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 과학 전문기자가 전하는 세상 속 신비로운 이야기
모토무라 유키코 지음, 김소영 옮김 / 미디어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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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런 말 읽어보자.

 

과학은 어느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이제 모든 사람들이 장착해야 할 기본적 소양이 되었다. 과학을 모르고서는 하루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우리의 삶은 과학으로 시작해서 과학으로 끝이 난다. 사람의 하루가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는가를 생각하면 자명한 이치다.

 

그러니 이 책으로 더한층 과학적인 시각을 길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에는 그래서 우리가 다시 한번 과학이라는 시선을 생각하게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중에는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모르는 것도 많아 책읽는 기쁨을 맛보게 해준다.

 

인류세에 대하여

 

그간 여기저기서 인류세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인류세, 과연 어떤 의미일까?

여기서 그 정확한 뜻을 알게 된다.

 

새로운 지질 시대의 개념이다. (27- 28, 33)

 

현재 우리는 신생대 제 4기의 홀로세에 살고 있는데, 안타깝지만 이제 인류세라는 용어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지구의 연대가 홀로세에서 인류세로 넘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설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인간이 지구를 크게 변화시켰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캄브리아기의 지질에서 삼엽충 화석이 대량으로 출토되듯이, 인류세의 지질에서는 석유를 태워서 나온 매연이나 문명의 부산물, 그러니까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화학 물질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33)

 

꼭 읽어야 할 대목 몇 군데

 

이 책을 읽다가 이건 꼭 읽어야 해, 이건 다른 사람들도 알아야 해, 이렇게 외치고 싶은 글꼭지가 있어, 기록해둔다.

 

탄소 중립사회, 꿈인가 신기루인가? (89)

애국심이 독가스를 낳는다. 화학 무기의 아버지 하버 (193)

과학을 사랑한 소녀, 요네자와 후미코 (198쪽 이하)

 

특히 세 번째로 적어둔 요네자와 후미코의 이야기는 꼭 읽고, 기억해두자.

어린 소녀였을 때, 그녀는 어느날 오후 툇마루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림을 그리던 소녀에게 엄마가 종이에 삼각형을 그려주며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라며 설명을 해주었다. 그걸 그때 완벽하게 이해하고, 진실을 안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체험은 그녀를 과학의 세계로 인도했고, 물리학자가 되었다.

자서전 <인생은 즐긴 자가 승리한다>에서 그런 기쁨을 밝혀놓았다.

 

저자가 느낀 안타까움에 공감한다.

 

과학의 이노베이션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저자의 경험담 하나.

 

카메라를 오래 방치하고 있다가 막상 쓰려니 작동이 되지 않아 수리점에 갔던 일을 말하면서 내린 결론이 이것이다.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거리의 마차를 몰아냈듯이, 파괴적 이노베이션은 기존에 있던 기술을 무력화한다. 그때까지 주류였던 상품이나 서비스는 잊혀가고, 때로는 방대한 쓰레기가 된다. (102)

 

지금도 아파트 쓰레기장에는 못쓰게 된 가전제품들이 수시로 버려진다. 오래 된 제품뿐만 아니라, 껍데기가 구형이 되었다고 쫒겨난 것들도 있다. 과학의 발전이 가져온 뜻밖의 피해,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심정에 공감한다.

 

해서 이런 말은 특히 밑줄 긋고 새겨야 할 것이다.

 

인간은 행동할 때 절약하거나 인내하는 뺄셈보다, 새로운 물건이나 서비스를 추가하는 덧셈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91)

 

다시, 이 책은 - 과학을 거쳐 철학으로

 

이런 글을 읽으면, 과학이 단지 과학으로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과학을 거친 다음에 거기에서 비롯한 생각은 어느새 철학으로 모습을 바꿔, 남게 된다. 읽어보자.

 

고통은 생물이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시그널이다. 크게 다쳤는데도 고통이 전혀 없다면 출혈 과다나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167)

 

이어서 저자는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도 경험한 적 없는 고통 때문에 깜짝 놀라 진찰을 받은 덕분에 큰일이 나지 않고 끝낼 수 있었다. (167)

 

만약 고통이 없다면 큰일 날뻔했다는 건데, 그렇다면 육체적인 고통 말고 심적인 고통은?

그것도 역시 필요한 것이리라. 그런 고통을 겪고 한단계 성숙해지는 고통.

누군가 말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흔들린다는 게 바로 고통이란 말,

 

그리고 더해서, 저자는 이런 통찰을 덧붙인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렇게 다섯 개의 감각을 가지고 인간은 주변 상황을 파악한다.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는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168)

 

거기에서 저자는 한발 더 나간다. 이 부분에서 무릎을 치게 되는 저자의 통찰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오감에 들어가지 않는 통각 (아픔 감각)은 공유하기가 어렵다.

찬구와 같은 경치를 바라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감동을 공유할 수는 있어도, 그 친구가 느낀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기는 어렵다. 고통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168)

 

그렇게 과학적 시선으로 고통을 분석하고 그다음에는 철학의 단계로 갈 수 있다는 것, 이 책에서 얻게 되는 부수적 수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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