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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어원 사전 - 이 세계를 열 배로 즐기는 법
덩컨 매든 지음, 고정아 옮김, 레비슨 우드 서문 / 윌북 / 2024년 6월
평점 :
여행자의 어원 사전
이 책 제목 『여행자의 어원 사전』 은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여행자의 어원사전’이라 하면 무엇에 대한 어원인지 불분명한데. 그 어원의 대상은 ‘여행지’인 '나라'다. 여행자가 여행하는 나라들, 세계 이곳 저곳에 있는 나라들 이름의 유래를 찾아내어 기록한 책이다.
그러니 <나라 이름 어원사전>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나라 이름의 유래를 살펴보고 있는데, 거기에는 어원, 설화, 역사가 총망라되고 있다.
그런만큼 독자들의 견문이 넓어진다는 게 이 책의 첫 번째 장점이다.
먼저 용어 정리
이 책에서 타칭명이라는 말을 처음 접한다.
타칭명 exonym 이라는 말은 어느 지역에 대해 외국인이 붙인 이름을 말한다. (16쪽)
타칭명에 반대되는 것은 당연히 자칭명(自稱名)이다.
그럼 나라 이름 유래 그중 몇 가지 적어둔다.
국가명의 어원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 (15쪽)
주요 지형 : 예컨대, 아이티 – 높은 산들의 나라
위치나 방향 : 일본 – 중국의 동쪽에 있어서 ‘해가 뜨는 나라’
민족 : 프랑스 - 게르만 족의 일파인 프랑크 족에서 유래
유명하거나 중요한 인물 : 아메리카 – 이탈리아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에서 유래
또 하나, 나라 이름이 오해나 착각에 기원한 것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탐험가와 원주민 사이의 의사소통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 :
세네갈 국명은 오해로 인해 카누에서 비롯되었다. 민간 어원에 따르면 세네갈(Senegal)은 ‘우리 카누’라는 뜻인데, 이는 여기가 어디인가 라는 질문에 자신들이 타고 있던 배를 묻는 말인줄 알고 대답한 것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 한다.
세네갈이란 국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162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또한 지도를 잘 못 읽어서 생긴 경우도 있다.
마다가스카르 섬은 마르코 폴로가 모가디슈 항구로 착각하고 붙인 이름이다.
국명 끝부분에 ~ ia와 ~ stan가 붙는 나라들
그리스계 라틴어인 접미사 ~ ia 는 장소와 사람을 가리킨다. (145쪽)
오스트레일리아
몽골리아
볼리비아
나미비아
Rosia는 루스족의 나라.
~ stan 은 페르시아어로 ~ 이 많은 장소 정도의 뜻이지만 오늘날에는 흔히 ~ 의 나라라고 해석한다. (229쪽)
~ stan 이 붙는 나라는 모두 7개국이다.
아프카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자키스탄,
이중 파키스탄이란 나라 이름에는 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
이름을 pak 과 stan 으로 나누면 멋진 이름의 뜻이 된다.
즉 페르시아어로 pak은 순수한, stan은 ~ 이 가득한 장소.
둘을 합하면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들이 가득한 나라라는 뜻이 된다. (232쪽)
흥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나라 이름들
이 책에는 6개 대륙, 모두 60여개 나라를 보여준다.
여기 일일이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나라로 여행을 간다면, 미리 이 책을 읽어서 그 나라의 이름 유래부터 파악하고 간다면, 그 나라에 대한 이해가 훨씬 잘 될 것이고, 따라서 여행의 즐거움은 몇 배로 늘어날 것이다.
이런 사람도 알게 된다.
아프리카에 부르키나파소라는 나라가 있다. 처음 들어본 나라다.
1960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나라인데 지금의 나라 이름인 부르키나파소라는 이름은 1984년에 채택되었다.
그 유래를 간단히 소개하면, 당시 대통령이자 아프리카의 체게바라 일컬어지는 토머스 산카라가 선포한 이름이다. 그 뜻은, 정직한 사람들의 나라.
Burkina는 정직한 사람, Faso 는 조국, 원래는 아버지의 집이라는 뜻이다.
해서 둘을 합하니 정직한 사람들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 이름을 정한 토머스 산카라, 그는 누구인가?
세계 최빈국을 떠맡게 된 그는 나라에 경제적 평등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실현했는데 예를 들면 장관들의 차를 벤츠에서 르노 5로 바꾸고, 급여에 상한선을 두고, 족장들의 땅을 빈민에게 분해하고, 자신은 녹슨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죽었을 때 남긴 것은 고양이, 자전거 몇 대, 냉장고 그리고 은행 잔고 500달러가 전부였다.
그는 또한 채권국에 빚을 갚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오히려 받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피의 채무라고 주장했다.
그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이건 리더는 꼭 기억해두어야 할 것이다.
“얻어먹으면 조종당한다.” (175쪽)
우리나라는 밖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가?
우리나라도 이 책에 들어있다. 남한과 북한이란 타이틀로, Korea의 유래를 잘 설명해놓고 있다. 남한과 북한, 그 안타까운 역사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런 기록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남쪽 사람들은 북쪽을 ‘북한’이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북쪽은 자국을 ‘북조선’, 남쪽을 ‘남조선’이라 부른다. 어쩌다 양국이 공식 모임을 가졌을 때는 남측과 북측이라는 단순한 말을 쓴다. 이는 양쪽 모두 아직도 서로를 같은 나라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56쪽)
다시, 이 책은?
이런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세종대왕에게 찾아와, 나라 이름을 지어주기를 간청했단다.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먼저 온 그 사람의 나라 이름을 한글 자모음 순서대로 ‘가나’라고 지어주었다. 그러자 그 사람과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고 주장하는 아메리카 사람이 있었다.
그사람이 먼저 왔다고 주장하니. 세종대왕이 그런 것을 가지고 다툴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모두다 좋은 이름을 가져야 한다며, ‘가나다’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이야기다.
어릴 적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역사 공부하면서 들었던 우스개다.
그래서 지금 아프리카 ‘가나’라는 나라, 그리고 ‘캐나다(가나다)’라는 나라 이름이 만들어졌다는 게다.
물론 전혀 근거가 없는 우스개 이야기이니, 당연히 이 책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다.
그래도 그런 우스개가 의미하는 바는 있다.
나라마다 국가명이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국가명의 의미, 유래를 이 책에 재미있게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