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손자병법 - 대한민국 리더를 위한
최규상 지음 / 작은씨앗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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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땅을 유머로 차지합시다.

 

마음땅을 차지하는 유머의 효용성

 

저자는 먼저 세상은 마치 전쟁터 같다고 말한다. 그런 살벌한 전쟁터애서 현대인들은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 먼저 동의한다. 약육강식이란 말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또 살아가는 것이 경쟁이요,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도시가 실상은 정글보다 더 무시무시한 곳이라는 인식, 동의한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인식하에 이 땅에서 살아남기에는 유머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면서, 그 생존도구로 유머를 들고 나왔다.

그런 말, 그래서 저자는 한다.

<무엇보다 마음땅을 두고 벌어지는 인간관계 전쟁에서 유머만한 무기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제 유머는 그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무기가 아니다. 사람을 내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가져야 하는 Must - have 품목이다. > (6)

 

이 말,다 맞는 말이지만, 특히 마음땅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사람 마음을 땅으로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현대의 인간관계에서 전쟁터는 어디인가? 바로 상대방의 마음이니, 마음 땅이라는 말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마음땅을 얻는 방법은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유머라는 것이다. 유머는 부드럽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상대방의 마음에 내 땅을 만들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머라고 다 유머가 아니다.

 

많은 경우, 유머는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닫아버리는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그런 위험을 피하게 돕는 방법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런 인식, 역시 동의한다. 분위기를 띄운다고, 혹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고 유머를 내 놓았는데, 그만 그것이 오히려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경험, 다 있을 것이다,

 

그런 인식하에 저자는 손자병법을 차용하여 유머, 효과적인 유머 사용기법을 말하고 있다.

 

손자병법을 활용한 유머기법이란?

 

예컨대 이런 식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다 아는 말이다.

지피지기 백전 불태 (知彼知己 百戰 不殆 )

남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그럼 그 말을 유머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적을 알고 나는 아는 지피지기는 유머 전략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17)

그런 인식하에 이런 말을 이어간다.

 

자기의 결점을 먼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게 바로 자기를 아는 것이다. 그런 지기를 가지고 상대방의 마음땅을 공략하는 것, 이것은 많은 정치가들이 자기를 공격하는 적의 예봉을 그런 유머로 꺾은 바가 있으니, 이 전략의 효용성은 이미 증명된 것이다.

 

이런 유머, 다 들어봤을 것이다.

 

노예제도 폐지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한 의원이 링컨에게 말했다.

링컨 당신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요.”

그러자 링컨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내가 만약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처럼 중요한 날 하필이면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24-25)

 

자기의 부족한 점을 아는 것 - 얼굴이 못생긴 것을 아는 것 - 이 이 유머의 키포인트다. 그래서 지피지기 백전불태, 이 말이 유머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저자가 응용한 손자병법은 이어진다.

 

부전이승 (不戰而勝) 싸우지 말고 이겨라

선승구전 (先勝久戰) 먼저 승리한 다음에 싸워라

풍림화산 (風林火山) 바람처럼, 숲처럼 빠르고 고요하게 불처럼 거세게, 산처럼 무겁게

산전수전 (山戰水戰) 온갖 시련을 겪고 난 후이니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

병형상수 (兵形象水) 군대의 운용은 물과 같아야

이이유지 (利而誘之) 적을 이익으로 유인하라

허허실실 (虛虛實實) 나의 강점으로 적의 허점을 노려라

 

그런 과정을 거쳐, 저자는 많은 유머 활용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책 그저 한번 읽어보고 넘어갈 게 아니다. 우리 살아가면서 가정이든 혹은 직장이든 상황에 맞추어 격조 있는 유머 한번쯤 구사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당한 책이다.

 

게다가 저자의 생각이 분명하다.

그저 웃길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유머를 통해 전쟁 같은 세상 속에서 사람의 마음땅을 얻자는 것이니까(223) 서로 같이 한번 웃어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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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진 샤프 지음, 백지은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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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인 두려움과 복종을 극복해야

 

전설처럼 전해지던 책’(5)이라는 말이 그냥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책이다.

이 책의 글자, 한자 한자 읽어볼수록 모두다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의 안타까움이 전해지는 책

 

이 책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 정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들이 안타깝게도 비폭력 투쟁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에 다가갈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 정보를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서, 민주적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은 때로는 비폭력 방식을 거부하고, 심지어 비폭력 방식을 고려조차 하지 못하게 됩니다.>(12)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많은 단체들이 비폭력 투쟁방식을 고려하고, 사용하고, 또 미래에 있을 다양한 투쟁에 비폭력 투쟁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되기 >(12)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다.

 

이런 글은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수년간 나는 어떻게 하면 독재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이미 들어선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부분적으로는 인간이 독재정권에 억압받고 파괴되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15)

 

이 책의 구조

 

따라서 이 책은 매우 구체적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런 구조로 진행된다.

 

먼저는 <독재정권의 현실과 마주하기>(1)

 

그 다음에는 그런 독재정권과 힘으로 대결할 때에 마주치는 현실적인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마음으로 협상에 임하는 방법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를 말해주는 <협상의 위험>(2)이 나온다.

그런 다음에 원천적인 문제를 거론하는데 바로 <권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3)이다.

이 장에 등장하는 원숭이 우화는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은 우화이다. 이 이야기를 읽은 후 드는 심정은, 어찌 우리 들은 그 원숭이보다 못한가, 하는 자괴감이다.

 

이 이야기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은 참으로 새겨둘 만하다,

<세상에는 정의로운 원칙이 아니라 잔꾀를 가지고 백성을 부려 무도하게 법을 쓰는 자들이 있다. 그야말로 저공과 같은 자가 아닌가?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멍청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백성이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들의 잔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51)

 

이 말 속에 등장하는 저공(狙公)은 원숭이들을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부려먹는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그는 원숭이들을 혹사시키고 자기의 이익을 취한다. 그렇게 원숭이들은 아무런 이유없이 그에게 착취를 당하고 사는데, 그 원숭이 무리 중에서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원숭이가 등장한다.

그러면 왜 우리가 저공한테 허락을 받아야하지? 왜 우리가 그를 섬겨야 하는거니?”(51)

 

이런 물음에 원숭이들은 깨닫게 된다. 자기들이 지금까지 아무런 이유없이 저공의 착취에 신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게 권력이 원래는 국민의 손에서 나온 것인데, 독재자들이 그 권력을 농단하는 것에 대하여, 권력의 원천을 명확하게 인식한다면, 적어도 원숭이 신세는 면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 다음에 <재 정권의 약점>(4) 에서는 독재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세세하게 열거하고 있다.

 

62쪽에서 63쪽에 걸쳐 망라된 사항들은. 밑줄 그어가며 읽어볼만 한 사항들이다. 그런 항목들을 하나 하나 읽어가면 우리가 이런 약점을 지닌 독재정권에 마구 휘둘린 것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 바보같은 사람들 같으니라고!!”

 

이런 것, 어떤지?

<하급자들이 상관의 심기를 상하게 할까 두려워서 독재자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확하고 완전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을 수 있다.>

 

전두환 정권에서 장세동 경호실장이 천명한 심기경호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이다. 그렇게 독재자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럴만한 소지가 있는 정보는 올리지 않기에 결국은 독재자가 판단 착오를 일으키게 되는 것, 어제 오늘 일만의 일이 아니다.

 

<실력행사하기>(5)

<전략적 계획의 필요>(6)

<전략 세우기>(7)

<정치적 저항의 실행>(8)

<독재정권의 와해>(9)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토대>(10)

 

냉철한 현실 인식

 

이 책을 읽을 때에 또 하나 필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 인식을 토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래군의 추천사중에 이런 대목, 밑줄 긋는다.

<한국 사회라는 .특수한 현실, 즉 군사독재 권력이 아닌 선거로 뽑힌 국가 권력을 상대하고 있고, 남과 북이 분단된 복잡한 지형 속에 놓여있으며, 여전히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사실상 식민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는 점 등등 매우 복잡한 환경 속에 있는 한국의 사회 운동에.....>(10)

 

그런데 그런 역사 인식, 이 책을 읽기 전에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이 책을 읽어가는 중에 저절로 우리가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전에는 설령 그런 인식이 없었다 할지라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 그 시절에 이런 이유 때문에 그 정권이 이런 조치를 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기게 된다. 그런 역사에 대한 안목이 달라지는 현실 인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많은 안타까운 마음이 저절로 든다.

'우리나라가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가? 그 정도 힘에 몰려서 우리 역사는 항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었다는 말인가?' 하는, 안타까움!

 

그래서 습관적인 두려움과 복종을 극복해야 한다(30) 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밑줄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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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에 지다
조열태 지음 / 퍼스트북(도서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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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이순신 장군을 위한 조가(弔歌)

 

새삼 역사 팩션이란 소설 장르를 생각해 보게 된다.

사실(Fact)과 픽션이 결합된 팩션, 그래서 사실을 기반으로 하되 픽션인 소설 기법.

 

이 소설은 이순신 장군이란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픽션인 이순신 장군 암살 사건을 만들어 놓고, 이순신 장군이 왜 노량에서 전사해야 했을까를 탐구해 나가는 소설이다,

 

이순신 장군, 노량해전에서 전사.

 

과연 이순신 장군의 전사가 필연적이었을까?

이순신 장군의 종전을 앞두고, 딜렘마에 빠진 처지를 피부로 와 닿게 그려내고 있으니, 그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있다 할 것이다.

 

이 순신 장군이 왜군과의 종전을 앞두고 어떤 처지에 있었던가?

 

선조는 자기보다도 다른 사람이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 임금이었다. 그래서 강한 신하들이 나타나면 가만두고 못보는 의심많은 사람이며(13),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자기 자리를 노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 그 자리에서 내치고, 조금 더 위험한 인물이다 싶으면 역적이란 이름을 붙여 없애고 말았다. 임진왜란중에 큰 공을 세운 김덕령 장군이 바로 그렇게 장살당했고, 정여립이 그래서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게 되었다.(13)

 

이제 시간이 흐른 뒤 바로 화살은 이순신 장군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노량해전에서 적의 유탄을 맞고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죽음이 역사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이렇게 소설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저자가 이순신 장군의 죽음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이 소설은 앞에 말했듯이 역사 팩션이다. 그래서 허구의 사건이 들어있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역사팩션 소설이 그렇듯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한 픽션이 팩트 사이에 끼어 들어간 것, 그렇게 그것을 살짝 가려놓고 보면, 거기에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오롯이 드러난다.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다.

 

서교리가 선조의 밀명을 받고 내려갔는데, 거기서 그는 이순신 장군의 암살미수 사건을 만난다. 그 사건이 과연 누구의 소행인지, 왜 그랬는지를 파헤치는 작업에 뛰어 들게 된다.

 

그 사건을 빼어 버리면, 그 중간 중간에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보인다.

그것은 선조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선조는 이순신장군을 죽일 것인가, 그러지 않을 것인가, 그 판단을 하게 만드는 핵심이 보인다.

 

사람에 대한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죽었을 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것이다.어떤 사람의 사망소식을 듣고 별무반응이라면 그사람에 대한 감정은 별로 라는 것이 확실하다, 그 반면에 그 소식을 듣고 슬픔이 극에 달한다면 그사람에 대한 감정이 각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리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선조의 감정은?

선조가 이순신 장군의 전사 소식을 들었을 때 반응을 저자는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통제사의 전사 소식을 들은 임금의 반응도 내 귀에 전해졌다. 임금은 전사 소식을 듣고 통제사의 장례를 도우라고 하는 전교를 내린 뒤 우의정을 추증했다. 다음 통제사로는 이시언을 내정했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반응이었다. 사적인 반응은 시큰둥했다. 전사 소식을 밤에 들은 임금은 오늘은 밤이 깊었으니 내일 승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귀찮은 듯이 한마디 던졌다고 한다. >(275)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죽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이 개주인 다운 행동일까? 귀찮은 마음만 생기면 과연 그 개주인은 사람일까? 아니면 사람이 아닐까? 집에서 키우던 개가 죽어도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나라를, 위란지기의 나라를 구해준 장수의 죽음- 그것도 싸우다 죽었는데 -을 듣고도, 시큰둥해했다면, 그것은 이미 사람이 아니다. 임금은 더더욱 아니다.

 

또 하나 힌트가 되는 사항이 있다.

 

서교리가 임무를 마친 다음에 한양에 올라가 임금을 만난다, 그 자리에서 서교리는 임금에게 이렇게 보고한다.

통제사가 살아 있을 때 왜적들이 암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 제가 발견한 일은 없었습니다.”(280)

 

그 외라는 것은 선조가 서교리를 내려보내면서 지사한 사항, 즉 반란의 기운(13)이라도 있는지를 파헤치는 것이다.

 

반란의 기운을 파헤치는 것이 선조에게 급한 일이었지. 이순신 장군이 암살 당하고 말고는 전혀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 역시 선조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순신을 보호해주던 방패막이가 되던 사람들의 행방, 역시 참고가 된다.

 

< 그 이후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 내 본래의 생활에 열중했다. 내가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류성룡은 끝내 실각되어 있었다. 공교롭게도 통제사의 사망과 류성룡의 실각이 겹쳤다.>(281)

 

따라서 저자는 결론내리기를, 이렇게 말한다.

<행여 통제사가 전사하지 않았다고 할지언정, 종당에는 류성룡과 마찬가지로 탄핵당하고 말았을 거라는 쑫덕거림도 펴져 나갔다. 아니 류성룡은 그나마 시골에서 살 수 있지만, 무군지죄가 있는 통제사는 필시 죽임을 당했을 것이라는 쑥덕거림도 있었다.> (282)

 

더하여 이런 원인이

 

이 소설은 그렇게 선조의 생각을 전해주는 결말로 끝이 난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그 것만을 말하려는게 아니다. 그 다음, 소설의 말미부분에서 박희출의 편지 한통을 보여준다. 그 편지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이순신 장군이 왜 죽지 않으면 안되었는가? 선조? 선조 탓만이 아니다. 물론 그 최종 책임자는 선조이지만, 바로 역사가 그렇게 만든 것이리라.

 

선조를 그리 만든 것도, 그 개인의 책임만은 아니리라. 해서 이 나라의 역사가- 쌓이고 쌓인, 누대에 걸쳐 먼지 쌓이듯 쌓인 그 적폐들이 바로 역사가 되고, 그런 역사는 가차없이 이순신 장군을 사지로 몰아 넣었고,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이순신 장군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준열하게 묻고 있다, 역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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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명화 한 점 - 명화 같은 인생, 휴식 같은 명화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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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 커피 대신에 그림 한 점

 

책 제목이 재미있다. <출근 길 명화 한 점>

마치 출근길에 커피 한잔 마시라는 말 같다. 바쁜 출근길이지만 손에 커피 한잔을 들고 가면서 마시는 여유를 가지듯이, 명화 한 점을 들고 가면서 감상하라는 말, 그거다.

 

그런데 어디 책 제목만 재미있나, 책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명화, 그림을 전문가적 차원에서 또는 미학적 차원에서 보자는 게 아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가 감성적으로 자기를 계발하고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림을 보는 일이라 생각해요.> (서문중)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대하는 안목도 높이고, 더하여 감성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로도 할 수 있으니 독자로서는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 책의 구성은 제목에 걸맞게 월요일, 화요일 이런 식으로, 요일별로 그림을 보면서 거기에 따른 생각을 하게끔 되어 있다.

 

월요일에는 이러한 소제목이 붙어있다. “상쾌한 월요일을 위해

 

, 한번 읽어보자, 그림을 전공하는 저자, 시립미술관에서 그림 전시해설을 업으로 하고 있는 저자가 월요일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기지고 있는지?

 

<월요일.....달콤하고, 산들산들한 장밋빛 월요일 같기를 항상 바라지만, 혹여나 이번 한 주가 가혹하고, 버겁고, 혼잡스러울 것 같다면 그림이라도 경쾌한 것을 보면서 시작하고 싶다.>(13)

 

하는 말을 들어보니, 무조건 월요일은 상쾌하게!'라고 우기지 않는다. 이런 책의 구조로 보아 '월요일, 새로운 주간을 시작하니, 상쾌한 발걸음.' 어쩌고 할 만한데, 그러지 않다는 것은 저자가 마냥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이 예술을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생활을 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생에는 여러 날이 있다는 것, 그래서 월요일을 누구나 상쾌하게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그럴지라도) 그림이라도 경쾌한 것을 보면서 시작하고 싶다.”

 

, 이런 저자의 태도에 적극 동의한다. 인생은 모두가 장밋빛만 있는게 아니다. 그런 인식을 보여주는 저자이니, 그가 택하여 보여주는 그림도 볼만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월요일에 저자가 보여주는 그림은 라울 뒤피의 장밋빛 인생으로 시작한다. 배경은 모두 분홍색이다. 바닥도 벽도 분홍색이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탁자 위에 꽃병이 하나 놓여있는데, 빨간 색 장미가 꽂혀있다. 그런 그림, 비단 화가가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는지 듣지 않더라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러니 그림 잘 골랐다. ‘장밋빛 인생’,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내 인생이 장밋빛으로 바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저자는 이렇게 그 그림에 설명을 붙인다.

< 뒤피의 그림은 밝고 경쾌한 색감으로 그려서 가벼운 봄 옷처럼 얇고 리드미컬한 느낌이다. .....뒤피의 그림을 바라보며 활기차고 달콤한 월요일이 되기를, 그림 제목처럼, 장밋빛 인생 라비앙 로즈을 떠올리면서.> (16)

 

이제 수요일로 가보자.

수요일 정도면, 아직 견딜만 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자는 부제를 이렇게 잡았다.

명랑한 수요일을 위해

그리고 그 밑에 에드와르 마네의 말 한마디를 덧붙여 놓았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색깔을 신선하게 유지하라!>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림은, 비오는 날의 여러 모습이다. 비오는 날과 명랑이 무슨 관계?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비오는 날은 울적해지지 않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맑은 날에 울적해지면 날씨에게 미안해지기 마련인데, 비오는 날은 울적해져도 날씨에게 미안하지 않다. 또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는 마음을 뻥 뚫리게 해서 시원하지만, 온종일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을 무기력하게 한다.> (95)

 

그러니 비오는 날에는 비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무기력하게 되기도 하지만 또는 마음이 뻥 뚫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여러 생각들이 드는데, 저자가 부제 밑에 붙여 놓은 말, 마네의 당신의 색깔을 신선하게 유지하라!”는 말을 바로 그런 때에 쓰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설령 비가 와 마음이 무기력하게 될지라도 당신의 마음의 색깔을 신선하게 유지해라! 그 정도면 비가 올지라도, 그래서 마음이 다소 울적하게 될지라도 너끈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명랑하게 수요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출근 길, 커피 대신에 그림 한 점

 

그런 식으로 월요일부터 그림을 감상하면서, 거기에 따른 저자의 깊은 울림있는 해설들을 따라가노라면, 어느 덧 한주간이 훌쩍 지나갈 것 같다. 해서 이 책은 다음 편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출근 길 명화 한편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을 그렇게 명화를 감상해 보는 책 말이다. 물론 이 책, 요일마다 그저 한 점씩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몇 점씩 보여주고 있으니, 한 달은 무난히 사용해도 될 듯하다. 그래서 아침 출근 길에 커피 한잔 들고 가는 멋보다는 이 책을 통해 그림 한 점 보고, 읽고 생각하면서 출근하는 것,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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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 심리학 - 내가 알지 못했던 가족과 사회의 가면
이재연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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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이 책의 글들을 펼치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스스로의 모습에 을 비춰서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7)

 

저자의 이 말이 마음에 든다. 이 말이 이 책을 손에 들게 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나를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라는 말이다. 그렇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자신을 찾고, 자존을 회복하고, 자긍을 심을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한 인생의 모습이 아닐까?

 

사건을 통해서 나를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의 글들 모두가 어떤 사건을 예로 들고 그 사건의 이면에 숨어있는 심리적 배경을 살펴보는 형태로 글이 씌여 있는데, 실상 그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나를 읽어보게 만드는 아주 귀한 자()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2015513일에 벌어진 예비군 훈련장 총기 사건(223). 그 사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씨의 유서 중, 다음과 같은 부분을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깨어있는 게 모든 것들이 부정적으로 보인다. 내 자아감, 자존감, 나의 외적인 것들, 내적인 것들 모두 싫고 낮은 느낌이 밀려오고 그렇게 생각한다.>(225)

 

이렇게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즉 자존감의 문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얼마나 살아가는 것이 힘들었을까? 게다가 그는 가족으로부터, 군대생활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심리 치료를 받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았더라면, 즉 이 책이 지향하는 바 스스로의 모습에 을 비춰서 객관화할 수 있는 기회가있었더라면 그런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그래서 그런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과연 나는 어떠한가? 글에 드러난 가슴아픈 사연들을 나 자신의 경우에 비추어 보면서 나를 객관화 해보려고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런 차이 들어봤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가지게 되고, 그런 감정을 가지고 다가오는 일에 대응하게 되는데, 실상 우리는 그러한 감정들을 그냥 아무렇게나 표현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감정들을 자세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경우 심리학의 구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생활에서 우리가 그냥 뭉뚱그려 표현하는 어려 감정들을 심리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두려움과 무서움

 

심리학에서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구분한다.

 

<두려움은 내 안에서 생겨나는 감정이고, 무서움은 분명한 외부의 대상을 보고 생기는 감정이다. 김씨(주한 미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의 이전 행동들을 보면 자신의 내면에 두려움이 가득해서 자신보다 강하고 큰 것을 향해 감정전이를 한 후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33)

 

부끄러움과 창피함

 

<부끄러움의 감정은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으로 양심과 함께 하는 개념을 말한다.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내면적 감정을 바로 부끄러움이라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창피함의 감정은 내면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오는 감정을 말한다, 예를 들면,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바지 지퍼가 열려있는 것을 알게 되면 창피함을 느끼게 된다. 남이 안본다고 해서 지갑을 훔치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을 때에 마음속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은 창피함이 아닌 부끄러움이 올라오는 것이다.> (54)

 

다투다와 싸우다

 

<‘다투다싸우다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힘이나 무기가 수단일 경우에는 싸우다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수단인 경우에는 다투다이다.>(109)

 

버릇과 습관

 

<버릇은 여러 번 반복하면서 몸과 마음에 굳어져 고치기 힘든 기질이나 행동을 말한다. 반대로 심리학에서는 습관을 학습된 행위를 통해 형성되는 양식으로 본다,>(124)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

 

심리학에서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을 구분한다.

<남을 통해 내가 행복해지려고 하는 마음은 좋아하는 것이고, 나를 통해 남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을 사랑하는 것으로 구분한다.>(175)

 

<내가 행복해지려고 이성을 옆에 두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로 인해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서 옆으로 가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다.>(188)

 

이 책은 따끈따끈하다.

 

이 책은 사회심리학, 말의 심리학, 가족 심리학, 스포츠 심리학으로 구분하여, 각종 사건들과 그 사건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심리학 이슈들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분야별, 사건별로 이슈들을 살펴보노라면 우리 사회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는가의 흐름과 추세를 살펴 볼 수 있디. 게다가 이 책에서 다룬 사건들은 최신의 것들이다. 2015513일에 벌어진 예비군 훈련장 총기 사건(223)까지 다루었으니,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책이다. 그런 사건들을 저자의 분석을 따라 읽어가면서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가 하는 속사정을 알아가는 것, 또한 이 책을 읽는 기쁨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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