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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팬케익 :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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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All Loving>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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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
2025-12-03
오늘의 팬케익 :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남선우 지음 / 뉘앙스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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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팬케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든 생각

 

팬케익을 좋아하는데, 이런 방법으로 팬케익을 만나게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며, 작가가 만든 팬케익을 소설로 맛보기 원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틀렸다. 소설이 아니다.

 

읽어가면서

 

아니, 정말 대단한 책이다. 팬케익을 가지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양자역학을 거론하는 것은 애교 정도로 받아들인다 쳐도, 하나의 논문 형식의 글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46쪽에서 65쪽에 이르는 논문 <완벽한 팬케익을 만드는 방법>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서론, 팬케익의 분류, 주방실험과 패턴 분류, 물리적 설명, 결론의 순으로 이어지는 논문은 정말 압권이다. 대체 누가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물론 그 논문을, 아무리 가볍게 썼다(47) 할지라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러고 보니 이 책은 팬케익에 대한 저자의 사랑과 경의를 모두 담아놓은 것이다.

무릇 어떤 것을 애정하면 이런 일도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팬케익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그 사랑을 글로 써서, 책으로 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또한 팬케익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저자는 겸손하게도 전공 통달, 비법은커녕 가장 애호하는 대상도 사실 팬케익이라고는 할 수 없다’(6)고 하지만, 말로 하는 애호보다 글로 쓰는 애호가 더 진하다는 것을 독자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팬케익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

 

책을 읽으면서 저자를 따라 팬케익을 생각하게 된다.

 

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대학원 수업에서 모 과목을 수강할 때, 담당 교수님은 항상 가방에 팬케익을 몇 개 담아오셨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돌발 질문을 몇 개 던지는데, 그 질문에 정답을 보낸 학생을 향해 팬케익을 마치 원반던지는 것처럼 던지셨다. 그런데 어쩌면 그게 그리 정확하게 그 학생이 있는 지점으로 날아가는지! 그 학생이 손을 들어 그걸 캐치하고, 그러면 나머지 학생들이 모두 박수를 보내고.

 

그런 추억이 하나 있다. 저자가 팬케익을 사랑하는 덕분에 이런 추억도 적어두게 된다.

그 때 교수님이 던진 팬케익은 아주 담백한 것이어서 이 책 66쪽에서 77쪽에 사진으로 등장하는 팬케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첨언해둔다.

 

그런데 팬케익은 그냥 먹으면 너무 심심하다.

해서 책에 나온 것처럼 어떤 시럽이 됐든 시럽과 같이 섭취해야 한다. 그래야 팬케익이 입에서 살아난다. 그냥 팬케익만 먹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달라진 팬케익을 맛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서 팬케익은 홀로 있는 것보다는 다른 것과 같이 있는 게 훨씬 낫다. 맛도 그렇거니와 모양도 더 그럴 듯하다. 나의 그런 생각이 과연 그런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위에 적어둔 페이지를 펼쳐 사진을 꼭 확인하기 부탁한다.

 

그런 모습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팬케익은 제철 딸기와 딸기 시럽에 잠기듯 놓여있었고, 시럽에는 겨자씨가 이따금 콕콕 박혀있었다. (83)

 

전국 팬케익 맛지도

 

안타깝게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마땅하게 팬케익을 먹을 데가 없다.

물론 동네방네 다 뒤지다보면 어딘가 있긴 하겠지만, 나의 팬케익 애호 수준이 그정도는 또 아니라서 그냥 이 책을 보면서 그림의 떡만 먹고 있는 중이다.

 

저자는 그런 나를 위한 것인지 전국의 재밌는 팬케익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아,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곳, 전주 블랙팬다이너라는 곳이다. (89)

검색해보니, 우리집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이다, 그야말로 등잔밑이 어둡다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팬케익 가게를 두고서 동네방네 뒤지네마네 사설을 떨었다는 것 아닌가.

 

필리치즈스테이크 팬케익을 팔고 있다는데, 팬케익 위로 볶은 고기와 채소를 올리고 그 위에 치즈를 잔뜩 덮어주었다고 저자는 거기 가서 먹어본 후기를 남기고 있다. (89)

 

다시, 이 책은?

 

그래도 언젠가는 그럴듯한 팬케익 가게를 만날 것인데, 그럴 때를 위해 이 책에 등장하는 팬케익의 모습을 잘 담아놓고 싶다,고 바로 위의 글을 쓰기 전에 마음 먹었었는데. 저자가 전주로 팬케익을 먹으러 오셨다는데, 나는?


언젠가 먹어보겠다는 작정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반드시 가서 먹어볼 작정이다.

그때는 이 책을 들고가 사장님에게 보여줄 작정이다.

 

그러니 이 책의 용도를 하나 더 발견한 것이다. 들고 간다......그리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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