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은 하나만
있어도 족하다.
이야기의 흐름 파악을 위하여
다른 소설 못지않게 등장인물들이
서서히 아주 서서히 드러난다.
그래서
그 관계를 파악하기 까지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줄거리 장악을 위해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니라,
화자의
이름을 알기까지 글 내용을 헷갈려하며 읽었기 때문이다.
이랬다.
우선
화자인 ‘나’가
있다.
그런데
‘나’의
이름은 무엇일까?
118쪽에
이르기까지 여러번 등장한 이름이지만,
앙투안,
이
이름이 '나'의
이름인줄 몰랐다.
이게
누구 이름일까,
궁금했는데,
어머니를
찾아간 '나'를
어머니가 부를 때에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앙투안"(118쪽)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그제서야
그 앞의 문장이 이해되었다.
<배신자,
그래서
문자메시지고 뭐고 하나도 남기지 않았어.
앙투안
너한테만 얘기했을뿐이라고.>(99쪽)
이것은 친구 스프프가
‘나’에게
한 말인데,
99쪽을
읽을 때에는 앙투안이 누구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줄거리 흐름이 파악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
소설(1,
2부)은
앙투완이 아들 레옹을 상대방으로 하고 쓴 편지글인데,
그
내용 중에 누군가 앙투안을 부르거나 대상으로 한 말이 있다는 것,
그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다니!!!
그래서 알게된 것
-
이 책의
등장인물들
아버지,
어머니,
새어머니
(콜레트,
137쪽)
(20쪽)
동생들
(쌍둥이
-안과
안나)
- 그
중 '안'이
죽음(38쪽)
부인
-
나탈리
(51,74쪽)
딸
-
조세핀
(61쪽)
아들
-
레옹(32쪽)
친구
-
프레데리크
프로망 (별명
-
스프프)
(16쪽,35쪽)
그렇게 이런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불행은
여기,
행복은 저 멀리에
이야기의
1부
끝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터진다.
앙투안이
딸 조세핀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다.
죽이려
했지만,
부상을
입히는데 그치고 말았다.
그
후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불행과 행복에 관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그리고
2부에서
역시 화자는 ‘나’인데,
무언가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이 벌어질만 한데,
그래야
이야기가 해피엔딩은 되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추고 끝날 것인데,
작가는
그런 독자의 바람을 무시한 채,
‘나’의
도피생활을 오히려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그것이
행복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러니 독자로서는 무슨 일이 생겨야
하는데,
그래서
‘나’가
개과천선해서 문제해결에 앞장 서야 하는데,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아르히날도라는 아이와 공이나 차고 있으니,
그래서
이 책 169쪽까지
읽어오는 동안 조마조마 했다.
무슨
일이 생겨야 하는데,
생겨야
하는데,
가슴을
졸였다.
그런데 이윽고 일은
터졌고,
독자를
안심하게 하는 ‘나’의
심경의 변화가 보이는 것이다.
<난
웃다가 울다가 했다.
그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
몸이
떨렸다.
갑자기
약속을 하고 싶었다.
이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었다.>(169쪽)
“이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었다.”
이 말이 전기가
되어,
이야기는
서서히 해결되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가
무슨 큰 역할을 하거나,
갑자기
사람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야기의 전개상 이야기가 바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그
일은?
다른
곳에서,
바로
상처입은 조세핀에게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회복하려는 의지 또는 과정
조세핀에게 그 사건은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아버지가
나를 쏘다니?
이 책의
3부에서는
화자가 ‘나’에서
조세핀으로 바뀐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녀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해석하고,
더
나아가 해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느 정도 상처에서 회복된 조세핀의
모습을 묘사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오늘
아침의 데생시험에서 17점을
맞았다.
특정한
화가의 화풍으로 자화상을 그리는 시험이었다.
나는
(프란시스)
베이컨을
택했다.>
(240쪽)
여기 이 문장에 대한 각주가
달려있다.
'프랑스
고등학교의 성적은 보통 20점
만점이며,
16점부터
우리나라의 A에
해당한다.'
그런데 정작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다.
그가 자화상을 어떻게 그렸는지를
설명해줘야,
조세핀이
왜 17점을
맞았는지 이해할 수 있을텐데...
프란시스 베이컨의
자화상!
그렇게 상처와 직면하기 시작한
조세핀은 아버지가 자신을 총격한 그 사건에 대한 해석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저자는
그런 해석과정을 조세핀의 '끔찍한
질문'에 대한 자문자답으로
보여준다.
조세핀은 알고
싶다.
그래서
묻는다.
"왜
아빠는 나를 먼저 쏘았을까요?"
(193, 283쪽)
이에 대한 일차 답은 앙투안에서
나온다.
고모인
안나는 앙투안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 질문 이야기를 하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283쪽)
다음은 조세핀의
자문자답이다.
-
첫
번째 답
"단지
정면을 향해 쏘았다."(237쪽)
-
두
번째 답
"레옹을
먼저 쏘고 그 소리에 내가 깰까 봐 무서워서.
내가
그 모습을 목격하고 더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을까 두려워서."(242쪽)
-
세
번째 답
'
여자들은
자기를 두렵게 하는 존재였기 때문에.'(250쪽)
-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답
'마지막
순간에 생각을 바꾼 거라면 아무래도 레옹을 자기 곁에 두는 게 좋아서.
내가 동생보다 좀 더 오래
살았으니까.
동생이
좀 더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날
지나치게 사랑해서.'(259쪽)
-
일곱
번째 답
'나는
그 사람한테 멋진 아빠라는 얘기를 하지 않아서.'(267쪽)
좋은 기억은 하나만
있어도 족하다.
이렇게 치열한 자문자답을 통하여
조세핀은 한걸음 한걸음 아버지와의 화해를 위한 걸음을 내딛게 된다.
그럼 그 화해를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기억이다.
아버지와의
좋았던 기억 -
다만
한토막일지라도 -
이
그녀를 화해의 자리로 인도한다.
<정말
당신 목소리였어요.
‘핸젤과
그레텔’을
읽어주는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스스르 깊은 잠에 빠졌어요.>(263쪽)
세상의 두려움과의 대면
그래서 그런 기억이 조세핀을
앙투안에게로 가게 만든다.
화해의
여행이다.
그 과정에서 이런 생각을 조세핀은
하게 된다.
<두
사람(노부부)은
영화도 보지 않고,
책도
읽지 않고,
서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손만 맞잡고 있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손을 저렇게 잡고 있겠지.
그땐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겠지,
언젠가는.>
290쪽
그래서 그 여행의 의미를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
여행은 그 자체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
(290쪽)
결국,
부녀는
화해한다.
그게
행복이다.
고통과 행복에 관한 보고서
그래서 이 소설은 고통과 행복에
관한 보고서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고통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게 될 것이다.
아니
안다는 차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절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가령 이런 말을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지나고 나서야 행복했음을 깨닫는다.
고통과는
달리 행복하게 사는 순간에는 결코 그 행복을 깨닫지 못한다.>
(277쪽)
그러니 이
순간,
우리
주변에서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행복은 없는지,
그래서
행복이 어디 다른 데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공연히 쓸데없이 시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이 이
소설 <행복만을
보았다>이다.
사족
1
- 더하여,
친구가 되는
법
조세핀의
경우이다.
<친구를
한 명 사귀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사샤.
그
친구는 자기 이름이 싫다고 했다.......
내가 조세핀이라는 이름도 정말
별로라고,
괜히
겉 멋만 잔뜩 들어간 이름이라고 했더니 사샤는 아니라고 했다.
엄청
멋진 이름인데 왜 그래,
사샤가
말했다.
너처럼.
'너처럼'이라는
이 말 한마디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238쪽)
사족
2
- 향수를 일깨우는 여러
사건들
이 책을 읽다가
<러브
스토리>의
알리 맥그로우를 떠올리는 일도 있었다.
"순간
알리맥그로가 떠오르더군.
스케이트를
타고,
모차르트와
바흐와 비틀스 그리고 나를 사랑했던 여자"(49쪽)
예전,
예전에
읽었던 <러브
스토리>의
첫 대목이라 생각된다.
남자
주인공 올리버가 회상에 잠겨 읊조리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