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
송준호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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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솔로지

 

먼저 책의 제목부터 짚고 가자.

 

책의 제목인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ology’를 결합해 창안해낸 용어다. ‘현생인류에 대한 학문을 의미한다. (20)

 

인류 역사를 조감하는 <빅 히스토리>

 

이 책은 호모사피엔스의 역사를 총 7개 장에 걸쳐 살펴보는데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구별독특한 생물의 탄생’) : 우리의 기원

 

2(‘각성깨어난 정신’) : 우리의 뇌에 지능과 마음이 담기는 과정.

 

3(‘결속성과 양육과 협력’) : 종의 번성을 가능하게 한 동력인 성()과 양육의 본능.

 

4(‘구축새로운 생태계’) : 인류가 혁신 본능과 통제 욕구가 어떻게 지구를 장악하고 개조해나갔는가.

 

5(‘해독판도라의 상자’)과 6(‘초월역설계’):

인류는 이제 유전자 정보만으로도 원시적인 수준의 생명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7(‘위기실존의 위협’) : 인류는 핵유전자 편집인공지능환경오염과 기후 온난화 등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저자는 이와 같은 위험을 불러온 주체는 다름 아닌 인류 자신이라 주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예컨대 이런 글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나는이란 질문을 하면서 읽었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종으로 약진한 비결을 저자는 다음 세 가지를 거론한다.

 

첫째모든 역량을 지능이라는 범용 무기의 진화에 쏟아부었다.

둘째혁신 본능.

셋째통제 욕구인간은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불편함도 감수한다.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한 사람인 나는 과연 어떤가하는 질문이 저절로 나온다.

과연 혁신 본능을 가지고 있는가모든 역량을 지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쓰고 있는가등등.

그런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책이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그 중에 몇 개 적어둔다.

 

불에 대하여

 

불이 지나간 자리에서 발견한익혀진 덩이 식물과 고기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맛본 인류는 다른 동물은 생각지 못한 일을 감행한다겁도 없이 불타는 나뭇가지를 주거지인 동굴로 가져온 것이다. (67)

 

이것을 읽으면서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떠올랐다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금지한 불을 프로메테우스가 훔쳐서 사람에게 가져다준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책에서 장 자크 아노의 영화 <불을 찾아서>를 소개하고 있기에영화 리스트에 올려 놓았다. (68)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 한 가지 더 추가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자식을 보여주는 유일한 동물이다자연계의 어떤 동물도 자신의 새끼를 다른 개체에게 보여주는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153)

 

욕구와 욕망 사이에서

 

현대인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다른 사람이 원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따르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221)

 

앞의 것은 need, 욕구라 하고 뒤의 것은 desire, 욕망이라고 하여 서로 구분되는 것이다,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관계를 맺고 인정을 받기 위해 현대인들은 자신의 욕망을 타자의 욕망에 종속시키고 끝없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유발 하라리도 말을 보탰다.

상상의 질서가 우리의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222)

 

욕망에 관련하여 빅 데이터의 역할은?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욕망을 빅 데이터는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239)

 

석유 사용에 공헌한 처칠

 

처칠은 석탄 대신에 석유를 사용하기로 결정해서 독일을 이길 수 있었다. (223)

 

처칠은 반대를 무릅쓰고 영국 해군의 전함에 석탄 대신 석유를 싣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석탄을 주 연료로 하는 독일 전함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석유는 새로운 에너지 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인류세(The Anthropocene)는 왜 인류세인가?

.

그간 다른 책을 읽으면서 인류세라고 인류 역사 단계를 칭하는 것을 들었는데그 정확한 의미를 말해주지 않아궁금했는데이 책에서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기후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오늘날 인류가 살아가는 시대는 새로운 지질 구분해야 한다고 지은 이름이다오존 층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첸과 미시간 대학교의 유진 스토머가 주장한 것이다.

 

다시이 책은인류는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바로 인류가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그것이 책에만 쓰여있는 게 아니라오늘도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위기가 기후 위기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게 큰 문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인류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처음으로 깨달았다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실존적 위험을 만들어냈다물리학적 재앙생물학적 실수초지능의 출현자원 고갈기후변화…… 이 모두는 인류를 멸절시키거나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는 위협이다인류가 이런 위험을 피하고 다음 세기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412)

 

저자의 말 중에서 가장 공감하는 게 있다다음과 같은 말이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서 열어볼 때마다 우리의 미래 예측 능력이 얼마나 신통치 않았는지를 실감한다불과 20년 전만 해도 세상이 지금의 모습이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동물을 복제하고유전자 편집 아이를 만들어내고합성 인공 생명체를 만들어 그 안에 주소를 새겨 넣는 세상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22)

 

과연 그것만 그런 것일까?

앞으로의 일을 예상하는 것도 그렇지만과거의 일들을 모르고 지나쳤다는 것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혀 몰랐던 것들이 이제야 보이는 것이다그간 읽어왔던 책 중에 빠졌던 부분들, 인류의 빅 히스토리를 이 책으로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다놓친 것들이 많구나하는 안타까움도 있고또한 그래서 새롭게 채워나가야 하는 빈틈을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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