나타날 때까지.
마빈 메이시가 나타난 후, 갑자기 꼽추 라이먼의 시선은 그로 향하게 된다.
그래서 어밀리어와 꼽추 라이먼, 그리고 마빈 메이시 간에 미묘한 삼각 관계가 이루어진다.
기괴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거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카페를, 마을을 떠나버린다.
두 사람이라니, 누구와 누구?
남은 사람은 미스 어밀리어다,
미스 어밀리어가 치호의 목수 하나를 고용해서 집을 판자로 둘러쳐서 막게 한 것은 꼽추가 떠난지 4년째 되는 해였다. 그후로 그녀는 그렇게 완전히 폐쇄된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134쪽)
그렇게 되어서, 그 카페는 문을 닫았는데, 그게 이 소설 첫머리에 등장하는 모습인 것이다.
이 책은 영화로도 볼 수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 소설은 영화화되었다. 1991년 작품이다.
영화 제목은 이 책의 원제인 <슬픈 카페의 발라드>
그런데 이 영화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장면이 특이하다.
이 책의 사실상 마지막 문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이다.
영혼은 지루함으로 점점 부패해진다. 차라리 포크스폴스 도로로 내려가서 쇠사슬에 묶인 죄수들의 이야기나 듣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135쪽)
그래서 처음과 마지막에 쇠사슬에 묶인 죄수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기서, 잠깐 사랑이란?
먼저는 미스 어밀리어에 대한 마빈 메이시의 사랑이다.
사랑이 마빈 메이시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57쪽)
그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일까?
미스 어밀리어는 그의 사랑에 감격하여 결혼한 것일까?
그런데 그 결혼은 절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러면 그 사랑은 과연 어떤 사랑이었을까?
또 있다.
미스 어밀리어와 꼽추 라이먼의 관계를 유지하게 만든 사랑은?
그리고 꼽추 라이먼과 마빈 메이시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랑(?)은?
그런 세 사람의 관계에 들어있는 사랑, 그 사랑에 대해 생각할 게 많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