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진 샤프 지음, 백지은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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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인 두려움과 복종을 극복해야

 

전설처럼 전해지던 책’(5)이라는 말이 그냥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책이다.

이 책의 글자, 한자 한자 읽어볼수록 모두다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의 안타까움이 전해지는 책

 

이 책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 정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들이 안타깝게도 비폭력 투쟁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에 다가갈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 정보를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서, 민주적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은 때로는 비폭력 방식을 거부하고, 심지어 비폭력 방식을 고려조차 하지 못하게 됩니다.>(12)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많은 단체들이 비폭력 투쟁방식을 고려하고, 사용하고, 또 미래에 있을 다양한 투쟁에 비폭력 투쟁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되기 >(12)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다.

 

이런 글은 저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수년간 나는 어떻게 하면 독재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이미 들어선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왔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부분적으로는 인간이 독재정권에 억압받고 파괴되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15)

 

이 책의 구조

 

따라서 이 책은 매우 구체적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런 구조로 진행된다.

 

먼저는 <독재정권의 현실과 마주하기>(1)

 

그 다음에는 그런 독재정권과 힘으로 대결할 때에 마주치는 현실적인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마음으로 협상에 임하는 방법이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를 말해주는 <협상의 위험>(2)이 나온다.

그런 다음에 원천적인 문제를 거론하는데 바로 <권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3)이다.

이 장에 등장하는 원숭이 우화는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은 우화이다. 이 이야기를 읽은 후 드는 심정은, 어찌 우리 들은 그 원숭이보다 못한가, 하는 자괴감이다.

 

이 이야기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은 참으로 새겨둘 만하다,

<세상에는 정의로운 원칙이 아니라 잔꾀를 가지고 백성을 부려 무도하게 법을 쓰는 자들이 있다. 그야말로 저공과 같은 자가 아닌가?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멍청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백성이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들의 잔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51)

 

이 말 속에 등장하는 저공(狙公)은 원숭이들을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부려먹는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그는 원숭이들을 혹사시키고 자기의 이익을 취한다. 그렇게 원숭이들은 아무런 이유없이 그에게 착취를 당하고 사는데, 그 원숭이 무리 중에서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원숭이가 등장한다.

그러면 왜 우리가 저공한테 허락을 받아야하지? 왜 우리가 그를 섬겨야 하는거니?”(51)

 

이런 물음에 원숭이들은 깨닫게 된다. 자기들이 지금까지 아무런 이유없이 저공의 착취에 신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게 권력이 원래는 국민의 손에서 나온 것인데, 독재자들이 그 권력을 농단하는 것에 대하여, 권력의 원천을 명확하게 인식한다면, 적어도 원숭이 신세는 면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 다음에 <재 정권의 약점>(4) 에서는 독재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세세하게 열거하고 있다.

 

62쪽에서 63쪽에 걸쳐 망라된 사항들은. 밑줄 그어가며 읽어볼만 한 사항들이다. 그런 항목들을 하나 하나 읽어가면 우리가 이런 약점을 지닌 독재정권에 마구 휘둘린 것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 바보같은 사람들 같으니라고!!”

 

이런 것, 어떤지?

<하급자들이 상관의 심기를 상하게 할까 두려워서 독재자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확하고 완전한 정보를 보고하지 않을 수 있다.>

 

전두환 정권에서 장세동 경호실장이 천명한 심기경호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이다. 그렇게 독재자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럴만한 소지가 있는 정보는 올리지 않기에 결국은 독재자가 판단 착오를 일으키게 되는 것, 어제 오늘 일만의 일이 아니다.

 

<실력행사하기>(5)

<전략적 계획의 필요>(6)

<전략 세우기>(7)

<정치적 저항의 실행>(8)

<독재정권의 와해>(9)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토대>(10)

 

냉철한 현실 인식

 

이 책을 읽을 때에 또 하나 필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 인식을 토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래군의 추천사중에 이런 대목, 밑줄 긋는다.

<한국 사회라는 .특수한 현실, 즉 군사독재 권력이 아닌 선거로 뽑힌 국가 권력을 상대하고 있고, 남과 북이 분단된 복잡한 지형 속에 놓여있으며, 여전히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사실상 식민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는 점 등등 매우 복잡한 환경 속에 있는 한국의 사회 운동에.....>(10)

 

그런데 그런 역사 인식, 이 책을 읽기 전에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이 책을 읽어가는 중에 저절로 우리가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전에는 설령 그런 인식이 없었다 할지라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 그 시절에 이런 이유 때문에 그 정권이 이런 조치를 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기게 된다. 그런 역사에 대한 안목이 달라지는 현실 인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많은 안타까운 마음이 저절로 든다.

'우리나라가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가? 그 정도 힘에 몰려서 우리 역사는 항상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었다는 말인가?' 하는, 안타까움!

 

그래서 습관적인 두려움과 복종을 극복해야 한다(30) 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밑줄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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