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브라운
고예나 지음 / 산지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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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브라운

 

소설이다구한말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이다.

그러니까 팩션 소설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되 사실이 아닌 것을 집어넣어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제목인 경성 브라운은 찻집 이름이다.

그 곳을 운영하는 주인 이름이 브라운이라서 그런가경성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그곳을 중심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헤어진다그리고 일을 꾸민다.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경성 브라운 브라운 여사홍설

하사정 명화

옥인정 (이완용의 저택) : 미스터 리 (리혜영), 훈길

요한고종와타루.

 

역사 공부를 진하게 했다.

 

그런데 몇 가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당시 사람들은 당시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을까?

 

지금이야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말처럼 역사의 한 부분으로 알게 되었지만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은 당시의 현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을까?

그 것을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용어의 문제다.

 

미스터 리와 홍설의 대화를 몇 가지 소개한다. (186-190)

 

허나 역대 왕들도 다 그러지 않았습니까?”

 

역대왕이라는 말이 과연 가능한 용어일까당시에?

 

미스터 리가 고종을 언급하는 대목이다.

 

동학 농민의 봉기를 동학란이라고 명한 자,

다른 나라의 총칼을 백성에게 들이댄 자,

청일전쟁의 계기를 제공해 조선을 쑥대밭으로 만든 자,

민비가 시해되자 궁녀가 타고 다니는 가마에 몸을 숨겨 남의 나라 공사관으로 피신한 자,

을사늑약 체결된 뒤 조선을 망국으로 만든 자,

구한말을 끝내고 일제강점기를 연 자.......(187)

 

그 발언에서 당시 시대에서 저런 용어들을 과연 사용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게 있다.

동학란청일전쟁민비을사늑약구한말일제강점기

 

그 때가 분명 구한말인 것은 맞지만그 당시 구한말이라는 말을 썼을까?

그리고 시해된 왕비를 민비라는 이름으로 불렀을까?

게다가 일제강점기라는 말이 과연 있었을까?

을사늑약이란 말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조약을 역사책에는 을사조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임금 자리에서 물러난 임금을 그 당시 고종이라 불렀을까살아있을 때였는데 고종이란 묘효가 나왔을까?

 

그러한 용어들이 지금 2023년 시점에서는 사용하고 있지만, 1919년의 시대에 과연 사용하는 말이었을까그런 생각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역사 공부를 해보기도 했다.

여러모로 생각할 게 많은 작품이다.

 

을사 늑약 이후 고종의 승하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나라가 망했다조선이라는 나라가 망한 것이다.

을사늑약으로 조선의 주권을 일본에게 빼앗긴 것이다.

해서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 땅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치욕스런 역사의 장본인인 고종은 1919년에 죽는다임금이니까 죽음을 높여서 승하라 부른다그러면 을사늑약이후 고종이 죽기까지 조선 땅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을 저자는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고종이 해외로 망명을 기도했다고 가상의 이야기를 역사에 들여놓는다고종은 대신 민영달과 궁녀 출신인 명화그리고 경성 브라운의 홍설을 이용히여 망명을 기도한다물론 실패한다그 과정에서 고종은 독이 든 커피를 마시고 죽는다.

커피에 독약을 탄 사건은 실제 사건이지만이 소설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다.

 

그런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홍설과 요한의 로맨스가 형성이 되고그 흔적은 이 소설의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인물로 나타난다. 1919년생인 노신사.

 

소설의 줄거리어차피 소개하지 않겠지만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것은 밝혀도 될 것이다그정도야 스포일러 축에는 안 낄 것이니까.

 

경성 브라운과 무중력의 시간

 

경성 브라운이 시대를 이어서 변한 이름이 무중력의 시간이다.

저자는 홍설과 요한의 로맨스를 그냥 허공에 던져버리기 너무 아쉬웠던가 보댜.

기어이 그 두 사람의 흔적을 남긴다.

1919년 생 노신사그의 이름은 뮬러외국인이다하지만 검은 머리 외국인이다. 

무중력의 시간에 들어선 노신사그곳의 옛지명을 확인하고 이런 상념 속으로 빠져든다.

 

본적 없는 경성 브라운이 노신사의 시야에 그려진다금방이라도 인력거가 창 너머로 나타날 것만 같다. (372)

 

다시 이 책은?

 

노신사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경성 브라운의 모습처럼독자들에게 우리 역사의 현장 현장이 모두 다 떠올라 진하게 기억 속에 자리잡으면 좋겠다역사는 정말 소중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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