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 천재 동양 철학자들의 생각의 향연을 듣다
이중텐 지음, 이지연 옮김 / 보아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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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제자(先秦諸子)에게서 인문학을 배우다 .

 

먼저 제목부터 짚어보자.

이 책 제목은 <이중텐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이다.

그러니까, 제목에 의한다면 이중텐이 인문학에 대하여 쓴 책이라는 것이다.

제목만 본다면 이 책이 마치 인문학이 어떤 것이라는 등, 인문학에 대하여 쓴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봐도 그 안에 인문학이라는 말은 거론하지는 않는다.

대신 이중텐은 선진제가들의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중텐은 이 책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그래서 원제를 찾아보니, <先秦諸子百家爭鳴>이었다.

그러니, 이중텐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진의 여러 학자들이 말한 것을 정리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제목이 붙은 것은?

아마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편집자가 그렇게 고쳤을 것이다.

아무리 이중텐이 유명하다할지라도 선진시대의 학자들이라는 제목으로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할 터이니 '인문학'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아닐까? .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바꾼 것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이중텐이 말하는 것이 전혀 그런 것이 아닌데, 그저 제목만 유행어를 따라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이중텐이 선진시대의 제가(諸家 혹은 제자 諸子 - 여러 학자들)의 사상을 논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인문학이라는 범주에 들어간다면, 그래서 인문학이 무엇인지를 보며주는 것이라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하며 읽었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은 이중텐의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그는 일단 공자로부터 시작한다. 공자로부터 시작하여 제자 중 묵가, 도가, 법가와의 논쟁, 즉 선진 백가쟁명의 3대 논쟁을 설명한다.

이를 요약하기는 복잡하니, 건너뛰자.

 

그런 다음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 즉 궁금한 점을 설명한다.

 

중화민족은 어떻게 이처럼 수많은 위대한 사상가를 배출할 수 있었는가?

그들은 어떤 이유로 춘추전국시대에 집중적으로 출현했는가?

그런 사상이 왜 이처럼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강인한 생명력과 영원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가?

 

위의 세 가지 의문점을 설명한 다음에는 선진의 사상가들의 사상을 이 시점에 살려보자 주장한다. 

 

선진 제자의 사상은 인류 문명의 값진 유산이니 당연히 계승해야 하는데, 문제는 방법이다.

이는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 않은가? 다른 사상서를 읽어보면, 대개 이런 실천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은 독자들에게 맡길뿐, 사상을 실천, 계승하자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상 계승의 예로 논어의 오직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가 어렵다라는 구절을 든다.

 

이를 어떻게 실천, 계승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구체적 계승과 추상적 계승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자세한 내용은 506쪽 이하 참조)

 

이렇게 저자는 제자의 사상을 공자로부터 시작하여, 분류 분석하고, 더 나아가 통합하며, 그것을 계승하고자 한다.

 

이 책, 바로 인문학이다.

 

그러한 저자의 생각을 읽던 끝에 이 책의 제목을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라고 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문학의 정의에 대하여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합당한 것은 특별히 어떠한 한계에 가두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인문학 자체가 통섭의 학문이지 않는가? 그래서 어떤 특정한 분야 예컨대 문 사 철 만이 인문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문학의 본질이 아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이중텐이 비록 인문학이라는 말 한마디 언급하지 않았지만,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시대에 맞게, 또는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를 집대성한 선진시대 제가들의 생각을 드러내 보인 이 책, 인문학이라는 범주에 넣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아니, 오히려 그런 사상들을 통하여 인생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도록 하는 이정표를 제시하였기에, 그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의 펼쳐보인 제자들의 사상을 살펴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지금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하는 점이었다. 제자백가의 사상이 분출하던 시기, 2500여 년 전 춘추 전국 시대처럼 그러한 시간이 되돌아 온 것 같은 이 시대에 생각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한 시점에 오히려 공자 등 제자의 사상들을 이 시대에 대안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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