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 10년 차 망원동 트레이너의 운동과 함께 사는 법
박정은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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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책 제목을 듣는 순간, 느꼈다.

공감했다. 그러네, 맞아. 운동을 한다고 할 때 그런 생각이 먼저 든다. 진지함!

운동을 시작할 때 마치 전장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진지하게 각오부터 하게 되는 것, 그게 그렇다.

뱃살 빼야지. 몸무게 줄여야지. 멋지게 옷을 입을 수 있게.........

물론 대부분 작심살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매번 시작할 때는 진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관행, 습관에 대하여 이 책은 딴지를 걸고 있다.

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제목 끝에 생략된 물음표를 집어넣어본다. 그렇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그래서 운동이 어려운 거지?

 

이 책은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프롤로그 타이틀이 이것이다. <덜 진지하게 운동을 시작하는 법>.

그렇지. 진지하게 하려니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시작부터 덜 진지하게 하라는 것이다,‘

 

언젠가 운동하는 일이 일로 느껴지면 이 책을 또 펼쳐주세요. (8)

 

글도 잘 쓴다, 저자는. 저 문장에서 느껴지는 운율을 느껴보라.

운동하는 일이 일로 느껴지면, 일이 일로 느껴지면, 어떤가? 입에 찰싹 달라붙지 않는가?

 

그렇다. 문장도 좋고 그 뜻도 좋다. 운동하는 일이 일로 느껴지지 않아야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 말은 이것이다.

운동을 덜 진지하게 해도 되는 이유를 가득 적어둘게요. (8)

 

해서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나면 진지함 빼고 대신 즐거움을 가득 채운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운동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 거창하게 말고, 되는 만큼만 하자.

 

저자가 이에 관해 하는 말을 새겨보자. 금과옥조가 따로 없다.

 

최대한 회복할 수 있는 정도를 찾아서 그 범위 내에서 운동하는 것이다. (75)

 

하는 만큼 되는 게 맞는데, 일단은 되는 만큼 하는 게 먼저다.

되는 만큼 하는 것과 하는 만큼 되는 것 중 무엇을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되는 만큼 해도 된다. 그러다 운동이 익숙해지고, 그러다 어느 날 운동이 좀 괜찮네?’ 하는 편이 오늘 운동 한 시간 대박 빡세게 했음하고 1년 쉬는 것보다 낫다. (76)

 

이런 말도 납득이 된다. 몸에 와닿는 말이다.

 

싫은 운동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싫어하자. 선명하게 싫어하면서 조금은 덜 싫은 것을 편식해보자. (87)

 

운동은 회복할 수 있는 만큼의 적당한 스트레스를 만드는 정도면 충분하다. (108)

 

운동한다는 뜻의 영어 exercise. (125)

이 단어의 어원은 제어를 없애다이다. 해서 어원으로 운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나를 더 자유롭게 하는 활동은 무엇이든지 운동이 된다.

 

기능해부학에 대하여

 

저자가 이런 말 하는 순간 우리가 깜빡하고 잊어버린 몸에 관한 지식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우리 삶의 기본이고 기초가 되는 몸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

몸 어디가 고장나도 스스로 고칠 생각은커녕 어디가 어떻게 아픈 지도 모르고 쩔쩔 매는 게 일상이지 않은가?

 

해서 저자의 이런 말 백 퍼센트 공감이 된다.

 

수능이 끝난 학생들에게 메이크업 강좌 대신 기능 해부학을 알려주면 그들의 삶이 얼마나 넓어질까. (98)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책을 읽다가 운동과는 별개로 인생에 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글을 발견하고,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이게 인생이야. 이런 말 어디에서 못 들어. 다시 새기고 음미해봐. 그런 깨달음이 순간 솟구친다. 정말 몇 번이나 읽어보고 새겨보게 된다.

 

세상에 없는 것들은 이유가 있어서 없는 것이다. (41)

 

인간의 가장 멋진 점은 언제나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43)

 

운동에 완벽한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당신이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126)

 

이게 어디 운동에만 해당하는 것일까? 인생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인생에 완벽한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당신이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책을 더 읽다가 여기에서는 무릎을 쳤다. 이런 신박한 발언이 있나, 이렇게 간단하게 인생을 논하다니!

 

트레이너님은 책을 참 많이 읽으시네요.”

책을 많이 읽네요?”
당최 트레이너가 왜 책을 많이 읽는지 모르겠다는 눈치다. 구태여 설명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궁금하기는 하다.

책을 안 읽으면서 공부하는 방법이 있나요?”(143)

 

정말 묻고 싶은 말이다. 책을 읽지 않고 공부하는 방법이 있을까?

글쎄다. 여태껏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그런 방법 없던데..........글쎄 혹시?

 

다시. 이 책은?

 

이 책, 운동에 관한 방법만 논하는 게 아니다

운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그저 외부로 보이는 몸을 위해서 운동한다? 아니다.

운동은 인생을 논하는 차원에서의 일부일뿐이다. 그러니 운동은 인생 차원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알고 있다. 혹시 철학하네... 하고 딴지 걸까봐 그런 것을 애써 감추고 운동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운동이지만 속내는 인생이다.

운동을 모르고 인생을 논하지 마라. 인생은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 손에 잡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백 번도 더 든다.

운동, 그러니 덜 진지하게 해야 한다.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운동은 덜 진지해도 된다. 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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