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
커피 대신에 그림 한
점
책 제목이
재미있다.
<출근
길 명화 한 점>
마치 출근길에 커피 한잔 마시라는
말 같다.
바쁜
출근길이지만 손에 커피 한잔을 들고 가면서 마시는 여유를 가지듯이,
명화
한 점을 들고 가면서 감상하라는 말,
그거다.
그런데 어디 책 제목만
재미있나,
책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명화,
그림을
전문가적 차원에서 또는 미학적 차원에서 보자는 게 아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가 감성적으로 자기를 계발하고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림을 보는 일이라
생각해요.>
(서문중)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대하는 안목도 높이고,
더하여
감성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로도 할 수 있으니 독자로서는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
책의 구성은 제목에 걸맞게 월요일,
화요일
이런 식으로,
요일별로
그림을 보면서 거기에 따른 생각을 하게끔 되어 있다.
월요일에는 이러한 소제목이
붙어있다.
“상쾌한
월요일을 위해”
자,
한번
읽어보자,
그림을
전공하는 저자,
시립미술관에서
그림 전시해설을 업으로 하고 있는 저자가 월요일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기지고 있는지?
<월요일.....달콤하고,
산들산들한
장밋빛 월요일 같기를 항상 바라지만,
혹여나
이번 한 주가 가혹하고,
버겁고,
혼잡스러울
것 같다면 그림이라도 경쾌한 것을 보면서 시작하고 싶다.>(13쪽)
하는 말을
들어보니,
무조건
‘월요일은
상쾌하게!'라고
우기지 않는다.
이런
책의 구조로 보아 '월요일,
새로운
주간을 시작하니,
상쾌한
발걸음.'
어쩌고
할 만한데, 그러지 않다는 것은 저자가 마냥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이 예술을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생활을 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생에는 여러 날이 있다는 것,
그래서
월요일을 누구나 상쾌하게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그럴지라도)
그림이라도
경쾌한 것을 보면서 시작하고 싶다.”
난,
이런
저자의 태도에 적극 동의한다.
인생은
모두가 장밋빛만 있는게 아니다.
그런
인식을 보여주는 저자이니,
그가
택하여 보여주는 그림도 볼만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월요일에 저자가 보여주는
그림은 라울 뒤피의 ‘장밋빛
인생’으로
시작한다.
배경은
모두 분홍색이다.
바닥도
벽도 분홍색이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탁자 위에 꽃병이 하나 놓여있는데,
빨간
색 장미가 꽂혀있다.
그런
그림,
비단
화가가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는지 듣지 않더라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러니
그림 잘 골랐다.
‘장밋빛
인생’,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내
인생이 장밋빛으로 바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저자는 이렇게 그 그림에 설명을
붙인다.
<
뒤피의
그림은 밝고 경쾌한 색감으로 그려서 가벼운 봄 옷처럼 얇고 리드미컬한 느낌이다.
.....뒤피의
그림을 바라보며 활기차고 달콤한 월요일이 되기를,
그림
제목처럼,
장밋빛
인생 ‘라비앙
로즈’을
떠올리면서.>
(16쪽)
이제 수요일로
가보자.
수요일
정도면,
아직
견딜만 하지 않은가?
그래서
저자는 부제를 이렇게 잡았다.
“명랑한
수요일을 위해”
그리고
그 밑에 에드와르 마네의 말 한마디를 덧붙여 놓았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색깔을 신선하게 유지하라!>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림은,
비오는
날의 여러 모습이다.
비오는
날과 명랑이 무슨 관계?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비오는
날은 울적해지지 않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맑은
날에 울적해지면 날씨에게 미안해지기 마련인데,
비오는
날은 울적해져도 날씨에게 미안하지 않다.
또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는 마음을 뻥 뚫리게 해서 시원하지만,
온종일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을 무기력하게 한다.>
(95쪽)
그러니 비오는 날에는 비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무기력하게
되기도 하지만 또는 마음이 뻥 뚫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여러 생각들이 드는데,
저자가
부제 밑에 붙여 놓은 말,
마네의
“당신의
색깔을 신선하게 유지하라!”는
말을 바로 그런 때에 쓰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설령
비가 와 마음이 무기력하게 될지라도 당신의 마음의 색깔을 신선하게 유지해라!
그
정도면 비가 올지라도,
그래서
마음이 다소 울적하게 될지라도 너끈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명랑하게
수요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출근
길,
커피 대신에 그림 한
점
그런 식으로 월요일부터 그림을
감상하면서, 거기에 따른 저자의 깊은 울림있는 해설들을 따라가노라면,
어느
덧 한주간이 훌쩍 지나갈 것 같다.
해서
이 책은 다음 편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출근
길 명화 한편,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을 그렇게 명화를 감상해 보는 책 말이다.
물론
이 책,
요일마다
그저 한 점씩 그림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몇
점씩 보여주고 있으니,
한
달은 무난히 사용해도 될 듯하다.
그래서
아침 출근 길에 커피 한잔 들고 가는 멋보다는 이 책을 통해 그림 한 점 보고,
읽고 생각하면서
출근하는 것,
더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