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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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추리소설탐정 소설?

그런 것을 뛰어넘는 소설이다.

 

일단주무대는 카레 로즈다.

그 카페를 중심으로 해서주인공 에이코의 시점에서 주변 인물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일상을 좀먹어들어가는 사건들을 풀어나간다그래서 추리소설이기도 하고 탐정 소설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사건들을 풀어나가게 되는 소재가 음식이다그게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이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나라 에이코 히노조명이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여성

구즈이 마도카 히노조명에 다니다가 퇴직후 카페 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토요일 에이코는 산책을 나가기로 했는데멀리 나가볼까 하고 자전거를 타고 나간다동네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카페 루즈라는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거기에서 에이코는 6년 전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마도카를 만난다마도카는 퇴직후 그 카페 로즈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 카페가 에이코의 삶 속에 깊숙하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카페 루즈의 메뉴에는 커다란 특징이 있다마도카가 여행지에서 만난 먹거리들을 재현하거나식재 등을 공수해 오거나 하는 것이다먹어본 적도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과 음료가 메뉴를 가득 채우고 있다. (41)

 

카페를 운영하는 마도카가 종종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중 먹어본 것들을 메뉴로 올린다는 설정인데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가 된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거기 등장하는 음식과 사건들이 기가 막히게 연결이 되면서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어떤 음식들이 있을까?

 

차갑고 농밀한 봄의 향기 딸기수프

러시아풍 치즈케이크 추프쿠헨

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월병

층층이 둘러싸인 마음 도보스 토르타

고통을 딛고 피어난 꽃처럼 세라두라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 원앙차

생크림이 전하는 말 자허 토르테

식도락가들을 위한 플레이트 카페 구르망 ·

다시 만난 세상 바클라바

마지막 이야기 아로스 콘 레체

 

풀어나간 사건중 하나달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월병]

 

월병은 중국의 음식이다화과자처럼  생긴 맛있는 음식인데그것을 둘러싸고 문제가 생긴다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이 사온 월병을 회사로 가져온 사람이 있는데사무실에 두었던 월병을 누군가 몇 개 훔쳐가버린 것이다,

분명 상자에는 월병 8개가 들어있었다는데나중에 보니 4개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월병 4개를 훔쳐갔다는 것.

우연히 그걸 듣게 된 에이코가 그것에 대한 추리를 시작하는데.....

 

과연 누가 월병 4개를 훔쳐갔을까?

여기에 숨겨 놓은 트릭이 들어있다그 트릭을 알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에이코기지에 새삼 놀라게 된다그래서 재미있다.

 

이런 사건 풀이가 음식마다 펼쳐진다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과 관련된 사건들을 풀어보는 재미도 음식 맛만큼 맛이 있다.

 

카페 루즈에서 마도카가 만드는 음식은?

 

에이코는 카페 루즈에서 마도카가 만들어내는 음식을 먹으면서 새로운 맛에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마도카가 만드는 것은 그저 맛있는 것으로 머물지 않는다.

거기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세계가 느껴진다. (224)

 

그래서 에이코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카페 루즈에 오면 가고 싶은 나라가 늘어난다. (104)

여기는 입구인 셈이다해외에는 쉽게 갈 수 없을지언정세상은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공간. (229)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에이코는 알고 있었다.

신경을 팽팽하게 곤두세우고 있을 때누군가가 손내미는 친절에 긴장의 끈이 확 풀려버리는 그 마음을. (63)

 

여행을 떠나면그런 생각을 종종해요,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내가 상식이라고 여겨온 것들이 다른 어딘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81)

 

유사체험에 불과하지만자신의 눈에 보이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매번 실감한다. (82)

 

삶이란 결국눈앞의 아픔과 계속해서 마주해야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112쪽)

 

해보지 않으면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아닌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166)

 

지금까지 에이코가 무심히 지나친 많은 것들도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그 무엇이었을 것이다. (175)

 

스스로 상식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한정된 장소에서만 통용되는 룰에 불과함을 에이코는 종종 느낀다그래서 여행을 좋아한다. (197)

 

다시이 책은?

 

차분하게 읽히는 소설이다.

읽다가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카페 루즈 안에 들어가 앉아에이코와 마도카 두 사람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다가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마치 맛있는 음식을 아껴 먹어가며 그 맛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읽어가는 그 맛책을 읽어가는 게 이처럼 맛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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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 종교 간 갈등의 원인과 한국형 종교분쟁의 실태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8
최준식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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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종교분쟁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그 목차를 먼저 살펴보자.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1부 인류는 현재 어떤 종교를 믿고 있을까?

2부 세계의 주요 종교 분쟁 지역은?

3부 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4부 우리나라는 왜 종교분쟁이 없을까?

 

결론부터 알아보자

우리나라에는 왜 종교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에 종교분쟁은 보도가 되지 않고 있어 그렇지 자그마한 사건들은 많이 있다는 것을 먼저 전제로 하고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종단들이 평화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한국 종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세 개의 종단 가운데 2개 종단이 포괄주의적인 진리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개신교불교가톨릭 가운데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가진 교단은 개신교 하나뿐이라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개신교가 아무리 배타적인 태도로 다른 종교를 대할지라도 불교와 가톨릭이 포괄적인 태도에 따라 개신교를 호전적으로 대하지 않으니 분쟁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173)

 

여기서 몇 가지 강조해두자.

 

첫째개신교불교가톨릭 가운데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가진 교단은 개신교 하나뿐이라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것.

둘째불교와 가톨릭이 포괄적인 태도에 따라 개신교를 호전적으로 대하지 않으니 분쟁이 생기지 않는 것.

 

그러니 안타까운 현실이지만우리나라의 개신교는 배타적이라 얼마든지 다른 종교와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나 다행스럽게도 다른 두 종단 즉 불교와 천주교가 포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개신교가 왜 배타적이며불교와 천주교는 왜 포괄주의적인가를 알아야 한다.

 

<다른 종교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

 

그것을 이 책 <3종교분쟁이 일어나는 이유>에서 <다른 종교를 대하는 세 가지 태도>라는 항목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배타주의포괄주의종교다원주의

 

배타주의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고 믿고 다른 종교는 배척하는 주의개신교나 이슬람교가 이에 해당한다.

포괄주의 다른 종교를 포용하기는 하지만다른 종교를 자신이 믿는 종교보다는 하급으로 보는 주의불교나 천주교(1960년대 이후)가 이에 해당한다.

종교다원주의 모든 종교를 동등하게 여기는 주의종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배타주의가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이는 개신교나 이슬람교가 유일신 신앙이기에 그렇다그런 종교에서는 자기들이 믿고 있는 신이 오직 한 분이기 때문에 다른 신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다른 종교에는 자연스럽게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천주교는유일신인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데왜 포괄주의일까?

이 책에서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살펴볼 수 있다.

천주교가 1960년대에 열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주교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교리를 포기했다는 사실이다. (111쪽 이하)

 

다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종교분쟁이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이 세계 곳곳에는 종교로 인한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분쟁은 다음 표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이 책은?

 

평화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종교의 본령이겠다.

종교를 가지고신을 믿을 때에는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하여 그렇게 한다.

그렇게 개인의 평안평화를 누리기 위하여는 그 사람이 속한 사회 또한 그런 평안함이 있어야 한다그게 사람이 종교를 가지고 살아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종교의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면개인의 평화도 사회의 평화도 함께 이루어져야만 된다그래야만 모두다 평안을평화를 누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눈을 돌려 세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들의 가장 큰 원인이 종교때문이기에 그렇다. 

 

이 책은 종교간의 분쟁 현황과 그 원인, 그리고 분쟁의 원인과 종교의 본령이 상충한다는 것을 살펴보고, 그래서 종교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그런 분쟁의 원인이 종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서 이 책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싸우려고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것을 확실하게 새기고 살아가야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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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 인공지능과 뇌과학으로 본 인간의 호기심과 창의성의 기원
다이코쿠 다츠야 지음, 김정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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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우리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면얼마나 좋을까?

물론 기계로 뇌가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그런 거 말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뇌가 어떻게 작동이 되는가를 알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 굳이 기계로 뇌를 찍지 않아도나의 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이런 것알아두자. 

우리 뇌는 움직인다움직이는데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뇌가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모되는데새로운 것을 계속 접하면 그 정보를 처리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이다이런 말을 들으니떠오른다정말 새로운 내용을 계속 읽고일을 하다보면 진이 빠진다는 것그건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반증이 아닌가?

해서 이 책이 말하는 바가공감이 된다맞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반대로 알고 있는 것뻔한 것을 계속 접하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뇌는 지겨워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뇌가 일을 한다는 것바로 나의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1_뇌의 통계 학습이란 무엇인가

2_개성과 창조성은 흔들림에서 시작된다

3_본질을 아는 것의욕을 갖는 것

4_수렴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의 공동 창조

5_인간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개성을 살리려면

 

아마나도 그랬지만제 1장의 '통계학습'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니 뇌가 어떻게 움직이나를 이야기하자면서통계무슨 통계학을 배우라는 것인가?

 

오해다이런 생각아 나만의 것이면 좋겠다.

통계 학습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통계 학습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뇌의 학습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그런 까닭에 학습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지만학교에서 배우는 학습과는 의미가 다르다학교에서의 학습은 의식적으로 시행되는 반면 통계 학습은 무의식중에 자동으로제멋대로 뇌가 배운다는 의미에 가깝다. (22)

 

그러니 통계라는 말에 지레 겁먹지 말자이 통계 학습은 의식적으로 통계학을 공부하는 차원이 아니라뇌가 무의식중에 저절로 움직이는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계속 읽어보자.

 

통계 학습은 우리가 깨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자고 있을 때도 끊임없이 시행되며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에 걸쳐 지속된다고 한다그리고 원숭이나 새설치류(쥐 등등 온갖 동물의 뇌에도 통계 학습 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이 밝혀졌다즉 통계 학습은 생물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뇌의 가장 보편적인 학습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24)

 

그런 통계 학습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예를 들어, 25쪽의 건널목 지나갈 때 우리 뇌가 어떻게 움직이나 살펴보자.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가정해보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면 당연히 건너갈 수 있고차는 그 앞에 멈출 것이라 예측한다.

이건 나도 그렇게 예측하고나와 같이 내 뇌도 그렇게 예측을 한다.

그리고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건너가면 안 된다차는 달려도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라 건너가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들어 하마터면 차에 치일뻔 했다.

이런 일이 한 번 생기더라도 내 뇌는 저절로 무의식적으로 비상을 건다. 100% 안심을 하던 상태에서 변하게 된다앞으로 파란불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100% 안심하면 안된다고 뇌는 자동적으로 숫자를 조정하여 입력을 한다뇌가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게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려주는 통계 학습이다.

 

그런 단계에서 움직이던 뇌가 어떻게 하면 기쁨을 느끼게 되는가?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그것이다.

 

무언가를 학습할 때 경우를 살펴보자.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여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이미 이해한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면 뇌는 당연히 반응이 느려진다굳이 거기에 대하여 반응할 필요가 없어지고 지겨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구구단을 외울 때다 외우기까지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지만 구구단을 다 외운다음 숫자 곱셈 문제를 계속해서 풀어보자고 한다면얼마 있지 않아 뇌는 지겨워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 뇌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기쁨을 느끼지만그것을 알게 되고 난 다음 부터는 기쁨의 강도가 서서히 떨어지고 곧 지겨움의 단계로 들어갈 것이다.

  

사람은 통계 학습을 통해 외부 정보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자연 현상의 확률을 되도록 확실하게 파악하려 한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통계 학습을 통해 얻은 잠재 기억은 의미 기억과 일화 기억으로 변화하며마지막으로 독자적인 스토리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70) 

인간의 뇌가 학습할 때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한 상태(불확실성이 0인 상태)보다도 오히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불확실성이 낮아진 순간)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그러나 일단 불확실성이 낮아져 0의 상태가 되어버리면 그 정보에서는 불확실성을 낮춰서 생기는 기쁨을 더 이상 얻을 수 없게 된다. (71)

 

다시 이 책은?

 

이 책으로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알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 우리가 공부하고 일을 해야 뇌가 기뻐하며 작동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뇌가 열심히 일하는데너무 지겨워하지 않도록또 너무 힘들어 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내 뇌가 창조적으로 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내가 뇌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되었다그런 뇌운동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내가 내 뇌와 사이좋게 지내면서나를 더욱 창조적 인간이 되도록 만들어가는 노하우이 책 아주 쉽고도 자세하게 알려준다참으로 좋은 선생을 만났다.

이런 것 알게 되는 이 책읽는 동안 내 뇌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으로 아주 즐거워했다는 것아주 확실하다이 글을 쓰는 순간도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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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문답·계방일기 - 인간과 만물 간의 경계를 넘어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클래식 아고라 3
홍대용 지음, 정성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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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문답 계방일기

 

홍대용조선 시대 실학자그를 만난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그에 대해 언급한 것그리고 조선 시대 실학자를 논하는 다른 책에서 언급된 그에 대한 기록들거기에 이 책을 더하게 된다.

 

이 책은 홍대용이 쓴 의산문답』 『계방일기두 권의 책을 한데 묶은 것이다.

 

먼저홍대용의 일생과 두 책의 관계

 

조선 시대 실학자조선 시대 노론의 집안에서 태어나 얼마든지 관직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순수한 학문의 길을 선택하여 기호학파의 대표적인 유학자 김원행 아래에서 수학하였다그의 관심 사항은 유학은 물론 천문학·수학·역산학·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그리고 천문 기구에도 관심이 많아 천문 기구를 제작하여정원에 설치해놓기도 하였다단순한 책상물림이 아닌 것이다.

 

그는 서른다섯의 나이로 중국 땅을 밟는다연행 사절의 일원으로 북경에 갔는데이때 북경 유리창에서 만난 항주의 선비들과 우정을 나누고 또한 서양문물을 접하면서 서서히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인물로 탈바꿈되어갔다이 책에 들어있는 의산문답은 홍대용이 중국 연행을 다녀온 후 쓴 책이다.

 

40대에 들어서 음직으로 관직에 나가 17개월 동안 세자익위사에서 시직(종 8)으로 근무했다이때 세자의 경연에 나가 공부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 계방일기 계방이란 그가 근무한 세자익위사를 말한다세자를 보필하는 기관은 두 개가 있는데하나는 세자시강원이고 다른 하나는 홍대용이 일한 세자익위사이다세자시강원은 춘방’, 세자익위사는 계방이라 부른다.

 

그에 대한 평가

 

시강원 한정유가 당시 동궁인 정조에게 홍대용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신이 홍시직을 잘 모르긴 하오나 유교 경전에 공부가 깊으며 과거 공부만 하는 선비는 아닌 줄로 아옵니다. (109)

 

그처럼 홍대용은 과거 공부는 하지 않고실제 공부만 했기에 과거 시험은 보지 않았다.

그가 관직에 나간 것은 그의 가문 덕이었다음직으로 그는 벼슬을 했다.

 

먼저 의산문답은 어떤 책인가?

 

조선 시대의 책이다유학을 기본으로 한 선비실학자라고 해도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으니이 책을 일단 『논어』나 『맹자와 비슷한 편제로 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다잘 못 생각했다.

 

이 책은 소설이다대화체 소설이다게다가 다루고 있는 주제도 일상에서 벌어지는 유교 관련 사항이 아니다천문을 주제로 하여하늘과 우주를 다루고 있는 대화체 소설이다.

 

대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실옹과 허자라는 이름을 가진 두명의 인물인데실학자를 상징하는 실옹과 공리명분에만 치우친 허자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여 우주 천문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당시에 이런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다니놀라운 일이다.

 

은하란 수많은 별 세계가 모여서 하나의 세계를 이룬 것으로우주 공간에서 두루 돌며 큰 고리를 이룬 것이다이 고리 안에 수만 개나 되는 별 세계가 있다태양계와 지구 등 여러 세계도 그 중의 하나일뿐 은하는 태허(우주 전체)에서 가장 큰 세계다. (48)

 

이런 말을 듣고 허자라는 사람은 이런 고백을 한다.

 

저는 혼탁한 세계에서 태어나 사는 보잘것없은 사람으로 선생의 말씀을 듣고 비로소 태허 안에 이러한 뭇 세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53)

 

또 다른 책 계방일기는 어떤 책어떤 내용이 있는가?

 

홍대용은 당시 세자익위사의 시직으로 근무했다. 종 8품직이다시직으로 근무하면서 때로는 세자의 공부에 참여하여 경연을 돕기도 했는데그 경연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 계방일기.

그러니 홍대용으로 보면 근무일지가 되겠고세자 측으로 보면 공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런 기록을 보면 정조 (당시 세자)와의 경연이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오늘 강론은 매우 좋았소상번은 논의할 주제를 끄집어냈고계방은 이를 부연해서 설명하였으며 하번은 총괄하여 매듭을 지었소. (216)

 

이 책 계방일지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세자의 경연장에서 단순히 학문만 논한 것이 아니라마음 자세에 관하여도 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해서 여기 기록된 내용중 심학(心學)에 관하여 읽어보면서 마음공부도 가능하다.

 

착한 마음을 붙들어놓는다는 뜻의 조존(操存두 글자는 예로부터 마음공부인 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격언이었습니다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조존 공부를 더하여 움직일 때나 고요히 있을 때나 한결같이 마음이 안정된 뒤라야 마음자리가 깨끗해지고 밝아져서 일의 처리가 이치에 맞게 될 것입니다. (214)

 

다시이 책은?

 

이 책에는 이런 부제가 뒤따른다.

<인간과 만물 간의 경계를 넘어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그 부제에는세상을 보는 눈이 좁디좁은 방안에서우물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경지에서 벗어나거기에다가 인간과 만물을 구분 짓지 말고 경계를 허물고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홍대용의 그 마음이 잘 나타나고 있다.

 

조선 시대사람들은 우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지금처럼 지구가 자전하고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홍대용은 그걸 알고 있었다우리가 말하는 지전설즉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런 지식을 조선 시대에 깨치고 있었던 홍대용의 저작 두 권을 읽으면서조선 시대 실학자의 시대를 넘어서는 지혜와 경륜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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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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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어떤 때 책에서 한 줄 만나면 갑자기 책이 좋아지는 경우그런 때가 있다.

그 한 줄로 그 책이 갑자기 환한 빛을 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책이 있다.

 

이 한 줄의 글나에게 번쩍 다가왔다

 

이 책을 읽다가 바로 그런 경우를 만났다.

 

그러므로 당신의 삶이 예술이라 생각한다면지극히 작은 부분을 어떻게 그릴지 골몰하기 전에바로 옆에 어떤 색을 칠할지 집착하기 전에일단 붓과 팔레트를 내려놓자봄바람처럼 선선한 마음으로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단 한 장의 백지’ 전체를 조망해 보는 시간을 마련하자. (39)

 

이 문장에 밑줄을 긋다가 가슴이 찌르르 하는 충격을 받았다그 말들이 온통 나의 가슴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한다인생에 단 한 번 만난 문장이라고나 할까.

 

그 문장 선봉장이 되어다음 문장다음 글 계속해서 내 마음 속으로 물밀 듯 밀고 들어왔다.

 

해서 이 책은 음미하면서밑줄 그으면서심장에 새겨가면서 읽을 책이다.

 

더 읽어보자.

 

이제껏 당신이 겪어온 모든 것을 곰곰이 살펴보며그렇게 당신의 내면을 깨워 섬세히 어루만지며 당신만의 삶을 어떻게 구성할지 탐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나 그런 시간을 창조해보자.

 

결론은이것이다.

구성의 시간우리의 오직 한번뿐인 삶을 위한 시간전체를 조망해 보았을 때 우리 삶은 어떤 독창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을까? (39)

 

내 삶을 조망해 보는 기간그런 시간을 언제 가져보았던가?

 

이 책은 나에게독자에게 그런 시간을 갖도록 말해준다정말 좋다이런 순간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는 책좋다고 말할 수밖에.

 

그렇게 한번 순간 내 가슴이 뒤집어지는 경험을 했으니그 다음 다음 페이지에서도 그런 감동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렘브란트의 이야기 읽어보자거기에서도 만난다.

 

렘브란트에게 자화상 그리기는 한없이 깊고도 복잡미묘한 자신과더 정확히 말해 자신의 내면과 대면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73)

 

렘브란트에게 자화상이 자신의 내면과 대면하는 계기가 된 것이라면이 책은 나에게 나의 내면과 마주 대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소로야 미술관에서>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그림을 통해서 음미할 거리를 주고 있다.

다른 그림들도 다 좋지만특히 이 그림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호야킨 소로야. Joaquin Sorolla y Bastida (1863 ~ 1923)

스페인의 인상주의 화가다나는 이 화가를 처음 만난다저자 덕분에 만난 것이다.

 

저자는 마드리드에 있는 소로야 미술관 전체를 무려 30쪽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미술관 구조부터 시작해서 전시되고 있는 소로야의 작품들까지미술관을 통째로또한 그의 예술도 한꺼번에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술관 소개는 물론그림 하나 하나가 다 마음에 쏙 들어오는데거기에 덧붙인 저자의 말들이 더더욱 그림을 좋아하게 만든다.

 

우선 그림 보는 방법을 알게 된다.

 

입과 귀는 닫은 채오로지 두 눈의 감각만을 활짝 깨운 채한 장의 그림과 반 시간 동안 담소를 주고 받는 중에......(203)

 

그저 스쳐 지나가다가 제목이 특이하거나 형체가 눈에 조금 다르게 보이는 그림 앞에 그것도 잠깐 보고 지나왔던 나의 그림 보기와는 완전 판이 다른 것이다. 나같이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에게 그림이 어디 말할 겨를이나 있었을까?

 

그림 하나 소개한다.

 

햇빛과 만나 발하는 물빛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물의 요동그 물 속에서 물장구치는 인물에 의해 조각 조각 부서지는 물 덩어리들그 생동감 넘치는 물이 살아 숨 쉬며 요동치는 순간을 인상주의적 붓질로 담아낸 것이다. (222)

 

호로킨 소로야 <수영하는 사람>, 1905

 


 

 

물 덩어리들!

글쎄물을 지금까지 '덩어리'라는 말과 함께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물 덩어리'낯선 표현이지만 물의 형질을 그대로 표현하는 적확한 단어가 아닌가?

그 단어를 접하고 그림을 다시 보니정말 물이 덩어리 지어 다니고 있었다.

 

개벽이다말의 개벽생각의 개벽이 그 말에서 내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구나!

 

다시이 책은?

 

이 책은 결코 후루룩 한 입에 마셔서는 안된다.

맛이 좋다고 결고 그냥 들이켜서는 안된다.

한 입물론 한 입마다 다 맛있는 것들이지만 결코 한번에 다 마실 생각 하지 말고

천천히아주 천천히.

한 입 먹고 많이 생각하고또 한 입 마시고 더 많이 생각하고새기고 새겨 그것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생각하면서 먹을 일이다.

 

이 책은 음미하고음미하며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문장마다거기 들어있는 단어 하나 하나를 새겨가며 읽어보면뭔가 다름을새로움을 느끼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해서 이 책 읽고 또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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